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전경 이 상 호 (1929)
제 1 장 천사(天師)의 탄생과 유년시대 1. 천사(天師)의 성(姓)은 강(姜)이요 이름은 일순(一淳)이요 자(字)는 사옥(士玉)이요 호(號)는 증산(甑山)이시니 단군기원(檀君紀元) 4204년 이조(李朝) 고종(高宗) 8년 신미(辛未) 9월 9 일(서력 1871년 11월 1일)에 조선(朝鮮) 전라도(全羅道) 고부군(古阜郡) 우덕면(優德面) 객 망리(客望里) 지금 정읍군(井邑郡) 덕천면(德川面) 신월리(新月里(신기新基))에서 탄생(誕 生)하시니라 2. 부친(父親)의 이름은 흥주(興周)요 모친(母親)은 권씨(權氏)요 집은 고부군 우덕면 손 바 래기 라 권씨가 그 부근(附近) 답래면(畓來面) 서산리(西山里) 그의 친정(親庭)에 근친( 覲親)하려고 가 있을 때에 하루는 하늘이 남북(南北)으로 갈라지며 큰 불덩이가 내려와서 몸을 덮음에 천하(天下)가 광명(光明)하여지는 꿈을 꾸고 이로부터 잉태(孕胎)하여 열석달 만에 천사를 낳으시니라 3.낳으실 무렵에 부친이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에 두 선녀(仙女)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산모(産母)를 간호(看護)하더니 이로부터 이상(異常)한 향기(香氣)가 온 집안에 가득하 고 밝은 기운이 집을 둘러 하늘에 뻗쳐서 이레동안 계속(繼續)하니라 4. 점차(漸次) 자라심에 얼굴이 원만(圓滿)하시고 솔성(率性)이 관후(寬厚)하시며 총명(聰 明)과 혜식(慧識)이 출중(出衆)하시므로 모든 사람에게 경애(敬愛)를 받으시니라 5. 어려서부터 호생(好生)의 덕(德)이 많으사 나무심으시기를 즐기시며 자라나는 초목(草木) 을 꺾지 아니하시고 미세(微細)한 곤충(昆蟲)이라도 해害)하지 아니하시며 혹 위기(危 機)에 빠진 생물(生物)을 보시면 힘써 구하시니라 6. 일곱 살 되시던 정축년(丁丑年)에 농악(農樂)을 보시고 문득 혜각(慧覺)이 열리셨으므로 장성(長成)하신 뒤에도 다른 굿은 구경치 아니하시되 농악은 흔히 구경하시니라 7. 이 해에 부친이 훈장(訓長)을 구하여 천사께 천자문(千字文)으로 글을 가르칠 새 하늘 천자(天字)와 따지자(地字)를 가르칠 때에는 따라 읽으시나 검을현자(玄字)와 누루황자 (黃字)를 가르칠 때에는 따라 읽지 아니하시거늘 훈장이 만단개유(萬端開諭)하되 종시 (終是) 읽지 아니하심으로 할 일 없이 그친지라. 부친이 천사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연고(緣故)를 물으니 가라사대 하늘천자에 하늘 이치 (理致)를 알았고 따지자에 땅 이치를 알았사오니 더 배울 것이 어디 있사오리까 남의 심리 (心理)를 알지 못한 훈장이 남 가르치는 책임(責任)을 감당(堪當)치 못하리니 돌려보내사 이다 하시거늘 부득이하여 그 훈장을 보내니라 8. 아홉 살 되시던 기묘년(己卯年)에 부친께 청(請)하여 후원(後園)에 별당(別堂)을 짓고 홀로 거처(居處)하사 외인(外人)의 출입(出入)을 금하시고 간일(間日)하여 암꿩 한 마리와 비단 두자 다섯치씩 구하여 들이시더니 두달 후에 문득 어디로 나가셨는데 방안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더라 그 뒤에 집으로 돌아오사 자의(自意)로 외접(外接)에 다니면서 글을 배우시니라 9. 서당(書堂)에서 한문(漢文)을 배우실 때 한 번 들은 것은 곧 깨달으시고 동무들과 더불 어 글을 배우심에 항상 장원(壯元)을 하시니라 하루는 훈장이 여러 학부형(學父兄)에게 미 움을 받을까하여 문장(文章)이 다음되는 다른 아이에게 장원을 주려고 뜻을 정하고 글을 꼲 었더니 또 천사께로 장원이 돌아가니 이는 훈장의 뜻을 미리 알으시고 문체와 글씨를 변하 여 분별치 못하게 하신 까닭이라 모든 일에 이렇게 혜명(慧明)하시므로 보는 자가 다 이상 히 여기니라 10. 부친이 정읍읍내 박부호(朴富豪)에게 수백냥 빚이 있어서 독촉(督促)이 심하므로 걱정으 로 지내거늘 천사 부친께 청하여 돈 오십냥을 준비하여 가지고 박부호에게 가사 돈을 주시 고 그 집 사숙(私塾)에 가서 학동들과 싸여서 노실 새 훈장이 운자(韻字)를 불러 학동들로 하여금 시를 짓게 하니 천사 함께 글짓기를 청하사 낙운성시(落韻成詩)하심에 시격(詩格) 이 절묘(絶妙)하거늘 훈장과 학동들이 크게 이상히 알며 박부호도 심히 기이(奇異)히 여겨 집에 머물러 그 자질(子侄)들과 함께 글 읽기를 청하는지라 천사 부득이(不得已)하여 며칠 동안 머무르시다가 부친의 빚을 걱정하시니 박부호가 모든 일에 크게 기특(奇特)히 보고 심 히 사랑하여 드디어 채권(債權)을 포기(抛棄)하고 증서(證書)를 불사르니라 11. 하루는 부친이 벼를 말리는데 새와 닭의 무리를 심히 쫓으시니 천사 만류(挽留)하여 가라 사대 새 짐승이 한알씩 쪼아 먹는 것을 그렇게 못 보시니 사람을 먹일 수 있나이까 하시되 부친이 듣지 않고 굳이 쫓더니 뜻밖에 백일(白日)에 뇌우(雷雨)가 대작(大作)하여 말리던 벼가 다 표류(漂流)하여 한알도 건지지 못하였더라 12. 열세 살 되시던 계미년(癸未年)에 모친이 친히 짠 모시베 예순자를 마을사람 유덕안(柳德安)에게 들리사 정읍장에 팔러 가셨는데 덕안은 다른 일이 있어서 다른 곳에 가고 천사께서는 모시베를 포목전(布木廛)에 놓고 앉으셨더니 문득 헛눈을 파는 사이에 모시베 를 잃어버렸더라 덕안이 이 말을 듣고 빨리 돌아와서 찾으려하나 날은 저물고 많은 사람중 에 찾을 길이 없으므로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시기를 청하니 천사 듣지 아니하시고 즉시 고창으로 가시며 가라사대 내일 들어가리라 하시거늘 덕안은 어찌하는 수 없이 혼자 돌아 가니라. 이튿날 천사께서 모시베 값을 가지고 돌아와서 모친께 올리시니 온 집안이 이상히 여겨 사실을 물으매 가라사대 모친이 무한(無限)한 근고(勤苦)를 들여서 짜신 물건(物件)을 잃 었음에 얼마나 애석(愛惜)히 생각하실까 하여 오늘이 고창장(高敞場)이므로 반드시 장에 나올 듯 싶어서 바로 고창으로 갔더니 다행히 찾아서 팔아왔나이다 하시니라 13. 열일곱 살 되시던 정해년(丁亥年) 어느날 외가에 가시더니 어떤 술주정꾼이 무고(無辜)히 패욕(悖辱)을 가(加)하거늘 천사 아무 대항(對抗)도 하지 아니하시더니 문득 어디서 큰 돌절구통이 떠내려 와서 주정꾼의 머리 위로 덮어 씌우니 주정꾼이 절구통 속에 갇혀서 벗 어나지 못하는지라 천사 몸을 빼쳐 다른 곳으로 가시니라 14. 스물 네 살 되시던 갑오년(甲午年)에 태인(太仁) 동골 사람 전봉준(全琫準)이 당시의 악정(惡政)에 분개(憤慨)하여 보국안민(輔國安民)의 표호(標號)로 동학신도(東學信徒)를 모 아 고부에서 혁명(革命)을 일으키니 온 세상이 들끓는지라 천사 그 전도(前途)가 이롭지 못 할 줄을 알으시고 「월흑안비고(月黑雁飛高) 선우야둔도(單于夜遁逃) 욕장경기축(慾將輕 騎逐) 대설만궁도(大雪滿弓刀)」란 옛글을 여러사람에게 외워주사 겨울에 이르러 패멸(敗 滅)될 것을 예언(豫言)하시며 망동(妄動)치 말라고 개유(曉諭)하시니라 15. 이해 시월에 동골에 가사 동학접주(東學接主) 안윤거(安允擧)를 방문(訪問)하시니 마침 태인 닥뱀이 안필성(安弼成)이 한 마을에 사는 동학신도 최두연(崔斗淵)과 함께 와서 윤 거에게 도담(道談)을 듣고 있더라 천사 마루에 걸터 앉으사 윤거와 더불어 성명(姓名)을 통 (通)하신 뒤에 일러 가라사대 고부에서 난리가 일어나서 동학군(東學軍)이 황토마루(黃土 峴)에서 승리(勝利)를 얻었으나 필경(畢竟) 패망(敗亡)을 면치 못하겠으므로 동학군의 발원 지(發源地)인 이곳에 효유하러 왔노라 그대가 접주(接主)라하니 삼가 전란(戰亂)에 참가(參 加)하기를 회피(回避)하여 무고(無辜)한 생민(生民)을 전화(戰禍)에 몰아 들이지 말라 섣달 이 되면 그들이 전패(全敗)하리라 하시고 돌아가시는지라 윤거 이 말씀을 듣고 드디어 접주 를 사면(辭免)하고 전란에 참가치 아니하니 최두연은 믿지 않고 윤거의 대(代)로 접주겸 명 사장(明査長)이 되어 윤거의 부하(部下)를 인솔(引率)하고 출전(出戰)하더라 16. 필성은 두연에게서 도(道)를 받은 뒤에 남원(南原)으로 와서 종군(從軍)하라는 군령(軍令)을 받고 스무날 닥뱀이를 떠나 남원으로 향할 때 전주(全州) 구이면(九耳面) 정자리(亭 子里)에 이르니 천사 길가에서 계시다가 필성이 이르름을 보시고 일러 가라사대 그대 올 줄 을 알고 이곳에서 기다렸노니 함께 가자 하시고 필성으로 더불어 두어마장을 행(行)하여 임 실(任實) 마군단 주막(酒幕)에 이르러 가라사대 날이 차니 이곳에서 쉬어 기다리라 남원에 가서 만날 사람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리라 필성이 가로대 여비(旅費)가 없으니 만날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곤란(困難)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밥 굶을 걱정은 하지 말라 하시더니 두어시간이 지난 뒤에 문득 방포성(放砲聲) 이 나며 과연 두연이 수천 군마(軍馬)를 거느리고 지나가며 필성에게 남원으로 가지말고 전 주로 따라오라 하는지라 천사 필성에게 일러 가라사대 군마의 뒤를 가까이 따라감이 불가 (不可)하니 천천히 가자 하시고 전주 수통목에 이르러 가라사대 오늘은 전주에서 소란(騷 亂)하여 살상(殺傷)이 있으리니 이 곳에서 자고 내일 가자하시고 필성으로 더불어 수통목 에서 쉬시니라 17. 이튿날 필성을 데리시고 전주에 이르사 조용한 곳에 주인(主人)을 정(定)하시고 저녁에 필성에게 일러 가라사대 거리에 나가면 볼 것이 있으리라 하시며 함께 나가사 한 곳에 이 르르니 세 사람의 머리가 길 바닥에 구르는지라 가라사대 저것을 보라 이렇게 위험한 때에 어찌 경솔(輕率)하게 몸을 움직이리오 하시더라 필성은 이곳에서 천사와 작별(作別)하니라 18. 그믐께 동학대군(東學大軍)이 전주를 떠나서 경성(京城)으로 향할 때 필성이 종군하여 여산(礪山)에 이르니 천사 길 가에 서 계시다가 필성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이제 종군하느 냐 대(對)하여 가로대 그러하나이다 가라사대 이 길이 크게 불리(不利)하리니 조심(操心)하 라 하시더라 필성은 천사를 작별(作別)하고 종군하여 진잡읍(鎭岑邑)을 지나서 유성(儒城) 장터에서 쉬고 다시 하루를 행군하여 다음날 새벽에 청주(淸州) 병영(兵營)을 진공(進攻) 할 새 삼십리 가량(假量) 미치지 못하였는데 천사 또 길가에 서 계시다가 필성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너의 군중(軍中)에 한 중이 있더냐 대하여 가로대 있나이다 가라사대 너는 이길 을 따르지 말라 저희들이 요승(妖僧)의 말을 듣고 멸망(滅亡)을 당(當)하리라 필성이 가로 대 이런 중대(重大)한 일에 어찌 불길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가라사대 나의 말을 믿지 아니 하는도다 내가 어찌 저희들을 미워함이리오 저희들의 불리한 장래(將來)를 알므로 한 사람 이라도 화를 면케하려 함이로다 가로대 그러면 선생은 어찌 이곳까지 오셨나이까 가라사대 나는 동학에 종군하여 온 것이 아니요 구경하러 왔노라 하시니라 19. 이때에 김형렬(金亨烈)이 필성의 곁에 있다가 천사 필성과 수작(酬酌)하시는 말씀을 듣고 인사를 청하거늘 형렬에게도 종군하지 말라고 권하시는지라 필성과 형렬은 천사의 말씀을 믿지 않고 종군하여 가다가 청주 병영 앞 산골에 이르니 좌우에서 복병(伏兵)이 일 어나서 포화(砲火)를 퍼부음에 동학군에 죽는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지라 필성과 형렬은 황겁(慌怯)하여 몸을 빼어 송림(松林)속으로 들어가니 천사 이곳에 계시다가 불러 가라사 대 너희들은 잘 도망(逃亡)하여 왔도다 이곳은 안전(安全)하니 안심(安心)하라 하시니 형렬 은 비로소 천사의 지감(知鑑)이 비상(非常)하심을 감복(感服)하니라. 두 사람은 종일(終日) 먹지 못하여 주림을 이기지 못하거늘 천사 돈을 내어주시며 가라사대 저곳에 가면 떡집이 있으리니 주인이 없을지라도 떡값을 수효(數爻)대로 떡그릇 안에 두고 떡을 가져오라 필성이 명하신대로 하여 떡을 가져오니 천사 두 사람에게 나누어 먹이 시니라 20. 천사 두사람에게 일러 가라사대 동학군이 미구(未久)에 쫓겨오리니 우리가 먼저 감이 옳으리라 하시고 두 사람을 데리고 돌아오실 때 진잠에 이르러 문득 가라사대 동학군이 이 곳에서 또 많이 죽으리라 두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심히 불쾌히 생각하거늘 가라사대 저희 들을 미워함이 아니요 사태(事態)의 진전(進展)될 기미(機微)를 말함이니 아무리 듣기 싫을 지라도 불쾌(不快)히 생각하지 말라 하시니라 산중유벽(山中幽僻)한 곳에 쉬시더니 얼마 아니하여 총소리가 어지러히 일어나며 그 곳에서 격전(激戰) 끝에 동학군이 많이 사상(死 傷)하니라 21. 이곳을 떠나 산길을 행하시더니 문득 목탁(木鐸)소리가 들리거늘 찾아가니 곧 계룡산(鷄龍山) 갑사(甲寺)더라 가라사대 해는 아직 이르나 더 가다가는 해(害)를 입으리니 이곳에 서 자고 가자 하시고 쉬시더니 얼마 아니하여 한 중이 이르러 말하되 동학군이 노성(魯城) 에 유진(留陣)하여 도망하는 군사(軍士)를 붙든다 하거늘 필성과 형렬이 크게 근심하니 가 라사대 이곳에서 쉬자는 것은 정(正)히 이러한 화(禍)를 피(避)하려 함이라 내일 아침에 떠 나가면 아무 사고(事故)가 없으리니 염려(念慮)하지 말라 하시더라 22. 이튿날 아침에 갑사를 떠나시면서 가라사대 그대들은 이로부터 큰 화가 없으리니 각기 갈려가라 하시니 두 사람은 오히려 두려운 마음을 놓지 못하여 천사와 동행(同行)하기를 청(請)하거늘 허락(許諾)하시고 함께 여산에 이르사 가라사대 만일 읍내를 지나면 옷을 빼 앗기리라 하시고 샛길로 들어 고산(高山) 인내 장터로 향(向)하시니라 이때에 여산읍으로 지나는 동학군은 모두 읍사람에게 옷을 빼앗기고 벗은 몸으로 흩어져 가니 대개(大槪) 전 번(前番)에 동학군들이 북상(北上)할 때에 읍사람들의 옷을 빼앗아 갔음을 보복(報服)함이 러라 23. 이 길로 전주에 이르사 두 사람을 각기 돌려 보내실 때 필성과 형렬이 숙박비(宿泊費)가 없음을 걱정하거늘 가라사대 내가 이곳에 있으니 염려하지 말고 돌아가라 하기거늘 이에 천사께 작별하고 형렬은 구릿골로 필성은 닥뱀이로 각기 돌아갔더니 이 뒤에 동학 전군(全 軍)이 도망해 와서 섣달 열사흗날 원평(院坪) 접전(接戰)과 보름달 태인 접전으로 연전연패 (連戰連敗)하여 산망(散亡)하여 버리니라 24. 스물 다섯 살 되시던 을미년(乙未年) 봄에 고부 지방(地方) 유생(儒生)들이 평란(平亂)되었음을 축하(祝賀)하는 뜻으로 두승산(斗升山)에 모여 시회(詩會)를 열 때 천사께서도 참여(參與)하였더니 한 노인이 천사를 조용한 곳으로 청하여 작은 책 한 권을 전하거늘 천 사 그 책을 통독(通讀)하시니라 25. 하루는 송광사 (松廣寺)에 가서 여러날 동안 지내시더니 어떤 중이 무례(無禮)하게 대접(待接)하는지라 천사 노(怒)하사 꾸짖어 가라사대 요망(妖妄)한 무리들이 산속에 모여 불 법(佛法)을 빙자(憑藉)하고 백악(百惡)을 감행(敢行)하여 세간(世間)에 해독(害毒)을 끼치 니 이 소굴(巢窟)을 뜯어버리리라 하시고 법당(法堂)기둥을 손으로 잡아당기심에 기둥이 한 자나 물러나는지라. 온 절이 크게 놀래어 여러 중들이 몰려와서 절하며 사죄(謝罪)하거늘 이에 노를 그치 시고 그대로 두셨더니 그 뒤에 그 법당을 여러번 수리(修理)하여도 물러난 기둥이 원상(原 狀)대로 회복(回復)되지 아니하더라 26. 이 뒤에 전주에 가사 백남신(白南信)의 아우 소실(少室) 기생(妓生)의 친가(親家)에 사관(舍?)을 정하시고 오랫동안 머무르시더니 그 기생이 천사의 우아(優雅)하신 의표(儀 表)를 탐(貪)내어 하루는 밤을 타서 천사의 거처(居處)하신 방으로 들어오거늘 천사 꾸짖어 보내셨더니 그 뒤에 다시 수차(數次) 들어오거늘 여전(如前)히 개유(開諭)하사 돌려 보내 시니라 27. 혁명난 후로 국정(國政)은 더욱 부패(腐敗)하여 세속(世俗)은 날로 악화(惡化)하고 관헌(官憲)은 오직 포악(暴惡)과 토색(討索)을 일삼고 선비는 허례(虛禮)만 숭상(崇尙)하며 불 교는 무민혹세(誣民惑世)만 힘쓰고 동학은 혁명실패 후에 기세(氣勢)를 펴지 못하여 거의 자취를 거두게 되고 서교(西敎(예수 신.구교))는 세력(勢力)을 신장(伸長)하기에 진력(盡 力)하니 민중은 고궁(苦窮)에 빠져서 안도(安堵)할 길을 얻지 못하고 사위(四圍)의 현혹(眩 惑)에 싸여 의지할 바를 알지 못하여 위구(危懼)와 불안(不安)이 온 사회(社會)를 엄습하거 늘 천사 개연(慨然)히 광구(匡救)할 뜻을 품으사 유불선(儒佛仙) 음양참위(陰陽讖緯)의 모 든 글을 읽으시고 다시 세태(世態)와 인정(人情)을 체험하기 위하여 정유(丁酉)로부터 유력 (遊歷)의 길을 떠나시니라 28. 충청도(忠淸道) 연산(連山)에 이르사 역학자(易學者) 김재일(金在一)에게 들리시니 이때 재일의 꿈에 하늘로부터 천사(天使)가 내려와서 강사옥(姜士玉)과 함께 옥경(玉京)에 올라오라는 상제(上帝)의 명(命)을 전하거늘 재일이 천사와 함께 천사를 따라서 옥경에 올 라가 요운전(曜雲殿)이라고 액자(額字)가 써 붙여진 장려(壯麗)한 금궐(金闕)에 들어가서 상제께 뵈이니 상제가 천사께 대하여 광구천하(匡救天下)하려는 뜻을 칭찬(稱讚)하며 극 (極)히 우대(優待)하는지라 재일이 크게 이상(異常)히 여겨 이 일을 말한 뒤에 요운(曜雲) 이란 도호(道號)를 천사께 드리고 심(甚)히 경대(敬待)하니라 29. 이 길로 경기(京畿) 황해(黃海) 강원(江原) 평안(平安) 함경(咸鏡) 경상(慶尙) 각지를 차례로 유력(遊歷)하시니 천사의 혜식(慧識)은 박학(博學)과 광람(廣覽)을 따라 명철(明 徹)하여 지시므로 이르는 곳마다 신인(神人)이라는 칭송(稱訟)이 높더라 30. 이렇게 수년동안 유력하시다가 경자년(更子年)에 고향(故鄕)으로 돌아오시더니 이때에 전주 이동면(伊東面) 전용리(田龍里) 이치안(李治安)이 구혼차(求婚次)로 충청도로 향하 다가 주막에서 천사를 만나 하룻밤을 같이 자고 그 이튿날 떠나려 할 때 천사 치안에게 일 러 가라사대 그대가 이제 구혼차로 길을 떠났으나 반드시 헛걸음이 될 것이니 이 길을 가지 말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전일부터 의혼(議婚)하여 오던 곳에서 매파(媒婆)를 보 내 정혼(定婚)하기를 구하리라 만일 이 기회를 놓치면 혼로(婚路)가 열리기 어려우니 빨리 돌아가라 치안은 천사께서 자기(自己)의 사정(事情)을 밝히 알고 말씀하심을 신기(神奇)히 여겨 비로소 성명(姓名)을 통(通)하고 천사의 주소(住所)를 자세(仔細)히 물은 뒤에 곧 집 으로 돌아오니 과연 말씀하신 바와 같으니라 31. 이 뒤로 치안이 천사의 신기하심을 흠모(欽慕)하여 자기집으로 모셔 오니라 치안의 아들 직부(直夫)는 그 마을 이장(里長)이라 마침 그 마을 인구(人口)를 긴급히 조사(調査)할 일 이 있다 하거늘 천사 수(數)를 놓으신 뒤에 호수(戶數)와 남녀 인구를 자세히 일러 주시고 사흘 안에 한 사람이 적어질 것을 말씀하시거늘 직부는 믿지 아니하고 온 마을을 돌아 낱 낱히 조사한 즉 과연 한 집 한 사람도 틀림이 없고 또 사흘만에 한 사람이 죽는지라 직부가 비로소 놀라 천사의 신기하심을 감복(感服)하니라 32. 설흔 한살 되시던 신축년(辛丑年) 가을에 집에 들어오자 선영(先靈)의 공명첩(功名帖)을 불살으시니라 33. 정씨부인(鄭氏婦人)이 간곡(懇曲)히 말씀하여 가로대 이제는 그만 돌아다니시고 집에서 남과 같이 재미있게 살림이나 하사이다 하니 천사 가라사대 그렇게 적은 말이 어디있느뇨 하시고 이로부터는 집에 가까이 아니 하시니라 제2장 천사(天師)의 성장과 기행(奇行),이적(異蹟) 1. 천사 여러해동안 각지(各地)에 유력(遊歷)하사 많은 경험을 얻으시고 신축(辛丑)에 이르러 비로소 모든 일을 자유자재(自由自在)로 할 권능(權能)을 얻지 않고는 뜻을 이루지 못할 줄을 깨달으시고 드디어 전주 모악산(母嶽山) 대원사(大願寺)에 들어가 도(道)를 닦으사 칠월 오일 대우(大雨) 오룡허풍(五龍噓風)에 천지대도(天地大道)를 깨달으시고 탐음 진치 (貪淫瞋癡) 사종마(四種魔)를 극복(克服)하시니 이때 그 절 주지(住持) 박금곡(朴錦谷)이 수종(隨從)들었더라 2. 이해 겨울에 본댁(本宅)에서 비로소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行)하실새 창문에 종이를 붙이지 아니하시고 부엌에 불을 때지 아니하시며 홑옷을 입으시고 식음(食飮)을 전폐(全 廢)하사 아흐레 동안을 지내시니 새가 벼 말리는 뜰에 내리지 않고 이웃사람은 공포증(恐怖 症)이 들어 문 앞으로 지나기를 어려워 하더라 3. 임인(壬寅) 사월(四月)에 천사 금구군(金溝郡) 수류면(水流面)(지금 김제군(金堤郡) 금산 면(金山面)) 원평(院坪)장에 지나시다가 전주군 우림면(雨林面) 하운동(夏雲洞) 김형렬을 만나시니 대저 형렬은 이왕부터 천사와 지면(知面)이 있었는데 천사께서 성도(成道)하셨 다는 소문을 듣고 뵈옵기를 원하던 차이므로 크게 기뻐하여 자기집에 오시기를 간청하였더 니 이달 열사흗날 형렬의 집에 이르사 곧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그대의 집에 삼신(三神) 이 들어가니 산기(産氣)가 있을지라 빨리 안방에 들어가보라 하시거늘 형렬이 안방에 들어 가니 과연 그 아내가 셋째 아들을 낳더라 4. 형렬의 아내가 자래(自來)로 산후에는 반드시 복통이 나서 여러날 동안 앓는 예증(例症)이 있어서 또 복발(復發)하므로 형렬이 크게 근심하거늘 천사 위로하여 가라사대 이 뒤로 는 모든 일에 나를 믿고 근심을 놓으라 형렬이 명하신 대로 다만 천사만 믿고 근심을 놓았 더니 과연 아내의 복통이 곧 그치고 그밖에 천촉(喘促)과 해소같은 별증(別症)도 다 나으니 라 5. 천사 형렬에게 일러가라사대 이제 말세를 당하여 앞으로 무극대운(無極大運)이 열리나니 모든 일에 조심하여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죄를 멀리하여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天 地公庭)에 참여하라 나는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主宰)하여 조화(造化)로써 천지를 개 벽(開闢)하고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선경(仙境)을 열어 고해(苦海)에 빠진 중생(衆生)을 건 지려 하노라 하시고 이로부터 형렬의 집에 머무르사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하실 때 형렬 에게 신안(神眼)을 열어주어 신명(神明)의 회산(會散)과 청령(聽令)을 참관(參觀)케 하시니라 6. 여름을 지나실 때 형렬의 집이 가난하여 공궤(供饋)가 조략(粗略)하고 또 남새밭이 메말라서 채소(菜蔬)가 잘 자라나지 아니하므로 형렬이 근심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산중 (山中)에는 별미(別味)가 없나니 채소나 잘되게 하여주리라 하시더니 이로부터 약간 심어 두었던 악마된 채소가 잘 걸우어 가꾸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자라나서 반찬거리가 넉넉하게 되니라 7. 유월 어느날 형렬에게 예수교서(耶蘇敎書) 한 권을 구하여 오라 하시거늘 형렬이 이웃마을 오동정(梧桐亭) 김경안(金京安)에게서 예수교서를 빌려다 올리니 천사 받아서 불사 르시니라 그 뒤에 형렬이 천사를 모시고 오동정 차윤필(車允必)의 집에 가니 경안이 와서 빌어간 책을 돌려 주기를 청함에 형렬이 대답치 못하거늘 천사 가름하여 대답하시대 곧 돌 려 주리라 하시더니 마침 한 붓장사가 지나거늘 천사 불러들이사 술을 먹이신 뒤에 그 붓상 자를 열어보이기를 청하신대 붓장사가 열어보이니 예수교서 한 권이 있는지라 천사 가라사 대 그대는 반드시 예수를 믿지 아니하니 이 책이 쓸데 없을지라 나에게 전함이 어떠하뇨 붓 장사가 허락하거늘 천사 그 책을 받아서 경안에게 주시니라 8. 그 뒤에 불가서 천수경(天手經)과 한자옥편(漢子玉篇)과 사요(史要)와 해동명신록(海東名臣錄)과 강절관매법(康節觀梅法)과 대학(大學)과 형렬의 채권부(債權簿)를 불사르시니라 9. 구월에 농가에서 보리갈이로 분주(奔走)하거늘 천사 한숨지며 가라사대 이렇게 신고(辛苦)하여도 수확(收穫)을 얻지 못하리니 어찌 가석(可惜)치 아니하리요 하시거늘 형렬이 이 말씀을 듣고 드디어 보리농사를 폐(廢)하였더니 계묘년 봄에 이르러 천후(天候)가 순조 (順調)하여 보리가 크게 풍등(?登)할 징조가 있는지라 김보경(金甫京) 등 모든 종도(從徒) 와 이웃 사람들이 모두 형렬을 조소(嘲笑)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 일은 신명공사에서 결정 된 것이니 아직 결실기에 이르지 못하야 어찌 풍작이라고 단언하리요 하시더니 과연 오월 오일 큰 비로 인하여 보리 이삭이 다 말라서 수확이 아주 없게 되고 쌀값이 올라서 한 말에 일곱냥(일원사십전)이 되니 이로부터 모든 사람이 천사께 신복(信服)하니라 10. 겨울에 형렬이 천사를 모시더니 마침 큰 눈이 오거늘 형렬이 여쭈어 가로대 전설(傳說)에 송우암(宋尤庵)이 거처(居處)하는 지붕에는 눈이 쌓이지 못하고 녹는다하니 진실로 천 지지령지기(天地至靈之氣)를 타고난 사람인가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하랴 이 제 나 있는 곳을 살펴보라 형렬이 밖에 나가보니 날이 차고 눈이 많이 내려 쌓이되 오직 그 지붕에는 눈 한점도 없고 맑은 기운이 하늘에 뻗쳐 구름이 가리지 못하고 푸른 공중이 통 하여 보이더라 이로부터 형렬이 항상 유의하여 살피니 언제든지 천사께서 머무시는 곳에는 반드시 맑은 기운이 푸른 하늘을 통하여 구름이 가리지 못하며 비록 큰비가 오는 때에도 그러하더라 11. 매양 출타(出他)하실 때에는 신명에게 치도령(治道令)을 써서 불사르사 여름이면 바람을 불려 길에 이슬을 떨어뜨리고 겨울이면 진 길을 얼어붙게 하신 뒤에 마른 신발로 다니 시니라 12. 하운동(夏雲洞)은 산중(山中)으로 길이 심히 좁고 나무 숲들이 길에 우거져 얽혀서 이슬이 많을 뿐 아니라 장마가 질 때에는 길에 물이 흘러 시내를 이루되 천사의 신발은 항상 깨 끗하므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이상히 여기니라 13. 또 출타하실 때에는 반드시 동구(洞口) 양편(兩便)에 구름기둥이 높이서서 팔자형(八字形)을 이루므로 종도들이 그 이유를 물은대 천사 가라사대 이는 장문(將門)이니라 14.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제갈량(諸葛亮)이 제단(祭壇)에서 칠일(七日)칠야(七夜)동안 공(功)을 들여 동남풍(東南風)을 불렸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라 공들이는 동안에 일이 그릇되어 버리면 어찌 하리요 하시고 즉시에 동남풍을 불려 보이시니라 15. 부평(富坪) 이선경(李仙境)의 장모(丈母)가 하운동에 살 때에 천사 그 집에서 공사를 행하실 새 그 집 주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아내가 사십구일동안 정성(精誠)을 드릴 수 있는가 잘 상의하여 보라 주인이 아내에게 상의하니 그 아내는 진작부터 천사의 신성하시 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으므로 굳게 결심하고 허락하거늘 천사 다시 다짐을 받게하신 뒤에 공사를 행하실 때 날마다 머리 빗고 목욕한 후에 떡 한 시루씩 찌게 하시니라 여러날을 지 남에 그 아내가 심히 괴로워하여 불평(不平)을 품었더니 이날 떡은 한짐 나무를 때어도 익 지 아니하거늘 크게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천사 주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그대 아 내의 성심(誠心)이 풀려서 떡이 익지 아니하여 걱정하는 듯하니 내 앞에 나와서 사과하게하 라 나는 비록 용서하고자 하나 신명들이 듣지 아니하느니라 주인이 아내에게 이 말씀을 고 하니 아내가 깜짝 놀래어 사랑에 나와서 천사께 사과한 후에 부엌에 들어가서 시루를 열어 보니 떡이 잘 익었더라 이로부터 한결같이 정성을 들여 사십구일을 마치니 천사 친히 부엌 에 들어가 그 정성을 치하(致賀)하시니 그 아내가 정성을 한결같이 드리지 못하였음을 미안 해 하거늘 천사 위로하여 가라사대 그대의 성심이 신명에게 사무쳤나니 믿지 않거든 저 증 거를 보라 하시며 하늘에 오색(五色) 채운(彩雲)이 달을 끼고 있는 것을 가리켜 보이니라 16. 계묘(癸卯) 칠월에 쌀값이 오르고 농작물에 충재(蟲災)가 성(盛)하여 인심이 불안하거늘 천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신축년 이후로는 연사(年事)를 내가 맡았으니 금년 농사 를 잘 되게하여 민록(民祿)을 넉넉케 하리라 하시고 크게 우뢰와 번개를 이르키시니 이로부 터 충재가 그치고 농사가 크게 풍등하니라 17. 가을에 구릿골 김성천(金成天)의 남새밭에 뜨물과 석음이 일어 채소가 전멸케 되었거늘 천사 보시고 가라사대 죽을 사람에게 기운을 붙여 회생케 함이 이 채로를 소생케 함과 같 으니라 하시고 곧 비를 내리시더니 그뒤에 출타하셨다가 돌아오사 김자현(金自賢)에게 물 어 가라사대 전일에 뜨물과 석음으로 전멸케 되었던 김성천의 남새밭이 어떠하게 되었느냐 자현이 대하여 가로대 거번(去番) 비 뒤로 다시 소생하여 이 부근에 으뜸이 되었나이다 가 라사대 사람의 일도 이와같이 병든 자와 죽는 자에게 기운만 붙이면 일어나느니라 18. 하루는 원평서 술을 잡수시고 여러사람들을 향하여 외쳐 가라사대 이제 우박이 올 터이니 장독 덮개를 새끼로 잘 얽어 놓으라 그렇지 아니하면 편편파쇄(片片破碎)하리라 하시니 여러사람은 무심히 듣고 오직 최명옥(崔明玉)이 말씀대로 행하였더니 과연 두어시간 후에 큰 우박이 와서 여러집 장독이 모두 깨어지니라 19. 