21c-park 2023. 12. 18. 01:55

*나의 눈에게

 

안녕내 사랑하는 눈!

시간이 흘러도 빛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준 나의

눈에게 처음으로 마음 깊이 인사를 해본다. 나의 세상을 넓

혀주느라 더불어 힘들었을 눈아! 너의 존재 자체가 내게는

힘이며 위로였단다. 세상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무

한한용기로 버티게 해준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

었지. 겉모습은 시간이 흐르면서 늙어가지만오직 너를 향

한 내 마음은 변함이 없단다.

책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 만나 세상에 대해 진정한 눈

을 뜨게 해주고컴퓨터 속 지혜의 바다를 건너며 세상 유

일의 특별함을 알게해 주었지. 4차혁명 시대를 함께 타면

서 가장 먼저 네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었어. 감기몸살

을 앓으면서도 종일 책임량을 거뜬히 처리하게 도와주고

어깨가 백근하도록 견딤을 허락해준 눈. 생각할수록 고맙

고 감사함이 넘 치는구나. 피곤한 몸에 가장 먼저 신호를 보

내주고긴 시간 지치지 않도록 피로를차단하기 위해 민감

하게 반응해 주었지.

오늘은 약을 많이 먹은 탓인지 잠이 오지 않는 깊은 밤

이야. 지나간 시간에 대해 그리움도 할증이 붙는지 더욱 깊

어만 간다. 지난날 너를 포기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대체할

까 고민하던 시간을 떠올려본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으로

네가 익힌 글자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 덕

분에 글을 쓰는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로 다짐

했지. 남은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했겠지만오직 그 순간만

큼은 나의 욕심만 채우기로 약속했던 순간도 있었지. 참으

로 암담하고 기막힌 일이었어. 불안과 걱정으로 세상 밖을

서성이는 나를 이끌어 주었지. 통증과 아픔으로 희망이 없

는 내게 너는 새로운 다짐과 의지를 심어 주었어.

오늘 밤은 너에게 소중하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

억될 거야. 속상했던 일을 이야기하고 그리움 속에 숨겨두

려고 해. 이미 붙잡을 수 없는 시간으로 저 멀리 흘러갔지

너무도 선명한 기억은 가끔 추억이란 이름으로 날 만

나러 오네. 그동안 잘 견뎌줘서 고마워.

피로가 밀려올 때는 네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

서도 억지로 밀고 간 나의 무지어찌 용서받을 수 있을까.

눈을 더 크게 부릅뜨며 억지로 해냈던 일들졸린 눈을 비

비면서 망설임 없이 찬물을 끼얹곤 했었지. 오늘은 네게 편

지도 써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로 선물을 주고 싶어. 가끔

그런 날 있잖아이유 없이 고맙고 외로워지는 날 말이야.

이 넓은 세상에 나를 위해 빛을 선사하고 아픔을 견뎌주고

볼품없고 초라한 생각을 보듬어 에너지와 영감으로 채워

주었어. 외로움과 쓸쓸함에도 잘 적응해 신념 있고 소신 있

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 .

누군가는 나더러 아름다운 눈을 가졌다고 부러워한단

. 부러움의 눈길을 받을 때마다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

는 주인 만나 고생하고 있는 네게 미안한 마음뿐이구나.

신경써주지 못하고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행동했던 자신

을 질책해본다. 혹독하게 부리기만 하고 미안함은 마음속

깊이 구겨 넣기만 했던 아끼고 사랑할 줄 모르는 주인이

었지.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주인을 만났더 라면 호강스럽 게

더 고운 눈으로 살 수 있었을 텐데 아마 속으로 후회할지

도 모르겠구나.

늘 할 일 앞에서 허덕이며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는 습관은 바꿀 수가 없어. 늦장도 부리고 이불 속에서 뒹

굴어보고 싶지만 오래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아. 하지만

하루에 2분은 너를 위해 투자하기로 했단다. 매일 새벽에

조그만 그릇에 미지근한물을 떠 놓고 눈 수영 시키고 있는

거 알지? 백백해서 뜰 수 없던 눈이 조금씩 물을 머금을 때

는 아프기도 하지만 거르지 않고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어.

한다면 하는 성격인 거 알지. 끝까지 약속 지킬게. 그리고

귤껍질을 1분 데워서 너에게 마사지시키는 것도 아주 기분

좋더구나. 잊지 않고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익숙해

질 때까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미안!

20년 전 류머티즘 관절염이란 병을 얻으면서 급속히 안

구건조증이 왔었지. 눈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처럼 눈물이

메말라 뜰 수가 없고 가끔은 가렵기도 해 자주 염증이 생

기곤 하지. 치료를 받고 진단을 받았지만 이렇게 그냥 살

수밖에 없다는 의사의 공허한 말만 되돌아왔어. 그 뒤로도

실명이 되는 것처럼 눈을 아예 감고 누워만 있기도 했지.

참으로 야속한 시간이 었어. 눈이 급속히 나빠져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고 돋보기와 다초점 안경을 마련하면서 다른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환해졌단다. 남은 시간 네가 없다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이 했지.

한순간도 너 없인 살수 없어.

한때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던 그릇된 생각 용서해 줄래?

이젠 절대 포기하거나 허술하게 대하지 않을 거야. 남은

시간 더욱 널 위해 신경쓸 거고 아름답게 유지될 수 있도

록 최선을 다할게. 약속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

더 나빠지지 않도록 신경쓸게. 뒤늦게 공부한다고 욕심부

렸던 시간건강에 문제가 생겨 입퇴원을 거듭하면서도 포

기하지 못했던 일들이제는 좀 줄이고 천천히 사는 방법

을 선택할게. 내게 실망하지 않도록 보이는 것만 보지 않

고 그 이상의 것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게. 욕심 많은 주인

이어서 미안해!

내년에는 수필집을 낼 계획이야.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알려 주는 거야. 천천히 하지만 꼭 동참해주어야

.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날 잘 견뎌주라고 그래도 격려의

눈길 보내주길 바란다. 지금처럼 잘 이겨내주고 아프고 힘

들어 지칠 때 세상의 모든 위로와 함께 와 주길 바라.

소중하고 귀한 나의 아름다운 눈사랑해!

2019525일 깊은 밤

너를 아끼는 주인 정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