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 때리는 세상이로다 ★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사건 수사검사 3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10일,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오후 4시 브리핑을 자청했다. 함께 탄핵 발의 대상이 된 최재경 특수1부장이 옆에 앉았다.
평소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김 차장은 “11가지 탄핵 사유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느릿한 말투로 그의 설명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김 차장은 탄핵사유 중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대표이사 명함을 사용했다는 부분, 이 후보가 BBK·LKe뱅크·EBK증권중개 회장으로 표기된 브로슈어를 사용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골자는 BBK가 100% 김경준씨 소유라는 것이 밝혀져, 더 조사할 필요가 없거나 모조리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최 부장은 “브로슈어는 1가지만 제외하고 가짜로 드러났고, 또 명함과 브로슈어에 제휴업체 이름들을 넣었다고 해서 소유권이나 주식이 오가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도 말했다. 최 부장은 “곤궁한 처지의 김씨가 거짓말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검사한테 확인 한 번 안 하고 음해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국회가 됐건 고발인이 됐건, 설명할 기회를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역시 탄핵소추 발의대상인 특수1부 김기동 부부장은 국회 제출에 대비한 설명 자료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무척 억울했는데 이젠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 검사 12명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수사팀원으로서의 소회’라는 글을 올려 “발표 전날까지 계좌 추적하고 참고인을 소환한 우리의 노력이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동료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도 이날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정도(正道)에 따라 수사했는데 정치적 공방에 이용되는 상황이 억울할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10여분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검사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하도 (신당이) 황당하게 나와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고, 또 다른 검사는 “(신당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권이 검찰을 이제 그만 흔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혁 기자 jhchoi@chosun.com" target=_blank>jhchoi@chosun.com]
- ▲ 취임 100일 되는 정성진 법무부 장관 ---- /이덕훈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이 10일 BBK 사건 수사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법무부와 검찰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정치검찰’ 운운하면서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BBK사건 수사는 참 잘된 수사”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법률적인 판단이고, 도덕적·윤리적 문제는 국민이 판단할 몫인데도 정치권이 검찰의 판단을 법률적 판단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서적인 문제로 법률적 판단을 평가해 착오가 생기고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김경준씨 진술에만 근거해 수사 검사를 탄핵한다는 게 우려스럽다”며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 검사 얘기를 믿지 않고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주가조작을 저지른 사람의 말만 듣고 검찰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BBK 수사팀 직무감찰과 관련해서도 정 장관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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