천사의 아우 영학(永學)이 항상 도술(道術) 통(通)하기를 천사께 발원하더니 하루는 천사 부채에 학(鶴)을 그려서 영학에게 주며 가라사대 집에 돌아가서 이 부채를 부치면서 칠성경(七星經)을 무곡(武曲) 파군(破軍)까지 읽고 이어서 대학(大學)을 읽으라 그러면 도 술을 통하리라 영학이 부채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정남기(鄭南基)(천사의 처남)의 집에 들리니 남기의 아들이 그 부채의 아름다움을 탐내어 빼앗고 주지 아니하거늘 영학이 부득이하여 그 사유를 말하고 돌려주기를 간청하니 남기의 아들은 더욱 탐내어 주지 아니 하므로 할 일 없이 빼앗기고 돌아가니라 20. 그 뒤에 남기의 아들이 그 부채를 부치면서 대학을 읽으매 문득 신력(神力)이 통하여 능히 신명을 부리고 물을 뿌려 비를 오게하는지라 남기가 기뻐하여 아들을 교사(敎唆)하여 천 사의 도력(道力)을 빼앗으라 하고 아들로 더불어 하운동에 이르니 천사 그 일을 알으시고 남기의 무의(無義)함을 꾸짖고 그 아들의 신력을 다 거두신 뒤에 돌려 보내시니라 21. 갑진(甲辰) 정월에 백남신이 관액(官厄)에 걸려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여 거처(居處)를 감추고 김병욱(金秉旭)을 통하여 천사께 풀어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부자 는 돈을 써야하나니 돈 십만냥의 증서를 가져오라 남신이 곧 십만냥의 증서를 올렸더니 그 뒤로 남신의 관액이 곧 풀리는지라 천사 증서를 불사르시니라 22. 갑진 정월 십오일에 천사 술을 마시고 혼몽(昏夢)히 주무실 때 장흥해(張興海)의 유아(幼兒)가 급병(急病)이 발(發)하여 죽게 되므로 흥해의 부(父) 효순(孝淳)이 급히 와서 시 료(施療)를 청하거늘 천사 누워 일어나지 아니하시고 혼몽중에 냉수나 먹이라고 말씀하셨 더니 효순이 병아(病兒)에게 냉수를 먹임에 곧 죽는지라 효순은 본래 성질이 사나워서 부중 (府中) 사람들이 천동(天動)이라고 부르는 터인데 병아의 죽음을 보고 크게 노하여 천사를 원망하여 가로대 이는 고의(故意)로 약(藥)을 그릇 일러주어 죽임이라 손으로 만져서 죽은 사람을 일으키며 말 한마디로 위태한 병을 고침은 내가 직접 본 바이니 만일 고의가 아니 면 물은 고사하고 흙을 먹였을지라도 그 신이(神異)한 도술로 능히 낫게 하였을 것이라 하 고 드디어 곤봉(棍棒)을 가지고 와서 천사를 난타(亂打)하여 유혈(流血)이 낭자(狼藉)케 한 지라 천사께서 비로소 잠을 깨어 일어나시니 효순이 결박(結縛)하여 장방청(長房廳)으로 갔다가 문득 뉘우친 둣이 끄르며 가로대 이것이 다 나의 잘못이라 유아가 급증으로 죽었거 늘 어찌 선생을 원망하리요 하고 전교(前交)를 회복하기를 청하며 자기집으로 동행하기를 구하거늘 천사 듣지 아니하시고 서원규(徐元圭)의 집으로 가서 유(留)하시고 다음날 이직 부의 집으로 가시니라 대개 효순이 천사를 용서하여 장방청으로부터 돌아가시게 한 것은 백남신에게 받은 돈 이십만냥의 증서가 있음을 알고 돈을 요구하려 함이러라 23. 다음날에 효순이 원규의 집에 가서 천사의 아니 계심을 보고 대노하여 살인범으로 도피하였다 하고 사방으로 수색하더라 그때에 천사의 성솔(省率)은 전주군 우전면(雨田 面) 화정리(花亭里) 이경오의 집 협실에 이거(移居)하였는데 효순의 가족이 화정리에 와서 행패(行悖)하니라 김형렬은 효순의 일을 알지 못하고 천사의 소식을 들으려고 화정리에 오 니 효순의 집 사람들이 형렬을 결박하여 원규의 집으로 가서 천사의 행방(行方)을 묻되 가 르키지 아니하므로 그들은 더욱 분노하여 형렬과 원규를 무수히 구타하니라 이로 인하여 천사의 성솔은 태인 굴치로 피화(避禍)하고 형렬은 원규의 집에서 밤중에 도피하고 원규는 그들의 연일 행패에 견디지 못하여 약국을 폐쇄하고 가권(家眷)을 거느리고 익산으로 피화 하니라 24. 하루는 종도들이 여쭈어 가로대 선생의 권능으로 어찌 장효순의 난을 당하였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교중(敎中)에나 가중(家中)에 분쟁이 일어나면 신정(神政)이 문란(紊亂)하 여 지나니 그대로 두면 세상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므로 내가 자신으로 그 기운을 받아서 해소함이로다 하시니라 (장효순난 직전에 고부 가정에 분란이 있었음) 25. 하루는 이직부의 집에 머무르시더니 직부의 부친 치안이 그 해 신수(身數)를 묻거늘 천사 백지 한장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다시 글을 써서 밀봉하여 주시며 가라사대 급한 일이 있거든 떼어보라 하신지라 치안이 깊이 갈머두었더니 그 뒤에 그 며느리가 난산으로 위경에 이르렀음을 듣고 그 일을 가르치심인가 하여 봉서를 가지고 간즉 이미 순산하였거 늘 다시 갈머두었더니 세말에 치안이 병들어서 위독한지라 직부가 봉서를 떼어보니 소시호 탕(小柴胡湯) 두 첩이라 썼거늘 그 약을 써서 곧 나으니라 26. 이월에 밤재에 계실 때 영학에게 대학을 읽으라 하였더니 영학이 듣지아니하고 술서(術書)에 착미(錯味)하거늘 천사 탄식하여 가라사대 멀지아니하여 영학을 못 보게 되리라 하시고 이도삼을 보내사 '骨暴沙場纏有草(골폭사장전유초) 魂返故國弔無親(혼반고국조무 친)'이란 글 한 귀를 전하여 영학으로 하여금 살펴 깨닫게 하시되 영학이 종시(終是) 살펴 깨닫지 못하니라 27. 그 뒤에 영학이 병들어 위독한지라 천사 들으시고 김갑칠을 데리고 밤재에 가실때 중로(中路)에서 한 주막에 드시니 한 사람이 허리가 굽어서 엎디어 기어다니거늘 천사 그 허리 펴지 못한 이유를 물으시니 대하여 가로대 십여년 전부터 곱사가 되어서 고치지 못하였나 이다 하거늘 천사 손으로 그 허리를 펴주시고 사금 열닷냥을 가져오라 하시니 그 사람이 기 뻐 뛰놀며 가로대 선생은 실로 재생지은(再生之恩)이 있사오니 그 은혜를 갚으려 할진대 태 산이 오히려 가벼우나 지금 몸에 지닌 돈이 없으니 무엇으로 갚사오리까 천사 가라사대 물 품도 가하니라 그 사람이 가로대 내가 널 장사를 하오니 널로 드림이 어떠하나이까 널 한벌 값이 열닷냥이옵니다 천사 가라사대 그도 좋으니 잘 가려두라 하시고 집에 돌아가시니 영 학이 이미 죽었거늘 그 널을 가져다가 장사지내시니라 28. 보름날 김갑칠을 데리고 부안 고부 등지를 순유(巡遊)하실 때 저녁에 고부 검은 바위주막에 들리시니 이때에 화적(火賊)이 많이 일어나서 대낮에 횡행(橫行)하므로 순검(巡檢) 한 사람이 미복(微服)으로 야순(夜巡)하려고 이 주막에 들었거늘 천사 주모에게 일러 가라 사대 저 사람에게 주식(酒食)을 주지말라 만일 술과 밥을 먹였다가 값을 받지 못하면 넉넉 지 못한 영업에 손해가 아니냐 하시니 순검이 이 말씀을 크게 성내어 천사를 구타하며 무례 한 말을 한다고 꾸짖거늘 천사 웃어 가라사대 다죽은 송장에게 맞아서 무엇이 아프랴 하시 고 밖으로 나가시니 주모가 순검에게 이르되 저 양반의 말씀이 이상하니 반드시 무슨 까닭 이 있을지니 나가서 사과하고 그 연고(緣故)를 물어보라 하거늘 순검이 옳게 여겨 천사의 뒤를 따르며 사과한 뒤에 연고를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오늘 밤에는 사무(事務)를 폐(廢) 하고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하라 순검이 명하신 대로 몸을 피하였더니 이윽고 밤이 깊음에 화 적이 몰려와서 주모를 구타하며 순검의 간 곳을 물으니 이는 곧 여러 화적들이 순검을 죽이 려고 미리 약속한 일이 있음이라 이튿날 순검이 천사의 계신 곳을 찾아와서 살려주신 은혜 를 감사하니라 29. 오월에 천사 밤재에 계실 때 갑칠이 구릿골로부터 이르거늘 천사 물어가라사대 너의 지방에 농황(農況)이 어떠하뇨 갑칠이 대하여 가로대 가뭄이 심하여 이종(移種)을 못하므 로 민심이 소동(騷動)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가 비를 빌려왔도다 네게 우사(雨師)를 붙 이노니 곧 돌아가되 길에서 비를 맞을지라도 피하지 말라 이는 네 몸에 천지공사를 띠고 가 는 연고니라 갑칠이 명을 받고 돌아 갈 새 얼마 아니가서 비가 시작하여 잠시에 냇물이 넘 치는지라 이로부터 물이 풍족하여 수일 동안에 모심기를 마치니라 30. 유월에 형렬을 데리고 태인 신배를 지내실 때 그 마을 어떤 집에 불이나서 모진 바람에 기세가 크게 성하거늘 천사 민망(憫?)히 여겨 가라사대 저 불을 그대로 두면 이바람에 온 마을이 재가 되리니 맞불을 놓아 끄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사 섶으로써 불을 피우시니 곧 바람이 자고 불이 꺼지니라 31. 팔월 스무 이렛날 익산 만중리 황사성의 집에 이르시니 마침 어떤 사람이 노기를 띠고 있거늘 그 마을 정춘심의 집으로 옮겨가시니라 원래 사성의 부친 숙경이 전주 용진면 용바 위 황참봉에게 빚이 있었더니 황참봉이 죽은 뒤에 그 아들이 사람을 보내서 빚을 재촉하며 만일 갚지 아니하면 경무청에 고소하여 옥중에다 썩히면서 받겠다고 위협하는지라 이날 밤에 사성부자가 춘심의 집에 와서 천사께 이 일을 아뢰며 무사하도록 끌러 주시기를 간청 하거늘 천사 숙경에게 명하사 무명베 한 필을 사다가 옷 한벌을 지어 입으시고 숙경에게 일 러 가라사대 일이 잘 풀리리니 근심을 놓으라 무명베 한 필은 채권과 채무 사이에 길을 닦 는 것이니라 하시더니 그 뒤에 순검이 와서 숙경을 잡아가려고 하거늘 숙경이 순검으로 더 불어 채권자의 집에 가서 갚을 기한을 물리기로 하고 화해를 청해도 채권자가 듣지 아니하 고 고집하거늘 그 모친이 아들을 불러 꾸짖어 가로대 저 어른은 네 부친의 친구인데 이제 옥에 가두려하니 이는 금수(禽獸)의 행위를 하려 함이라 하고 그 증서를 빼앗아 불살라 버 리니 채권자가 할일 없어 숙경에게 사과한 뒤에 드디어 고소를 취하하고 빚을 탕감하여 버 리니라 32. 구월 열흘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니 보경이 여쭈어 가로대 이 근처에는 요사이 도적이 출몰하여 밤마다 촌락을 터는데 내집이 비록 넉넉지는 못하나 밖에서는 부자 인 줄 알므로 실로 두려워서 마음을 놓지 못하오니 청컨대 도난을 면케하여 주옵소서 천사 웃으시며 문앞에 침을 뱉으시고 일러 가라사대 이 뒤로는 마음을 놓으라 도적이 저절로 멀 리 가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도적의 자취가 없어지니라 33. 동짓달에 전주 에 이르시니 마침 민요(民擾)가 일어나서 인심이 소동하는지라 보경에게 일러 가라사대 김병욱이 국가의 중진(重鎭)에 처하였으니 소동된 인심을 잘 진압하여 그 직책을 다하여야 할지라 그 방략을 어떻게 정하였는지 물어오라 보경이 병욱을 찾아 명하 신 바를 전하니 병욱이 천사께 와 뵙고 가로돼 무능한 나로서는 물끓듯 하는 민요를 진압할 수 없으니 오직 선생의 힘만 믿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내가 가름하여 진압하리라 하시고 이 날 저녁부터 비와 눈을 크게 내리시며 기후를 혹독히 춥게 하시니 방한설비(防寒設備)가 없 이 한데 모였던 군중은 할일 없이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비와 눈은 사흘동안을 계속하 므로 군중은 다시 모이지 못하고 소동은 스스로 진정되니라 34. 섣달에 원평에 계실 새 그 때에 어사 박재빈이 전라북도 일곱고을 군수를 파면하고 장차 전주에 출도하려 함에 군수 권직상의 지위도 위태하게 된지라 김병욱은 이때에 전주 육군 장교로서 권직상과 친분이 있을 뿐 아니라 권직상이 파면되면 자기의 일에도 또한 낭패될 일이 많으므로 그 일을 근심하여 천사께 그 대책을 묻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일은 무사하 도록 끌러주리니 근심치 말라 하시더니 그 뒤에 박어사가 권직상을 파면하려고 전주부에 들어오자 때마침 박어사의 면관비훈(免官秘訓)이 전주부에 이르니라 35. 하루는 종도들을 데리시고 모악산 용안대에 이르사 여러날 머무르실 새 마침 눈이 크게 내려 교통이 두절케 되었는데 양미(糧米)가 두끼 지을 것밖에 남지 아니 하였으므로 종도 들이 서로 걱정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그 남은 양식으로 식혜(食醯)를 지으라 하시니 종도들 은 부족한 양식을 털어서 식혜를 지으면 더욱 부족하여 굶게 될 것을 걱정하며 식혜를 지어 올린 대 천사 종도들과 나누어 잡수시니 곧 눈이 그치고 일기가 화난(和暖)케 되어 장설 (丈雪)로 쌓인 눈이 경각(頃刻)에 다 녹아 도로가 통하므로 곧 돌아오시니라 36. 을사 정월 그믐날 형렬로 더불어 부안 성근리 이환구의 집에 가사 여러날 머무르실새 환구가 부안읍 사람 신원일을 자주 천거하거늘 천사께서 원일을 부르시니 원일이 와 뵈옵 고 천사를 자기집으로 모셔오니 원일의 부친과 아우는 천사를 믿지 아니하고 오래 머무르 심을 싫어하는지라 원일이 청하여 가로대 가친(家親)이 본래 고기잡이를 즐겨하여 해마다 경영하다가 거년(去年)에는 폭풍으로 인하여 큰 손해를 보았으니 금년에는 풍재(風災)를 없게 하여 고기잡이를 잘 되게 하여주시면 가친을 위하여 다행하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 일은 어렵지 아니하니 많은 이익을 얻은 뒤에 천냥을 나누어오라 장차 쓸 데가 있노라 원일 부자가 기뻐하여 허락하더니 이 해에 과연 풍재가 없고 칠산 바다에서 원일부친의 고 기잡이가 제일 잘되어 큰 돈을 번지라 천사 원일부친에게 사람을 보내어 허락한 돈 천냥을 보내라 하시니 원일 부친이 전 언약을 어기고 보내지 아니하거늘 천사 원일에게 일러 가라 사대 이는 大人을 속임이라 내 일은 모든 것을 신명으로 더불어 작정(作定)하는 것이므로 한가지라도 사사로이 못하노니 이 뒤로는 그대 부친의 고기잡이가 철폐(撤廢)하게 되리라 하시더니 그 뒤로는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아니하므로 마침내 고기잡이를 폐지(廢止)하 니라 37. 삼월에 일진회원(一進會員)과 전주 아전이 서로 다투어 정창권이 부중 백성을 모아 사대문을 잠그고 일진회원의 입성(入城)을 막으며 사방으로 통문(通文)을 돌려서 민병(民 兵)을 모집하여 일진회를 초멸(剿滅)하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어렵게 살아난 것이 또 죽 게되니 구원하여 주리라 하시고 확정리 이경오에게 돈 일흔냥을 청구하시니 경오가 돈이 없다고 거절하거늘 다른데서 일곱냥을 주선하여 오사 가라사대 이 일곱냥이 능히 일흔냥 을 대신하리라 하시고 형렬을 데리고 전주 용머리 고개 주막에 이르사 행인을 많이 청하여 술을 먹이시고 종이에 글을 써서 그집 문 돌저귀와 문고리를 연결하시더니 이날 석양에 이 르러 일진회와 아전이 화해하여 사대문을 열고 일진회원의 입성을 허락하니라 이날에 쓴 돈이 엿냥이라 천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사람은 바둑 한점으로 십만병을 물리쳤다 하는데 이제 나는 돈 엿냥으로 일진회와 아전의 싸움을 끌렀으니 내가 옛사람만 같지 못하 다 하시니라 38. 이날 밤에 도적이 화정리 이경오의 집을 털어서 돈 일흔냥을 빼앗아 갔다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그 돈에 적신(賊神)이 범하였음을 알고 사람 살리는 일에나 쓰기 위하 여 청구하였더니 경오가 듣지 않고 없다고 거절하였다 하시니라 39. 이 뒤로 두어달 동안 손바라기 앞 주막에서 공사를 행하실 때 종도들의 내왕(來往)이 빈번(頻繁)하여 주막주인 오동팔이 돈을 많이 모았더니 그 뒤에 경비(經費)가 부족함을 보 고 심히 냉대(冷待)하거늘 종도들이 그 무의(無義)함을 성낸대 천사 일러 가라사대 어리석 은 자가 의리를 알리오 우리가 만일 그 무의함을 성내면 그가 반드시 큰 화를 받으리니 나 의 지나는 길에 덕을 흘리지 못하고 도리어 화를 끼치면 어찌 온당(穩當)하리오 하시니라 40. 이 뒤에 태인읍에 이르사 밤중에 종도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 공사를 행하신 뒤에 일러 가라사대 이제 대신명(大神明들이 모였으니 그 해산 끝에는 참혹한 응징이 있으리라 말씀 을 마치시자 문득 태인읍에서 군중의 고함소리가 나는지라 종도들이 천사를 모시고 산에서 내려와 사유(事由)를 탐문하니 김기년의 주막이 군중에게 엄습(掩襲)되어 세간과 술독이 모두 부서졌더라 원래 기년이 술장사를 함에 읍내 소년들의 동정을 얻어서 많은 돈을 벌었 더니 그 뒤에 소년들이 궁핍하여짐에 기년이 심히 냉대하거늘 소년들이 그 무의함에 성내 어 이렇게 엄습함이라 이튿날 천사 기년의 집에 가시니 기년 부처가 울며 다른 데로 옮기려 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원래 이해득실(利害得失)이 모두 제 몸에 있고 위치에 있지 아 니하나니 이 뒤로는 삼가여 모든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라 그러면 앞길이 펴지고 영업이 흥 왕하리라 하시니라 41. 그날 밤에 오동팔의 주막에는 뜻밖에 우뢰같은 소리가 나며 집이 저절로 드날려서 뜻밖에 엎어지고 사람과 세간은 상한 바 없는 지라 동팔이 재목을 수습하여 다시 집을 짓다 가 두 번이나 거듭 전과 같이 엎어지므로 할일 없이 공사를 중지하고 의막(依幕)을 치고 지 내더니 하루는 어떤 사람이 지나다가 그 경상(景狀)을 보고 불쌍히 여겨 자진하여 겨우 서 너 시간 동안에 집을 지어주고 품삯도 받지 아니하고 가더라 대저 그 집을 지으려면 보통목 수 십여일 품이 들 것이므로 이웃 사람들은 크게 이상히 여기고 종도들은 모두 태인산 위에 서 천사께서 말씀하신 일을 생각하여 그 집이 엎어진 것은 신명들이 해산할 때에 응징한 바 요 다시 그 이상한 구조를 받은 것은 곧 천사의 권능이라고 생각하니라 42. 매양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모든 종도들에게 마음을 잘 닦아 앞에 오는 좋은 세상을 맞으라 하시므로 종도들이 하루바삐 그 세상이 이르기를 바라더니 하루는 신원일이 청하여 가로대 선생이 천지를 개벽(開闢)하여 새 세상을 건설한다 하신지가 이미 오래이며 공사 를 행하시기도 여러번이로되 시대의 현상은 조금도 변함이 없으니 제자의 의혹이 자심(滋 甚)하나이다 선생이시여 하루바삐 이 세상을 뒤집어서 선경을 건설하사 남의 조소(嘲笑)를 받지않게 하시고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에게 영화를 주옵소서 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인사(人事)는 기회(機會)가 있고 천리(天理)는 도수(度數)가 있나니 그 기회를 지으며 도 수를 짜 내는 것이 공사의 규범(規範)이라 이제 그 규범을 버리고 억지로 일을 꾸미면 이는 천하에 재앙을 끼침이요 억조(億兆)의 생명을 빼앗음이라 차마 할 일이 아니니라 원일이 굳이 청하여 가로대 지금 천하가 혼란무도하여 선악을 가리기 어려우니 마땅히 속히 진멸 (盡滅)하고 새 운수를 열음이 옳으니이다 천사 괴로히 여기사 칠월에 원일과 두어 종도를 데리고 변산 개암사에 가사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서 부안 석교로 향하여 뿌리시니 문득 그 쪽으로 구름이 모여들며 큰 비가 쏟아지고 개암사 부근은 청명하더라 천사 원일을 명하사 속히 집에 갔다오라 하시니 원일이 명을 받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우의 집이 비에 무너져 서 그 권속이 자기의 집에 모여 있거늘 원일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천사께 그 사유를 아 뢰니 천사 일러 가라사대 개벽이란 것은 이렇게 쉬운 것이라 천하를 물로 덮어 모든 것을 멸망케 하고 우리만 살아있으면 무슨 복이 되리오 대저 제생의세(濟生醫世)는 성인의 도요 재민혁세(災民革世)는 웅패(雄覇)의 술(術)이라 이제 천하가 웅패에게 괴롭힌지 오랜지라 내가 상생의 도로써 만민을 교화하며 세상을 평한케 하려 하노니 새 세상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요 마음을 고치기가 어려운 것이라 이제부터 마음을 잘 고치라 대인(大人)을 공 부하는 자는 항상 남 살리기를 생각하여야 하나니 어찌 억조를 멸망케하고 홀로 잘되기를 도모함이 옳으리오 하시니 원일이 이로부터 두려워하여 무례한 말로 천사께 괴롭게 한 일 을 뉘우치고 원일의 아우는 그 형이 천사께 추종하면서 집을 돌보지 아니함을 미워하여 항 상 천사를 욕하더니 형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는 천사께 욕한 죄로 집이 무너짐이나 아 닌가하여 이로부터 마음을 고치니라 43. 원일의 부친이 서울사람에게서 수만냥 빚을 얻어서 고기잡이를 하다가 실패함에 채권자가 내려와서 원일의 집에 유하며 채무를 갚으라고 성화같이 독촉하더니 이 때에 천사 원 일의 집에 이르사 그 정상(情狀)을 보고 민망히 여기사 채권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비 가 오고 아니올 것으로써 채무 탕감할 내기를 함이 어떠하뇨 채권자가 허락하거늘 가라사 대 그대가 비오리라 하면 나는 아니온다 할 것이요 그대가 아니오리라 하며 나는 온다하리 니 잘 생각하여 말하라 하시니 채권자는 구름 한 점 없는 좋은 일기임을 보고 비오지 않겠 다 하거늘 천사는 반드시 비 오리라 하시고 곧 비를 크게 내리시니 채권자가 할 수 없이 그 빚을 탕감하니라 44. 이 뒤에 고부 선돌 박창국의 집에 이르시니 창국의 아내는 천사의 누이라 마침 벗은 발로 밖에 다니는 것을 보고 민망히 여기사 가라사대 이 도량에 독사(毒蛇)가 있으니 벗은 발을 물면 어찌하리오 하시고 길게 휘파람을 부시니 문득 독사 한 마리가 풀밭으로부터 기 어나와서 뜰밑에 이르러 머리를 들고 가만히 엎드리더니 이윽고 창국이 밖으로부터 들어오 다가 독사를 보고 깜짝 놀래어 곧 상장을 들어서 때려 죽이거늘 천사 한숨하여 가라사대 독 사를 상자(喪者)가 보면 상장(喪杖)으로 쳐죽이고 도승(道僧)이 보면 선장(禪杖)으로 쳐죽 이건마는 누이에게는 아무것도 제어할 것이 없도다 하시고 독사의 피가 땅에 있음을 보고 가라사대 이 피를 벗은 발로 밟으면 해가 있으리라 하시고 친히 그 피를 밟아 독기를 제하 시니라 45. 섣달에 함열로부터 구릿골로 가실 때 길이 심히 질어서 길 걷기가 어려운지라 천사 칙령치도신장(勅令治道神將) 어재함라산하(御在咸羅山下) 이어우전주동곡(移御于全州 銅谷)」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진 길이 곧 얼어붙어서 굳어지거늘 이에 마른 신발로 떠나시니라 46.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하는 정괴산이 극히 가난하되 매양 천사를 지성(至誠)으로 공대(供對)하더니 하루는 천사 그 집에 가시니 괴산이 천사께 공대하려고 질솥에 개장국을 끓 이다가 문득 질솥이 깨어짐에 괴산의 아내가 낙담하여 울고 섰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신 경원을 명하사 그 경영하는 솥점에서 철솥 한 개를 가져다 주었더니 이로부터 괴산의 가세 가 점점 넉넉하여 지니라 그 뒤에 괴산이 태인 방아다리로 이사할 때에 그 철솥을 환평 정 동조에게 팔았더니 괴산은 도로 가난하여 지고 동조는 넉넉하게 되었으므로 모든 사람이 그 철솥을 복솥이라고 일컬으니라 47. 하루는 용화동 박봉민의 주막에 이르사 술을 찾으시니 마침 술이 떨어졌다 하거늘 천사 술 빚어넣었던 독을 가져오라 하사 물을 채워 부으시고 손으로 저으신 뒤에 마시시며 종 도들에게 나누어 주시니 그 맛이 본래 빚었던 술맛과 같더라 48. 스무 하룻날 신원일이 와서 여쭈어 가로대 내가 일찍 궁감(宮監)이 되어 궁도조(宮賭組) 백수석(百數石)을 범포(犯捕)하였더니 그 궁에서 부안군수에게 부탁하여 독촉이 심할 뿐 아니라 장차 가산을 적몰(籍沒)하려 하므로 할 수 없이 피하여 왔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 일을 끄르기는 어렵지 아니하니 이곳에 머물러 있으라 원일이 가로대 이 일을 끄르려하면 국조(國朝)를 변혁(變革)하거나 법제(法制)를 고치거나 두 도리밖에 없는데 한 사람의 액 (厄)을 끄르기 위하여 이렇듯 중대한 일은 이루기가 어렵지 아니하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한 사람의 소리가 곧 대중(大衆)의 소리니라 하시더라 원일이 달포를 머무른 뒤에 천사를 모 시고 서울을 다녀와서 집에 돌아가니 궁토(宮土)의 제도(制度)가 혁파(革罷)되고 따라서 여 러 궁감의 범포도 모두 면제되었거늘 원일이 여러 사람을 대하여 말하되 나로 인하여 까다 로운 궁폐(宮弊)가 없어지고 여러 궁감들이 모두 살 길을 얻었도다 하더라 49. 하루는 금산사 청련암 승 김현찬에게 명당(明堂)쓰기를 원하느냐 현찬이 대하여 가로대 평생소원이로소이다 가라사대 믿고 있으라 하시고 그 뒤에 또 김병욱에게 일러 가라사대 명당을 쓰려느냐 병욱이 대하여 가로대 고소원(固所願)이로소이다 가라사대 믿고 있으라 하시더니 그 뒤로 수년을 지내도록 다시 말씀치 아니하시므로 두 사람은 다만 천사의 뜻만 바라고 있다가 하루는 병욱이 여쭈어 가로대 전에 허락하신 명당은 언제나 주시려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네가 아들을 원하므로 그 때에 명당을 쓰였나니 이미 발음(發蔭)되었느니라 하시니 원래 병욱이 자식 없음을 한하다가 명당을 허락하신 뒤에 작은 집을 얻어서 아들을 낳았더니 그 일을 이르심이라 병욱이 심히 허탄하게 여기거늘 가라사대 선천에는 백골을 묻어서 장사하였으되 후천에는 백골을 묻지 않고 장사하느니라 하시더라 그 뒤에 현찬이 또 묻거늘 가라사대 명당은 이미 써서 발음이 되었느니라 하시니 대저 현찬도 명당을 허락 하신 뒤에 퇴속하여 장가들어 아들을 낳았으므로 이 일을 이르심이러라 50. 김갑칠이 친산(親山)을 면례(緬禮)하려고 모든 기구를 준비하였더니 천사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를 위하여 면례하여 주리라 하시고 준비한 널과 모든 물품을 모두 불사르신 뒤에 그 재를 앞내에 버리며 하늘을 보라 하시거늘 갑칠이 명하신 대로 하면서 하늘을 우 러러 보니 문득 이상한 기운이 북쪽에서 남쪽까지 뻗쳤더라 51. 병오 정월 오일에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호소신(好笑神)이 올 것이니 너희들은 웃음을 조심하라 만일 웃는 자가 있으면 이 신명이 공사를 보지 아니하고 돌아 가리니 그가 한 번 가면 어느때 다시 올지 모르리라 하시거늘 여러사람이 특별히 조심하더 니 뜻밖에 정성백이 웃으므로 일좌가 다 함께 웃으니라 그날 오후에 성백이 문득 오한 대통 (惡寒大痛)하여 삼일간을 위석(委席)하였더니 천사께서 앞에 뉘이시고 어루만지시니 곧 나 으니라 이때에 천사 날마다 물형약도(物形略圖)를 그려서 불사르시니라 52. 서울에 가셨을 때에 진고개 극장에 가셔서 여러 가지 마술을 보시다가 그 입으로 화괴를 먹고 또 양지를 오린 긴 종이를 한없이 뽑아내는 것을 보시다가 각 종도들에게 좌수를 골 말 속에 넣고 있으라 하시므로 그대로 하였더니 그 술사가 문득 혼도하여 극장이 크게 혼란 하여 자상천답(自相踐踏)하므로 헌병까지 출동하였으나 쉽게 진압되지 않는지라 천사께서 다른 곳으로 피하사 냉수를 머금어 품으시니 곧 큰 비가 쏟아져서 대중이 스스로 흩어지게 하시니라 53. 사월에 전주 문태윤이 와 뵈옵거늘 천사 그가 지고온 보따리를 보시고 가라사대 이 방은 한적한 공부방이라 속 모르는 사람을 그대로 들이지 아니하나니 그 보따리를 끌러보이라 그 속에 반드시 전쟁의 장본(張本)이 있으리라 태윤이 부끄러운 빛으로 보따리를 끄르니 그 숙질간에 재산 관계로 송사하는 문서가 들어 있는지라 태윤이 여쭈어 가로대 이런 좋지 못한 일이 있으므로 선생께 해결책을 물으러 와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차마 아뢰지 못하였 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전쟁은 가족 전쟁이 큰 것이니 한 집안 난리가 온 천하의 난리를 끌 어 내느리라 하시고 한 봉서(封書)를 주시며 가라사대 이 봉서를 그대 조카의 집에 가서 불 사르라 하시거늘 태윤이 그대로 하였더니 그 뒤에 과연 화해되니라 54. 청도원에서 청국공사를 행하시고 구릿골로 돌아오시어 가라사대 풍운우로상설뇌전(風雲雨露霜雪雷電)을 일으키기는 쉬우나 오직 눈 뒤에 곧 비 내리고 비 뒤에 곧 서리치게 하 기는 천지조화로도 오히려 어려운 법이라 내가 오늘 저녁에 이와 같이 일을 행하리라 하시 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과연 눈이 내린 뒤에 비가 오고 비 개이자 곧 서리치니라 55. 이달에 신원일이 건재(乾材)약국을 배설(排設)하고 약을 사러 공주 영에 갈 새 천사께 와 뵈옵고 여쭈어 가로대 지금 길이 질어서 길 걷기가 극히 어려우니 청컨대 공중의 교통 을 편리케 하기 위하여 길을 얼어 붙게 하여지이다 천사 허락하시고 술을 가져오라 하사 마 시니 그날밤부터 길이 얼어 붙어서 세말(歲末)까지 녹지 아니하니라 56. 약방에 계실 새 하루는 조조(早朝)에 해가 떠서 앞 제비산 봉우리에 반쯤 떠 오르거늘 천사께서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러한 난국에 처하여 정세(靖世)의 뜻을 품은 자는 능히 일행(日行)을 멈추게 하는 권능을 가지지 못하면 불가할지니 내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 하시고 축인 담배 세 대를 갈아 피우시되 해가 산전(山点)을 솟아 오르지 못하더니 천사께서 연죽(煙竹)을 떼어 땅에 터시니 해가 문득 수장(數丈)을 솟아 오르니라 57. 