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원두막

쿠데타에 성공한 나라 - 쿠데타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

21c-park 2006. 9. 21. 12:55

 

 

쿠데타에 성공한 나라 - 쿠데타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

 

 

 

 

9월 19일에 태국 군부는 쿠데타를 이르켜 유엔 총회 참석차 외유중인 탁신 치나왓 총리를 몰아내고 정부를 장악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묘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태국 쿠데타 성공과 우리나라 과거 쿠데타 양상을 비교하며 비아냥 거리는 글들이 있는가 하면 정치권에서 마져 자기당에 유리하게 태국 쿠데타를 인용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 지구상에 쿠데타가 성공하는 나라가 나와서도 아니되고 남의 나라 쿠데타를 구경하면서 자학에 빠지는 국민들이 있어서도 아니되겠다.

 

<다음은 태국 쿠데타 관련 자료들이다>

 

 

 

아찔한 댓글들…‘온라인 쿠데타’

 

 

타이를 보라…우리 군인들은 뭐하나”


“노무현 정권 타산지석”…한나라당 논평 파문

 

 

타이의 군부 쿠데타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 ‘쿠데타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쿠데타를 겪은 한국의 상황을 의식한 까닭인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보수언론 사이트를 중심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은 “한국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 오후 현재 ‘태국 군부 쿠데타 성공’ 기사에만 334개의 100자평이 붙어 있는 <조선닷컴>에는 쿠데타를 선동하거나 동조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홍아무개씨는 “각군 총장들이여 각성하기 바란다. 태국을 보아라. 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일어나지 않았는가.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온 국민의 열망이다. 지금의 좌파정치 뒤집어엎을 때”라고 호소했다. 최아무개씨는 “우리 군인들은 뭐하노. 부럽다. 전두환 이후로 참 군인은 다 죽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에서는 아이디 ‘blueptw’가 남긴 “뜨끔하겠다. 임기 끝까지 마치려면 정신차려야지”라는 댓글이 ‘베스트댓글’에 뽑혔다. ‘놈현’이란 제목의 이 댓글은 조회수가 1만4063회에 이르고 ‘댓글에 달린 댓글’만 289개에 달했다. <미디어다음>에서는 옹호론자들과 비판론자들이 설전을 벌였다.

 

‘마이클황’은 “누가 정권을 잡든, 쿠데타가 일어나든, 국민들은 편하고 잘 살게 해주는 정권을 바란다”며 쿠데타를 옹호한 반면 ‘동학과민족혼’은 “쿠데타 운운하는 사람들을 내란 예비 음모자로 간주해야 한다”며 “민주화된 세상이라도 쿠데타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튀는 언행과 언론과의 전쟁 등 탁신 총리의 통치 스타일은 여러가지 면에서 노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노무현 정권은 이번 타이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외국의 불행한 쿠데타를 예로 들어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쿠데타 위협을 가하는 공당의 대변인 논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논평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유 대변인의 말은) 군사독재정권을 자신의 뿌리로 두고 있는 한나라당의 근본을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신문) 김미영 이정국 성연철 기자 kimmy@hani.co.kr

 

 

 

 

태국 쿠데타 발발…탁신총리 정부 전복

 

<동아일보>

 

 

 

 

19일 태국 군인들이 장갑차를 몰고 방콕 중심가로 향하고 있다. 군부는 이날 쿠데타를 공식 선언하고 탁신 친나왓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태국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방콕=AP 연합뉴스)

 

 

태국 군과 경찰이 19일 밤 전격 쿠데타를 일으켜 유엔 총회 참석차 외유중인 탁신 치나왓 총리를 몰아내고 정부를 장악했다.

손티 분야랏글린 총사령관이 이끄는 쿠데타 세력은 이날밤 14대의 탱크를 동원, 방콕 중심부의 총리 관저가 있는 정부청사를 장악하고 국영 TV와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쿠데타 성공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저항이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태국의 쿠데타 정국은 결국 국왕이 정리했다. 쿠데타 발생 하루 만에 푸미폰 아둔야뎃(78·사진) 국왕은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로 60년째 집권 중인 푸미폰 국왕은 그동안 17차례의 쿠데타와 15차례의 헌법 개정, 20명의 총리를 겪었으나 정치에 직접 개입한 적은 단 3번뿐. 이번 쿠데타 승인으로 4번째 정치에 개입한 셈이다. 국왕이 쿠데타 세력에 개입한 최근 시점은 1992년. 그 1년 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의 독재회귀 조짐에 국민이 시위에 나섰다. 군 발포로 희생자가 발생하자 국왕은 수친다 끄라쁘라윤 당시 총리와 시위대를 이끈 참롱 스리무앙 당시 방콕시장을 불러 호되게 꾸짖는다. 이 장면은 생방송으로 방영됐고, 총리는 국왕의 종용으로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국왕은 1973년 태국 군부가 민주화운동에 나선 대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8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을 때도 개입했다. 당시 국왕은 왕실을 개방해 대학생들의 피란을 도와주는 동시에 군부정권 핵심인물을 해외로 내보냈다.

