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임진왜란 때 수군 전투복은?

21c-park 2006. 9. 11. 11:57

 

 

'불멸의 이순신'의 전투복 고증은 정확했다?

 

 

 

 

 사진제공 = 호비스트

 

도깨비뉴스가 지난 2005년 3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소개했던 조선전역해전도(朝鮮戰役海戰圖) 입니다. 임진왜란 시기를 배경으로 조선수군과 일본수군간의 해전을 그린 이 그림은 한때 '왜의 종군화가가 그린 명량대첩도'로 알려졌었고, 당시 방영중이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비교의 대상이 되며 화제가 되었던 그림입니다.


일본인의 눈에 비친 '명량대첩'?
해전도, 명량대첩이 아니라 칠천량해전?


하지만 호비스트( www.e-hobbist.com ) 김세랑 기자에 의해 이 그림이 명량대첩이 아닌 칠전량해전도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설득력을 얻었고, 종군화가가 그린 그림이 아닌 역사화가가 자신이 알고있던 지식을 총동원해 재해석한 그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었습니다.

당시 네티즌들은 이 그림에서 대부분의 조선수군이 갑옷과 투구를 갖춘 것을 보고, 수군이 포졸 복장으로 나오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맹렬히 비난하며 "조선수군은 포졸이 아니라 갑주로 무장한 정예병이었다", "조선수군이 무슨 웨이터냐", "어떻게 일본 화가가 조선수군을 더 잘 묘사할 수가 있냐" 등의 의견을 시청자 게시판 등에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8월 25일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사무처장은 이와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전투선이 침몰했을때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조선수군은 일부러 무거운 갑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이어 "현재 해군장병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듯이 물에 빠진 조선수군들이 물에서 빠져 나오려면 가벼운 옷을 입었을 것이다"며 "무거운 갑주를 착용한다면 그대로 가라앉아 버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기동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조선수군의 주력 판옥선에 올라탄 수병들이 모두 갑주를 착용했다면 판옥선이 무거워져 그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습니다.

아래는 자주국방네트워크(
http://www.koreadefense.org/ )에 신인균 사무처장이 올린 게시물입니다. "갑주를 착용했다"와 "갑주를 착용하지 않았다" 중 어떤 의견이 더 근거있는 주장인지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아사달
youngkang21@dkbnews.com

▼얼마전 방영되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조선수군 병사들의 복장을 보고 말들이 많았지요.
"도대체 저게 뭐냐?", "박물관에 가면 1,000년 전인 삼국시대 갑옷들도 뺨까지 다 가린 멋진 철갑인데, 아무리 조선이 가난한 나라지만 1,000년도 넘게 지난 후에 군사문화가 저렇게 퇴보 할 수 있는가?", "수군병사들이 무슨 웨이터냐?"
이런 논리로 고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방송국을 엄청나게 비난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 충격적인 그림이 등장 했습니다. '조선전역해전도'로 1940년대 일본 해군성의 의뢰를 받아 그 당시 유명한 역사화가였던 오오타 텐요오가 그린 선전화라고 합니다. 조선수군의 판옥선위로 일본의 세키부네가 달라붙어 육박전을 벌이기 위해 뛰어 오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수군이 유일하게 대패했던 칠천량 해전을 그린 것으로, 원균의 대장함을 왜군의 세키부네가 접수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군요. 이 판옥선의 마스트위에는 이순신 장군의 성인 '李'자 깃발이 나부끼는데, 깃발의 이(李)자는 이순신 장군의 성이 아니라, 조선을 이씨조선이라 부르던 그 당시 일본의 관습 때문에 그런것 같다고 합니다.

 

 

▼함의 후미로 이렇게 왜병들이 뛰어 오른는 모습이 보이는데, 왜병들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모습과 비슷 합니다

 

 

 

▼그런데 조선수군을 확대한 사진을 보고 네티즌들은 환호 했습니다. 노란색,빨간색,파란색 등의 갑주투구를 멋지게 차려 입은 우리 조선 수군의 모습.

 

 

 

▼판옥선 옆에서 왜군 세키부네를 협공하는 작은 배에 있는 조선수군의 모습입니다. 모두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고구려 철기병. 가야 철기병의 후예인 조선군이 그런 허접한 복장을 하고 있었을 리는 없는 겁니다. 지자총통쯤으로 보이는 화포를 다루는 포수들도 모두 갑옷을 입었습니다.
  

 

 

▼'수노'라고 하는 연발석궁 입니다. 이런 첨단의 무기와 함께 멋진 갑옷을 입고 있는 조선수군. 이 멋진 조선수군의 복장을 우리는 흰색 바지저고리에 검은색 조끼를 걸쳐 입고 챙모자를 쓴 그 웨이터복 같은 포졸복만 알고 있었던 겁니다.