김익찬을 데리고 전주 세내를 지나실 때 일본 사람 사냥꾼이 기러기 떼가 많이 앉은 곳을 향하여 총을 겨누고 쏘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군자(君子) 차마 보지 못 할 일이라 하시고 왼발로 땅을 한 번 구르며 서시니 그 총이 쏘아지지 아니한지라 사냥꾼이 이유를 알지 못하고 총을 검사하고 헤매든 차에 기러기 떼가 다 날아가거늘 이에 발을 옮겨 걸으 시니 총은 그제야 발사되니라 58.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머무르실 새 텃 밭에 꿩 떼가 많이 내리거늘 성국이 김덕찬으로 더불어 홀치를 많이 만들어 그 밭에 놓아 잡으려고 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너희는 잡을 공부를 하라 나는 살릴 공부를 하리라 하시더니 이로부터 꿩 떼가 많이 내리되 한 마리도 홀치에 걸리지 아니하니라 59. 불가지(佛可止)로부터 전주로 가실 새 동남으로부터 큰 비가 몰려 오거늘 천사 길 가운데 흙을 파고 침을 뱉어 묻으시니 물려오던 비가 문득 두 갈래로 나뉘어져 한 갈래는 동쪽으로 향하고 한 갈래는 서쪽으로 향하여 몰려 가니라 60. 황응종 김갑칠을 데리고 원평을 지나실 새 원평 앞 다리를 지나시면서 왼발로 길을 한 번 구르시고 길가에 서시더니 이윽고 말탄 사람 세 명이 오다가 다리 건너편에 이르러 말 발굽이 땅에 붙어서 옮기지 못하므로 마부가 무수히 힘들여 끌다가 할일없이 멈추고 섰 더니 한 마부가 고삐를 놓고 다리를 건너와서 천사께 절하고 비켜 서시기를 빌거늘 천사 웃 으시며 비켜서시더니 말이 비로소 달려가니라 61. 정미 사월에 고부 손바래기로부터 태인으로 가실 새 먼저 원일을 보내시어 여관을 정하게 하시고 이튿날 손바래기를 떠나 그 앞 주막에 이르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는 여기서 자리니 너는 먼저 가서 원일과 함께 자고 내일 아침에 하마정에서 나를 기다리라 형렬이 명을 받고 태인에 이르러 원일을 만나 함께 자고 이튿날 원일로 더불어 하마정에 이르니 마침 장날이라 사람이 많이 모여들더라 천사 형렬과 원일을 만나 길가 술집에 앉으 시고 원일에게 이러 가라사대 내가 오늘 벼락을 쓰리니 술을 가져오라 원일이 술을 올림에 천사 잔을 드사 두어번 들으신 뒤에 마시시니 문득 바람이 일어나고 소나기가 쏟아지며 우 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더니 이윽고 비가 개이거늘 원일을 명하여 가라사대 신경원의 집 에 가면 알 일이 있으리니 빨리 다녀오라 원일이 명을 받고 경원의 집에 가니 마침 나무 장 사가 비를 피하여 경원의 집에 들어와서 말하여 가로대 나는 오늘 놀라운 일을 보았노라 오 는 길에 늙은 여인과 젊은 여인이 길에서 싸우는 것을 보았는데 그 내용을 들은즉 젊은 여 인은 늙은 여인의 며느리라 아들을 난지 이레가 못되어 어젯 밤에 상부(喪夫)하였는데 초상 (初喪)도 치루지 아니하고 간난 애를 버리고 도망하므로 늙은 여인이 쫓아 와서 어린애를 데리고 가서 기르라고 애걸하되 며느리가 듣지 않고 서로 다투다가 문득 벼락을 맞아서 며 느리가 죽었으니 이로 볼진대 천도가 소명(昭明)하도다 하거늘 원일이 돌아와서 들은 말을 아뢰니 가라사대 내가 오늘 아침에 물망리 주막을 지날 때에 한 젊은 여인이 이슬을 털며 빨리 지나기더니 그 뒤로 늙은 여인이 달려오며 젊은 여인의 자취를 묻는 고로 그 사실을 자세히 들으니 실로 인도상 용서치 못할 죄악이라 하물며 그 작배(作配)는 저희들끼리 스 스로 지은 것이라 하니 대저 부모가 지어준 것은 인연(人緣)이요 스스로 지은 것은 천연(天 緣)이라 인연은 오히려 고칠 수 있으되 천연은 고치지 못하는 것이어늘 이제 인도(人道)에 거슬리고 천연의 의(義)를 저버리니 어찌 천벌이 없으리오 하시니라 62. 오월 단양절에 종도들과 마을 사람들이 천사를 모시고 학선암으로 소풍(逍風)하러 갈새 중로에서 소나기가 크게 몰려 오거늘 천사 담뱃대로 몰려 오는 비를 향하여 한 번 두르 시니 문득 비가 다른 속으로 몰려 가더니 학선암에 이른 뒤에 비로소 비가 몰려 오니라 63. 유월로부터 두어달 동안 대흥리 경석의 집에 계실 때 공우가 종유(從遊)하기 달포 전에 천원장에서 예수교인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서 가슴뼈가 상하여 한참 혼도(昏倒)하였다 가 겨우 일어나서 수십일동안 치료를 받은 뒤에 겨우 다니기는 하되 아직까지 가슴에 손을 대지 못하고 크게 고통하는 중임을 아뢰니 가라사대 네가 이전에 어느 길 가에서 남의 가 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잘 뉘우치라 또 네가 몸이 쾌한 뒤에는 가해자를 찾아서 죽이려고 생각하나 네가 상해한 척이 그에게 붙어서 갚은 바이니 오히려 그만하기가 다행이라 네 마음을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 그러면 곧 나으리라 공우 이 말씀에 크게 감복하여 가해자를 미워하던 마음을 풀어버리고 훗일에 만 나면 반드시 잘 대접하리라는 생각을 두었더니 수일 후에 천원 예수교회에 열두 고을 목사 가 모여서 대전도회를 연다는 말이 들리거늘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하여 열두 고을 목사를 움직였노라 하시더니 그 사흘 만에 공우의 상처가 완전히 나으니라 64. 하루는 가물치회를 올렸더니 천사 잡수신 뒤에 문밖을 거닐으시다가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웃어 가라사대 그 기운이 빠르다 하시거늘 종도들이 하늘을 우러러보니 구름과 같 은 이상한 기운이 가물치 모양을 이루어 동쪽을 향하여 떠가더라 65. 하루는 종도들이 금사(琴士)를 불러서 가야금을 타게 하고 유쾌히 놀더니 천사 금지(禁止)하사 가라사대 저 허공을 보라 나는 모든 일을 함부로 하기 어려우니라 종도들이 모 두 우러러 보니 구름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가야금 타는 형상과 오륙인이 벌려앉은 모형을 이루어 허공에 떠있더라 66. 중복 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번개가 나지 아니하면 충재(蟲災)가 생겨서 농작물이 큰 해를 입으리니 잘 살피라 하시거늘 모두 주의하여 저물도록 살피되 번개가 나지 아니하거늘 천사 하늘을 우러러 가라사대 천지가 어찌 생민의 재앙을 이렇듯 돌아보지 아 니하느뇨 하시며 마른 짚을 끊어서 화로에 꽂아 사르시니 문득 북방에서 번개가 치는지라 또 가라사대 북방사람만 살고 다른 지방 사람은 다 죽어야 옳으리오 하시니 다시 사방에서 번개가 번쩍이더라 67. 하루는 원일 공우외 서너 사람을 데리고 태인 살포정에 이르사 주막에 들어 쉬시니 문득 우뢰가 일어나며 번개가 크게 일어나 집에 내리려 하거늘 천사 허공을 향하여 꾸짖으시니 우뢰와 번개가 곧 그치는지라 공우는 대흥리에서 글을 써서 벽에 붙여 우뢰를 크게 일으키 시고 또 이번에 우뢰와 번개를 꾸짖어 그치게 하심을 보고는 비로소 천사께서 천지조화를 마음대로 쓰시는 줄 알고 이로부터 더욱 경외(敬畏)하더니 하루는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오랫동안 식고(食告)를 잘 하였으나 이제 만날 사람 만났으니 식고는 내게로 돌릴지 어다 하시니 공우 더욱 기뻐하여 평생 소원을 이룬 줄 깨달으면서 곧 그리 하겠나이다 라고 대답하니라 원래 공우는 동학신도의 통례와 같이 「大神師應感(대신사응감)」이라는 식고 를 하지 않고 항상 「하느님 뵈여지이다」라는 발원으로 식고하더니 이제 천사께서 말씀하 신 바를 듣건대 반드시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통찰하심이며 또 천지조화를 마음대로 쓰 시는 것을 볼진대 분명히 하느님으로서 강림(降臨)하심이 의심없다고 생각하니라 68. 하루는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선조의 뫼 구월산 금반사치(金盤死稚)의 기운을 옮겨 오리라 하시고 경석으로 하여금 춤추게 하시고 공우로 하여금 북을 치게 하시니라 69. 하루는 정남기의 집에 이르시니 남기의 아들이 무슨 일로 부친에게 꾸지람을 듣고 불순한 말로 대답한 뒤에 밖으로 나가다가 다시 안으로 향하여 들어오더니 문득 문앞에 우뚝 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땀을 흘리며 연하여 소리를 지르매 온 집안 사람들이 크게 놀래어 어 찌 할 바를 모르는지라 이윽고 천사 돌아 보시며 가라사대 어찌 그렇게 고통하느냐 하시니 그제야 능히 움직이며 정신을 돌리거늘 집안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하여 가로대 뜻 밖에 정신이 혼미하여 지며 숨이 막혀서 호흡을 통치 못하며 골절이 굳어져서 굴신을 못하 였노라 천사 물어 가라사대 그 때에 네 가슴이 답답하더냐 대하여 가로대 심히 답답하여 견 딜 수 없더이다 가라사대 네가 당한 바로써 네 부친의 가슴을 헤아려보라 네 부친에게 그렇 게 불경한 말을 하였으니 그 가슴이 어떠하였으랴 이 뒤로는 허물을 뉘우쳐 다시는 그리하 지 말지어다 하시니라 70. 하루는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강령(降靈)을 받아야 하리라 하시고 元皇正氣 來合我神(원황정기 내합아신)을 읽히시며 방문을 열으시니 경석이 문득 소리를 내어 통곡 하다가 이윽고 그치거늘 가라사대 그 울음은 신명에게 벌을 받는 소리니라 하시니라 71. 천지 대신명이 들어설 때마다 손을 들어 머리로 올려 예(禮)하시니라 72. 박공우가 대흥리에서 천사를 모시고 구릿골로 올 때 과교리를 지나다가 문득 울음이 나오며 동학으로 다년간 고생하던 일이 생각키워 더욱 서럽게 울어지는지라 천사 돌아보 시며 가라사대 무슨 일로 그다지 우느냐 공우 목메인 소리로 대하여 가로대 어쩐 일인지 부 지중(不知中)에 울게 되고 전날 고생하던 일이 낱낱이 생각키워 능히 그치지 못하나이다 가 라사대 잘 되게 하여 주리니 그만 그치라 하시니 울음이 곧 그쳐지더라 73. 동짓달에 구릿골에 계실 새 공우가 뵈이러 오는 길에 우연히 흥이 나서 「모시러가자 모시러가자 부처님 모시고 우리집으로 돌아오자」라고 노래를 불렀더니 구릿골에 이르러 천사께 뵈이니 가라사대 내가 네집에 가기를 원하느냐 하시거늘 공우 기뻐하여 가로대 소 원이로소이다 하고 천사를 모시고 돌아오다가 용암리 물방아집에 들어 쉴 새 천사 문을 열 고 남쪽 하늘을 바라보시며 높다 높다 하시거늘 공우가 바라보니 구름이 가득 끼었는데 하 늘이 방석 한닢 넓이 쯤 통하며 바람이 쓸슬히 불고 눈이 내리거늘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 라사대 나와 친구로 지내자 하시니 공우는 그 말씀이 황공(惶恐)하기도 하고 이상히도 여겼 더니 또 가라사대 기운이 적다 하시거늘 공우 부지중에 여쭈어 가로대 바람이 좀더 불리이 다 하였더니 과연 바람이 크게 부는지라 또 가라사대 나와 친구로 지내자 하시며 기운이 적 다 하시거늘 공우 또 가로대 바람이 더 높아지리이다 하였더니 그때는 바람이 크게 일어나 서 모래와 돌을 날리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용호대사(龍虎大師)의 기운을 공우에게 붙여 보 았더니 그 기운이 작도다 하시니라 74. 하루는 공우를 데리고 정읍으로 가실 때 공우에게 마음으로 풍운조화(風雲造化)를 외우라 하심으로 공우가 그대로 외우다가 문득 잊어버리고 그릇 천문지리(天文地理)를 외우 더니 천사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그릇 외우니 다시 생각하라 하시거늘 공우 놀래어 생각하 니 과연 그릇 외웠는지라 이로부터 고쳐 외우며 대흥리까지 왓더니 이날 밤에 비와 눈이 섞 여 오거늘 가라사대 네가 한 번 그릇 생각함으로 인하여 천기(天氣)가 한결 같지 못하도다 하시니라 75. 하루는 정읍 수통점에서 유숙(留宿)하실 때 공우가 시측(侍側)하였더니 이도삼이 와서 그 이웃 버들리에서 이십세쯤 된 여자가 범에게 물려갔다는 말을 고하거늘 천사께서 공우 에게 하늘에 蟲星(좀성)이 보이는가 보라 하시므로 공우 나가서 우러러보고 나타나 있음을 아뢰니 천사께서 목침으로 마루를 치시며 충성아 어찌 사람을 해하느냐 하시더니 이튿날 그 여자가 살아 왔는데 의복(衣服)은 파열(破裂)되었으나 몸의 상해는 크지 아니하더라 76. 섣달에 고부 와룡리 신경수의 집에서 공사를 보실 때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일찍이 동천(東天)을 향하여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사람에게 사배(四拜)한 일이 있으니 이제 다시 그와 같이 절하라 내가 곧 그 사람이로다 원일이 곧 일어나서 사배하거 늘 종도들이 원일에게 연고를 물으니 대답하여 가로대 연전(年前)에 우연히 병이 들어서 죽 게 되었더니 정신이 황홀(恍惚)한 중에 어떤 큰 사람이 사인교(四人轎)를 타고 와서 내게 말하되 네가 새 옷을 입고 문밖에 나가서 동천에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어른에 게 절하라 그러면 네 병이 나으리라 하므로 그 말대로 새 옷을 입고 문밖에 나가서 동천을 바라보니 과연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어른이 계시므로 사배를 올렸더니 그때부 터 병이 곧 나았는데 집안 사람들은 새 옷 입고 밖에 나가는 것을 해괴하게 여겼다 하더라 77. 무신 이월에 종도들을 데리시고 어디를 가실 때 보리밭가로 지나시더니 종도들이 서로 말하되 이 세상에 빈부의 차별로 인하여 곡식중에 오직 먹기 어려운 보리가 빈민의 양식 이 되어 먹을 때에 항상 괴로움을 느끼니 보리를 없이하여 버려야 먹는 데 차별이 없이 일 치하리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너희들의 말이 유리하니 보리를 없이하여 버리자 하셨더니 사월에 크게 가물어서 보리가 다 말라죽으니 농민들이 크게 소동하는지라 종도 들이 이 일을 아뢰어 가로대 이제 만일 보리흉년이 들면 굶어 죽는 자가 많으리라 하거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전자(前者)에 너희들이 보리를 없게하여 버림이 옳다하고 이제 다시 보리 흉년을 호소하느냐 나의 일은 비록 농담 한마디라도 도수에 박혀 천지에 울려 나가나 니 이 뒤로는 모든 일에 실없는 말을 삼가라 하시고 전주 용머리 고개에 가사 김낙범을 명 하여 거친 보리밥 한 그릇과 된장국 한 사발을 가져오라 하사 가라사대 궁민(窮民)의 음식 이 이러하리라 하시고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다 잡수시니 문득 검은 구름이 일어나며 비가 나려서 보리가 다시 생기를 얻어 풍작을 이루니라 78. 공우가 종사(從事)함으로부터 천사의 순유(巡遊)에 많이 모시고 다녔는데 어디서든지 머무르시다가 다른 곳으로 떠나려 하실 때에는 밤이면 달머리가 나타나고 낮이면 햇머리 가 나타나는 것을 징험(徵驗)하였으므로 언제든지 달머리나 했머리만 나타나면 출입하실 줄 알고 먼저 신발과 행장(行裝)을 단속(團束)하여 명을 기다리면 반드시 부르사 가자 하 시며 떠나셨나니 대저 천사께서는 어디를 가시든지 미리 말씀을 아니 하셨더라 79. 김보경이 곰개에 작은 집을 두고 본가를 돌보지 아니하거늘 천사 글을 써 주시며 가라사대 네 작은 집을 면대(面對)하여 불사르라 그러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 보경이 그대로 하 였더니 뜻밖에 임질을 얻어 본가로 돌아와서 달포를 머물렀더니 그 동안에 작은 집이 다른 곳으로 간지라 천사 보경을 불러 경계하여 가라사대 이제는 집안이 편안하여 좋은 운수가 열리리니 본처를 사랑하여 저버리지 말라 하시고 임질을 낫게 하여 주시니라 80. 하루는 여러 종도들을 데리시고 솜리를 지나실 때 나룻터에 이르니 사공이 없고 빈 배만 떠 있거늘 천사 몸소 노를 저어 건너신 뒤에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웃으시거늘 모두 우러 러보니 구름 같은 이상한 기운이 노 저어 가는 모형을 이루어 천천히 떠가더라 81. 이 뒤에 태인 금상리를 지나실 때 마침 날이 가물어서 모심기를 못하더니 동학신도 유한필이 그 전날 구름이 끼임을 보고 비가 올까하여 마른논에 호미로 모를 심었더니 이내 비 가 오지 아니하여 모가 마르거늘 극히 초민(憔憫)하여 가로대 가뭄이 이렇게 심하여 비올 뜻이 없으니 호미심기를 갈아엎어서 콩이나 심을 수밖에 없도다 하며 탄식하거늘 천사 들 으시고 가라사대 모심은 것을 갈아 엎어 다른 곡식을 심는 것은 변괴가 아니냐 하시며 한필 을 앞세우고 그 곳에 가서 참혹한 광경을 보시고 서쪽 하늘을 향하여 만수(萬修)를 불르시 니 검은 구름이 피어 오르며 소나기가 내리거늘 한필은 무슨 까닭인지 알지 못하고 다만 미 리 아는 법이 있는가 하여 이상히 여기더라 82. 어떤 여인이 간부(姦夫)를 보아 자식을 낳았으나 본부(本夫)는 모르더니 하루는 천사 그 여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아해가 혈통이 바르지 못하니 어찌 모호하게 하여 큰 죄를 짓느냐 하시니 그 여인이 사실을 자백하니라 83. 유월에 김병욱이 사람을 보내어 백남신의 친산(親山)에 묘적(墓賊)이 들어서 두골(頭骨)을 도적하여 갔다는 사유를 아뢰거늘 천사 등불을 밝혀 사흘 밤을 철야하사 상가(喪家) 와 같이 지내시고 남신에게 말씀을 전하여 가라사대 두골을 찾으려 힘쓰지 말고 조용한 곳 에 거처하여 외인 교제를 끊으라 처서절에는 스스로 두골을 가져오게 하리라 하시니라 이 때에 사흘밤 철야하심을 종도들이 즐겨 하지 아니하니 가로대 이같이 힘을 들이되 당사자 는 알지 못하니 무슨 공로를 알리이까 가라사대 두골만 찾게 할 뿐이요 그의 알고 모름은 관계할 바가 아니니라 하시니라 남신이 명하신 대로 유벽(幽僻)한 백운정白雲亭에 처하더 니 칠월에 그 묘하촌(墓下村)에서 동장(洞長)이 자발적으로 동회(洞會)를 열고 의논하되 우 리가 이 묘하촌에 살면서 범연(凡然)히 지낼 수 없으니 온 동리가 나서서 이 근처를 수색하 여 만일 두골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묘주에게 말하여 상을 주게 함이 가하다하고 온 마을 사람을 동원하여 근처 산 기슭을 수색하니 이 때에 묘적이 생각하되 묘주가 돈을 들여서 두골을 찾으려 하지 아니 하니 차라리 이 기회에 두골을 찾아가면 도적이란 이름도 면하고 상당한 상을 받으리라하고 두골을 가지고 도장에게 가서 말하되 내가 여러곳을 수색하여 다행히 찾았노라 하거늘 동장이 그 사람을 데리고 백운정에 오니 이날이 곧 처서절이러라 84. 이튿날 아침에 용머리 고개에 가셨더니 병욱이 와서 두골 찾은 일을 아뢰거늘 가라사대 묘적은 어떻게 하였느뇨 대하여 가로대 경무청으로 보냈나이다 가라사대 잘 설유(說諭)하 여 돌려보냄이 가하거늘 어찌 그리하였느냐 하시고 검은 옷 한벌을 지어오라 하사 불사르 시며 가라사대 징역에나 처하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사람이 징역에 처하니라 종도들 이 반드시 처서날에 찾게 된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매양 사사(私事)일이라도 천지공사의 도수 度數에 붙여 두기만 하면 그 도수에 이르러 공사(公事)와 사사(私事)가 다 함께 끌리 나니라 하시니라 85. 김덕찬이 천사께 대하여 항상 거만하더니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크게 우뢰와 번개를 쓰시니 덕찬이 두려워하여 자리를 옮기거늘 일러 가라사대 네가 죄지은 바 없거늘 어찌 두 려워하느냐 덕찬이 더욱 겁내며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그 뒤로는 천사께 극히 공경하니라 86. 남신의 일가 용안이 술도가 면허를 얻고 전주 부중에 있는 수백 술집에 술 빚는 것을 금하니 이 때에 천사 용머리 고개 김주보의 주막에 계실 때 주보의 아내가 가슴을 치며 가 로대 다른 벌이는 없고 다만 술장사로 가권(家眷)이 살아 왔는데 이제 술을 빚지 못하면 무 슨 벌이로 살아가리오 하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어찌 남장군 만 있으리오 마땅히 여장군도 있으리라 하시고 종이에 여장군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주보의 아내가 문득 신기(神氣)를 얻어서 부중(府中)을 돌며 호령(號令)하여 잠시에 수백주모를 모아 거느리고 용안의 집을 엄습하여 형세가 불온(不穩)하거늘 용안이 크게 놀래어 군중 에게 사과하고 술도가를 중지하니라 87. 용머리 고개에 봉사 한 사람이 항상 길 가에 앉아서 피리를 불어 돈을 벌더니 하루는 천사 지나시다가 일러 가라사대 네 돈으로 술 한잔을 사 먹으려하노니 뜻이 어떠하뇨 대 하야 가로대 몇잔이든지 사 잡수시기를 원하나이다 천사 웃으시고 돈 한 돈을 집어서 술 한 잔을 사 잡수시면서 가라사대 불쌍하니 편히 먹게 하리라 하시더니 그 뒤에 얼마 아니되어 전주 부호 과부가 데려다가 같이 있게 되니라 88. 하루는 신경원이 급히 사람을 보내어 아뢰되 경관(警官)의 조사(調査)가 심하여 날마다 와서 선생의 주소를 묻나이다 천사 온사람에게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경원에게 전하여 한 번 읽고 곧 불사르라 하시니 그 글은 이러하니라 「천용우로지박즉(天用雨露之薄則) 필유만방지원(必有萬方之怨) 지용수토지박즉(地用水土之薄則) 필유만물지원(必有萬物之怨) 인용덕화지박즉(人用德化之薄則) 필유만사지원 (必有萬事之怨) 천용지용인용(天用地用人用) 통재어심(統在於心) 심야자(心也者) 귀신지추기야)鬼神之樞機也) 문호야(門戶也) 도로야(道路也) 개폐추기(開閉樞機) 출입 문호 (出入門戶) 왕래도로신(往來道路神) 혹유선(或有善) 혹유악(或有惡) 선자사지(善者師 之) 악자개지(惡者改之) 오심지추기문호도로(吾心之樞機門戶道路) 대어천지(大於天地)」경원이 받아 읽은 뒤에 곧 불살랐더니 그 뒤로 경관의 조사가 그치니라 89. 김병욱의 차인 김윤근이 와 뵙고 여쭈어 가로대 요사이 날이 가물어서 농작물이 다 마르오니 선생은 단비를 주사 만민의 초조한 마음을 녹이소서 천사 덕찬을 명하사 그 집에 기르는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종도들로 더불어 함께 잡수실 새 미처 마치지 못하여 우레가 일어나며 비가 크게 내리거늘 윤근이 기뻐하여 가로대 선생은 진실로 만민을 살리는 하느님이시로다 하니라 90. 구릿골 이장 정성원이 여쭈어 가로 내가 간난하여 살 수가 없사오니 청컨대 간난 면할 길을 가르쳐 주옵소서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금년에 그대가 받는 마을의 세금을 상납하지말고 그대가 쓰라 뒷 일은 내가 끌러주리라 성원이 대하여 가로대 너무 심한 말씀이로소이다 국세를 받아쓰고 어찌 생명을 보전하리이까 하고 물러가더니 그 뒤에 고의는 아니나 세금 수천냥을 범포(犯逋)하게 되어 기유년 봄에 이르러 관청에서 독촉이 심한지라 성원이 술이 취하여 마을 고샅으로 돌아다니며 외쳐 가로대 내가 국세를 받아썼으니 누구든지 내 배를 가르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불러서 위로하여 가라사대 염려하지 말라 무사하게 하여주리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다 믿지 아니하였더니 그 뒤에 과연 무기(戊己)세금이 면제됨에 성원의 일이 끌리니라 91.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양지에 글을 쓰시며 보경을 명하사 동방에 별이 나타났는가 보라 하시니 보경이 나가 보고 들어와 아뢰되 검은 구름이 잔뜩 끼이고 별이 보이지 아니하나이다 천사 문을 열으시고 동천(東天)을 향하여 한 번 부시니 구름이 흩어지고 별이 나타나더라 92. 태인 백암리 김명칠이 산중(山中) 경사지(傾斜地)를 개간하여 담배를 심었는데 거름을 하고 붓을 하였더니 문득 소나기가 오므로 명칠이 가슴을 치며 울어 가로대 내 농사는 담배 농사뿐인데 거름하고 붓한 뒤에 이렇게 소나기가 퍼부으니 사태가 밀어내려서 다 버리게 되리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불쌍히 여겨 가라사대 근심을 풀라 그 재앙을 면케 하여 주리라 하시더니 비 개인 뒤에 명칠이 가보니 조금도 피해가 없고 다른 사람의 담배밭은 모조리 사태의 해를 입어서 이해에 담배농사가 크게 흉년드니라 93. 하루는 정괴산의 주막을 지나실 때 마침 고부 화란에 면분이 있던 정순검이 이르거늘 천사 술을 사서 접대하시더니 떠날 때에 돈 십원을 요구하며 조끼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돈 십원을 훔쳐 가는지라 천사 일러 가라사대 모든 일을 의로써 할 것이어늘 어찌 이렇게 무례하뇨 하시더라 정순검이 전주에 가서 다시 편지로 사십원을 청구하거늘 형렬을 명하사 돈 약간을 구하여 보내시며 가라사대 의롭지 못한 사람이라 하셨더니 며칠 후에 정순검이 고부로 돌아가다가 정읍 한 다리에서 도적에게 맞아 죽은지라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도적을 징치(懲治)하는 직책을 가진 순검이 도리어 분외(分外)의 재물을 즐기니 도적에게 죽음이 당연치 아니하랴 이것이 다 신명의 행하는 바니라 하시니라 94. 하루는 김영서와 정남기가 와 뵈인 뒤에 두 사람이 서로 사담(私談)할 새 남기는 일본말 배운 사람을 부러워하여 가로대 요사이 일본말을 아는 사람은 현달(顯達)되기도 쉽고 돈 벌이도 잘하더라 하며 영서는 배우를 부러워하여 가로대 요사이는 연극을 잘 하여도 돈벌이가 잘되더라 하여 서로 그런 일에 등한하였음을 뉘우치더니 문득 남기는 손을 흔들며 유창한 어조로 일본말을 지껄이고 영서는 상자(喪者)라 상건(喪巾)을 흔들며 일어서서 상복 소매로 북치는 흉내를 내면서 춤과 노래를 연주하여 등이 젖도록 땅이 흐르니 좌중이 크게 웃는지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너희는 속히도 소원을 이루었도다 하시니 두사람이 비로소 정신을 차려 부끄러워 하는지라 천사 다시 일러 가라사대 대인을 배우는 자 마땅히 마음을 정대히 하여 그칠 곳을 알아야 할 것이요 한가지라도 분수밖에 생각을 가지며 실없는 말을 함이 불가하니라 하시니라 95. 하루는 손병욱의 집에 가시니 종도들이 많이 모인지라 병욱이 그 아내를 시켜서 점심을 지을 때 날이 심히 더우므로 병욱의 아내가 괴로워하여 홀로 불평하는 말을 하였더니 문득 와사증이 일어나거늘 황응종이 보고 천사께 아뢰인대 가라사대 이는 불평하는 말을 하다가 조왕(爬王)에게 벌을 받음이니라 하시고 글을 써주사 병욱의 아내로 하여금 부엌에 사르며 사죄하라 하시니 병욱의 아내가 그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96. 대흥리에 계실 때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남과 싸움을 많이 하였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리 하였나이다 다시 일러 가라사대 표단(豹丹)이 들어서 싸움을 즐기나니 이제 표단을 빼어내고 인단(人丹)을 넣으리라 하시더니 이 뒤로는 공우의 성질이 온순하게 되어 싸움을 즐기지 아니하고 혹 싸우는 자가 있으면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곧 멀리 피하니라 97. 팔월 어느날 덕찬이 여쭈어 가로대 오늘 내 매가에 잔치가 있으니 소풍 겸하여 나가사이다 가라사대 내 술을 먼저 마시라 덕찬이 가로대 무슨 술이니이까 가라사대 좀더 기다리라 하시더니 이윽고 공우가 술과 수증계(水蒸鷄)를 가져와서 천사께 올리니라 98. 이해 겨울 어느날 아침에 대흥리를 떠나 태인 새올 최창조의 집으로 가실 때 공우는 해가 오르면 길이 질까하여 진 신발을 하였더니 천사 보시고 진 신발을 하였느냐 하시고 손으로 동쪽재에 떠오르는 해를 향하여 세 번 누르시니 해가 오르지 못 하다가 살포정 주막에 들어 쉬시니 그제야 해가 문득 높이 솟아 오르더라 99. 최창조의 집에 이르사 벽력표(霹靂表)를 묻으시니 곧 우뢰가 크게 일어나며 천지가 진동하는지라 곧 거두시고 이튿날 구릿골 약방으로 가시니라 100. 창조의 집에서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눈을 많이 흘겨 보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리하나이다 다시 일러 가라사대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거늘 공우 집으로 돌아올 때 길에 서부터 눈이 가립고 붓더니 집에 이름에 안질(眼疾)이 크게 나서 달포를 앓다가 하루는 밤을 쉬고 일어나니 씻은 듯이 나았는지라 천사께 와 뵈이니 가라사대 안질로 고생하였느냐 하시고 웃으시더라 원래 공우는 성질이 사나워서 싸움을 즐기고 눈짓이 곱지 못하더니 이 로부터 성질이 부트러워지고 눈짓이 고와지니라 101. 공우 술이 과하여 주실(酒失)이 많더니 하루는 천사 가라사대 네가 술을 즐기니 주량을 보리라 하시고 술을 많이 주시거늘 공우 연하여 받아 마시고 취한지라 다시 가라사대 한 잔 술밖에 못된다 하시더니 이 뒤로는 한 두잔만 마셔도 곧 취하여 견디지 못하니라 102. 