국왕은 올해 4월에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사퇴를 이끌었다. 하지만 탁신 전 총리는 해외로 나갔다가 5월에 슬그머니 총리 직에 복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쿠데타를 국왕과 총리의 권력투쟁으로 해석한다.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라고 혹평받는 탁신 전 총리가 평소 국왕을 얕잡아 보는 듯한 언행을 해 신성한 권위에 도전했다고 받아들였다는 것. 불교 원칙에 따라 검소한 삶을 실천해온 국왕이 탁신 전 총리의 축재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태국에서 국왕은 국민의 정신적 구심점이자 신으로 추앙받는다. 이번 쿠데타군도 탱크 포신과 소총, 군복에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색 리본을 묶었다. 자신들은 ‘국왕의 군대’라는 뜻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동아일보)

 

 

 

‘왕실상징 노란색’ 장미 건네는 시민
20일 태국 방콕의 정부청사 앞에서 노란색 셔츠를 입은 여성이 탱크 위에 있는 쿠데타군 병사에게 노란색 꽃을 건네고 있다. 노란색은 태국 왕실을 의미한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망명객’ 탁신 타국 유랑 신세

 

 

 

 

한때 권력과 부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던 탁신 친나왓(57·사진) 전 태국 총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당장 그의 귀국길은 막혔다. 쿠데타 주역 손티 분야랏끌린 육군 총사령관은 20일 “탁신 전 총리가 재임 기간 저지른 부정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군부는 방콕과 치앙마이에 있는 탁신 전 총리의 저택 2곳을 접수했다.

따라서 그는 망명객 신분으로 타국을 전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부인은 19일 밤 황급히 싱가포르로 도피했다고 알려졌다. 탁신 전 총리는 20일 일단 미국 뉴욕을 떠나 딸이 유학 중인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 영국 외교부는 “공식 방문이 아닌 개인적인 방문”이라고 확인했다.

탁신 전 총리가 해외 망명정부를 구성해 재집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아주 낮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쿠데타를 승인한 상황에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하루아침에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것은 결국 그의 자충수이기도 했다. 올 초 엄청난 지분 매각 이득을 챙기고도 소득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그는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정치 도박이 실패하자 “사임하겠다”며 해외에 나갔다가 50여 일 뒤 어물쩍 총리 직에 복귀하는 술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타이 첫 무슬림 육참총장-쿠데타의 주역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손티 분야랏글린 타이 육군참모총장이 20일 텔레비전에 출연해 조속히 국민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

 

타이 군부쿠데타를 이끈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참모총장(59)은 불교도가 다수인 타이에서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군 최고수뇌부에 오른 인물이다.

유명한 무슬림 집안 출신인 그는 1969년 왕립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왕립육군보병단에서 군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온화하고 실용적인 면모를 지닌 손티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아에프페(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그의 참모총장 임명은 베트남전 등 오랜 전투경험 외에 무슬림에 대한 이해 때문으로 전해진다. 무슬림인 그가 남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슬림 분리독립 운동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손티는 2004년 이래 1400여명 이상이 사망한 무슬림 분리독립운동에 대해 대화로 해결할 것을 주장해, 협상의 가능성을 없애려는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탁신 총리가 권력 남용을 했다며 민주당 등 3대 야당이 총선을 거부해, 정국이 혼란해지자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손티는 현지 신문에서 “이 나라의 문제는 폐하를 슬프게 만들었다”며 “폐하의 군인으로서 나는 그가 걱정을 덜도록 도와주고 싶고, 군은 폐하가 어떤 조언을 하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손티는 일주일 전에도 쿠데타설에 대해 “허위정보”라며 “군은 참을성이 있을 것”이라고 쿠데타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외교 소식통들은 5명의 군인이 체포된 지난 8월 탁신 암살 음모 적발이 손티의 쿠데타 주도를 결정적으로 촉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탁신 정권이 이 사건을 빌미로 자신을 제거할 것이라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와 푸미폰 국왕의 가까운 관계 때문에, 이번 쿠데타가 국왕의 탁신 총리 체제에 대한 불만의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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