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
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오늘도
웃음과 즐거움으로
가득찬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 스코틀랜드 어느 양로원 할머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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