덕찬이 아들 혼인을 지내려 할 때 여러사람들이 물품과 돈으로 부조(扶助)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나는 부조할 것이 없으니 일기(日氣)로나 부조하리라 하시더니 이 때에 일기가 연일 험악하여 심히 염려하던 중인데 그 날에 이르러서는 뜻밖에 온화하여지니라 103. 동짓달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정읍으로 가리니 이 길이 길행이라 이 뒤에 일을 네게 알리리라 하시더니 이날 차윤경이 와 뵈옵고 고부인이 안질로 고생함을 아뢰니 가라사대 이제 돌아갔다가 내일 태인 살포정에서 나를 만나라 윤경이 곧 돌아갔다가 이튿 날 살포정으로 오니 천사 아직 오시지 아니하였거늘 곧 소투원 주막에 이르니 주막 주인이 말하되 선생이 새올 최창조의 집으로 가시면서 윤경이 와 묻거든 그곳으로 보내라 하셨다. 하거늘 윤경이 새올로 갈새 일본군사 수백명이 길에 유진(留陣)하여 주소와 가는 곳과 출행이유(出行理由)를 묻더라 새올에 이르러 천사께 뵈이니 날이 이미 저물더라 이날 밤에 윤경을 명하사 밤새도록 자지말고 밖에서 돌아다니라 하시고 닭의 소리가 난 뒤에 윤경을 데리고 백암리로 향하여 떠나시니라 104. 경학의 집에 이르사 아침밥을 잡수시고 다시 정읍으로 가실 때 혹 앞서기도 하고 혹 뒤서기도 하며 너댓 걸음을 걸으신 뒤에 가라사대 이 길에는 일본 사람을 보는 것이 불가하니라 하시니라 정읍 노송정에 이르사 가라사대 좀 지체함이 가하다 하시고 반식경을 지내신 뒤에 다시 떠나사 그 모퉁이 큰 못가에 이르니 기병(騎兵)이 많이 오다가 되돌아간 자취가 있거늘 천사 그 자취를 보시고 가라사대 저희들이 어찌 대인의 앞길에 쫓아오리오 하시거늘 윤경이 그 근처 사람에게 물으니 과연 기병 수십명이 달려 오다가 그 곳에세 되돌아 갔다 하더라 105. 거기서 대흥리로 가려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한 길은 정읍 읍내를 지나가는 큰 길 이요 한 길은 샛길이라 윤경이 어느길로 갈 것을 물은 대 가라사대 군자가 어찌 샛길로 다니리오 하시고 큰 길로 접어들어 정읍 읍내를 지나시니 좌우측에 즐비한 일본 사람의 상점에 한 사람도 밖에 나선 자가 없더라 대흥리에 이르사 고부인의 안질을 낫게 하시고 천사 친히 그 안질을 하룻밤 대신하여 앓으신 뒤에 인하여 무신납월공사(戊申臘月公事)를 행하시니라 106. 하루는 경석의 검은 두루마기를 가져오라 하사 입으시고 속옷을 벗으신 뒤에 긴 수건으로 허리를 묶으시고 모든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이러하면 일본사람과 같으냐 모두 대하여 가로대 같으니이다 다시 벗으시고 가라사대 내가 어려서 서당에 다닐 때에 한 아해로 더불어 먹 작난(作亂)을 하다가 그 아해가 지고 울며 돌아가서 다시 오지 아니하고 다른 서당에 다니다가 그 후에 병들어 죽었는데 그 신명이 원한을 품었다가 이제와서 나에게 해원(解寃)시켜 주기를 구하므로 어떻게 하면 해원이 될까 물으니 그 신명이 내가 일본 옷을 싫어하는 줄 알고 일본 옷을 입으라 하므로 내가 이제 그 신명을 위로함 이러라 하시니라 107. 대흥리에서 납월 공사를 보시고 기유 정월 초 이튿날 관재(官災)를 피하여 백암리 경학의 집으로 가셨더니 태인 읍에 경학의 형이 사람을 보내어 경학을 불러 가거늘 천사 발을 만지시며 가라사대 상말에 발복(福)이라 하나니 모르는 길에 잘가면 다행이요 못 가면 불행이라는 말이라 하시고 곧 떠나서 홀로 최창조의 집에 가셨다가 다시 그 앞 솔밭을 지나 최덕겸의 집으로 가서 머무르시니 모든 사람이 계시는 곳을 알지 못하니라 원래 경학의 형은 경학이 술객에게 홀려서 살림을 돌보 아니한다는 말을 듣고 심히 염려하던 차에 관청에 탐문(探聞)되어 그 술객과 경학을 잡으려고 간다 하거늘 이에 그 사실을 통기(通寄)하지 않고 다만 그 아우만 불러다가 숨기려 함이라 경학이 집을 떠나 읍으로 가시다가 중로(中路)에서 순검에게 붙들려서 집으로 되 끌려와서 천사를 찾다가 계시지 아니하므로 창조의 집까지 끌려 가다가 천사를 잦지 못하므로 돌아가니라 108. 닷샛날 구릿골에 이르시니 수일 후에 태인으로부터 무사히 된 전말을 보고하거늘 천사 가라 사대 정읍일은 하루 공사인데 경석에게 맡겼더니 하루 아침에 끄르고 태인 일은 하루 아침 공사인데 경학에게 맡겼더니 하루를 걸렸으니 경석이 경학보다 낫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경석은 병판(兵判)감이요 경학은 위인(爲人)이 직장(直腸)이라 돌리기 어려우니 돌리기만 하면 착한 사람이 되리라 하시니라 109. 하루는 공우와 응종을 데리고 태인읍 주막에 이르사 신경원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백순검 을 만나야 하겠으니 그를 데려오라 말씀을 마치자 백순검이 그 집 앞으로 지나거늘 경원이 나가서 천사 계신 곳을 알리니 백순검이 곧 뛰어 들어와서 천사를 포박하는지라 천사 공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네게 있는 돈 백냥을 내게 전하고 창조의 집에 다녀오라 하시니 공우 대답하고 가거늘 또 응종과 경원을 각기 다른 곳으로 보내시고 백순검에게 돈 백냥을 주시며 가라사대 그대를 만나려고 이곳에서 기다린 지 오래였노니 이것을 적다말고 용에 보태어 쓰라 백순검이 치사(致謝)한 뒤결박을 끄르고 물러가니 대저 그가 천사를 붙들어서 돈을 빼앗으려 하는 줄 알으시고 그 욕심을 채워 주심이러라 110. 공우 천사를 뫼시고 신경수의 집에서 유숙(留宿)할 새 꿈에 불빛 같은 사람 수십인이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천사 계신 문밖 뜰에서 절하고 뵈이니 공우는 두려워하여 천사의 등 뒤로 숨어 있었더니 다음날 천사 꿈에 본 일이 있느냐고 물으시거늘 공우 그 사유를 아뢰인 대 그들이 곧 천상벽악사자(闢惡使者)니라 하시니라 111. 김경학이 일찍이 동학에 가입하여 삼개월 동안 시천주(侍天呪)의 수련을 하던 중에 어느날 꿈에 천상에 올라 상제를 뵈온 일이 있었더니 하루는 천사께서 네 평생에 제일 좋은 꿈을 꾼 것을 기억하느냐 경학이 일찍이 상제 뵈옵던 꿈을 아뢰며 선생의 형모(形貌)가 곧 그때 뵈옵던 상제의 형모이신 것을 깨달았나이다 하니라 112. 사월에 전주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계실 때 덕찬이 모셨다가 천사의 무슨 말씀 끝에 속으로는 실없게 알면서 거짓 대답을 하였더니 다시 일러 가라사대 이제 용소리 김의관의 집에 가서 자고오라 덕찬이 명을 받고 용소리에 갔다가 김의관의 집 문앞에서 술주 정꾼을 만나 패욕(悖辱)을 많이 당하고 분을 이기지 못하여 되돌아 오거늘 천사 문밖에 나서사 바라보시고 웃어 가라사대 왜 자지 아니하고 돌아오느냐 하시고 술을 주시며 가라사대 사람을 사귀임에 마음을 참되게 할 것이어늘 어찌 마음을 스스로 속이느냐 하 시니 덕찬이 처음에는 천사께서 무고히 용소리에 보내어 패욕을 당하게 하신 것을 불평히 여겼다가 이 말씀을 듣고 비로소 천사의 말씀에 속으로는 실없이 알면서 거짓 대답한 것을 알으시고 실없는 취한 사람을 만나도록 징벌하심인 줄 깨닫고 이로부터 더욱 두려워하여 비록 한 번 생각함과 작은 일에라도 극히 삼가니라 113. 백암리 근처에 호환(虎患)이 많으므로 경학이 크게 근심하거늘 가라사대 그 짐승이 사람을 먹으니 없이하여야 하리라하시고 호(虎)담요를 가져오라 하사 붓으로 먹을 찍어서 그 그림의 눈에 점을 치셨더니 그 후로는 각처에 호환이 없어지니라 114. 오월에 백암리에 계실 때 글을 써서 경학에게 주시며 물동이에 외로 돌려서 적신 뒤에 불사르라 하시더니 그 뒤에 경학의 형 경은의 집에서 불이 나서 사나운 남풍(南風)에 기세를 얻어 경학의 집을 넘어뛰어서 이웃집 아홉채를 살랐으되 경학의 집은 무사하니라 115. 하루는 정읍군 내장면 금붕리 앞 모시밭 가를 지나실 때 모시밭 가에 농군들이 쉬어 앉았고 모시는 잎이 하나도 없고 대만 서 있는지라 그 이유를 농군들에게 물으시니 밭 임자가 대하여 가로대 전례에 없던 큰 충재(蟲災)로 인함이니다 천사 불쌍히 여기사 가라사대 내가 충재를 제거하여 주리니 근심치 말라 하시고 북쪽을 향하여 휘파람을 세 번 부시니 뜻밖에 새 수천마리가 모여들어서 그 해충을 쪼아 없이 하더니 그 뒤로 모시 잎이 다시 피어나서 예년 보다 더욱 번무(繁茂)하여 모시 농사를 잘 하게 되니라 116. 유월에 구릿골에 계실 때 하루는 경학이 이르러 오랫동안 날이 가물어서 모를 옮기지 못하여 민심이 불안함을 아뢰인데 천사 갑칠을 명하사 청수 한 동이를 길어 오라 하시고 미리 양지(洋紙) 한 축(軸)에 글을 가득히 써 두었던 것을 경학에게 내어주시며 가라사대 청수에 적시어 가루되게 부비라 경학이 명하신 대로 하여도 비가 오지 아니하거늘 갑칠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게 장령(將 令)을 붙여 서양으로부터 우사(雨師)를 불러넘겨 만민(萬民)의 갈앙(渴仰)을 풀어주려 하였더니 네가 어제 저녁에 나의 명을 어기고 잠을 잤으므로 비가 오지 아니하니 옷을 벗고 청수앞에 합장하고 서서 사죄하라 갑칠이 명하신 대로 하니 문득 서쪽 하늘로부터 검은 구름이 일어나며 큰 비가 쏟아져서 삽시간에 앞 내가 창일하거늘 경학이 여쭈어 가로대 이만하면 넉넉하겠나이다 천사 이에 부채를 들어 한 번 흔드시니 비가 곧 그치거늘 명하사 청수를 쏟아 버리고 옷을 입으라 하시며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도 잘 수련(修鍊)하면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리라 하시니라 117. 이때에 청주에서 괴질(怪疾(호열자))이 창궐하고 나주에서도 크게 성하여 민심이 들끓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남북에서 마주 터지니 장차 무수한 생명을 죽이리라 하시고 이에 勅令怪疾神將 (칙령괴질신장) 胡不犯帝王將相之家(호불범제왕장상지가) 犯此無辜 蒼生之家乎(범차무고창생지가호)」라고 써서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내가 이것을 대속하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여 새옷 다섯 벌을 급히 지어서 한 벌씩 갈아 입으시고 설사하여 버리신 뒤에 가라사대 약한 자가 걸리면 다 죽겠도다 하시더니 이 뒤로 괴질이 곧 그치니라 118. 원평 장터 김경집의 집에 단골 주인을 정하시고 오랫동안 머무르셨으므로 누구든지 천사의 말씀을 빙자(憑藉)하여 술밥을 청하면 값이 있고 없음을 묻지 않고 다 허락하더니 태인 청석골 강팔문이 술밥을 많이 먹은 뒤에 돈 가진 것을 주인에게 들켰으나 천사의 말씀이 있다고 거짓 빙자하여 값을 주지 않고 갔더니 이로부터 협체(挾滯)하여 창증(脹症)을 이루어 죽게 되거늘 신경수가 그 사유를 아뢰인데 천사 대답치 아니하시더니 그 뒤에 또 와서 위독함을 아뢰니 가라사대 몹쓸 일을 행하여 신명에게 죄를 얻어 그릇 죽음을 하게 되었으니 할일 없다 하시더니 그 뒤에 곧 죽으니라 119. 종도들이 매양 근심된 일이 있을 때에는 그 사유를 천사께 아뢰면 부지중에 자연히 풀리게 되는데 만일 아뢰인 뒤에도 오히려 근심을 놓지 아니하면 문득 위로하여 가라사대 내가 이미 알았으니 근심하지 말라 하시니라 120. 매양 종도들에게 일을 명하심에 반드시 기한(期限)을 정하여 주사 어기지 않게 하시며 만일 명을 받은 자가 혹 기한 날에 일기가 좋지 못하여 어김이 있을까 염려하면 천사 일 깨워 가라사대 내가 너희에게 어찌 좋지 못한 날을 일러 주겠느냐 하셨나니 대저 천사께서 정하여 주신 날은 하루도 좋지 못한 날이 없었느니라 121. 매양 종도를 어느 곳에 보내시되 무슨 일로 인하여 보낸다는 말씀을 아니하신 때가 많이 있었나니 종도들은 항상 그렇게 경험하였으므로 다시 묻지 않고 명하신 곳에 가면 반드시 무슨 일이 있더라 122. 항상 종도들을 둘러 앉히사 몸을 요동하지 못하게 하시고 잡념을 떼고 정심(正心)하라 하시며 밤이면 닭이 운 뒤에 자게 하시고 겨울에는 흔히 문을 열어 놓고 마루에 앉아 계시되 방안에 있는 사람이 추움을 깨닫지 아니하며 혹 춥다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즉시에 더워지며 여름에는 모기가 머리 위에서만 소리하고 물지 아니하며 혹 더웁다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즉시에 서늘한 기운이 돌며 빈대 있는 방에 하루 저녁만 자시면 빈대가 없어지며 길 갈 때에 혹 더웁다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부채나 삿갓으로 한 번 두르시면 문득 구름이 해를 덮고 바람이 서늘하게 일어나니라 123. 가물 때에 비를 주시되 청수 동이에 오줌을 좀 타면 그 비로 인하여 모든 곡물이 풍양하고 충재가 있을 때에는 청수 동이에 고추가루를 풀어 넣으면 충재가 곧 걷히더라 124. 천사께서 천지대권(天地大權)을 임의로 사용하시되 일정한 법이 없고 매양 때와 장소를 따라서 임시로 행하셨나니 예를 들면 큰 비가 올 때 비를 그치게 하실 때 혹 종도를 명하여 화로(火爐)의 불덩이를 문밖에 던지기도 하시고 혹 담뱃대를 두르기도 하시고 혹 술잔을 두르기도 하시고 혹 말씀으로도 하사 때를 따라 달리 하시니라 125. 더울 때에 출입하시면 구름이 일산(日傘)과 같이 태양을 가리워 볕이 쪼이지 아니하니라 126. 달밤에 길을 가실 때에 구름이 달을 가렸으면 손으로 달을 향하여 오른 쪽으로 둘러 구름을 둥 그렇게 열어 제치사 달빛을 내 비치게 하시며 가시는 곳에 이르신 뒤에는 다시 손 으로 달을 향하여 왼쪽으로 두르시면 구름이 다시 합하여 원 상태로 회복되니라 127. 매양 종도들을 태좌법(胎坐法)으로 늘어 앉히시고 조금도 움직이지 말라고 명하신 뒤에 만일 움직이는 자가 있으면 비록 벽을 향하여 누워 주무실 때에도 문득 꾸짖으시니 그 밝으심이 자고 깨심과 보고 안보심과 멀고 가까움이 없으시니라 128. 공사를 친히 보지 아니하시고 혹 종도롤 하여금 대신 행하게 하실 때도 있었나니 그런 때에는 그 대행하는 종도로 하여금 능히 화권(化權)을 행하게 하시니라 129. 천문을 보실 때에는 구름으로 온 하늘을 덮고 별을 하나씩 나타나게 하여 종도들로 하여금 살피게 하시니라 130. 공사를 행하실 때에는 반드시 술과 고기를 장만하여 여러 사람들로 더불어 함께 잡수시며 혹 식혜를 만들어 종도들로 더불어 함께 마시시니라 131. 매양 출행하실 때에 하루 삼십리를 넘겨 걷지 아니하시며 가라사대 대진(大陣)은 하루 삼 십리를 넘기지 않나니라 하시니라 132. 천사께서는 위엄(威嚴)이 씩씩하시고 화기(和氣)가 무르녹으사 누구든지 살에 붙고 가까이 하고 싶은데 각기 저의 아버지에게 비교하면 너무 엄하고 사랑하여 주는 형님에게 비교하면 같으시다 하니라 133. 천사께서는 항상 돈 일이원씩을 몸에 갈머두시니라 134. 천사께서는 얼굴이 원만(圓滿)하사 금산미륵불(金山彌勒佛)과 흡사하시며 양미간(兩眉間)에 불표(佛表)가 있으시고 왼 손 바닥에 북방임자(壬字) 무늬와 오른 손 바닥에 별무자(戊字) 무늬가 있으시니◎후에 天師의 高弟가 된 김형렬은 아호를 太雲이라고 불리며 구릿골에서 자랐다. 환평으로 이사했을 당시는 유복하게 생활했는데 점점 가산이 기울어 마침내 하운동 薺室(선조의 묘를 관리하는 가옥)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그 당시는 너무 가난해서 금구, 내주평을 왕래하면서 입에 풀칠을 할 때도 있었다. 어느 날 형렬은 마을 서당에서 젊은 선생을 만나서 지적으로 뛰어난 용모에 매혹 당해 그 마을 촌장에게 묻자, 鄭家 데릴사위라는 것을 알았다. 학동들을 가르치는 태도에 절도가 있고 비가 내리는 날, 구름이 낀 날, 바람의 有無에서 구름의 방향까지 날씨 예보가 한 치도 어긋나지 않고, 게다가 마을 사람들 四柱를 추명할 때도 확실히 神域에 달한 듯이 생각되는 것이었다. 김형렬은 나이 차를 돌아보지 않고 인사를 나누며 친한 친교를 맹세했다. 그러나 형렬은 마침내 내주평에는 갈 수 없게 되었다. (此項 대성경집에서) ◎ 형렬은 그 후, 갑오년 난에 동학군에 가입해 청주 전투에서 사지에 빠졌으나, 天師에게 구출되어 동학군을 이탈하고 나서는 가업에 힘쓰고 생계에 쫓기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天師를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문득 모악산 대원사에 天師가 도통하셨다는 소문을 듣고 나서는 다시 天師의 소식을 기다려 왔는데 어느 날 형렬이 열심히 벌은 한 냥을 손에 넣어 식량을 구하러 원평 시장으로 갔을 때, 우연히도 그곳에서 天師를 만날 수가 있었다. 형렬은 기뻐서 어디에 가시는 것입니까 하고 여쭙자, 충청도에 가려고 한다 말씀하시므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겨우 손에 넣었던 한 냥을 가족의 일도 잊고, 그것을 여비로 쓰시라고 天師에게 드렸다. 이 때, 형렬은 天師에게 여행에서 돌아오실 때에 반드시 자기 집을 방문할 약속을 받고 이별을 고했다. (同前) ◎ 그 달 13일 하운동 齊室에 들르신 天師는 갑자기 이 집에 産氣가 보인다고 말씀하시자 놀라는 형렬에게 지금 産神이 말을 쫓는 것을 보고 알았다. 함께 감나무 밑에 가자고 권하시며 너와 나의 양가가 일단 쇄망한 후, 興隆하는 「工夫」를 행하려고 하는데 좋겠냐고 물으셨다. 형렬은 잠시 생각한 후, 좋다고 말씀 드리자, 天師는 그것을 세 번 확인하신 후, 형렬과 함께 방으로 들어 가셨다. 마침 그 때, 남자 아이 출산을 아시고 그 애가 형렬의 삼남인데 이상하게도 유방이 네 개 있었다. 그 아이는 天師에 의해 「千里馬」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天師의 나이 32세, 형렬의 나이 41세의 일이었다. (同前) ◎ 이윽고 久闊을 말씀하신 후, 天師는 형렬에게 앞으로 도래할 말세에 나는 大任을 천지로부터 받아 玆로 강림한 일을 말씀하시며, 그대들도 正心 修道를 게을리 하지 말고 천지 공정에 참여하라. 나는 조화로써 천지를 개조해 不老 不死의 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중생을 구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또 나는 서역 서천의 대법국 천계탑에 강림해 동서양의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동양의 조선국을 희망해, 전북 금구군 수류면 금산사 삼층전에 머물러, 고부 객망리 강씨 문중에 탄생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同前) ◎ 또, 나는 병자년에 천문을 띄고, 신축년 이월 모악산 대원사에 입문, 칠월 오일 도통을 이루었다. 박금곡은 一心으로써 나에게 봉사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의 형체, 仙의 조화, 儒의 범절로써 유, 불, 선 삼도를 융합시키겠다고 말씀하시고, 형렬이 그런 일을 즉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아시어, 형렬로 하여 그 神眼을 열게 하시며 일부러 神明들의 會散과 廳令(명령에 따른다.)의 모습을 참관시키셨다. 그 이후, 형렬은 天師에 대해 한층 확신하게 되었다. 그 다음 해 계유 3월 말, 형렬이 구릿골로 이사 했을 때, 天師도 같이 옮기셨다. (同前) ◎ 어느 날 天師는 구릿골 앞에 있던 버드나무 그늘에 누우셔서, 나는 지금 물밑에 누워있다 고 말씀하셨다. 모두 이유를 묻자, 가까운 시일에 너희들은 이곳에서 배로 고기를 잡게될 것이라고 대답하셨다. 과연 1945년 광복 후, 그 부근 일대가 큰 저수지가 되어 약방 앞에서 배를 띄워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同前) ◎ 어느 장마 날, 天師가 구릿골에서 생가로 돌아오시는 도중, 정읍에서 객망리까지 넓은 전답 일대가 물에 잠겨 호수가 되어 시골길을 전혀 모르게 되었다. 天師는 그 수면을 일직선으로 짚신도 젖지 않게 건너 가셨다. 주변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저기 神人이 가신다.」라고 소란을 피웠다. 天師가 걸어가신 그 자취는 훗날 개화 시대의 신설 도로가 되었다. 즉, 천사는 신시대의 길을 표시하신 것이다. (同前) ◎ 어느 날 경주 용담 공사를 행하신다고 말씀하시며 준비시킨 몇 개의 항아리를 종도들에게 들게 하고, 구릿골 입구에서 그 항아리를 깨기 시작하여 솔개봉 산기슭과 수양산 산기슭을 잇고, 또 제비산 산기슭과 수양산 기슭을 전부 잇고, 그 곳이 끊겨 너희들은 그곳에서 배에 타 물고기를 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同前) ◎ 天師가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떠나 강을 건너실 경우, 배가 있으면 그것을 이용하셨는데 배가 없을 때는 제자들의 손을 잡고 그 수면을 걸어 건너셨다. 그 때, 모두 신발은 물에 젖지 않았다.(同前) ◎ 天師가 안내성에게 모악산 정상에 등불이 밝으면, 계화의 度數가 일치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칠십 년이 지나 이년 걸려 세워진 TV 중계탑 정상에 전등이 밝히게 된 것이 을미년의 일이다.(同前) ◎ 구릿골에 계시던 어느 날 제자들에게 앞 수양산을 가리켜 저 산이 천하 명산 수양산이다. 기러기가 알을 품은 형상이나 물이 없으면 기러기는 날지 못하므로, 水源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이어 말씀하시고, 옛날 백의 숙제가 수양산에서 一心의「工夫」에 전념하면서 돌아 가셨다. 지금 그 기운을 이 곳으로 옮겨 공사에 사용하기로 하자고 말씀하셨다. 훗날 天師의 令孃 순임 여사가 구릿골에 天師의 사당을 짓고, 대흥리에서 성골을 그 곳으로 옯기셨다. 이것이 오로봉 제 1지「寒雁抱卵」의 地名이 이곳이다. (同前) ◎ 어느 날 天師가 부르시어 금산사를 방문한 김형렬이 절의 다리를 건너려고 했을 때, 돌연 금산사 미륵불이 금색 빛을 내면서 가까이 오므로, 놀란 형렬은 그곳에 부복하여 전신을 떨고 있었는데 머리 위에서 이제 됐다 일어나라고 天師가 말씀하셨다. 형렬이 정신을 차리자, 거기에 天師가 웃으시며 서 계셨다. 그 이후, 형렬은 한층 경외하게 되고 다른 종도들도 그것을 본받았다.(同前) ◎ 구릿골에 계시던 어느 날, 제자들을 향해 국법이란 서울에서 와서 사방 팔방으로 布告된 것이다. 나의 일도 그와 같다. 따라서 지방에서 제정된 법률은 지방의 법률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에서 제정된 법률이 正法이란 것을 마음에 새겨 두라고 말씀하시며, 聖師醫統 慶州龍潭이라고 써서, 燒紙(願主의 이름과 원하는 일을 종이에 써서, 불로 태워 그 성취를 바라는 의식, 중국이나 조선에서 넓게 일반에게 행해져 온 도교의 의식)하셨다. (同前) ◎ 어느 날 갑칠이 갑자기 돈이 필요해 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것을 아신 天師는 갑칠에게 즉시 삼백 냥을 지참하라고 엄하게 명하셨다. 갑칠은 다른 방법이 없어서 六反步를 팔아 드리자, 天師는 그 돈을 방에 놓고 공사를 거행하신 후, 갑칠에게 되돌려 주었다. 갑칠은 그 돈을 급하게 썼으나, 김제의 장자 윤휘영이 그 전답을 사서 갑칠에게 경작할 것을 맡기러 왔다. 그 전답은 팔십 여 년 지난 지금도 갑칠의 손자 김성식에 의해 경작되고 있다. (同前) ◎ 원평 윤성관이 어느 날 아침, 빗속을 天師가 나막신을 신고 돌아오시는데 만나자, 어디에서 돌아오시냐고 물으니 익산에서 오신다고 대답하셨다. 익산은 그 곳에서 삼십 리 정도였으므로, 성관은 놀라 선생이 정말로 神人이시라고 말했다. (同前) ◎ 원평에 사는 기독교 청년 목사 이자익이 큰비로 범람한 강을 건너려고 의복을 벗기 시작하자, 홀연히 나타나신 天師가 이 목사 내가 건네 드리죠 라고 말씀하시니, 옷을 다시 입은 이 목사를 가볍게 한 팔로 안고, 수 백 걸음의 강을 한 숨에 건너셨다. (同前) ◎ 김찬문은 형렬의 장남이고, 이전에 구릿골 학선암에서 天師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天師가 신축년 봄, 형렬 집으로 옮기시고 나서 그곳에서 돌아가셨는데, 삼년상이 끝날 때까지 부인 한산 이씨와 함께 일심으로 모시고, 또 항시 구릿골에서 행하신 천지공사에 필요한 모든 雜用에서 일상 보살핌에 이르기까지 십 년간 변함없이 봉사했다.(同前) ◎ 天師가 어렸을 때, 어느 날 서당에서 공부하시며 시를 써서 벽에 붙이셨는데 그 시는 다음과 같았다. 明朝有客是何人 必是西來柳瑞九 이 시를 본 선생은 누가 여기에 시를 써서 붙였느냐고 학동들에게 묻자, 학동들이 그것은 姜군이 썼다고 대답했다. 선생은 의심쩍게 생각했으나, 다음날 아침, 과연 유서구가 왔기 때문에 선생은 깜짝 놀라, 자신이 가르치는 학동이라 해도 天師앞에서는 지극히 조심했다고 전해진다. (此項 정영규 著 천지개벽경에서) 제 3 장 문도(門徒)의 추종(追從)과 훈회(訓誨) 1. 임인(壬寅) 사월(四月)에 천사 김형렬의 집에 머무르시며 공사를 행하시니 김자현 김갑칠 김보경 한공숙 등이 차례로 따르니라 2. 계묘(癸卯) 정월에 전주부에 이르사 서원규 약방에 머무르시니 원규와 김병욱 김윤찬 등이 따르니라 3. 한 사람이 물어 가로대 금년에는 어떤 곡종(穀種)을 심음이 좋으리이까 천사 가라사대 일본 사람이 녹(祿)줄을 띠고 왔으니 일본종을 취하여 심으라 또 생계(生計)의 모든 일에 그들을 본받으라 녹줄이 따라 들리라 하시니라 4. 장익모가 그 어린 아들을 심히 사랑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복은 위로부터 나리는 것이요 아래에서 치오르지 아니 하나니 부모를 잘 공경하라 하시니라 5. 천사 비록 미천한 사람을 대할지라도 반드시 존경하시더니 형렬의 종 지남식에게도 매양 존경하시거늘 형렬이 여쭈어 가로대 이 사람은 나의 종이오니 존경치 말으소서 천사 가라사대 이 사람이 그대의 종이니 내게는 아무 관계도 없나니라 하시며 또 일러 가라사대 이 마을에서는 어려서부터 숙습(熟習)이 되어 창졸간(倉卒間)에 말을 고치기 어려울지나 다른 곳에 가면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다 존경하라 이 뒤로는 적서(嫡庶)의 명분(名分)과 반상(班常)의 구별(區別)이 없느니라 6. 하루는 형렬이 어떤 친족에게 합의(合意)치 못한 일이 있어서 모질게 꾸짖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요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니라 말은 마음의 소리요 행사(行事)는 마음의 자취라 말을 좋게하면 복이 되어 점점 큰 복을 이루어 내 몸에 이르고 말을 나쁘게 하면 재앙이 되어 점점 큰 재앙을 이루어 내 몸에 이르나니라 7. 을사년 봄에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이르사 여러날 동안 머무르실 때 보경이 함열읍 사람 김광찬을 천거하여 추종케 하고 또 소진섭과 임피 군둔리 김성화가 차례로 따르니라 8. 하루는 임피 오성산(五聖山)에 가셔서 세상이 칭찬할만한 곳이라 하시니라 9. 하루는 심심하니 세상이 한 번 욱끈하게 웃을 일을 꾸며 보리라 너희들은 앉아서 웃어 보아라 많이 미칠 것이라 하시니라 10. 하루는 천사 어렸을 때에 지은 글이라 하사 「운래중석하산원(運來重石何山遠) 장득척추고목추(粧得尺椎古木秋)」를 외워주시며 「선생문명(先生文明)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상심현포청한국(霜心玄圃淸寒菊) 석골청산수락추(石骨靑山瘦落秋)」를 「선영문명(先靈文明)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천리호정고도원(千里湖程孤棹遠) 만방춘기일광원(萬方春氣一筐圓)」을 「선왕문명(先王文明)이 아닐런가」라고 심고(心告)하고 받으라 하시고 「시절화명삼월우(時節花明三月雨) 풍류주세백년진(風流酒洗百年塵)」을 「선생선영선왕합덕문명(先生先靈先王合德文明)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풍상열력수지기(風霜閱歷誰知己) 호해부유아득안(湖海浮遊我得顔) 구정만리산하우(驅情萬里山河友) 공덕천문일월처(供德千門日月妻)」를 「우리의 득의추(得意秋)가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신 뒤에 「시세(市勢)를 짐작(斟酌)컨데 대인보국정지신(大人輔國正知身) 마세진천운기신(磨洗塵天運氣新) 유한경심종성의(遺恨警深終聖意) 일도분재만방심(一刀分在萬方心)」이라 창(唱)하시며 가라사대 이 글은 민영환의 만장(挽章)이니 「일도분재만방심(一刀分在萬方心)」으로 세상 일을 알게 되리라 하시고(이 뒤에 민영환 순절(殉節)함) 또 가라사대 「사오세무현관 (四五世無顯官)하니 선령(先靈)은 생유학사학생(生幼學死學生)이요 이삼십불공명(二三十不功名)하니 자손(子孫)은 입서방출석사(入書房出碩士)」라 하시니라 11. 병오(丙午) 사월에 예수교당에 가사 모든 의식(儀式)과 교의(敎義)를 문견(聞見)하신 후에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족히 취(取)할 것이 없다 하시니라 12. 하루는 종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세상에 학교를 널리 세워 사람을 가르침은 장차 천하를 크게 문명(問名)케하여 써 천지의 역사(役事)를 시키려 함인데 현하(現下)에 학교 교육이 학인(學人)으로 하여금 비열(卑劣)한 공리(功利)에 빠지게 하니 그러므로 판 밖에서 성도 (成道)하게 되었노라 13. 