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고령화 위기 몰린 한국…"2030년 일본 넘어선다" 충격 전망 !

21c-park 2022. 11. 15. 10:00

 

줄어드는 인구, 소멸하는 한국

日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韓

3년 뒤엔 '초고령 사회' 진입

8년 뒤엔 노령화지수 日 추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일본은 다양한 고령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해 도로 턱을 없앴고, 공공 안내판과 가판의 글자 크기도 키웠다. 사진은 도쿄 스가모 지역 거리. 한경DB

 

일본은 세계 최고의 ‘노인대국’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분류하는 고령화사회(7% 이상), 고령사회(14% 이상), 초고령사회(20% 이상)에 각각 1970년, 1995년, 2010년 진입했다. 지금은 전체 인구 10명 중 3명이 노인이다.

 

 

하지만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나라가 있다. 한국이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바뀌는 데 25년 걸렸지만 한국은 2000년에서 2018년으로 1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25년 한국은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다 2030년엔 노령화지수가 일본을 웃돌아 일본보다 더한 ‘노인국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3일 유엔과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한국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노령화지수는 2030년 301.6을 기록해 일본(293.8)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됐다. 노령화지수는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기준 노령화지수는 한국이 139.5, 일본이 253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출산율이 0.75명(올 2분기 기준)으로 일본의 1.3명대보다 크게 낮아 한국의 노령화지수가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높아질 전망이다. 유엔은 한국이 2030년 일본으로부터 노령화지수 1위 자리를 넘겨받은 뒤 재역전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일본의 전체 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율은 2044년 역전된다. 유엔은 그해 한국의 고령 인구 비중이 36.7%를 기록해 일본(36.5%)을 처음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자 사회보장비 치솟자…日 '건강수명' 늘리고 연금수령 늦춘다

사회보장비 66%가 고령자 관련…2040년엔 190조엔까지 불어나

한국이 2030~2040년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노인대국’이 될 전망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를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와 대비한 지표로는 2030년, 노인 인구를 총인구와 대비한 지표로는 2044년 각각 일본을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1970년부터 지금까지 고령화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한 지 50년이 넘었다. 이 때문에 일본의 대책과 시행착오를 잘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한국과 일본 양국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건강수명에 초점 맞추는 일본

 

2021년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82세, 여성 88세다. 세계 1위다. 일본 정부와 사회는 고령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건강 수명을 높여 평균 수명과의 차이를 좁혀보자는 얘기다. 현재 일본인의 건강 수명은 남성 72세, 여성 75세 정도다.

일본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고령자의 건강진단을 확대해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간병이 필요한 단계를 예방하고 있다. 국립암연구센터 등 6개 국립 연구소는 2021년 금연, 절주, 염분 섭취 감소 등 ‘건강 수명 연장을 위한 10계명’을 공동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인 건강 증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이 가급적 덜 다치도록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턱을 대부분 없앴다.

최근엔 간병 문제가 큰 이슈다. 2019년 간병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긴 일본인이 10만 명을 넘었다. 2040년께엔 간병 인력이 69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0조7000억엔이었던 간병 비용은 2040년 25조8000억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간병 이직에 의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6500억엔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간병인 고용 비용을 지원하고 간병 로봇 개발과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건강 수명을 높이고 간병에 신경 쓰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예산의 3분의 1인 36조2735억엔(약 345조원)을 사회보장비로 쓴다. 사회보장 비용의 66%는 고령자 관련 비용이다. 국가 예산의 20% 이상을 고령자에게 쓴다는 얘기다.

노인 비중이 최고조에 이르는 2040년께 사회보장비는 190조엔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80%가 고령자에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73조2000억엔, 의료 68조5000억엔, 간병 25조8000억엔 등의 순이다.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5배가 넘는 빚을 진 일본 정부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정년 연장·연금 개혁도 추진

예산과 사회적 비용 때문에 일본은 고령자가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일본의 정년 제도는 65세까지 의무 고용에서 70세까지 고용노력 의무로 바뀌었다. 일하는 고령자가 늘수록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기를 늦추고, 의료비와 간병비를 줄이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2020년 일하는 고령자는 906만 명으로 2004년 후 17년 연속 증가했다. 전체 고령자의 25.1%가 정년 후에도 계속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제도는 더 오래 내고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올 4월부터 일본인들은 65세부터인 연금 수급 개시 시점을 75세까지로 늦출 수 있다. 연금을 75세부터 받기 시작하면 65세보다 수령액이 84% 늘어난다.

또 60세까지인 기초연금(국민연금) 납입 기간을 65세까지로 5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금 재원 고갈을 늦추기 위한 조치들이다.

의료비 역시 고령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한편 고령자의 부담은 늘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 소득 900만~1000만엔이 넘는 고소득자에게 연간 보험료 상한(66만엔)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강진규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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