 

 

 

▼'질려보통'이라고 하는 던지는 화약통을 들고 있는 병사 옆에 그 챙모자를 쓴 창병을 하나 발견 했습니다. 멋진 투구를 쓴 병사들 사이에 있는 이 챙모자는 오히려 반갑기조차 합니다.

 

 

 

▼그러던 중, 해사박물관에 있는 '명량해전도'를 보았습니다. 아주 유명한 화가께서 그렸다는데, 사령관을 뜻하는 '帥'자 깃발을 휘날리며 거친 파도를 헤치며 항진하는 판옥선 옆으로 조그만 정찰선이 따라가고 있는 그림인데, 정말 잘 그린 그림 같습니다

 

 

 

▼帥자 깃발을 휘날리는 이 판옥선은 아마 이순신 제독이 승함한 통제사함이겠지요. 어찌나 힘차게 보이는지 마치 실제로 울돌목의 거친 물살을 헤치고 있는 느낌입니다.

 

 ▼조선수군의 복장에 민감한 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배위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도 역시 저를 실망 시킵니다. 병사들의 복장이 색이 겨우 두가지에 불과 합니다.

 

 

▼함미에 구명정 또는 연락선으로 보이는 작은 배까지 달고 있는 이 멋진 판옥선의 승무원들이 복장이 저게 뭐란 말입니까. 일본인은 우리 수군을 저렇게 멋지게 묘사했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그리는 겁니까.

 

 

▼'光陽'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조그만 정찰선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본인이 그린 그림에서는 우리 수군의 조그만 배 승무원들도 모두 갑주를 했는데, 팔뚝에 힘줄까지 느껴질 정도로 잘 그린 이 그림에서는 우리 수군의 복장이 겨우 웨이터 복장이니 말입니다. 연락용인 4연발 신기전을 장착한 이 광양함의 정교함과 반비례해서 복장의 실망감은 더욱 커집니다.

 

 

▼최근 해군에서 주최한 연수에 참여했다가 조선수군이 쓰던 지자총통과 현자총통 발사를 재연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에서 발사된 장군전은 천지를 울릴것 같은 폭음을 내며 전광석화 같이 날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왜선들이 일격에 쪼개지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소리가 얼마나 큰지 놀라서 카메라를 떨어뜨릴뻔 했고, 현재 육군에서 운용하는 세계 최정상급의 자주포인 'K-9썬더'보다 더 큰 폭음이 들렸습니다. 당황해서 발사장면은 못 찍었고, 발사 후에 연기를 뿜고 있는 현자총통의 모습입니다.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에 장군전을 장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해군병사들의 복장을 보십시오. 이게 뭡니까?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그 복장과 색깔마저도 똑같습니다.
해군본부의 복도나 함대사령부의 복도에서 본 임진왜란 해전도에서도 역시 이 옷이었고, 박물관에서 본 그림도 이 포졸복 이었는데, 현재 해군에서 운용하는 총통 재연부대마저도 이런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림들은 예전에 그린 것이라서 용서 할 수 있지만, 현재 해군에서 운용하는 부대에 이런 복장이라니

 

 

그래서 저는 항의했습니다. "아니, 해군에서 고증을 좀 잘 하시지 이게 뭡니까. 무슨 웨이터도 아니고, 사병들은 왜 갑옷을 입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너무나도 간단하게 저의 뒤통수를 탁 치게 만드는 답을 해 주셨습니다. "조선 수군은 저 복장이 맞습니다. 갑옷을 입으면 물에 빠졌을 때 헤엄을 칠 수가 없습니다. 가라 앉아 버리지요. 그래서 수군은 가벼운 복장을 합니다"

모양새를 너무 의식했던 우리는 그 간단한 원리를 잊고 있었던 겁니다. 요즘 해군들도 작전 할 때 생존을 위해 구명 조끼를 입듯이, 조선수군들도 생존을 위해 무거운 갑옷을 입지 않았던 것입니다. 갑주는 멋있기는 하지만, 물에 빠지면 가라앉아 버리지요.

또한 기동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조선수군의 주력 판옥선에 올라탄 수병들이 모두 갑주를 착용했다면 판옥선이 무거워져 그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판옥선은 노 1자루당 5명의 노군을 배치해 기존의 군선보다 기동성을 강화한 군선이지요.

그 간단한 대답에 그동안 가졌던 오해와 편견을 모두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인이 만든 저 그림은 어떻게 그려진 것일까요?

글·사진 =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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