천사께서 함열에 많이 계셨는데 이것은 만인함열(萬人咸悅)의 뜻을 취함이라 하시더라 천지공사를 행하시므로부터 두루 순회(巡廻)하시는 곳은 전북 칠군(七郡)이니 곧 전주 태 인 정읍 고부 부안 순창 함열이러라 14. 정남기가 일진회원(一進會員)이 되어 천사의 가입을 강권(强勸)하며 회원 십여인으로 더불어 천사의 두발(頭髮)을 늑삭(勒削)코저하여 가위로 베이되 베어지지 않는지라 천사 께서 머리 한모습을 친히 베이시며 가라사대 내 이것으로써 여러 사람의 뜻을 풀어주노라 하시고 웃으시며 정남기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는 너희 보좌(補佐)가 되리라 하신 후 다시 남기에게 탈회(脫會)하기를 권하사 네가 내 말을 듣지 아니하면 일후에 후회 막급이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후에 남기는 패가망신하고 그 유족(遺族)이 유리(遊離)하니라 15. 정미년 사월에 신원일을 데리시고 태인 관왕묘(關王墓) 제원(祭員) 신경원의 집에 가서 머무르실새 경원에게 일러 가라사대 관운장이 조선에 와서 극진한 공대를 받았으니 보답 으로 당연히 공사에 진력(盡力) 협조함이 가하리라 하시고 양지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경 원은 처음보는 일이므로 이상히 생각하더니 다음날 경원이 다른 제원들로 더불어 관왕묘에 들어가 봉심(奉審)할 때 삼각발(三角鬚)의 한 갈래가 떨어져 없어진지라 모든 제원들은 이 상하게 생각하되 오직 경원은 천사께서 전날 하신 일을 회상(回想)하고 관운장이 공사에 진 력 협조하였음을 표시하기 위하여 소상(塑像)에 그 표적(表迹)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하 니라 이 뒤로 신경원 김경학 최창조 최내경 최덕겸 등이 따르니 모두 태인 사람이더라 16. 오월에 천사 형렬의 집을 떠나시며 가라사대 이 길이 길행(吉行)이라 한 사람을 만나려 함이니 장차 네게 알리리라 하시고 용암리 물방앗간 집에 머무르시다가그 앞 주막에서 정 읍사람 차경석을 만나시니라 경석은 전주로 가는 길에 이 주막에서 잠간 쉬더니 천사 대삿 갓에 푸단님으로 김자현 등 두어사람을 데리고 오니 경석이 그 소탈(素脫)한 가운데 씩씩한 기운을 띄우신 의표(儀表)와 순진(純眞)한 가운데 꾸밈이 없는 언어동지(言語動止)를 보고 비범히 여겨 말씀을 청하니 천사 온화하게 대답하시고 술을 마시실 때 닭국 한 그릇을 경 석에게 권하시니 경석이 받음에 문득 벌 한 마리가 국에 빠지거늘 경석이 수저를 멈추니 천 사 가라사대 벌은 규모있는 벌레니라 하시더라 17. 경석이 물어 가로대 무슨 업(業)을 하시나이까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의원 노릇을 하노라 또 물어 가로대 어느 곳에 머무르시나이까 가라사대 나는 동역객서역객(東亦客西亦 客) 천지무가객(天地無家客)이로다 경석이 천사의 지식을 시험코자하여 다시 물어 가로대 어떻게 하면 인권(人權)을 많이 얻으리이까 가라사대 폐일언(蔽一言)하고 욕속부달(欲速 不達)이니라 가로대 자세한 뜻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가라사대 사람 기르기가 누에 기르기 와 같아서 일찍 내이나 늦게 내이나 먹이만 도수에 맞게 하면 올릴 때에는 다같이 오르게 되느니라 하시더라 18. 경석의 이번 전주 길은 세무관과 송사(訟事)할 일이 있어서 그 문권(文券)을 가지고 가는 길인데 문권을 내어 뵈이며 가로대 삼인회석(三人會席)에 관장(官長)의 공사(公事)를 처결한다 하오니 청컨대 이 일이 어떻게 될지 판단하여 주사이다 천사 그 문권을 낭독하신 뒤에 가라사대 이 송사는 그대에게 유리하리라 그러나 이 송사로 인하여 피고의 열한 식구 는 살길을 잃으리니 대인으로서는 차마 할 일이 아니니라 남아(男兒)가 반드시 활인지기 (活人之氣)를 띨 것이오 살기를 띰이 불가하니라 경석이 크게 감복하여 가로대 선생의 말씀 이 지당하오니 이 길을 작파(作罷)하나이다 하고 즉시 그 문권을 불사르니라 19. 경석은 원래 동학신도로서 손병희를 좇다가 그 처사에 불만하여 다시 길을 고치려 하는 차이라 이날 천사께 뵈임에 모든 거동(擧動)이 범속(凡俗)과 다름을 이상히 여겨 짐짓 떠 나지 아니하고 저물기를 기다려서 천사의 뒤를 따라가니 곧 용암리 물방앗집이라 식사(食 事)와 범절(凡節)이 너무 험악하여 잠시라도 견디기 어렵더라 20. 천사 경석의 떠나지 아니함을 괴로워하사 물러가기를 재촉하시되 경석이 떠나지 아니 하고 자기 집으로 함께 가시기를 간청하니 천사 혹 성도 내시며 혹 욕도 하시며 혹 구축(驅 逐)도 하시되 경석이 보기에는 모든 일이 더욱 범상치 아니 할 뿐아니라 수운가사(水雲歌 辭)에 「여광여취(如狂如醉) 저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누구다려 한 말이며」라는 구절이 문득 생각키며 깊이 깨닫는 바 있어 드디어 떠나지 아니하고 열흘 동 안을 머무르면서 집지(執贄)하기를 굳이 청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나를 따르려면 모든 일을 전폐(全廢)하고 오직 나의 가르치는 바에만 일심하여야 할지니 이제 돌아가서 모든 일을 정리하고 다시 이곳으로 찾아오라 경석이 이에 하직하고 집에 돌아와서 모든 일 을 정리하고 유월 초하룻 날 다시 용암리에 와서 천사께 뵈입고 정읍으로 가시기를 간청하 니 천사 다시 거절하시다가 사흘 동안을 지낸 뒤에야 허락하며 가라사대 내가 깊은 목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벗어나서 발목물에 당하였는데 이제 네가 다시 깊은 길물로 끌어 들인다 하시니라 21. 천사 일진회가 일어난 뒤로 삿갓을 쓰시다가 이날부터 의관을 갖추시고 경석을 데리고 물방앗집을 떠나 정읍으로 가실 때 원평에 이르사 군중을 향하여 가라사대 이 길은 남조 선(南朝鮮) 뱃길이니 짐을 채워야 떠나리라 하시고 술을 나누어 주시며 또 가라사대 이 길 은 성인 다섯을 낳는 길이로다 하시니 모든 사람은 그 듯을 알지 못하더라 다시 떠나시며 가라사대 대진은 하루 삼십리씩 가느니라 하시니 경석이 노정(路程)을 헤아려서 고부 솔안 에 이르러 친구 박공우의 집으로 천사를 뫼시니 공우도 또한 동학신도로서 마침 사십구일 동안 기도하는 때더라 22. 천사 경석과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만날 사람 만났으니 통정신(通精神)이 나오노라 나의 일은 비록 부모 형제 처자라도 모르는 일이니 나는 서천서역 대법국 천계탑 천 하대순(西天西域 大法國 千階塔 天下大巡)이라 동학주에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이라 하였으니 내 일을 이름이라내가 천지를 개벽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인간과 하늘의 혼 란을 바로 잡으려하여 삼계(三界)를 둘러 살피다가 너의 동토(東土)에 그쳐 잔피(殘疲)에 빠진 민중을 먼저 건지려 함이니 나를 믿는 자는 무궁한 행복을 얻어 선경의 낙을 누리리 니 이것이 참 동학(東學)이라 궁을가(弓乙歌)에 「조선강산명산(朝鮮江山名山)이라 도통군 자(道通君子) 다시 난다」하였으니 또한 나의 일을 이름이니라 동학신자간에 대선생(大先 生)이 갱생(更生)하리라고 전하니 이는 대선생(代先生)이 다시 나리라는 말이니 내가 곧 대 선생(代先生)이로라 또 가라사대 예로부터 계룡산(鷄龍山)의 정(鄭)씨 왕국(王國)과 가야 (伽倻山)의 조(趙)씨 왕국과 칠산(七山)의 범(范)씨 왕국을 일러오나 이 뒤로는 모든 말이 영자(影子)를 나타내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정씨를 찾아 운수를 구하려 하지 말지어다 하시 니라 23. 이튿날 솔안을 떠나 정읍 대흥리로 가실 때 공우를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만났을적에」하시니 공우가 문득 동학 가사에 「만나기만 만나 보면 너의 집안 운수로다」라는 구절이 깨달려 드디어 따라 나서니라 24. 이날 대흥리 경석의 집에 이르사 가라사대 나의 이르는 곳을 천지에 알려야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서쪽 벽에 붙이시니 문득 우뢰가 크게 일어나거늘 천사 속하다 하시고 그 글을 떼어 무릎 밑에 넣으시니 우뢰가 곧 그치는지라 공우는 크게 놀래어 감복하고 마을 사람들은 뜻밖에 일어나는 백일(白日) 뇌성(雷聲)을 이상히 여기니라 우뢰를 거두시고 경 석에게 물어 가라사대 이 집에서 지난 갑오년 겨울에 세 사람이 동맹한 일이 있었느냐 대하 여 가로대 그러하였나이다 가라사대 그 일로 인하여 모해자(謀害者)의 밀고로 너의 부친이 해를 입었느냐 경석이 울며 가로대 그러하였나이다 또 가라사대 너의 형제들이 그 모해자 에게 큰 원한을 품어 복수하기를 도모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자식의 도리에 어찌 복수할 마 음을 갖지 아니 하오리까 가라사대 너희들이 복수할 마음을 품고 있음을 너의 부친이 크게 걱정하여 이제 나에게 고하니 너희들은 마음을 돌리라 이제는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할 때라 만일 악을 악으로 갚으면 되풀이 되풀이로 후천(後天)에 악의 씨를 뿌리는 것이 되나니 너 희들이 나를 따르려면 그 마음을 먼저 버려야 할 지니 잘 생각하라 경석이 이에 세 아우로 더불어 별실(別室)에 들어가서 서로 위로하여 그 원한을 풀기로 하고 그대로 아뢰니 가라 사대 그러면 뜰 밑에 짚을 펴고 청수(淸水) 한동이를 길어 놓고 그 청수를 향하여 너의 부 친을 대한 듯이 마음 돌렸음을 고백하라 경석이 그대로 하여 사형제가 설움에 복받쳐서 청 수동이 앞에서 크게 우니 천사 일러 가라사대 너의 부친이 너무 슬픈 울음을 오히려 불쾌히 여기니 그만 그치라 하시니라 그 뒤에 「천고춘추아방궁(千古春秋阿房宮) 만방일월동작대 (萬方日月銅雀臺)」를 써서 벽에 붙이사 경석으로 하여금 복응(服膺)케 하시니라 25. 이 뒤에 동학 신도 안내성 문공신 황응종 신경수 박장근 등이 서로 이어 따르니라 26. 천사께서 이도삼에게 글 삼자(三字)를 부르라 하심에 도삼이 천 지 인(天 地 人) 삼자를 부르니 천사 글을 지어 가라사대 천상무지천(天上無知天) 지하무지지(地下無知地) 인중 무지인(人中無知人) 지인하처귀(知人何處歸)요 하시니라 27. 이 때에 김광찬은 구릿골에 있어 차경석의 종사(從事)함을 싫어하며 가로대 경석은 본래 동학 여당(餘黨)으로 일진회에 참가하여 의롭지 못한 일을 많이 행하였거늘 이제 도문(道 門)에 들임은 선생이 정대(正大)치 못하심이라 우리가 힘써 마음을 닦아온 것이 다 쓸데 없 게 된다 하고 날마다 천사를 원망하거늘 형렬이 민망하여 천사께 와 뵈옵고 광찬이 불평 품 은 일을 아뢰며 가로대 어찌 이런 성질가진 자를 문하(門下)에 두셨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용이 물을 구할 때에 비록 가시덤불이 길을 막을지라도 회피하지 아니 하느니라 돌아가서 잘 무마하라 하시니라 28. 하루는 경석에게 「계분수사파(溪分洙泗派), 봉수무이산(峯秀武夷山), 금회개제월(襟懷開霽月), 담소지광란(談笑止狂瀾), 활계경천권(活計經千券), 행장옥수간(行裝屋數間), 소신구문도(小臣求聞道), 비투반일한(非偸半日閑)」의 고시(古詩)를 외워주시고 경석을 데리고 순창 농바우 박장근의 집에 이르러 가라사대 이제 천하대세를 회문산(回文山) 오선 위기형(五仙圍碁形)의 형세(形勢)에 붙여 돌리노니 네게 한 기운을 붙이노라 하시고 그 집 머슴을 불러 가라사대 어젯 밤에 무슨 본 일이 있었느냐 머슴이 대하여 가로대 어젯밤 꿈 에 한 노인이 농바우를 열고 갑옷과 투구와 큰 칼을 내어주며 이것을 가져다가 주인을 찾아 전하라 하므로 내가 받아다가 이 방에 두었는데 곧 차경석의 앉은 자리나이다 하니라 대저 그 지방에서는 농바우 속에 갑옷과 투구와 긴 칼이 들어있는데 장군이 나면 내어가리라는 말이 전하여 오니라 29. 농바우에서 수일 동안 일을 행하시고 돌아오실 때에 글 한 수를 외우시니 이러하니라「경지영지불의쇠(經之營之不意衰) 대곡사노결대병(大斛事老結大病) 천지권우경지사(天地眷佑境至死) 만사아손여복장(漫使兒孫餘福葬)」 30. 태인 고현내 행단(杏壇)에 이르사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공자가 행단에서 강도(講道)하였나니 여기서 네게 한 글을 전하리라 하시고 옛글 한 장을 외워 주시며 잘 지키라 하시 니 이러하니라 「부주장지법(夫主將之法) 무람영웅지심(務攬英雄之心) 상록유공(賞祿有 功) 통지어중(通志於衆) 여중동호미불성(與衆同好靡不成) 여중동오미불경(與衆同惡靡不 傾) 치국안가(治國安家) 득인야(得人也) 망국패가(亡國敗家) 실인야(失人也) 함기지류(含 氣之類) 함원득기지(咸願得其志)」 또 가라사대 내 일은 수부(首婦)가 들어야 되는 일이니 네가 일을 하려거든 수부를 들여 세우라 하시니라 경석이 천사를 뫼시고 돌아와서 그 이종 매 고부인(姨從妹 高夫人)을 천거(薦擧)하니라 31. 동짓달 초사흗날 천사께서 고부인을 맞아 결혼하실새 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를 만나려고 십오년 동안 정력(精力)을 들였나니 이로부터 천지대업(天地大業)을 내게 맡기리라」하시고 인하여 부인을 옆에 끼시고 붉은 책과 누른 책 각 한권 씩을 앞으로부터 번갈아 깔며 그 책을 밟으며 방에서 마당에까지 나가사 남쪽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네 번 절하라 하시고 다시 그 책을 번갈아 깔며 밟아서 방으로 들어오시니라 32. 인하여 부인에게 모든 일을 가르치시며 문명(文命)을 쓰실 때에도 반드시 부인의 손에 붓을 쥐게 하시고 천사께서 등 뒤에 겹쳐 앉으사 부인의 손목을 붙들어 쓰이시니라 33. 또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접주(接主)가 되라 나는 접사(接使)가 되리라 이 뒤로는 출입을 폐하고 집을 지키라 이것은 자옥도수(自獄度數)니라 하시니라 34. 이달에 구릿골에 이르사 공사를 보시고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머리를 깎으리니 너도 또한 머리를 깎으라 형렬이 마음으로는 싫어하나 억지로 대답하였더니 또 갑칠을 불 러 가라사대 내가 머리를 깎으리니 내일 대원사(大願寺)에 가서 금곡(錦谷) 주지(住持)를 불러오라 하시거늘 형렬이 근심하였더니 그 뒤에 다시 말씀치 아니하시니라 35. 공우가 처음으로 천사를 뫼시고 구릿골로 올 때 한 대장이 갑주를 갖추고 칼을 짚고 제비산 중턱에 서 있는 것이 보이더라 이날 밤에 김준상의 집에 머무를 때에 어떤 사람이 와 서 헌병(憲兵)이 당신을 잡으려고 이 밤에 구릿골로 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아뢰니 천사 들 으시고 태연히 계시다가 저녁에 형렬의 집으로 가시니라 공우와 여러 종도들은 준상의 집 에서 잘 새 다른 사람들은 깊이 잠들었으나 공우는 헌병이 올까 두려워서 뒷산에 올라 망을 보고 있더니 야반(夜半)에 원평쪽으로부터 등촉(燈燭)가진 사람 오륙인이 구릿골을 향하 고 오다가 정문에 이르러 불이 꺼지므로 크게 두려워하여 준상의 방에 들어와 여러 종도들 을 깨워서 같이 도피하려 하였으나 깊이 든 잠이 쉽게 깨어지지 않으므로 시간은 한식경이 나 지났으되 아무 기척이 없거늘 이에 안심하고 잤더니 익일에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 대 대장은 도적을 잘 지켜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36. 박공우가 비밀히 일진회 사무소에 들어 갔더니 천사께서 문득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몸으로 두마음을 품는 자는 그 몸이 찢어지고 한 어깨에 두 짐을 지면 더수기가 찢어지 나니 주의하라 하시거늘 공우가 놀라서 다시는 비밀한 일을 하지 못하고 일진회 관계도 아 주 끊으니라 37. 공우 천사를 따른 뒤로 여러 제자들이 모두 보발(保髮)하였으므로 삭발(削髮)한 자신이 한 물에 싸이지 못함을 불안하게 생각하여 머리를 길러 수삭(數朔)후에 솔잎 상투에 갓 망건을 쓰고 다니더니 하루는 금구를 지나다가 전일 일진회 동지 십여인을 만남에 일진회 원들이 공우의 장발하였음을 조소하며 붙들고 늑삭(勒削)하여 버린지라 공우 집에 돌아와 서 두어달 동안 출입을 폐하고 다시 머리를 기르더니 뜻밖에 천사께서 이르사 공우에게 수 삭동안 나오지 아니한 이유를 물으시거늘 공우 황공하여 일진회원들에게 늑삭당한 경과를 아뢰고 다시 삭발한 모습으로 선생을 뵈옵기가 황송하므로 집에 있으면서 머리를 다시 길 러 관건(冠巾)을 차린 뒤에 선생께 뵈이려 한다는 뜻을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나는 오직 마 음을 볼 뿐이로니 머리에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 하시고 공우를 데리시고 구릿골로 오시니라 38. 하루는 형렬에게 옛글을 외워주시며 잘 지키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부용병지요(夫用兵之要) 재숭례이중록(在崇禮而重祿) 예숭즉의사지(禮崇則義士至) 녹중즉지사경사(祿重 則志士經死) 고록현불애재(故祿 賢 不愛財) 상공불유시(賞功 不逾時) 즉사졸병적국삭(則士 卒竝 敵國削)」 39. 또 형렬에게 옛글을 외워주시며 잘 기억하라 하시니 이러 하니라 「처세유위귀(處世柔爲貴) 강강시화기(剛强是禍基) 발언상욕눌(發言常欲訥) 임사당여치(臨事當如痴) 급지상 사완(急地常思緩) 안시불망위(安時不忘危) 일생종차계(一生從此計) 진개호남아(眞個好男 兒)」 40. 또 형렬에게 옛글을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명월천강심공조(明月千江心共照) 장풍팔우기동구(長風八隅氣同驅)」 또 가라사대 너는 좌불(坐佛)이 되어 처소(處所)를 잘 지키 라 나는 유불(遊佛)이 되리라 하시니라 41.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에 남조선(南朝鮮) 사람이라 이르나니 이는 남은 조선 사람이란 말이라 동서(東西) 각 교파에 빼앗기고 남은 못난 사람에게 길운(吉運)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니 이들을 잘 가르치라 하시니라 42. 하루는 형렬을 명하사 종이에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점치고 이십사방위자(二十四 方位字)를 둘러 쓰이사 태양을 향하여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여야동거(與我 同居)하자 하시 고 형렬을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잘 믿는 자에게 해인(海印)을 전하여 주리라 하시니라 43. 또 가라사대 선비는 반드시 몸에 지필묵(紙筆墨)을 가져야 하나니라 44.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선비는 대학경일장장하(大學經一章章下)를 알아두어야 하나니라 하시고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우경일장(右經一章) 개공자지언이증자술지(蓋孔 子之言而曾子述之) 기여십장즉(其餘十章則) 증자지의이문인기지야(曾子之意而門人記之 也) 구전파유착간(舊傳頗有錯簡) 금인정자소정이갱고경문(今因程子所定而更考經文) 별유 서차여좌(別有序次如左)」 45. 또 형렬에게 옛글을 외워주시며 잘 기억하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여유일개신단단해 (如有一介臣斷斷해) 무타기(無他技) 기심휴휴언(其心休休焉) 기여유용(其如有容) 인지유 기(人之有技) 약기유지(若己有之) 인지언성(人之彦聖) 기심호지(其心好之) 불시여자기구출 (不?如自其口出) 시능용지(是能容之) 이보아자손여민(以保我子孫黎民) 상역직유리재(尙亦 職有利哉) 인지유기(人之有技) 모질이오지(冒疾以惡之) 인지언성(人之彦聖) 이위지비부달 (而違之?不達) 시불능용(是不能容) 이불능보아자손여민(以不能保我子孫黎民) 역왈태재(亦 曰殆哉)」 46.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모든 말을 묻는 자가 있거든 듣고 실행(實行)이야 하든지 아니 하든지 너는 바른대로만 일러주라 하시니라 4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세상에 성(姓)으로 풍(風)가가 먼저 났었으나 전하여오지 못하고 사람의 몸에 들어 다만 체상(體相)의 칭호로만 쓰게되어 풍신(風身) 풍채(風 采) 풍골(風骨) 등으로 일컫게 될 뿐이오 그 다음에 강(姜)가가 났었나니 강가가 곧 성의 원 시(原始)라 그러므로 이제 개벽시대를 당하여 원시로 반본(返本)되는 고로 강가가 일을 맡 게 되느니라 48. 부친으로 하여금 일상 생활에 매양 자력(自力)을 쓰도록 하시고 평소에 허물지은 것을 생각하여 허물닦기를 힘쓰라하사 종도들 중에 혹 물품이나 금품을 드리는 것을 엄금하시 더니 어떤 종도가 집이 너무 협착(狹窄)함을 민망히 여겨 그보다 큰 집을 사드린 자가 있거 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나의 부친을 도적을 만들려 하느냐 하시고 다시 일러 가라사대 속 모르는 사람은 나에게 불효라 할지나 나는 부친의 앞 길을 닦아 드리려 함이 로다 내가 항상 가늠을 놓고 보는데 만일 그 가늠에 어그러지면 허사가 되나니 너희들이 부 친의 빈궁(貧窮)하심을 민망히 여겨 원조하여 드리고 싶거든 먼저 나에게 말하면 그 가늠을 변경하리라 하시니라 49. 매양 옛사람을 평론(評論)하실 때 강태공(姜太公) 석가모니(釋迦牟尼) 관운장(關雲長) 이마두(利瑪竇)를 칭찬하시니라 50. 무신(戊申) 유월에 광찬에게 물어가라사대 촌 양반은 너를 어떻게 불러 왔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고을 아전이라고 불렀으리이다 또 가라사대 촌 양반은 고을 아전에게 아전놈이라 부르고 고을 아전은 촌 양반에게 양반놈이라 부르나니 이것이 모두 불평(不平)줄이라 이제 너와 내가 서로 화해하면 천하가 다 화평하리라 하시니라 51. 칠월에 백암리에 계실 새 김영학이 경학의 천인(薦引)으로 와서 뵈이거늘 칠일이 지나도록 더불어 말씀치 아니하시니 영학이 크게 분해 하는지라 공우와 원일이 일로 가로대 성 의(誠意)로써 사사(師事)하기를 청하면 밝게 가르치시리라 하니 영학이 그 말을 좇아 천사 께 사사하기를 청한 대 천사 허락하시더니 문득 크게 꾸짖으시거늘 영학이 한편으로는 공 구(恐懼)하고 한편으로는 분(憤)하여 문외(門外)로 나간지라 이윽고 영학을 불러 가라사대 너를 꾸짖는 것은 네몸에 있는 두 척신(慽神)을 물리치려 함이니 너는 불평히 생각지 말라 영학이 가로대 무슨 척신이온지 깨닫지 못하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가 십팔세에 살인 (殺人)하고 금년에도 살인하였나니 잘 생각하여 보라 영학이 생각하니 십팔세에 남원에서 전주 아전 김모와 교어(交語)하다가 그 무례한 말에 노하여 화로를 던져 그 두부(頭部)를 타상(打傷)하였더니 이로부터 신음하다가 익년(翌年) 이월에 사망하였고 금년 봄에 장성 맥동에 거주하는 외숙 김요선이 의병에게 약탈을 당한 고로 의병 대장 김영백을 장성 백양 사에서 찾아보고 그 비행을 꾸짖었더니 영백이 사과하고 범인을 조사하여 포살(砲殺)한 일 이 있으므로 비로소 황연(恍然)히 깨달아 아뢰인대 천사 가라사대 정히 그러하다 하시니라 52. 대흥리에 계실 때 하루는 차경석 안내성 박공우를 데리고 앞 내에 나가 목욕하실 새 경석을 명하사 백염 일국(白鹽 一堯)을 가져다가 물 위에 뿌리게 하시고 물에 들어서시며 가라 사대 고기잡이를 하리라 하시더니 문득 경석의 다리를 잡고 가라사대 큰 이무기를 잡았다 하시거늘 경석이 가로대 내 다리로소이다 하니 천사 가라사대 그렇게 되었느냐 하시고 놓 으시니이라 53. 하루는 형렬이 밖에 나갔다가 예수교인에게 큰 패욕을 당하고 돌아와서 천사께 그 일을 아뢰니 가라사대 청수를 떠놓고 스스로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 형렬이 명하신 대로 하였더 니 그 뒤에 그 예수교인이 병들어서 사경(死境)에 이르렀다가 어렵게 살아났다 하거늘 형렬 이 듣고 아뢰니 가라사대 이 뒤로는 그런 일을 당하거든 조금도 그를 원망치 말고 스스로 몸을 살피라 만일 허물이 네게 있는 때에는 그 허물이 다 풀릴 것이요 허물이 네게 없을 때 에는 그 독기(毒氣)가 본처(本處)로 돌아 가느니라 54. 안내성에게 일러 가라사대 농사를 힘써 밖으로 봉공의무(奉公義務)와 안으로 선령제사(先靈祭祀)와 제가양육(齊家養育)의 일을 힘써 몸을 잘 닦을 지어다 하시니라 55.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죽을 사람을 가려내라 공우 이윽히 생각하다가 가로대 道人으로서 表裏가 같지 아니한 자가 먼저 죽어야 옳으니이다 천사 대답치 아니하시고 또 물어 가라사대 살 사람은 누구이겠느냐 가로대 들판에서 농사짓는 사람과 山中에서 火田파는 사람과 남에게 맞고도 대항치 못하는 사람이 살아야 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 그들이 上等 사람이니라 56. 공우 물어 가로대 동학주(東學呪)에 강(降)을 받는 자가 많이 있으되 나는 강을 받지 못하였나이다 가라사대 이는 다 제우강(濟愚降)이요 천강(天降)은 아니니라 천강을 받은 자는 병든자를 한 번 만져도 낫고 건너보기만 하여도 낫느니라 5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김병욱이 남의 나라 일만 힘쓰니 그 食祿을 떼리라 하시더니 그 뒤에 공우 전주에 가서 병욱을 찾으니 생도(生道)가 궁핍하여 가구(家具)를 전당(典當)하여 경과(經過)하거늘 돌아와서 아뢰니 천사 웃으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더 니 그 뒤에 다시 전주에 가서 병욱을 만나니 생계(生計)가 다시 넉넉하여 졌더라 5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대인의 도를 닦으려는 자는 먼저 아내의 뜻을 돌려 모든 일에 순종(順從)케 하여야 하나니 아무리 하여도 그 마음을 돌리지 못할 때에는 더 욱 굽혀 예(禮)를 갖추어 경배(敬拜)하여 날마다 일과(日課)로 하면 마침내 순종하게 되나 니 이것이 옛사람의 법이니라 59. 또 가라사대 자고로 부인을 존신(尊信)하는 일이 적었으나 이 뒤로는 부인도 각기 닦은 바를 따라 공덕(功德)이 서고 신앙이 모여 금패(金牌)와 금상(金像)으로 존신(尊信)의 표(表)를 세우리라 60. 공우 천사를 모시고 태인읍을 지날 때 한 젊은 여자가 지나거늘 공우 체면상 바로 보지는 못하였으나 그 아름다운 태도를 사모하여 잊지 못하더니 천사 알으시고 일러 가라사대 색(色)은 남자의 정기(精氣)를 모손(耗損)케 하는 것이니 이 뒤로는 여자를 만나볼 때에 익 히 보고 마음에 두지말라 하시거늘 공우 깨닫고 그 뒤로는 여자를 대할 때에 매양 명하신 대로 하니 마음에 탐욕이 일어나지 않더라 61. 이 뒤에 공우 다시 천사를 모시고 태인읍을 지날 때 두 노파가 지나거늘 천사 길을 비켜 외면(外面)하고 서사 다 지나가기를 기다려 길을 가시며 가라사대 이제는 해원시대라 남 녀의 분별을 틔워 각기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풀어 놓았으나 이 뒤에는 건곤(乾坤)의 위차 (位次)를 바로잡아 예법(禮法)을 다시 세우리라 62. 공우가 천사를 모시고 태인 감곡면(원(元)은곡면) 산직촌 앞을 지나실 새 물어 가라사대 복(福)을 얼마나 지니면 쓰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많이 지녀야 하겠나이다 어디다 쓰겠느 냐 대하여 가로대 빈핍(貧乏)하여 의식(衣食)이 없는 사람을 먹이고 입혀야 하겠나이다 가 라사대 복이 너무 많으면 귀(貴)치 않으니 웬만큼 지녀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63. 하루는 천원에 계실 때 참외를 드린 자가 있거늘 천사 맛보지 않고 두셨더니 공우 한 개를 먹음에 설사가 나서 낫지 아니한지라 천사께 아뢰니 가라사대 본래 그 아내가 주기 싫어 하였으므로 살기(殺氣)가 붙어있었느니 네가 그 살기를 맞았도다 하시고 닭국을 먹으 라 하시거늘 공우 명하신 대로 함에 곧 나으니라 64. 하루는 부안 사람이 감주(甘酒)를 드리니 천사 물리쳐 가라사대 이것은 곧 구천하감주(九天下甘酒)거늘 네가 어찌 도적음식을 들이느냐 하시거늘 종도들이 그 사람에게 물으니 가로대 아내가 듣지 아니하므로 가만히 가져왔노라 하더라 65. 구릿골에 계실 때 꿩 한 마리를 드리는 자가 있거늘 천사 받아두사 사흘을 지내니 꿩이 썩게 된지라 종도들이 아뢰니 하여금 삶아 먹게 하시고 조금도 맛보지 아니하시거늘 그 연 고를 물은 대 가라사대 그 아내가 싫어하였으므로 그 꿩에 살이 박혀 있느니라 다시 물어 가로대 그러면 어찌 우리들로 하여금 살박힌 것을 먹게 하였나이까 가라사대 이제 그 살은 다 제(除)하였노라 하시니라 66. 구릿골 약방에 계실 새 양지에 글을 쓰시더니 전간제(全艮濟)의 문도(門徒) 오륙인(五六人)이 대립(大笠)을 쓰고 행의(行衣)를 입고 와서 선생님 뵈옵겠습니다 하며 절을 하거늘 천사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나는 너의 선생이 아니로다 하시며 절을 받지 아니하시니 그 사 람들이 우두커니 섰다가 물러가니라 67. 하루는 공우를 데리시고 태인 보림면 장자동을 지나실 새 길 가에 있는 박씨 묘를 보시고 가라사대 이 혈(穴)이 와우형(臥牛形)인데 금혈형(琴穴形)이라고 혈명(穴命)을 잘못 지 어서 발음이 잘 못 되었느니라 어디든지 혈명을 모르거든 용미(龍尾)없이 조분(造墳)하였 다가 명사(名士)에게 혈명(穴命)을 지은 뒤에 용미를 달면 발음(發蔭)이 되느니라 하시니라 68. 하루는 공우에게 태인 살포정 뒤에 호승예불(胡僧 禮佛)을 써주리니 역군(役軍)을 먹일 만큼 술을 많이 빚어 넣으라 하시므로 공우 명하신 대로 하였더니 그 뒤에 천사 장사(葬 事)지내주리라 하시며 종도들과 함께 잡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또 가라사대 지금은 천지에 수기(水氣)가 돌지 아니하여 묘(墓)를 써도 발음이 되지 않느니라 이 뒤에 수기가 돌 때에는 와지끈 소리가 나리니 그 뒤에라야 땅 기운이 발하리라 69. 하루는 김덕찬에게 양지(洋紙) 한 장을 주시며 칠성경(七星經)을 쓰라 하시니 덕찬이 자양(字樣)의 대소(大小)를 물은 대 가라사대 수의(隨意)하여 쓰라 하시므로 덕찬이 뜻대 로 쓰니 지면(紙面)에 만재(滿載)하고 다만 삼자(三字) 쓸만한 여백(餘白)이 남았거늘 이에 그 여백에 칠성경 삼자를 쓰라하사 불사르시니라 70. 하루는 차경석을 앞에 세우신 후에 공우에게 몽치를 들리시고 윤경에게 칼을 들리사 그들로 하여금 네가 이 후에도 지금의 스승을 모시고 있듯이 변개(變改)함이 없겠느냐 일 후에 만일 마음을 변개함이 있으면 이 몽치로 더수기를 칠 것이요 이 칼로 할복을 하리라고 경고하여 써 굴복케 하시니라 71. 공우 아내와 다투고 와 뵈인 대 천사 문득 꾸짖어 가라사대 나는 독(毒)함도 천하의 독을 다 가졌고 선(善)함도 천하의 선을 다 가졌노니 네가 어찌 내 앞에 그런 패악(悖惡)을 행 하느뇨 이제 천지신명이 운수자리를 찾으려고 각 사람의 가정에 들어가서 기국(器局)을 시 험하나니 만일 가정에서 솔성(率性)이 용착(庸窄)하여 화기(和氣)를 잃으면 신명들이 웃고 손가락질하여 기국이 하잘 것 없으니 어찌 큰 일을 맡기리오 하며 서로 이끌고 떠나느니 일에 뜻하는 자 어찌 일시라도 소홀하리오 하시니라 72. 하루는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평소에 잡되게 다니며 행하던 일과 부정한 뜻을 품었던 일을 낱낱이 생각하여 거둬들이라 공우 낱낱이 생각하여 아뢰니 일찍 서울서 왕(王)의 거 동과 장상(將相)의 출입을 보고 마음으로 부러워하여 대장부 마땅히 이같으리라 하였던 일 이 있었던 것을 아뢰니 가라사대 네가 그런 생각을 죄로 알았느냐 선으로 알았느냐 가로대 죄가 될지언정 선은 되지 못할까 하나이다 가라사대 그러면 내게 사배(四拜)하고 다시 그 러지 않기를 심고(心告)하라 하시니라 73.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언습(言習)을 삼가라 시속(時俗)에 먹고 살려고 좋은 반찬에 잘 먹고 나서는 문득 배불러 죽겠다고 말하며 일하여 잘 살려고 땀흘리며 일한 뒤 에는 문득 되어 죽겠다고 말하나니 이 때는 말대로 되는 때라 병이 돌 때에 어찌 죽기를 면 하리오 하시니라 74. 밥티 하나라도 땅에 흘린 것을 반드시 주으시며 가라사대 장차 밥 찾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치리니 어찌 경홀(輕忽)히 하리오 한낱 쌀이라도 하늘이 아느니라 하시니라 75. 하루는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도선(徒善)이라 복 마련하기 어렵도다 하시니라 76.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대상(大祥)이란 상자(祥字)는 상서(祥瑞)라는 상자(祥字)니라 77. 어떤 사람이 피난(避難) 곳을 물으니 가라사대 이 때는 일본사람을 잘 대접하는 것이 곧 피난이니라 가로대 무슨 연고니이까 가라사대 일본사람이 서방백호(西方白虎) 기운을 띠 고 왔나니 숙호충비(宿虎衝鼻)하면 상해(傷害)를 받으리라 범은 건드리면 해를 끼치고 건 드리지 아니하면 해를 끼치지 아니하며 또 범이 새끼친 곳에는 그 부근 동리까지 두호(斗 護)하나니 그들을 사사로운 일로는 너무 거슬리지 말라 이것이 곧 피난하는 길이니라 청룡 (靑龍)이 동하면 백호(白虎)는 물러가느니라 78. 또 가라사대 지난 임진란(壬辰亂)에 일본사람이 조선에 와서 성공하지 못하여 세가지로 한이 맺혀서 삼한당(三恨當)이 있다 하나니 먼저 도성(都城)에 들지 못하였음이 일한이요 인명(人命)을 많이 죽였음이 이한이요 수종(水腫)을 가르쳤음이 삼한이라 그러므로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먼저 도성에 들게 됨에 일한이 풀리고 인명을 많이 죽이지 않게 됨에 이한이 풀리고 고한삼년(枯旱 三年) 백지강산(白地江山)에 민무추수(民無秋收)하게 됨에 삼한이 풀리리라 79. 공우 여쭈어 가로대 수운가사에 「청송록죽(靑松綠竹)은 도통지연원(道通之淵源)이라」하였나이다 가라사대 만물이 다 철을 찾는데 오직 청송록죽은 겨울이나 여름이나 항상 푸 르게 서 있으니 이는 철 못찾는 물건이니라 하시니라 8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선천에는 도수가 그르게 되어서 제자(弟子)로 선생(先生)을 해하는 자가 있었으나 이 뒤에는 그런 불의를 감행(敢行)하는 자는 배사율(背師 律)을 받으리라 81. 하루는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죽어서 잘 될 줄 알면 죽겠느냐 공우는 천사께 아뢰는 말씀은 항상 씨가 되어 응험(應驗)됨이 전례(前例)이므로 죽을까 두려워하여 대하여 가로대 살아서 잘 되려하나이다 하니라 82. 천사 자기(自己)에게 대하여 심히 불경(不敬)하며 능욕(凌辱)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예로써 우대(優待)하심으로 종도(從徒)중에 혹 불가(不可)하게 생각하는 자가 있으면 곧 일깨 워 가라사대 저들이 나에게 불경함은 나를 모르는 연고라 만일 나를 잘 안다면 너희들과 조 금도 다름이 없으리라 저희들이 나를 알지 못하여 불경하며 능욕함을 내가 어찌 개의(介意) 하리오 하시니라 83. 하루는 공우를 데리고 용화동을 지나시며 일러 가라사대 이곳이 용화도장(龍華道場)이라 이 뒤에 이곳에서 사람이 나서거든 부디 정분(情分)을 두고 지내라 하시니라 84. 천사 공우를 데리시고 전주 세내를 지나실 때 모악산을 가르키시며 물어 가라사대 금산쪽이 앞이 되겠느냐 세내쪽이 앞이 되겠느냐 하시니 공우는 세내쪽이 개랑(開郞)한 것을 좋게 생각하여 앞이 될 듯 싶어 대답하려 할 때에 문득 질러 가라사대 금산쪽이 앞이니라 하시니라 85. 천사 부호를 싫어하사 혹 부호(富豪)를 천거하는 자가 있으면 매양 그 오는 길가 주막에 가서 폭잡을 수 없이 횡설수설하여 그들로 하여금 싫어서 물러가게 하시는지라 종도들이 그 연고를 물은 대 가라사대 그들에게는 그 가진 재산 수효대로 살기(殺氣)가 붙어있나니 만일 그들의 추종을 허락할진대 먼저 그 살기를 제거하여 앞 길을 맑혀 주어야 할지니 허 다한 시간을 낭비하여 공사에 지장(支障)이 있게 될지라 그러므로 차라리 그들로 하여금 스 스로 멀리 하려함이니 그 중에도 혹 혜두(慧竇)가 열려서 나를 알아보고 굳이 따르려 하는 자가 있으면 허락할 뿐이로다 하시니라 86. 어떤 사람이 무고히 남의 오해를 받아서 구설(口舌)이 일어남을 분히 여기거늘 가라사대 바람도 불다가 그치나니 남의 시비를 잘 이기라 동정(動靜)이 각기 때가 있나니 걷힐 때에 는 흔적도 없이 걷히느니라 8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무한한 공부를 들이나니 그러므로 모든 선령신(先靈神)들이 쓸 자손 하나씩 타 내려고 육십년동안 힘을 들여도 못타는 자도 많으니라 이렇듯 어렵게 받아난 몸으로 꿈결같이 쉬운 일생을 헛되이 보낼 수 있으랴 하시니라 88. 또 가라사대 어머니가 뱃속에서 십삭(十朔)동안 아이를 기를 때에 온갖 선을 다하다가 날 때에 이르러서는 일분간의 악(惡)을 쓰나니 이로써 악(惡)이 되느니라 하시니라 89. 어떤 사람이 병세문(病勢文)에 유천하지병자(有天下之病者)는 용천하지약(用天下之藥)이라야 궐병(厥病)이 내유(乃愈)라는 구절의 뜻을 물은 대 가라사대 천하사(天下事)에 뜻 하는 자 일을 이루지 못하여 병을 이루어 골수(骨髓)에 들어서 백약(百藥)이 무효(無效)하 다가 어디서 좋은 소식이 들리면 물약자효(勿藥自效)하나니 이 일을 이름이라 운수에 맞추 지 못한 자는 내종(內腫)을 이루리라 90. 하루는 종도들에게 맹자 한 절을 외워 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잘 보아두면 이 책에는 더 볼 것이 없느니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천장강대임어사인야(天將降大任於斯人也) 필선 노기심지(必先勞其心志) 고기근골(苦其筋骨) 아기체부(餓其體膚) 궁핍기신행(窮乏其身行) 불란기소위(拂亂其所爲) 시고(是故) 동심인성(動心忍性) 증익기소불능(增益其所不能) 91.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도적 잡는 자를 포교(捕校)라고 부르나니 교를 전할 때에 포교(布敎)라고 일컬으라 우리 일은 세상에 모든 불의(不義)를 밝히려는 일이니 그러므로 세상에서 영웅이란 칭호를 듣는 자는 다 잡히리라 92.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자손을 둔 신은 황천신(黃泉神)이니 삼신(三神)이 되어 하늘로부터 자손을 타 내리고 자손을 두지 못한 신은 중천신(中天神)이니 곧 서신(西神)이 되나니라 93. 김송환이 사후(死後) 일을 물은 대 가라사대 사람에게 혼(魂)과 넋(魄)이 있어 혼은 하늘에 올라 신이 되어 제사를 받다가 사대(四代)가 지나면 영(靈)도 되고 혹 선(仙)도 되며 넋 은 땅으로 돌아가서 사대가 지나면 귀(鬼)가 되나니라 94. 하루는 김송환이 천사께 여쭈어 가로대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나이까 가라사대 있느니라 또 가로대 그 위에 또 있나이까 가라사대 또 있느니라 하사 이와같이 아홉번을 대답하 신 뒤에는 가라사대 그만 알아두라 하시니라 이 뒤에 송환에게 만사불성(萬事不成)이라 평 하시니라 95. 어떤 사람이 물어 가로대 제사에 우는 것이 옳으니이까 울지 아니하는 것이 옳으니이까 가라사대 원통(寃痛)히 죽은 신에게는 우는 것이 옳되 원통이 없이 죽은 신에게는 울지 안 는 것이 옳으니라 9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 농부가 이른봄 농한기에 그 버는 논에 똘을 깊이 파서 수원지에 이르게 하니 여러 사람이 부질없이 힘들이는 것을 비웃어 가로대 이 논은 예로부터 천수만 받아도 흉작이 없어 왔는데 쓸데없는 힘을 이렇게 들이느뇨 하더니 이해 에 크게 가물어서 온 들이 적지(赤地)가 되었으나 그 농부는 파놓았던 똘로 물을 끌어대어 가뭄을 면하여 농사를 잘 지었나니 이 일을 알아두라 하시니라 97. 하루는 한 술객(術客)이 이르거늘 천사 허령부(虛靈符)를 그려 보이시며 가라사대 이제 동양이 서양으로 떠 넘어가는데 공부(工夫)하는 자들이 이 일을 바로 잡으려는 자가 없으 니 어찌 한심치 아니하리오 그대는 부질없이 떠돌지 말고 나와함께 이 일을 공부 들임이 어 떠하뇨 그 술객이 놀래어 가로대 나는 그 능력이 없나이다 천사 그 무능함을 꾸짖어 쫓으시 니라 9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서양이 곧 명부(冥府)라 사람의 본성이 원래 어두운 곳을 등지고 밝은 곳을 향하나니 이것이 곧 배서향동(背西向東)이라 만일 서양 사람을 믿는 자는 이롭지 못하리라 99.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時俗)에 전명숙의 결(訣)이라 하여 전주 고부 녹두새라 이르나 이는 전주 고부 녹지사(祿持士)라는 말이니 장차 천지녹지사가 모여들어 선경을 건설하게 되리라 100. 또 가라사대 사십팔장(四十八將) 느려 세우고 옥추문(玉樞門)을 열 때에는 정신차리기 어려우리라 하시니라 101. 이언(俚言)에 짚으로 만든 계룡이라 하나니 세상이 일러주는 것을 모르나니라 하시니라 102. 안내성이 일본 사람과 싸워서 몸에 상해를 입고 와 뵈인 데 가라사대 이로부터 너는 내 문하에서 물러가라 너의 죽고 사는 일을 내가 간여(干與)치 않겠노라 내성이 이유를 몰라 서 엎드려 대죄(待罪)하니 가라사대 시속에 길성(吉星) 소조(所照)를 말하나 길성이 따로 있는 곳이 없고 일본 사람을 잘 대접하는 곳에 길성이 비치나니 네가 이제 일본사람과 싸 우는 것은 스스로 멸망을 취함이라 내가 어찌 너를 가까이 하리오 하시니라 103. 하루는 종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람마다 그 닦은 바와 기국(器局)을 따라서 그 임무를 감당(堪當)할 만한 신명이 호위하여 있나니 만일 남의 자격(資格)과 공부(工夫)만 추앙(推 仰)하고 부러워하여 제 일에 해태(懈怠)한 마음을 품으면 신명들이 그에게로 옮아가느니라 104.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부모의 시신(屍身)을 묶어서 묻는 것은 부모를 원수(怨讐)스럽게 아는자라 묶지도 말고 그대로 입관(入棺)하여 흙으로 덮어두는 것이 옳으니라 105. 공우 천사의 명을 받아 각처(各處)에 순회(巡廻)할 때 하루는 어디서 천사를 믿지 아니하는 언동을 보고 돌아와서 아뢰려 하니 문득 미리 알으시고 얼굴을 외로 돌리시거늘 공우 깨닫고 말을 멈추니 가라사대 어디서 무슨 부족한 일을 볼지라도 큰 일에 낭패 될 일만 아 니면 항상 좋게 붙여서 말하라 하시니라 106. 하루는 공우를 데리고 태인 돌창이 주막에 들리사 경어(敬語)로써 술을 불러 잡수시고 공우에게 술을 불러 먹으라 하시거늘 공우는 습관대로 낮은 말로 술을 불러 먹었더니 일러 가라사대 이 때는 해원시대라 상(常)놈의 운수니 반상(班常)의 구별과 직업의 귀천을 가리 지 아니하여야 속히 좋은 세상이 되리니 이 뒤로는 그런 언습(言習)을 버리라 하시니라 107. 형렬이 물어 가로대 병을 고치어 주시고도 병자에게 알리지 아니하시고 자식을 태어주고도 알리지 아니하시니 무슨 연고니이까 가라사대 나의 할 일만 할 따름이니 남이 알고 모름이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 남이 알기를 힘씀은 소인의 일이니라 108. 종도들에게 남 속이지 않는 공부를 시키사 비록 성냥이라도 다 쓴 뒤에는 그 빈갑을 깨어서 버리라 하시니라 109. 구릿골에 계실 때 하루는 신경수가 이르거늘 어느 종도가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으니 놀러 왔다고 대답하는지라 천사 좌우를 명하사 쫓으시며 가라사대 여기는 노는 곳이 아니 니 노는 자는 오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110. 종도들에게 항상 참는 공부를 가르치사 남에게 분한 일을 당할지라도 대항 하지말고 자기의 과실을 생각하여 끌으라 하시므로 종도들은 항상 그와 같이 닦더니 하루는 경석의 집에 계실 때 경석의 종형(從兄)이 술을 취하고 와서 경석에게 무수히 패설(悖說)을 하되 경석이 한 말도 대답치 않고 탄(嘆)하지 아니하니 더욱 기승(氣勝)하여 무소부지(無所不 至)하다가 오랜 뒤에 스스로 지쳐서 돌아거거늘 천사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기운이 너 무 빠졌으니 좀 회복하라 덕으로만 처사하기는 어려우니 성(聖)과 웅(雄)을 합하여야 하나 니라 111. 공우 사소한 일로 형렬의 일가 사람과 쟁론할 때 구릿골 김씨를 도륙(屠戮)하리라 하거늘 천사 꾸짖어 말리셨더니 그 뒤에 공우 형렬의 집에 다시 이르니 우연히 김씨 제족(諸 族)이 다 모이는지라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못올 데를 왔나니 이곳이 너의 사 지(死地)니라 공우 대하여 가로대 김씨 일족이 비록 많으나 내가 어찌 두려워 하리이까 하 니 김씨들이 듣고 웃으며 공우도 또한 웃어 이로서 화해되니라 대저 천사께서 종도들로 하 여금 악담을 못하게 하심은 척이 되어 보복됨을 인함이러라 112. 최창조의 아내가 매양 천사께서 오시는 것을 싫어하더니 하루는 천사께서 밥때를 어기어서 이르거늘 밥짓기를 싫어하여 마음에 불평을 품었더니 천사 창조에게 일러 가라사대 도가(道家)에는 반드시 아내의 뜻을 잘 돌려서 아무리 괴로운 일이라도 어기지 않고 순응 하여야 복이 이르나니라 하시니 이 때에 창조의 아내가 방문밖에 지나다가 그 말씀을 듣고 보이지 않는 사람의 속마음까지 살피심을 놀래어 마음을 고치니라 113. 어떤 사람이 경석에게 이르되 그대의 장인(丈人)이 요술쟁이에게 요술을 배우려한다 하며 바람맞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노라 하니 경석이 가로대 내가 어찌 바람맞았 으리요 말하는 그가 바람 맞았도다 하였더니 그 사람이 나간 뒤에 천사 경석을 꾸짖어 가라 사대 너는 대인(大人)공부를 하는 사람이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제 노릇 하려고 하는 말을 네가 탄(嘆)하여 같이하면 너는 그와 같은 사람이 될지니 무엇으로 대인(大人)을 이루겠느 냐 하시니라 114. 종도들이 천사를 모시고 출행할 때에 풍우한서(風雨寒暑)를 따라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말하는 대로 천기(天氣)를 돌려서 편의(便宜)를 보아주시니 하루는 가라사대 너희들이 이 뒤로는 추워도 춥다 하지 말고 더워도 더웁다 하지 말고 비나 눈이 와도 괴로운 말을 내 지말라 천지에서 쓸 데가 있어서 하는 일을 항상 말썽을 부리면 역천(逆天)이 되느니라 하 시니라 115. 하루는 공우를 데리고 어디를 가실 때 공우를 명하사 우산을 사서 들리고 가시니 공우는 천사 원래 우산을 받는 일이 없었고 비록 비오는 날에 길을 가실지라도 비가 몸에 범하 는 일이 없었던 일을 생각하여 이상히 여기더니 뜻밖에 비가 오는지라 천사 공우에게 우산 을 받으라 하시니 공우는 천사께 받으시기를 청하여 서로 사양하다가 함께 비를 맞아 옷이 함빡 젖으니 천사 가라사대 이 뒤로는 우산을 들지말라 의뢰심(依賴心)과 두 마음을 품으 면 신명의 음호(蔭護)를 받지 못하나니라 11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 대인이 천하사를 경영하여 먼길을 떠남에 그 부모 처자는 의탁할 곳이 없는지라 종유중(從遊中) 한 사람이 그 일을 근심하여 구호(救護)할 길을 백방(百方)으로 생각하나 힘이 미치지 못함을 한탄하더니 마침 장에 가서 고기전을 지나다가 다시 그 일이 생각켜서 길을 멈추고 공상에 잠기어 머뭇거리는지라 전(廛)사람이 이상히 여겨 연고를 물음에 그 정곡(情曲)을 말하니 전사람이 감동하여 함께 대인의 집에 가서 스스로 구호를 담당하여 생활비를 계속하여 공급하였더니 그 뒤에 대인이 일을 마치 고 돌아오니 부모와 처자가 안녕하거늘 그 연고를 물어서 알고 그 사람에게 후히 갚었다 하 니라 11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전에는 판이 좁아서 성(聖)으로만 천하를 다스리기도 하고 웅(雄)으로만 다스리기도 하여왔으나 이제는 판이 넓어서 성과 웅을 합하여 하나 니라 118. 어떤 사람이 여쭈어 가로대 깎은 머리로 선생께 와 뵈옵기 황송하여이다 한 대 가라사대 머리에 상관이 없고 다만 마음을 보노라 하시니라 119. 신원일이 여쭈어 가로대 이제 중국이 혼란하야 인민이 도탄(塗炭)에 들었사오니 선생의 무소불능(無所不能)하신 권능으로 그 인민을 건지시고 그 왕위에 오르사이다 가라사대 벼슬은 넘나들지라도 왕은 제나라 사람이 하여야 호원(呼寃)이 없나니라 12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부인이 천하사를 하려고 염주(念珠)를 딱딱거리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쳤으니 장차 부인의 천지를 만들려함이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는 되지 못 할 것이오 남녀동권(男女同權)시대가 되리라 121.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에 병신(病身)이 육갑(六甲)한다고 하나니 서투른 글자나 안다고 손가락을 곱작거리며 아는체 하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122. 하루는 장성원에게 글 한절(節)을 써주시며 뒷날 보라하시니 이러하니라 「장교자패(將驕者敗)니 견기이작(見機而作)하라」 123. 팔월에 구릿골에 계실 때에 차경석이 종사(從事)함으로부터 살림을 돌보지 아니하야 가세가 날로 쇠패(衰敗)하여 지는지라 아우 윤칠이 불평히 생각하되 천사를 따르면 복을 받는다 하더니 이제 복은 멀어지고 빈궁이 따라 드니 이는 한갖 속임에 지나지 못함이라 내가 선생께 가서 질문하리라 하고 구릿골로 오다가 길에서 비를 만나고 진흙에 엎드려저 의복을 망쳐가지고 들어오니 천사 놀랜 빛으로 일러 가라사대 이 근처에 의병이 출몰하므 로 일병이 사방으로 정탐하니 만일 네가 비 맞고 길 걷는 모양을 보면 의병으로 혐의하여 큰 욕을 줄 것이나 조용한 곳에 숨어있어 내가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 하시고 형렬로 하여 금 잘 숨겨두었다가 이튿날 윤칠을 부르사 돈 열닷냥을 주시며 가라사대 내가 수일 후에 정 읍으로 가리니 돌아가서 기다리라 윤칠은 무렴에 쌓였을 뿐 아니라 수일 후에 정읍으로 오 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이 좀 풀려서 질문은 뒷날로 미루고 돌아가니라 124. 천사 윤칠에서 또 일러 가라사대 네 매씨(妹氏)를 잘 공양하라 네 매씨가 굶으면 천하 사람이 모두 굶을 것이요 먹으면 천하사람이 다 먹을 것이요 눈물을 흘리면 천하사람이 다 눈물을 흘릴 것이요 한숨을 쉬면 천하사람이 다 한숨을 쉴 것이요 기뻐하면 천하사람이 다 기뻐하리라 하시니라 125. 수일 후에 고부 와룡에 가사 경석에게 기별(寄別)하시되 나를 보려거든 학동으로 오라 하시거늘 이튿날 경석이 학동으로 와 뵈이니 천사 돈 십오원을 주시며 가라사대 너를 부르 기는 이 일극(一極)을 주려함이라 내가 윤칠을 두려워서 네 집에 가지 못하노라 경석이 돈 을 받으며 황송하여 여쭈어 가로대 무슨 일로 그리하시니이까 가라사대 일전에 윤칠이 살 기를 띄고 구릿골에 왔는데 돈이 아니면 풀기 어렵기로 돈 삼원을 주어서 돌려보냈노라 경 석이 황망히 돌아와서 윤칠을 불러 물으니 과연 사실을 자백하더라 126. 이튿날 학동을 떠나실 때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이번 길은 한사람의 절을 받기 위함이니 이번에 받는 절이 천하에 넓게 미치리라 또 가라사대 경석에게 한 짐을 잔뜩 지 워 놓으니 이기지 못하고 비척거린다 하시니라 127. 천사께서 매양 고부인(高夫人)의 등을 어루만지시며 가라사대 「너는 복동(福童)이라 장차 천하사람의 두목이 되리니 속히 도통을 하리라」 하시니라 128. 하루는 천사께서 차경석에게 명하사 세수물을 가져오라 하시니 경석이 세수물을 가져다 올리고 나가거늘 천사 경석을 손가락질하며 고 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살기를 보 라 경석은 만고(萬古)대적(大賊)이라 자칫하면 내 일이 낭패(狼狽)되리니 극히 조심하라 하 시니라 129. 기유년 설날 경석이 선령(先靈)에 차례를 지내려 하거늘 천사 그 장만한 찬수(饌需)를 가져오라 하사 여러 종도들로 더불어 잡수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곧 절사(節祀)니라 하시니라 130. 천사 개고기를 즐기사 가라사대 이 고기는 상등(上等)사람의 음식이니라 종도들이 그 이유를 물은대 가라사대 이 고기를 농민들이 즐기나니 이 세상에 상등사람은 곧 농민이라 선천(先天)에는 도가(道家)에서 이 고기를 기(忌)하였으므로 망량(怒?)이 응(應)하지 아니 하였나니라 131. 하루는 감자현이 조모(祖母)의 장사를 지내려고 상여를 운반하여 정(定)한 땅으로 향하거늘 천사 구릿골 앞에 금광터를 가리키시며 이곳에 장사하라 하시니 자현이 듣지 않거늘 가라사대 화룡(畵龍) 천년(千年)에 진룡(眞龍)이 이름을 모른다 하시니라 132.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개 고향에 가면 일가(一家) 간(間)에 항렬(行列) 높은 이를 대할 때에 반드시 항렬을 따라서 말하게 되나니 이것은 윤리상 전통이라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만은 신명들은 그 불경한 말을 그르게 여겨 반드시 벌을 주나니 그러므로 나는 이 일을 어려워서 친족들과 상종(相從)을 적게 하노라 133. 하루는 형렬을 명하사 광찬과 갑칠에게 태을주(太乙呪)를 많이 읽으라 하시고 김병선(광찬의 조카)에게 도리원서(桃李園序)를 일천번 읽으라 하시고 경석과 내성에게 시천주 (侍天呪)를 혀와 입술을 움직이지 말고 많이 묵송(默誦)하라 하시니라 134. 사월에 용머리고개에 머무르실 때 광찬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게 김병욱의 집에 있으면서 내가 전하는 글을 낱낱이 정서(淨書)하여 가져 오라 하시고 형렬로 하여금 글을 전하야 정서하여 온 뒤에 광찬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글을 세상에 전함이 옳으냐 대하야 가로대 뜻대로 하소서 가라사대 정읍에 한 책을 두었으니 그 글이 나오면 세상이 다 알리라 하시 고 드디어 불사르신 뒤에 구릿골로 돌아오시니라 그 글은 광찬이 기억 한 대로 한절(節)을 전(傳)하여 온 것이 이러하니라 「사지상직야(士之商職也) 농지공업야(農之工業也) 사지 상농지공직업야(士之商農之工職業也)(빠진 구절이 있는 듯) 만물자생(萬物資生) 수치방탕 신도통(羞恥 放 湯 神 道 統) 춘지기방야(春之氣放也) 하지기탕야(夏之氣蕩也) 추지기신야 (秋之氣神也) 동지기도야(冬之氣道也) 통 이기지주장자야( 統 以氣主張者也) 지심대도술 (知心大道術) 무신십이월이십사일(戊申 十二月 二十四日) 좌선(左旋) 사삼팔(四三八), 천지(天地)는 망량(怒?)이 주장(主張) 구오일(九五一), 일월(日月)은 조왕(爬王)이 주장(主張) 이칠육(二七六), 성신(星辰)은 칠성(七星)이 주장(主張) 운(運)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 무남녀노소아동영이가지(無男女老少兒童口永而歌之) 시고영세불망만사지(是故로 永世不忘萬事知)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135. 하루는 전주 김준찬의 집에 계실새 김낙범에게 물어 가라사대 관왕묘(關王廟)에 치성(致誠)이 있느냐 대하여 가로대 있나이다 가라사대 그 신명이 이 지방에 있지 아니하고 서양에 가서 큰 난리를 일으키나니 치성은 헛된 일이니라 136. 매양 구릿골 앞 큰 나무 밑에서 소풍하실 새 금산안과 용화동을 가리켜 가라사대 이곳이 나의 기지(基址)라 장차 꽃밭이 될 것이요 이곳에 인성(人城)이 쌓이리라 하시고 또「천황지황인황후(天皇地皇人皇後) 천하지대금산사(天下之大金山寺)」라고 말씀하시고 또「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 청풍명월금산사(淸風明月金山寺) 문명개화삼천국 (文明開化三千國) 도술통구만리(道術運通九萬里)」라고 외우시고 또 「세계유이차산출 (世界有而此山出) 기운금천장물화(紀運金天藏物華) 응수조종태호복(應須祖宗太昊伏) 하사도인다불가(何事道人多佛歌)」를 외우시니라 137. 하루는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큰 운수를 받으려하는 자는 서전서문(書傳序文)을 많이 읽으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차생어수천재지하(且生於數千載之下) 이욕강명어수 천재지전(而欲講明於數千載之前) 역이난의(亦已難矣)」라는 한 구절은 청수를 떠놓고 읽을만한 구절이니라 하시니라 138. 최덕겸이 여쭈어 가로대 천하사는 어떻게 되오리까 천사「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쓰시며 가라사대 이러하리라 자현이 가로대 그 뜻을 해 석하기 어려우니이다 천사 다시 그 위에「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를 쓰시고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두 줄은 베짜는 바디와 머리 빗는 빗과 같으니라 하 시니라 139.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절후문(節侯文)이 좋은 글인 줄을 세상 사람이 모르나니라 시속에 절후를 철이라 하고 어린 아해의 무지몰각(無知沒覺)한 것을 철부지라 하 여 소년으로도 지각(知覺)을 차린 자에게는 철을 안다 하고 노인도 몰지각(沒知覺)하면 철 부지한 아해와 같다 하느니라 140. 하루는 어느 지방에서 젊은 부인이 부상을 당해 뒤에 순절(殉節)하였다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악독한 귀신이 인명을 살해한다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이러하 니라 「충효열(忠孝烈) 국지대강(國之大綱) 연 국망어충(然 國亡於忠) 가망어효(家亡於孝) 신망어열(身亡於烈)」 이 뒤에 또 「대장부 대장부(大丈夫 大丈夫)」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141. 하루는 김송환에게 옛 글 한 수를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소년재기발천마(少年才氣拔天摩) 수파용천기세마(手把龍泉幾歲磨) 석상오동지발향(石上梧桐知發響) 음중율려유 여화(音中律呂有餘和) 구전삼대시서교(口傳三代詩書敎) 문기천추도덕파(文起千秋道德波) 피혜이성현사가(皮幣已成賢士價) 가생하사원장사(賈生何事怨長沙)」 142.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과거에는 도통(道通)이 나지 아니하였으므로 도가에서 음해(陰害)를 이기지 못하여 성사(成事)되는 일이 적었으나 이 뒤에는 도통이 났으므 로 음해하려는 자가 도리어 해를 입으리라 143. 세상에 전하여 온 모든 허례(虛禮)를 그르게 여겨 가라사대 이는 묵은 하늘이 그르게 꾸민 것이니 장차 진법(眞法)이 나리라 또 제례진설법(祭禮陳設法)을 보시고 가라사대 이는 묵은 하늘이 그릇 정한 것이니 찬수(饌需)는 깨끗하고 맛있는 것이 좋은 것이요 그 놓여있는 위치로 인하여 귀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라 또 상복제도(喪服制度)를 미워하사 가라사대 이는 거지 죽은 귀신이 지은 것이니라 144.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예수교도는 예수의 재강림을 기다리고 불교도는 미륵의 출세를 기다리고 동학신도는 최수운의 갱생을 기다리나니 누구든지 한 사람만 오면 각 기 저의 스승이라 하여 따르리라 145. 또 가라사대 내가 출세할 때에는 천지가 진동하고 뇌성벽력이 크게 일어나리니 잘못 닦은 자는 죽지는 아니하나 앉은 자리로 갈 때에 따르지 못하고 엎어지며 자리가 없어 참석치도 못하리라 146. 또 가라사대 내가 참으로 일하려고 들어 앉으면 너희들이 아무리 나를 보려하여도 못 볼 것이요 내가 찾아야 보게 되리라 147. 전주 봉서산 아래 계실 때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새대 김봉곡이 시기심이 많더니 하루는 진묵(震默)이 봉곡(鳳谷)에게서 성리대전(性理大全)을 빌려갈 때 봉곡이 곧 뉘 우쳐 찾아갈 줄 알고 걸어가면서 한 권씩 보아 길 가에 버려 절 동구에 이르기까지에 다 보아 버린지라 봉곡이 책을 빌려준 뒤에 곧 뉘우쳐 생각하되 진묵은 불법을 통한 자인데 만일 유도(儒道)까지 정통(精通)하면 대적(對敵)하지 못하게 될 것이요 또 불법이 크게 흥왕하 여지고 유교는 쇠퇴하여지리라 하시고 급히 사람을 보내어 그 책을 도로 찾아 오라 하니 그 사람이 뒤쫓아 가면서 길 가에 이따금 한 권씩 버린 책을 거두어 온지라 그 뒤에 진묵이 봉 곡에게 가니 봉곡이 빌린 책을 돌리라고 청하거늘 진묵이 가로대 그 책은 쓸데 없는 것이므로 다 버렸노라 하니 봉곡이 노한지라 진묵이 가로대 내가 외우리니 기록하라 하고 인하 여 외움에 한자의 오착(誤錯)이 없는지라 봉곡이 이로부터 더욱 시기하더니 그 뒤에 진묵이 상좌(上佐)에게 여드레동안 방문을 잠그어 둘 것을 부탁하고 범서(梵書)와 불법(佛法)을 더 연구하려고 시해(屍解)로 서역(西域)에 갔음을 봉곡이 알고 절에 가서 그 방문을 열고 어찌 시체를 방에 갈머두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느냐고 꾸짖어 화장(火葬)하게 하였더니 팔일이 지난 뒤에 전묵이 돌아와서 신체가 없어졌음을 보고 공중에서 소리쳐 가로대 이는 봉곡의 소위(所爲)라 내가 각 지방 문화의 정수(精髓)를 거두어 모아 천하를 크게 문명케 하고자 하였더니 이제 봉곡의 질투로 인하여 헛되게 되었으니 어찌 한스럽지 않으리요 이 제 나는 이 땅을 떠나려니와 봉곡의 자손은 대대로 호미를 면치 못하리라 하고 동양의 도통 신(道通神)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갔느니라 하시니라 14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최풍헌(崔風憲)은 지난 임진왜란때 고흥 사람이라 유훈장(柳訓長)의 면하인(面下人)으로 있으면서 술취한 사람과 같이 언행이 거칠게 보이 나 일을 당하면 명민(明敏)하고 지혜가 뛰어나므로 유훈장이 비범하게 알았었는데 때마침 일본군이 칩입하리라는 풍설(風說)이 유포되어 민심이 소동된지라 유훈장이 풍헌에게 피 난할 일을 부탁하니 풍헌이 알지 못한다고 수차 사양하다가 일러 가로대 그대의 가산(家産) 과 전답(田畓)을 다 팔아서 나에게 말기라 유훈장이 허락하고 그대로 하였더니 하루는 풍헌 이 사망하였다는 부고(訃告)가 오므로 유훈장은 크게 놀래어 풍헌의 집에 찾아 간즉 과연 풍헌이 죽었는지라 그 아들에게 유언이 있더냐고 물으니 대답하되 유훈장에게 통지하여 온 집안 식구를 모두 복인(服人)으로 꾸미어 상여뒤를 따르게 하여 지리산 아무 꼴짜기를 찾아가서 장사지내라 하더이다 하거늘 유훈장은 원래 풍헌을 크게 믿었으므로 집에 돌아 와서 가권들과 의논하니 모두 듣지 아니하고 큰아들 한 사람만 명하는 대로 좇아 사흘 후에 운상(運喪)하여 지리산 속에 들어가니 그 골짜기 위에서 상여를 버리고 이곳으로 오라는 소리가 들리거늘 우러러보니 곧 최풍헌이라 상여를 버리고 따라가니 그 곳에 가옥을 지어 놓고 식량을 풍부히 저장하여 두었더라 얼마 지난 뒤에 산 위에 올라가서 살던 곳을 바라보 니 불꽃이 크게 일어나거늘 사유를 물으니 일본군이 침입하여 모든 마을에 불을 지르는 것 이라 하였나니라 그런데 그 골짜기 위에서 만나 볼 때의 얼굴은 본 얼굴 보다 조금 달라졌었다 하니라 149. 또 가라사대 서교는 신명박대(神明薄待)가 심하므로 능히 성공치 못하리라 15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대인의 행차(行次)에 삼초(三哨)가 있나니 갑오년에 일초가 되었고 갑진년에 이초가 되었고 손병희는 삼초를 맡았나니 삼초 끝에는 대인(大人) 이 나오리라 하시고 손병희의 만사(挽詞)를 지어 불사르시니 이러하니라 「지충지의군사군 (知忠知義君事君) 일마무장사해민(一魔無藏四海民) 맹평춘신배명성(孟平春信倍名聲) 선생 대우진일신(先生大羽振日新)」 151.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일은 어떤 부랑자의 일과 같으니 옛적에 한 사람이 지조가 견실치 못하여 방탕히 지내다가 하루는 홀로 생각하되 내 일생에 이룬 것이 없고 이제 한갖 늙게 되었으니 어찌 한할 바 아니리요 이로부터 마음을 고치고 신선을 찾 아서 선학(仙學)을 배우리라 하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더니 문득 심신(心身)이 날아서 하 늘에 올라가 한 신선을 만나니 그 신선이 가로대 네가 이제 방탕을 뉘우치고 선학을 배우려 하니 그 뜻이 가상(嘉尙)한지라 내가 선학을 가르쳐 주리니 너는 조촐한 땅에 도장을 세우 고 많은 동무를 모아 기다리라 그 사람이 사례(謝禮)하고 정신을 차리니 기미(氣味)가 쇄락 (灑落)한지라 이날부터 조촐한 땅을 가리고 동무를 구하니 그의 방탕하던 버릇에 의심을 두 어 듣는 자가 적고 다만 평소에 기미가 맞던 자 몇 명이 모여서 도장을 열었더니 문득 하늘 로부터 오색구름이 찬란하고 선악(仙樂)소리가 유량(劉亮)히 들리더니 이윽고 그 신선이 내려와서 일제히 선악을 가르쳐 주었느니라 152 또 가라사대 나의 일은 여동빈(呂洞賓)의 일과 같으니 동빈이 인간에서 인연있는 자를 가려서 장생술을 전하려고 빗장사로 변장하여 거리에서 외쳐 가로대 이 빗으로 빗으면 흰 머리기 검어지고 굽은 허리가 펴지고 쇠한 기력이 강장(强將)하여지고 늙은 얼굴이 젊어지 나니 이 빗 값이 천냥이로다 하거늘 듣는 사람들이 모두 허탄(虛誕)하게 생각하여 믿지 아 니하니 동빈이 한 노파에게 시험함에 과연 말한 바와 같은지라 모든 사람이 그제야 다투어 모여드니 동빈이 드디어 승천하였느니라 153. 또 가라사대 운수를 열어주어도 이기어 받지 못하면 그 운수가 본처로 돌아오기도 하고 또 남에게 그 운수를 빼앗기기도 하느니라 154. 또 가라사대 나의 공부는 삼등(三等)이 있으니 상등(上等)은 도술이 겸전(兼全)하여 만사(萬事)를 임의(任意)로 행하게 되고 중등(中等)은 용사(用事)에 제한이 있고 하등(下 等)은 알기만 하고 용사는 못하나니 옛사람은 알기만 하고 용사치 못하였으므로 모든 일을 뜻대로 행치 못하였느니라 155. 신경수가 돝 한 마리를 기르다가 도적 맞아 잃어버리고 와서 아뢰니 가라사대 그 돝을 찾지말라 네 전생(前生)에 그 사람의 눈을 속여서 손해를 부쳤으므로 이제 그 보복을 받느 니라 15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공자는 칠십이인을 통예(通藝)케하고 석가모니는 오백인을 통케하였다 하나 나는 차등(差等)은 있을지라도 백성까지 마음을 밝혀주어 제 일 은 제가 알게하며 남자는 남의 여자에 탐심을 내지않게 하고 여자는 남의 남자에게 탐심을 내지않게 하며 길에 흘린 것을 줍는 자가 없게 하고 산에는 도적이 없게 하리라 157. 또 가라사대 도통(道通)줄을 대두목에게 주어 보내리라 법방(法方)만 일러주면 되나니 내가 어찌 홀로 맡아 행하리오 도통시킬 때에는 유불선(儒彿禪) 각 도통신들이 모여들어 각기 그 닦은 근기(根氣)를 따라서 도를 통케 하리라 158. 공우 여쭈어 가로대 도통을 주옵소서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이 무슨 말이뇨 각성(各姓)에 선령신 한명씩이 천상(天上)공정(公庭)에 참여하여 있나니 이제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 을 주면 모든 선령신들이 모여들어 편벽(偏僻)됨을 힐난(詰難)할지나 그러므로 나는 사정 (私情)을 쓰지 못하노라 이 뒤에 일제히 그 닦은 바를 따라서 도통이 열리리라 공자는 다만 칠십이인만 통예(通藝)를 시켰으므로 얻지 못한 자는 모두 함원(含寃)하였나니라 나는 누구나 그 닦은 바에 따라서 도통을 주리니 상재(上材)는 칠일이요 중재(中材)는 십사일이요 하재(下材)는 이십일일만이면 각기 성도하게 되리라 159. 또 가라사대 강태공이 십년경영(經營)으로 삼천육백개의 낚시를 벌렸음이 어찌 한갓 주나라를 일으켜 봉작(封爵)을 얻으려 함이랴 이를 넓게 후세에 전하려 함이라 내가 이제 칠십이둔(遁)을 써서 화둔(火遁)을 트리니 나는 곧 삼리화(三離火)로다 160. 또 가라사대 문왕은 유리에서 삼백팔십사효(爻)를 해석하였고 태공은 위수에서 삼천 육백개의 낚시를 벌렸었는데 문왕의 도술은 먼저 나타났었거니와 태공의 도술은 이때에 나오느니라 하시고 「천지무일월공각(天地無日月空殼) 일월무지인허령(日月無知人虛靈) 」이라 하시니라 161. 천사께서 일찍 사폭병풍(四幅屛風) 한 벌을 만드사 그 이면과 표면에 모두 친필로 글을 쓰사 재종숙씨에게 주시니 그 글은 이러하니라 이면에「계이학입신(戒爾學立身) 막약선효 제(莫若先孝悌) 이이봉친장(怡怡奉親長) 불감생교이(不敢生驕易) 계이학간록(戒爾學干祿) 막약근도예(莫若勤道藝) 상문제격언(嘗聞諸格言) 학이우즉사(學而優則後) 계이원치욕(戒 爾遠恥辱) 공즉근호예(恭則近乎禮) 자비이존인(自卑而尊人) 선피이후기(先彼而後己) 거세 호승봉(擧世好承奉) 앙앙증의기(昻昻增意氣) 부지승봉자(不知承奉者) 이이위완희(以爾爲 玩戱)」라 쓰셨고 표면 한편에 「만사이황발(萬事已黃髮) 잔생수백구(殘生隨白鷗)안위대 신재(安危大臣在) 하필누장류(何必淚長流) 영원출(靈源出)」이라 쓰셨고 또 한편에는 고전 체로 「면공조이(綿空早移) 심읍오현(浮邑梧弦) 비연족내(枇緣足奈) 신아대금(新兒大琴) 파만소곡(杷晩笑谷) 완배대녀(阮背帶女)」라 쓰셨고 병풍 첫머리에는 「기약왈(其略曰)」 의 석자를 쓰셨더라 재종숙씨는 다만 선사하신 것으로만 알았을 뿐이요 글 뜻을 알지 못하 더니 수십년 후에 천사께 입계(入繼)하게 된 그 손자 석환에게 전하신 경계문(警戒文)임이 판명되니라 162. 공우 삼년동안 천사를 모시고 천지공사에 많이 수종하였는데 매양 공사 뒤에는 각처 종도들에게 순회연포(巡回演布)하라 명하시며 가라사대 이 일은 곧 천지의 대순(大巡)이 니라 하시니라 163. 하루는 공우로 하여금 각처 종도들에게 순회하며 전하라 하사 가라사대 이불 덮고 아침 늦게 자는 자는 내 눈에 송장으로 보인다 하라 하시니라 164. 어떤 사람이 계룡산 정씨왕국에 대한 비결을 말하거늘 가라사대 일본사람이 모든 섬속을 샅샅이 뒤져보고 물밑까지 더듬었나니 정씨가 몸 붙여서 일을 벌릴 곳이 어디가 있으리 요 그런 생각은 다 버리라 하시니라 165.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일이 장차 초장봉기지세(楚將蜂起之世)로 각 색(色)이 혼란스럽게 일어나서 물중전(잡화전) 본을 이루리라 그러나 다시 진법이 나오게 되리라 16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도통은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兌)에 있나니라 하시니 유찬명이 큰 소리로 건감간진손이곤태를 한번 읽고 밖으로 나가니라 16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이 장차 천하만국(萬國)에 돌아다니며 가르칠 때에 오죽이 대우를 받겠느냐 그 때에는 큰 영귀(榮貴)가 되리라 16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담배에 시비(是非)가 붙어 있으니 상하 귀천의 구별이 없이 피우리라 하시고 종도들의 담배를 넣어주사 피우게 하시니라 169. 하루는 형렬에게 옛글 한 귀를 외어주시며 잘 지키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폐의다구승금갑(弊衣多垢勝金甲), 퇴옥무원사철성(頹屋無垣似鐵城)」 17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운수는 천지에 가득차 원원(元元)한 천지대운이므로 갑을(甲乙)로써 머리를 들 것이요 무기(戊己)로써 구비를 치리니 무기는 천지의 한문 (閈門)인 까닭이니라 171. 하루는 종도들에게 옛 글 한 수를 외워주시며 잘 기억하여 두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삼인동행칠십리(三人同行七十里) 오로봉전이십일(五老峰前二十一) 칠월칠석삼오야(七 月七夕三五夜) 동지한식백오제(冬至寒食百五除)」 172. 하루는 종도들에게 글 한 귀(句)를 외워주시며 잘 기억하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구중곤륜산(口重崑崙山) 심심황하수(心深黃河水)」 173. 신농씨가 경농(耕農)과 의약(醫藥)을 가르침으로부터 천하가 그 후택(厚澤)을 입어왔으니 그 공덕을 앙모(仰慕)하여 보답치 않고 강태공이 제잔금폭(除殘禁暴)의 묘략을 전수함 으로부터 천하가 그 덕을 입어왔으나 그 공덕을 앙모하여 보답치 아니하니 어찌 도의(道義) 에 합당하리요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모든 신명이 신농과 태공의 은혜를 보답하리라 174. 하루는 종도들에게 글 한 수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천시천비수도도(天是天非修道道) 불구속지득장생(不求俗地得長生)」 175. 하루는 종도들에게 옛 글을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보슴금강경(步拾金剛景) 청산개골여(靑山皆骨餘) 기후기로객(其後騎驢客) 무흥단주저(無興但躊躇)」 176. 하루는 종도들에게 옛 글을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아득장생비태청(我得長生飛太淸) 중성요아참요정(衆星要我斬妖精) 악역최절사마경(惡逆?折邪魔驚) 섭강리두제광령 (攝?履斗濟光靈) 천회지전보칠성(天回地轉步七星) 우보상최등양명(禹步相催登陽明) 일기 혼돈간아형(一氣混沌看我形) 엄엄급급여율령(口奄口奄急急如律令)」 177. 하루는 종도들에게 옛 글을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칠팔년간고국성(七八年間古國城) 화중천지일병성(畵中天地一餠成) 흑의번북풍천리(黑衣飜北 風千里) 백일경서야오경 (白日頃西夜五更) 동기청운공유영(東起靑雲空有影) 남래적표홀무성(南來赤豹忽無聲) 호토 용사상회일(虎兎龍蛇相會日) 무고인민만일생(無辜人民萬一生)」 178. 천지에 수기(水氣)가 돌 때에는 만국(萬國) 사람이 배우지 아니 하고도 통어(通語)하게 되나니 수기가 돌 때에는 와지끈 소리가 나리라 179. 너희들은 오사(惡死)는 아니 하리라 천하사 하려다가 좀 갇히는 것이야 무서울 것이 있느냐 180. 주머니에 한냥이 있던지 닷돈이 있던지 서돈이 있던지 어디를 가다가 맛 좋은 음식을 보고 사먹지 않고 집에 가 살일만 생각하는 자는 천하사를 못하느니라 181. 내가 출세 할 때에는 대두목이라도 다섯 사람 데리고 따르기가 어려우리니 희귀(稀貴)하다는 희자(稀字)가 드물 희자(稀字)니라 182. 하루는 종도들에게 고시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도통천지무형외(道通天地無形外) 사입풍운변태중(思入風雲變態中) 만사분이정(萬事分已定) 부생공자망(浮生空自忙)」 183. 하루는 어떤 사람이 계룡산(鷄龍山) 건국(建國)의 비결(秘訣)을 물으니 가라사대 동서양이 통일하게 될터인데 계룡산(鷄龍山)에 건국하여 무슨 일을 하리요 가로대 언어(言語) 가 같지 아니하니 어찌 하오리까 가라사대 언어도 장차 통일케 되리라 하시니라 184. 모악산(母嶽山)은 청짐관운형(靑?貫雲形)인데 그 살기를 피워내는 바람에 세계가 물끊 듯 하리라 하시니라 185. 양이 적은 자에게 과중하게 주면 배가 터져 죽고 양이 큰 자에게 과소히 주면 배곯아 죽나니 각기 기국에 맞추어 주리라 하시니라 186. 천사 가라사대 주문은 무슨 주문이든지 믿고만 읽으면 좋으니라 하시며 가라사대 어느 혼기(婚期)를 잃어 한이 된 처녀가 도나 닦으려고 이웃에 수도하는 노 부처(夫妻)를 찾아 가 주문(呪文)을 물은 대 때마침 노 부처는 서로 다투던 뒤라서 심사(心思)가 불안하여 귀 찮은 마음에서 「아무것도 싫다」라고 대답하였더니 처녀가 이를 주문으로 알고 좌와(坐 臥) 동작(動作)에 쉬지 않고 열성으로 잃으니 온 식구들이 싫어하던 중 그 말을 외우면서 이고 오는 물동이를 그 아버지가 보리타작 하던 도리깨로 쳐서 돌 위에 넘어졌으나 동이도 성하고 물도 쏟아지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라」 187. 또 가라사대 옛적에 어떤 사람이 선술(仙術)을 배우기 위하여 스승을 찾으려고 돌아다니더니 어떤 사람이 선술을 가르쳐주기를 허락하며 십년동안의 성의(誠意)를 보이라 하니 그 사람이 머슴살이로 진심(盡心)갈력(竭力)하여 그 집 농사에 힘 썼더니 십년이 찬 뒤에 는 주인이 그 성의를 칭찬하며 선술을 가르쳐 주리라 하고 그 부근에 있는 연못에 데리고 가서 이르기를 물 위로 뻗은 버들가지에 올라거서 물로 뛰어내리면 선술을 통하리라 하거 늘 머슴이 그 말을 믿고 나무가지에 올라가서 물로 뛰어 내리니 미쳐 떨어지기 전에 뜻 밖 에도 오색구름이 모여들고 선악소리가 들리며 찬란한 보련(寶輦)이 나타나서 그 몸을 태우 고 천상으로 올라갔다 하였나니 이것이 그 주인의 도술로 인함이랴 학자(學者)의 성의로 인 함이랴 이 일을 잘 해석하여 보라 하시니라 188. 또 가라사대 이 시대가 장차 길에는 두 사람이 뭉쳐 가기 어렵고 방에는 다섯 사람이 모여 앉기 어려우리니 아는 것도 모르는 체하고 엄벙덤벙하여 폭(幅) 잡기 어렵게 지낼지어 다 하시니라 189. 또 가라사대 앞으로 산금(産金)증식(增殖)이 전고(前古)에 유례(類例)가 없게 될 터인데 이는 다 내가 장차 걷어 쓰려고 시킨 바이라 하시니라 190. 천사 늘 종도들에게는 평어(評語)를 쓰시나 만일 외인(外人)이 있는 때에는 항상 경어(敬語)를 쓰시니라 또 누구를 대하던지 다정하게 하시고 일어(一語), 일묵(一默), 일동(一 動), 일정(一靜), 일희(一喜), 일노(一怒)를 법도(法度)있게 하시니라 191. 천사께서 종도들 중에 허물 지은 자가 있으면 추상(秋霜)과 같이 꾸짖으신 뒤에 「다시는 그리 말소 응」하시는 소리로 춘풍(春風)화기(和氣)와 같이 마음을 풀어 주시니라 192. 또 가로대 스물 네가지 약종(藥種)만 잘 쓰면 만국(萬國) 의원(醫員)이 되리라 하시니라 193. 또 가라사대 후천에는 팔자 좋은 사람이라야 자식 둘을 둘 것이요 아주 못두는 자는 없으리라 또 부자는 각 도에 하나씩 두고 그 나머지는 다 고르게 하여 가난한 자가 없게 하 리라 194. 경학이 내환(內患)으로 독삼탕(獨蔘湯)을 많이 쓰다가 천사께 그 가부(可否)를 묻자온 데 가라사대 인삼은 내가 모르는 약이로다 하시니라 195. 운암강이 흘러 두치강(섬진강)이 되었지만 장차 계화도로 나가게 되리라 196. 약방의 부엌과 온 집안을 날마다 깨끗하게 소제(掃除)하시며 가라사대 일본사람이 보아도 깨끗하다고 하겠느냐고 물으시니 이 때는 아직 청결법(淸潔法)이 시행되기 전이러라 197.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일찍 부모를 잃었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나이다 가라 사대 이 뒤로는 나의 부모를 너의 부모와 같이 섬기라 하시니라 198. 천사 가라사대 공부를 하다가 땅에 떨어지면 죽느니라 199. 이제 너희들에게 다 각기 운수를 정하였느니 잘 받아 누릴지어다 만일 받지 못한 자가 있으면 그것은 성심이 없는 까닭이니라 200. 씨름으로 남을 이기는 것도 죄가 되나니 이는 성한 사람을 곧 병들게 한 까닭이니라 201.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아무리 무식할지라도 거주(居住) 성명(姓名)은 쓸 줄 알아야 하느니라 202. 또 가라사대 금년 운수가 명년(明年) 사월(四月)까지 가느니라 하시니라 203. 천사 하루는 조아시와 묘시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조아시(鳥兒詩) 취력미온전신모(嘴力未穩全信母) 난심상재불경인(卵心常在不驚人) 묘시(猫詩) 신래성국삼천리(身來城國三千里) 안변서천십이시(眼辨西天十二時) 204. 또 고시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호래불각동관애(胡來不覺潼關隘) 용기유문진수청(龍起猶聞秦水淸) 205. 천사 가라사대 모든 술수(術數)는 내가 쓰기 위하여 내놓은 것이라 하시니라 ◎ 天師는 모든 術數는 내가 사용하기 위해 출현시킨 것이라고 하셨다. 제자들이 김일부의 易에 관해서 묻자 김 일부는 易의 수 하나를 잘못 알고 있다고 대답하셨다.(此項 後半大聖經集에서) ◎ 무신 칠월 칠일 밤, 본가에 계시던 天師는 점을 쳐서, 石幻 나와라, 金剛石 나와라, 라고 읊으셨다. 그리고 나서 십이 년 후, 병신 칠월 칠일 술시에 석환이 태어났다. 砧은 석환에게 보존되어 왔다.(此項 後半 大聖經集에서) ◎ 天師의 승천 후, 천사의 양친을 석환의 조부모가 보살펴 오셨는데 석환이 팔세 때, 天師의 모친 권씨가 돌아가시니 그 때 高夫人이 조문하러 방문하셨다. 삼 년 후, 상을 치를 때 다시 방문하신 高夫人은 屈布喪服의 상주 석환을 안고 머리를 만지시며, 그대는 장래 大家督을 잇게 될 것인데,그것은 큰 苦勞이다. 잘 家督을 다스려 天師의 유언대로 행하면 큰 축복이 너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同前) ◎ 天師의 연하 從叔 강연회는 天師를 잘 따랐는데 어느 날 쌍정리 등판고개 바위에 걸터앉아 지금은 무신 십이월인데 내가 「家九板」의 한 기운에 따라 나의 후사를 정하므로 후일 영택에게 차남이 생기면 「石幻」이라고 이름을 붙여 나의 繼嗣로서 입적시켜라. 가령, 杭이라도 기운을 붙이면 쓸 길이 있을 것이다. 후일 그 아이가 성장하면, 맡겨진 자기의 임무를 다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同前) ◎ 天師 승천 후, 本家가 가난해 져서 再從淑 聖會의 아들 영택이 天師의 양친을 모셔왔는데 이미 天師가 유언하신 대로 병신년 칠월 칠일, 과연 영택에게 차남이 생겨 그 아이가 석환이었다. 객망리 양씨 一族의 동의로 석환을 天師의 후사로 입적시켜 天師의 모친 권씨 밑에서 자랐다.(同前) ◎ 정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오신 天師는, 그 곳 서당에서 학문에 힘썼는데, 그 후 김형렬과 만나 구릿골 표산에 있는 학선암에서 형렬과 함께 다시 면학에 힘쓰셨다. 그리고 이십 칠세 정유년에 정남기 집에 書塾을 만들어 동생 영학, 형렬의 아들 찬문을 포함해 시골 아이들에게도 학문을 가르치셨다.(同前) ◎ 그 시기 鄭家에 있던 儒, 佛, 仙 陰陽讖緯書를 비롯, 다수의 서적을 통독하신 후, 그 서적이 천하 구제에 도움이 되겠다고 하시며 書塾을 폐하신 후, 전국 유람 길로 오르셨다. 旅路 도중, 익산군 나리에 도착하신 天師는 占術 命理로 여비를 모으셨는데 神人이라는 소문이 나서 그 돈은 四年 분의 여비로 쓸 정도였다. 이윽고 全州府에 도착하시자, 전주부의 사람들도 天師를 神人이라고 숭배했다.(同前) ◎ 天師는 종도들에게 大學을 가르치시며 대학을 열심히 배우라. 그 안에 道通神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동생 영학에게도 대학을 多讀해 마음을 바르게 가지면 도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에 거슬려 요술을 배우고 도중에 죽었다. 天師는 二心을 갖는 자는 배은망덕하기 때문에 도통하지 못한다고 하셨다.(同前) ◎ 전국 巡遊에서 本家로 돌아오신 天師는 실山은 호남 西神司命을 管轄하는 主山이다. 동쪽에 모악산, 서쪽에 瀛州山, 남쪽에 방장산, 북쪽에 봉래산이 둘러싸인 실山을 보위해 遙排하는 지형이다. 내가 五方神將 및 四十八將을 지휘해 眞法呪를 외우는 것은 將에게 천하의 血統筋과 천하의 道通筋을 바로 하기 때문이다. 밤낮 가리지 않고 매일처럼 실山을 왕래하면서 眞法呪를 읊으셨다. 그 때, 山川의 震動이 근처 일대에 미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서 외출을 주저했다.(同前) 제 4 장 천지공사(天地公事) ◎ 신축(辛丑)년 칠월로부터 본댁에 머무르시며 쉬임없이 천지공사를 행하셨으나 참관한 사람이 없으므로 전하지 못하였나니라. 1. 임인(壬寅)년 사월에 천사 김형렬(金亨烈)의 집에 머무르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 (時俗)에 어린 아해에게 개벽쟁이라고 희롱하나니 이는 개벽장(開闢長)이 날 것을 이름이라 내가 삼계(三界)대권(大權)을 주재(主宰)하여 천지를 개벽하며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災劫)에 싸인 신명(神明)과 민중(民衆)을 건지려 하니 너는 마음을 순결히 하여 공정(公庭)에 수종(隨從)하라 하시고 날마다 명부공사(冥府公事)를 행하시며 가라사대 명부공사의 심리(審理)를 따라서 세상의 모든 일에 결정되나니 명부의 혼란으로 인하여 세계도 또한 혼란하게 되느니라 하시고 전명숙으로 조선(朝鮮)명부 김일부로 청국(淸國)명부 최수운으로 일본(日本)명부를 각기 주장케 한다 하시며 날마다 글을 써서 불사르니라 2. 형렬의 집의 가난하여 보리밥으로 천사께 공양(供養)하더니 추석을 당하여 할 수 없이 솥을 팔아서 반찬을 장만하려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솥이 들석임은 미륵불이 출세함이로다 하시고 형렬로 하여금 쇠꼬리 한 개를 구해들여 불을 피우고 두어번 둘러낸 뒤에 형렬을 명하사 해를 보라 하시니 형렬이 우러러 봄에 햇머리가 둘려 있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제 천하대세가 큰 종기(腫氣)를 앓음과 같으니 내가 그 종기를 파(破)하였노라 하시니라 3. 계묘년 봄에 형렬과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적에는 동서양 교통이 없었으므로 신명도 또한 서로 넘나들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기차와 윤선(輪船)으로 수출입하는 화물(貨物)의 표호(標號)를 따라서 서로 통하여 다니므로 조선 신명을 서양으로 건너 보내어 역사(役事)를 시키려 하노니 재주(財主)를 얻어서 길을 틔워야 할지라 재주를 천거(薦擧)하라 김병욱이 전주(全州) 부호(富戶) 백남신(白南信)을 천거하거늘 천사 남신에게 물어 가라사대 가진 재산이 얼마나 되느뇨 대(對)하여 가로대 삼십만냥은 되나이다 가라사대 이십만냥으로써 그대의 생활을 넉넉히 되느뇨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오이다 가라사대 이제 쓸 곳이 있으니 돈 십만냥을 들이겠느냐 남신이 한찬 생각하다가 드디어 허락하거늘 이에 열흘로 한정하여 증서를 받아서 병욱에게 맡기셨더니 기한이 이름에 남신이 돈을 준비하여 각지(刻紙)로 열 두장을 올린데 천사 글을 많이 써서 공사를 행하시고 또 병욱에게 맡겼던 증서를 불사르신 뒤에 각지는 도로 돌려주시며 가라사대 돈은 이미 요긴히 써서 천지공사를 잘 보았으니 다행하도다 하시니 남신은 현금으로 쓰지 아니하심을 미안히 여기고 다시 여쭈어 가로대 현물(現物) 시세(時勢)를 보아서 무역(貿易)하여 이익을 냄이 어떠하니이까 가라사대 그는 모리(謀利)하는 일이니 불가(不可)하니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남신의 일이 용두사미(龍頭蛇尾)와 같도다 하시니라 4. 이 때에 천사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지방을 지키는 모든 신명을 서양으로 건너 보내어 큰 난리를 일으키리니 이 뒤로는 외인(外人)들이 주인없는 빈집 드나들 듯 하리라 그러나 그 신명들이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면 제집 일은 제가 다시 주장(主張)하리라 5. 이해 여름에 병욱이 관찰사의 심부름으로 남원에 가서 오랫동안 두류(逗留)하면서 세금을 감독하여 받으니라 이 때에 조정에서는 러시아와 결탁하여 일본을 억제하려 할 때 일본에 망명한 박영효 일파를 친일파로 지목하여 그 당파를 크게 찾아 죽이니 병욱이 또한 연루(連累)된지라 시월에 서울로 부터 다수(多數)한 순검들이 전주에 이르러 병욱을 찾다가 남원에 있는줄 알고 그 길로 곧 남원으로 향하니라 6. 이 때에 천사 남원에 이르사 병욱을 찾아서 받은 세금은 주인에게 맡기게 하시고 곧 병욱을 데리고 성밖으로 나가시니 병욱은 그 까닭을 모르더라 십여리를 가사 병욱의 선산(先山) 재실(齋室)에 들어가사 산직(山直)을 명하여 남원에 가서 형편을 살펴오라 하시니 산직이 곧 남원에 갔다와서 다수한 경(京) 순검대(巡檢隊)가 이르러 병욱을 찾아 경상(景狀)을 아뢰니 병욱이 비로소 크게 두려워 하더라 7. 이튿날 교자(轎子)를 준비하여 내교(內轎)로 변장한 후 병욱을 태우고 전주로 돌아오사 서원규의 약방으로 들어가시니 원규 병욱을 보고 크게 놀래어 가로대 그대가 어찌하여 죽을 땅을 벗어났으며 또 어찌 이러한 위지(危地)로 들어 왔느뇨 너무 급한 일이므로 통지(通知)할 겨를이 없어 그대의 집안에서는 어찌 할 줄을 모르고 다만 울음으로 지낼 따름이니라 하거늘 병욱이 그 자세한 경과(經過)를 들으니 순검대가 전주를 떠나서 남원에 이를 때와 자기가 천사를 따라서 남원을 벗어날 때가 겨우 한 두 시간쯤 틀리 는지라 병욱이 탄식하여 가로대 선생은 진실로 천신(天神)이시라 만일 선생의 구원이 아니었더면 어찌 죽을 땅을 벗어났으리오 하니라 8. 순검대가 남원에 이르러 병욱을 찾지 못하고 전주로 돌아와서 크게 찾는지라 원규의 약방이 큰 길거리에 있으므로 병욱이 조용치 못함을 근심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모든 것을 내게 믿고 근심을 풀어버리라 내가 장차 너의 환난(患難)을 끌러주리라 하시니라 이로부터 병욱이 원규의 약방에 오랫동안 머물며 밤에는 천사 끊임없이 병욱을 데리고 거리에 나다니며 소풍(逍風)하시되 한번도 아는 사람의 눈에 띄이지 아니하였더라 9. 천사 병욱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의 화액(禍厄)을 끌으기 위하여 일로(日露)전쟁을 붙여 일본을 도와서 러시아를 물리치리라 하시니 종도들이 그 말씀을 믿지 아니하고 서로 이르되 한 사람의 액을 끌으기 위하여 두 나라의 전쟁을 붙인다 함도 망령이어니와 약소한 일본을 도와서 천하 막강한 러시아를 물리친다 함은 더욱 황탄(荒誕)한 말이라 하더니 섣달에 일로전쟁이 일어나서 일본군사가 승세를 타서 국경을 지나가니 이에 국금(國禁)이 해이(解弛)하여지고 박영효의 혐의(嫌疑)가 드디어 풀리니라 10. 이 때에 천사 병욱에게 물어 가라사대 일본과 러시아가 국가의 허약함을 타서 서로 세력을 다투는데 조정에는 당파가 나뉘어 혹은 일본을 친선하려 하며 혹은 러시아를 결탁하려 하니 너는 어떤 주의(主義)를 옳게 여기는 병욱이 대하여 가로대 인종의 차별과 동서양의 구별로 하여 일본을 친선하고 러시아를 멀리함이 옳다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라 이제 만일 서양 사람의 세력을 물리치고 동양을 붙잡음이 옳으니 이제 일본사람을 천지에 큰 일꾼으로 내 세우리라 하시고 이에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열고 날마다 공사를 행하사 사십구일을 한 도수로 하여 동남풍(東南風)을 불리시더니 미처 기한(期限)에 수일이 차지 못하였는데 한사람이 와서 병 고쳐주기를 애걸하는지라 천사 공사에 전심(傳心)하사 미처 대답하지 못하시니 그 사람이 드디어 한(恨)을 머금고 돌아거더니 문득 동남풍이 그치거늘 천사 그제야 깨달으시고 급히 그 병인(病人)에게 사람을 보내어 공사의 전심으로 인하여 미쳐 대답치 못한 사실을 말하여 써 안심하게 하시고 곧 병을 고쳐 주시며 가라사대 한 사람이 원한을 품음에 능히 천지 기운을 막는 다 하시니라 그 뒤로 러시아가 해륙(海陸)으로 연(連)하야 패하니라 11. 동학신도가 갑오년에 참패를 당한 뒤로 감히 나타나지 못하고 잠세력(潛勢力)을 지켜 오다가 일로(日露)전쟁의 기회를 타서 일본의 후원을 받아 일진회(一進會)를 조직하니 사방이 향응(響應)하여 그 세력이 날로 왕성함에 백성들은 갑오년에 난폭하던 행동을 기억하여 두려운 마음을 품은지라 천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들의 이번 운동 에는 각기 제 재산을 쓰게 할 것이오 갑오년과 같이 백성에게 폐를 끼치지 못하게 하리 니 내가 솔선하여 모범을 지어야 하리라 하시고 갑진년 칠월에 본댁 살림과 약간의 전답 을 팔으사 전주부에 이르러 모든 걸인에게 나누어 주시더니 과연 일진회원이 마침내 제 재산을 탕패(蕩敗)하거늘 가라사대 저희들이 나를 본받으니 살려줌이 옳으니라 하시고 갓을 벗고 삿갓을 쓰시며 옷은 안이 검고 밖이 희게하사 가라사대 저희들이 검은 옷을 입으니 나도 검은 옷을 입노라 또 하늘을 가르켜 가라사대 저 구름이 속은 검고 겉은 흼 이 곧 나를 본받음이니라 12. 갑진년 구월에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계실 새 보경을 명하사 유(儒), 불(佛), 선( 仙), 삼자(三字)를 쓰라 하신 뒤에 종도들에게 뜻 가는 대로 한 자씩 짚으라 하시니 보경 은 불자를 짚고 또 한사람은 유자를 짚거늘 가라사대 유는 부유(腐儒)니라 하시니라 13. 구릿골에 계실 새 하루는 황응종이 와서 뵈옵고 부인에 관한 친명을 전하거늘 천사 께서 형렬, 자현, 보경, 공숙등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가정사는 친명대로 처리 하노니 너희들이 증인을 설지니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공사에는 수부(首婦)가 있어야 하 나니 수부를 천거하라 하시니 형렬이 둘째딸로 하여금 수종들게 하니라 14. 을사년 봄에 불가지에 계실 때 유, 불, 선 석자를 써놓으시고 각기 뜻 가는 대로 한 자 씩 짚으라 하시거늘 김석이 불자를 짚으려 하더니 때마침 불목간 이가 와서 무슨일을 하는지 묻거늘 종도들이 그 방자(放恣)함을 꾸짖어 쫓으니 천사 가라사대 그도 또한 인생이라 어찌 쫓느뇨 하시고 일러 가라사대 우리가 교를 세우려하여 무슨 교가 좋을지 의논중이니 너도 이 석자중에서 한자를 짚으라 그 아이가 유자를 짚거늘 가라사대 이 일 로 인하여 후일에 너희들이 유로써 폐해를 당하게 되리라 하시니라 15. 칠월에 종도들을 데리고 익산 주산 부근 만성리 정춘심의 집에 이르사 중옷 한 벌을 지어서 벽에 걸고 사명당(四明堂)을 외우시며 산하(山河) 대운(大運)을 돌리고 또 남조 선 배 도수를 돌린다 하사 이렛 동안을 방에 불을 때지 아니하시고 춘심을 명하사 소머 리 한 개를 삶아서 문앞에 놓은 뒤에 배질을 하여 보리라 하시고 정성백을 명하사 중옷 을 부엌에 불사르시니 문득 뇌성이 고동소리와 같이 나며 석탄 연기가 코를 찌르며 온 집안 도량이 큰 풍랑에 흔들리는 뱃속과 같아서 온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혼도(昏 倒)하여 혹 토하기도 하고 혹 정신을 잃으니 이때에 참석한 사람은 소진섭, 김덕유, 김 광찬, 김형렬, 김갑칠, 정춘심, 정성백과 및 그 가족들이라 김덕유는 문밖에서 꺼꾸러지 고 춘심의 가권(家眷)들은 각기 그 침실이나 행기(行起)하는 곳에서 혼도하고 갑칠은 인 사불성(人事不省)이 되어 숨을 통하지 못하거늘 천사 청수(淸水)를 갑칠의 입에 흘려넣 으시며 부르니 곧 일어나는지라 차례로 청수를 얼굴에 뿌리기도 하고 혹 먹이기도 하시 니 모두 정신을 회복하더라 천사 가라사대 역사(役事)를 하느라고 애를 섰으니 밥이나 제때에 먹어야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갑칠을 주어 부엌에 사르라 하시거늘 갑칠이 부엌에 이르니 성백의 아내가 부엌에 혼도하였더니라 갑칠이 급히 글을 사르니 곧 회생 하여 밥을 지어 올리는지라 천사 밥을 많이 비벼 한 그릇에 여러사람이 함께 먹게 하 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곧 불사약(不死藥)이니라 모든 사람이 그 밥을 먹은 뒤에 정신이 맑아지고 기운이 완전히 회복되니라 김덕유는 폐병으로 중기에 이르렀던 바 이로부터 완전히 나으니라 천사 가라사대 이렇게 허약한 무리들이 일을 재촉하느냐 육정(六丁) 육갑(六甲)을 쓸어들일 때에는 살아날 자가 적으리로다 하시니라. 16. 병오년 이월에 큰 공사를 행하시려고 서울로 떠나실 때 가라사대 전함(戰艦)을 순창으로 돌려대리니 형렬은 지방을 잘 지키라 하시고 여러 종도를 명하사 각기 소원을 기록하라 하사 그 종이로 안경(眼鏡)을 싸 넣으신 뒤에 정남기, 정성백, 김갑칠, 김광찬, 김병선을 데리고 군산으로 가서 윤선(輪船)을 타기로 하시고 신원일과 그 외 네사람은 대전으로 가서 기차를 타라고 명하시며 가라사대 이는 수륙병진이니라 또 원일에게 명하사 가라 사대 너는 먼저 서울에 들어가서 「천자부해상(天子浮海上)」이라 써서 남대문에 붙이 라 원일이 명을 받고 일행을 거느리고 대전으로 떠나니라 17. 천사 일행을 거느리고 군산으로 떠나실 때 병선을 명하사 「영세화장건곤위(永世花長乾 坤位) 대방일명간태궁(大方日明艮兌宮)」을 외우라 하시고 군산에 이르사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바람을 걷고 감이 옳으냐 놓고 감이 옳으냐 광찬이 대하야 가로대 놓고 감이 옳으니이다 이에 종도들로 하여금 오매(烏梅) 다섯 개씩 준비하라 하시고 배에 오 르시니 바람이 크게 일어나고 배가 심히 흔들려서 모두 멀미를 하거늘 각기 오매를 입 에 물어 안정케 하시고 이날 밤에 갑칠을 명하사 각 사람의 소원을 기록한 종이로 싼 안 경을 북방으로 향하여 바닷물에 던지라 하시니 갑칠이 간판 위에 올라가서 방향을 분별 치 못하여 머뭇거리거늘 다시 불러들여 물어 가라사대 왜 빨리 던지지 아니하느냐 대하 여 가로대 방향을 분별치 못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번개치는 곳으로 던지라 갑칠이 다시 갑 판 위에 올라가 살피니 문득 번개가 치거늘 이에 그 방향으로 던지니라 이튿날 인천에 내리시어 곧 기차를 바꾸어 타고 서울에 이르사 각기 담배를 끊으라 하시고 광찬의 인도 (印度)로 황교에 사는 그의 종제 영선의 집에 드시니 원일의 일행은 먼저 당도하였더라 18. 원일은 당도하는 즉시 천자부해상이라는 글을 써서 남대문에 붙이니 온 서울이 크게 소 동하여 인심이 들끓으므로 조정에서는 엄중히 경계하더라 서울서 십여일 동안 머무르 시며 여러 가지로 공사를 보시고 벽력표를 묻으신 뒤에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모두 흩어져 돌아가라 십년후에 다시 만나리라 십년도 십년이요 이십년도 십년이요 삼십년도 십년이나라 어떤 사람이 여쭈어 가로대 사십년은 십년이 아니나이까 가라사대 사십년도 십년이야 되지만은 넘지는 아니하리라 하시며 모두 돌려 보내시고 오직 광찬만 머무르 게 하시다가 수일 후에 다시 만경으로 보내시며 통지가 있기까지 기다리라 하시니라 19. 사월 그믐날 천사 구릿골로 돌아오사 하룻밤을 지내시고 형렬을 데리고 만경 광찬의 처소에 이르시니 이 때에 최익현이 충청남도 홍주에서 의병을 일으킴에 마침 날이 가물 어서 인심이 소동하여 서로 안도(安堵)하지 못하고 의병에 가입하는 자가 날로 더하여 군세(軍勢)가 크게 떨치더니 천사 가뭄을 걱정하사 수일동안 만경에 머무르시면서 비를 많이 내리시니 인심이 안정되어 각기 농사터로 돌아가므로 의병의 기세가 쇠하여지니라 20. 천사 비를 많이 내리신 뒤에 만경을 떠나 익산 만성리로 가시며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 대 이번에 최익현의 동함으로 인하여 천지신명이 크게 동하였나니 이는 그 혈성에 감동 된 까닭이라 그러나 그 재질이 대사를 감당치 못할 것이오 한갓 생민(生民)만 사멸(死滅) 에 몰아뜨릴 따름이라 아무리 구호(救護)하여도 무익(無益)의 일이오 더욱이 이번 한해(旱 害)를 물리치지 아니하야 기근(飢饉)이 겸지(兼至)하면 생민을 구활(救活)할 방책이 전무 (全無)하리니 실로 양전(兩全)키 불능한 바라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 하시며 그의 만사 (挽詞)를 지어 종도들에게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 「독서최익현(讀書崔益鉉) 의기속검극 (義氣束劍戟) 시월대마도(十月對馬島) 예예산하교(曳曳山河膠)」 21. 이 공사가 있기 전에 서울서 갑칠을 돌려 보내시며 가라사대 구릿골에 가서 형렬과 성백 으로 더불어 사십구일동안을 날마다 종이등(燈) 한 개씩을 아울러 만들고 또 각기 짚신 을 한켜레씩 삼아두라 그 신으로 천하사람을 신게 할 것이오 그 등으로 천하사람의 어 두운 길을 밝히리라 갑칠이 돌아와서 명하신 대로 하였더니 그 뒤에 천사 만성리로부터 구릿골에 이르사 짚신은 원평장에다 팔게 하시고 종이등에는 각기 「음양(陰陽)」두 글 자를 쓰신 뒤에 다 불사르시고 갑칠에게 은행(銀杏) 두 개를 구하여 오라 하시니 갑칠이 사방으로 구하여도 얻지 못하다가 그 종형에게 두 개가 있음을 발견하야 가져다 올리니 종이 등 사른 재 속에 넣으신 뒤에 다시 갑칠을 명하사 그 재를 모아가지고 앞 내에 가서 한 줌씩 물에 띄어 내리며 하늘을 보라 하시거늘 갑칠이 명하신대로 행하면서 우러러 보 니 구름이 재를 집어 띄우는 대로 물에 떨어져서 피어 흐르는 모양과 같이 무디무디 피어 나더라 은행은 갑칠이 간직하여 두니라 22. 구릿골에 계실 때에 김병선에게 콩 약간을 주시며 삼략수장(三略首章)을 일주야(一晝夜) 간 읽되 콩으로 그 번수를 세어라 하시므로 병선이 벽을 향하여 읽음에 콩으로 세이다가 콩이 다함에 다 읽었느냐고 물으시므로 그 콩을 세어보니 일천개러라 23. 이 뒤에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귀신(鬼神)은 천리(天理)의 지극(至極)함이니 공사를 행할 때에 반드시 귀신으로 더불어 판단(判斷)하노라 하시고 글을 써서 형렬의 집에 벽 에 붙이시니 이러하니라
24. 이 뒤에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어 보경으로 하여금 큰 북을 대들보에 매달고 병자(丙子) 정축(丁丑)을 계속하여 외우면서 밤새도록 쳐 울리시며 가라사대 이 북소리 가 멀리 서양(西洋)까지 울려 들리리라 하시니 보경은 그 뜻을 알지 못하니라 25. 이 뒤에 군산에 가시어 공사를 행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이러하니라 「지유군창지 (地有群倉地) 사불천하허(使不天下虛) 왜만리(倭萬里) 청만리(淸萬里) 양구만리(洋九萬 里) 피천지허(彼天地虛) 차천지영(此天地盈)」 26. 정미년 삼월에 광찬을 데리고 말점도(末店島)에 가실 때에 갑칠과 형렬을 만경 남포로 부 르사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섬으로 들어가는 것은 천지공사로 인하여 귀양감이라 이십 일 만에 돌아오리니 너희들은 지방을 잘 지키라 27. 이해 가을에 순창 농바우 박장근의 집에 머무르실 새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곳에 큰 기운이 묻혀있으니 이제 풀어쓰리라 전명숙과 최익현은 그 사람이 아니므로 도리어 해를 받았느니라 하시고 공사를 행하실 새 「영웅소일대중화(英雄消日大中華) 사해창생여락자 (四海蒼生如落子)」를 외우시니라 이날 참석한 사람은 형렬, 공신, 광찬, 원일, 도삼, 응종 , 갑칠, 장근등 이러라 양지(洋紙)로 고깔을 만들어 마장군(馬將軍)이라고 써서 문지방 위에 걸으시고 또 짚으로 두 아름쯤되게 잉경을 만들어 방가운 데 달아매고 백지로 돌려 바른 뒤에 이십사 방위자(方位字)를 돌려 쓰시고 또 간간이 다른 글자도 쓰시고 그 위에 양지를 비늘같이 오려서 달아 둘려 붙이시니 그 모양이 쇠비늘을 잇대어 붙인 갑옷과 같더 라 28. 장근을 명하여 식혜(食醯) 한동이를 빚어 넣으라 하사 이날밤 초경(初更)에 식혜를 널버기 에 담아서 잉경(磬) 밑에 넣으시고 가라사대 회문산에 오선위기혈(五仙圍棋穴)이 있으니 이제 바둑의 원조(元朝) 단주(丹朱)의 해원도수를 이곳에 부쳐서 조선국운(國運)을 돌리려 하노라 다섯 신선중에 한 신선은 주인이라 수수방관(袖手傍觀)할 따름이요 네 신선이 판을 대하여 서로 패를 들쳐서 따먹으려 하므로 시일(時日)만 천연(遷延)하고 승부가 속히 나지 아니한지라 이제 최수운을 청(請)해와서 증인으로 세우고 승부를 결정하려 하노니 이 식 혜는 곧 최수운을 대접하려는 것이로다 너희들 중에 그 문집(文集)에 있는 글귀를 아는 자 가 있느냐 몇 사람이 대하여 가로대 기억하는 구절이 있나이다 천사 양지에 「걸군굿 초 라니패 남사당 여사당 삼대치」라 쓰시며 가라사대 이글이 주문(呪文)이라 외울 때에 웃는 자가 있으면 죽으리니 주의하라 또 가라사대 이글에 고저(高低)청탁(淸濁)의 곡조(曲調)가 있나니 외울 때에 곡조에 맞지 아니하면 신선들이 웃으리니 곡조를 잘 맞추어라 하시고 천 사 친히 곡조를 맞추어 읽으시며 모두 따라 읽게 하시니 이윽고 찬 기운이 도는지라 천사 읽기를 멈추시고 가라사대 최수운이 왔으니 조용히 들어보라 하시더니 문득 잉경 위에서 「가장(家長)이 엄숙하면 그런 빛이 왜 있으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거늘 가라사대 이 말이 어디있나뇨 한 사람이 가로대 수운 가사에 있나이다 천사 잉경 위를 향하여 두어 마디로 알아 듣지 못하게 수작(酬酌)하신 뒤에 가라사대 조선을 서양으로 넘기면 인종이 다르므로 차별과 학대가 심하여 살아날 수 없을 것이요 청국으로 넘기면 그 민중이 우 둔하여 뒷감당을 못할 것이오 일본은 임진난 후로 도술신명(道術神明)들 사이에 척이 맺 혀있으니 그들에게 넘겨 주어야 척이 풀릴지라 그러므로 그들에게 일시 천하통일지기(天 下統一之氣)와 일월대명지기(日月大明之氣)를 붙여주어 역사(役事)를 잘 시키려니와 한 가지 못 줄 것이 있으니 곧 「어질인(仁)」자라 만일 「어질인」자까지 붙여주면 천하는 다 저희들의 것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어질인」자는 너희들에게 붙여 주노니 오직 「어질인」자를 잘 지키라 너희들은 편한 사람이오 저희들은 곧 너희들의 일꾼이니 모든 일을 분명하게 잘 하여주고 갈 때에는 품삯도 못 받고 빈손으로 돌아가리니 말 대접이나 후하게 하라 29. 이 공사를 마치시고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허미수가 중수(重修)한 성천(成川) 강선루(降 仙樓)의 일만이천(一萬二千)고물은 녹줄이 붙어 있고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겁살(劫殺)이 끼어 있나니 이제 그 겁살을 벗겨야 하리니 너는 광찬과 도삼을 데리고 돌아가서 조석(朝 夕)으로 청수 한 동이씩을 길어서 스물 네그릇에 나누어 놓고 밤에는 칠성경 스물 한번씩 읽으며 백지(白紙)를 한 방촌(方寸)씩 오려 한 사람이 하루에 모실시(侍) 자 사백자씩 열흘 동안을 써서 네 벽에 돌려 붙이고 나를 기다리라 하시니 형렬이 광찬과 도삼을 데리고 구릿골로 돌아와서 명하신 대로 행하니라 30. 이튿날 농바위를 떠나 피노리 이남기(화춘)의 집에 이르사 누런 개 한 마리를 잡히고 술 한동이를 받어오게 하시고 또 뒷산 솔밭속에서 가장 큰 소나무 한주를 베어오라 하시고 남방(南方) 황토(黃土)를 파 오라 하사 백지 석장을 청, 홍, 황 삼색으로 물들여서 연폭 (連幅)하여 베어온 소나무 위 가지에 달으시고 또 백지 석장에 각기 시천주를 쓰시고 황 토를 조금씩 싸서 함께 내려 달은 뒤에 집 앞에 세우시니 깃대와 같은지라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명숙이 잡혔는데 사명기(司命旗)가 없어서 포한(抱恨)하였나니 이제 기를 세워 해원시키노라 또 개장국은 인간에서 먹는 음식인데 도가(道家)에서 먹지 아니 하였으므로 또한 한(恨)이 붙어 있나니 이제 이 국을 먹는 것은 해원겸(解寃兼) 개정(改定) 하려 함이로다 하시고 나누어 먹으신 뒤에 남기를 명하사 돈 설흔석냥을 모든 물품 둔 곳 에 같이 두게 하시고 종도들은 다 돌려보내시고 오직 공신만을 머물러 두시니라 31. 이 뒤에 공신으로 하여금 돈 설흔석냥을 지니게 하시고 피노리를 떠나 태인 행단 앞 주막에 이르사 술을 찾으시니 주모가 술이 없다고 대답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런 주막에 어찌 술 이 없으리오 주모가 대답하되 물을 붓지 아니한 새 독 술은 있나이다 가라사대 술은 새 독 술이 좋으니라 안주가 있어야 하리니 돝 한 마리를 잡으라 하시고 글을 써서 주모를 주어 도야지막 앞에다 불사으시니 돝이 스스로 죽는지라 주모에게 일러 가라사대 돝을 잡아서 삶을 때에 누구든지 먼저 고기를 맛보면 죽으리니 주의시키라 하시니라 돝을 다 삶은 뒤에 그릇에 담아 뜰 가운데 놓고 술은 전주(全酒)로 걸러서 마루 위에 놓고 글을 써서 주인을 명하여 뜰 가운데 불사르신 뒤에 공신과 주인과 참관한 마을 사람들과 행인들로 더불어 술과 고기를 같이 먹으시고 큰 소리로 외쳐 가라사대 무엇을 더 요구하느냐 글자 한자에 하나씩만 가져가면 족하리라 하시니라 32. 밤을 지내시고 아침에 술과 고기 값으로 설흔석냥을 주신 뒤에 행단을 떠나 솔밭 속을 지나 시다가 문득 큰 소리로 이놈이 여기 있도다 하시니 공신이 놀래어 옆을 보니 동자석(童子 石)이 서 있더라 원평으로 행하시며 공신에게 일러 가라사대 뒷날 보라 그 곳에 일본 군사 가 매복하여 있으니 여러 천명이 상할 곳이라 그러나 글자 한자에 하나씩 밖에 죽지 않게 하였노니 저희들이 알면 나를 은인으로 여기련만은 누가 능히 알리오 하시더니 그 뒤에 일 진회원 수천명이 떼를 지어 이 곳을 지나는 데 일본군사가 의병인줄 알고 총을 쏘아 스물 한명이 죽으니라 33. 원평을 지나 신암 주막에 이르사 가라사대 들으니 손병희가 전주에 왔는데 서울에 교당을 짓는다 빙자(憑藉)하고 그 부하(部下)의 어린 아해들 옷고름에 채운 돈까지 떼어다가 큰집 과 작은 집을 거느리고 행락(行樂)하며 온 부하들을 망친다하니 그 무능함을 가히 알지라 만일 재능이 있으면 천하 집이 모두 저의 집이 될지니 집을 지어 무엇하리오 이제 호남 각 지를 돌면 그 부하들은 다 망하리라 이제 누구든지 몽둥이를 들어 그 머리를 치며 네 재능 이 무엇이건데 부하들을 그다지 망치느냐고 꾸짖으면 대답하지 못하고 돌아가리라 응종이 몽둥이를 들며 여쭈어 가로대 내가 쫓아가서 그리 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네가 진실로 쾌남 자(快男子)로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저희들은 다 구암(久庵)이오 이곳은 신암(新庵)이니 곧 도안의 집이니라 하시니라 이 때에 손병희가 호남 지방을 순회하려다가 뜻밖에 예정을 변경하여 돌아가니라 34. 신암을 떠나 구릿골에 이르사 양 한 마리를 잡아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서 벽에 돌려 붙 인 일만이천 모실시(侍)자 위에 바르시니 글자수가 다함에 피도 또한 다 한지라 천사 가라 사대 그 글자 모양이 아라사 병정(丙丁)과 같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사기(沙器)는 김제로 옮겨야 하리라 하시더니 마침 김제 수각 임상옥이 이르거늘 그 사기를 주시며 가라사대 인부(人夫)를 많이 부릴 때에 쓰라 하시니라 35. 선천에는 삼상(三相)으로 인하여 음양이 고르지 못하다 하시고 「거주성명(居住姓名) 서신 사명(西神司命) 좌상(左相) 우상(右相) 팔판(八判) 십이백(十二伯) 현감(縣監) 현령(縣令) 황극(皇極) 후비소(后妃所)」라 써서 광찬을 명하사 약방 문지방과 맞추어 보라 하사 맞지 않는다고 아뢰니 가라사대 일이 헛일이라 하시므로 경학이 가로대 여백을 오려 버리고 글자 쓴 곳만 대어보는 것이 옳겠나이다 하며 그대로 하니 꼭 맞더라 36. 이 뒤에 공우를 데리고 전주를 가시다가 쇠내에 이름에 점심때가 된지라 공우 천사를 모시 고 고송암에게 종유하는 친구의 집에 찾아가서 점심밥을 부탁하였더니 천사 점심상을 받 으시다가 문득 가라사대 서양(西洋)기운을 몰아내어도 다시 몰려드는 기미(氣微)가 있음 을 이상히 여겼더니 뒷 골방에서 딴전보는 자가 잇는 것을 몰랐도다 하시고 공우를 명하사 고송암에게 가서 묻고오라 하시고 칠성경(七星經)에 문곡(文曲)의 위차(位次)를 바꾸시니 라 37. 십이월 초 하룻날 대흥리에서 백미(白米) 한섬을 방에 두시고 백지로 만든 고깔 이십여개 를 쌀 위에 놓고 부인으로 하여금 종이에 글을 쓰이사 불사르시고 가라사대 「불과 물만 가지면 비록 석산(石山)바위 위에 있을지라도 먹고 사느니라」하시며 그 백미로 밥을 지 어 이날 모인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시니라 38. 하루는 공신을 데리고 고부로 가실 새 공신에게 물어 가라사대 가는 길에 아는 벗이 있느 냐 대하여 가로대 운산리에 신경수가 있나이다 천사 경수의 집으로 들어가 마루에 앉으사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공신에게 집에 다녀오라 하시거늘 공신이 집에 가니 일진회 두목 송대화가 와 있는지라 공신이 대화를 치송(治送)하고 다시 운산에 오니 천사 가라사대 손 이 있었드냐 대하여 가로대 손이 있어서 치송하고 왔나이다 하고 천사를 모시고 집으로 오 니라 이 때에 공신의 모(母)가 요통으로 앓거늘 천사께 아뢰니 매실 한 냥중(兩重)을 가져 오라 하사 종이에 싸서 들보에 걸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곧 나으니라 39. 천사 공신의 집에 계시니 종도 수십 인이 모이는지라 수일동안 오주(五呪)를 수련케 하시 고 요의 「역상일월성신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受人時)」를 해설하여 가라사대 천지가 일월(日月)이 아니면 공각(空殼)이오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라당요(唐 堯)가 일월의 법(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니 천혜(天惠)와 지리(地利)가 비로소 인류에게 누리게 된 바 되었느니라 하시고「일월무사치만물(日月無私治萬物) 강산유도수 백행(江山有道受百行)」을 외우시며 선기옥형(璿璣玉衡) 도수(度數)를 보실 새 경수의 집 에 저울갈굉이 도수(度數)를 정하시고 응종의 집에 추 도수와 공신의 집에 끈 도수를 정하 시고 또 경수의 집에 일월대어명(日月大御命) 도수와 공신의 집에 천지대팔문(天地大八門 ) 도수를 정하신 뒤에 주야로 번갈아서 세 집에 왕래하시며 공사를 보시니라 40. 이 때에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후천(後天) 오만년(五萬年) 첫 공사를 행하려 하노니 너는 잘 생각하여 가장 중대한 것을 들어 말하라 공우 지식이 없어서 아뢸 바를 모른다 하며 사 양하다가 이윽고 여쭈어 가로대 선천에는 청춘소부(靑春少婦)가 수절(守節)한다 하여 공 방(空房)을 지켜 적막(寂寞)히 늙어버리는 것이 불가하오니 후천에는 이 폐단(弊端)을 없 애시어 젊은 과부(寡婦)는 젊은 홀아비를 각기 가려서 일가와 친구를 모두 청하여 공중 (公衆) 예석(禮席)을 벌리고 예(禮)를 갖추어서 개가(改嫁)하게 하는 것이 옳을 줄 아나이 다 천사 칭찬하사 가라사대 네게 아니면 이 공사를 보지 못하겠으므로 네게 맡겼더니 잘 처결(處決) 하였도다 이제 결정한 이 공사가 오만년을 내려가리라 41. 다시 수일동안 오주를 수련케 하신 뒤에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일곱 고을 곡식이면 양 식이 넉넉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쓰기에 달렸나이다 가라사대 그렇기는 하지만은 찻독 이 찼다 비었다 하면 못쓸 것이오 용지불갈(用之不竭)하여야 하리니 어떻게 하여야 하겠 느냐 가로대 알지 못하나이다 천사 양지에 저수지와 물똘(水溝)의 도면(圖面)을 그려 불사 르시며 가라사대 이곳이 운산(雲山)이 아니냐 운암(雲岩) 물줄기를 김만경(金萬頃)으로 돌 려도 하류(下流)에서 원망(怨望)이 없으리니 이 물줄기가 대한불갈(大旱不竭)이라 능히 하늘을 겨루리라 또 가라사대 강태공은 제(濟)나라 한 고을에 흉년이 없게 하였다 하나 나는 전북 칠읍(七邑)에 큰 흉년이 없게 하리라 42. 하루는 최익현과 박영효의 원을 풀어 주리라 하시고 천세천세천천세(千歲千歲千千歲) 만 세만세만만세(萬歲萬歲萬萬歲) 일월의 최익현(日月 崔益鉉) 천포천포천천포(千胞千胞千 千胞) 만포만포만만포(萬胞萬胞萬萬胞) 창생의 박영효(蒼生 朴泳孝)라 써서 볼사르시 니라 43. 하루는 공신의 집에서 밤중에 여러 종도들로 하여금 서로 번갈아서 그 집 물독 물을 반 바가지씩 퍼내어 우물에 쏟아 붓고 다시 우물의 물을 반바가지씩 길어내어 독에 쏟아 붓 고 또 다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여러 우물의 물과 독의 물을 반바가지씩 전과 같이 바꾸어 갈아 붓게 하시며 가라사대 이는 물화(物貨)상통(相通)이니 만국인민의 새 생활법 이니라 44. 하루는 공신의 집에 계실 새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이 뒤에 전쟁이 있겠느냐 없겠느냐 하시니 혹 있으리라는 사람도 있고 혹 없으리라는 사람도 있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천지개 벽시대에 어찌 전쟁이 없으리오 하시고 전쟁 기구를 챙긴다 하사 방에 잇는 담뱃대 이십여 개를 거두어 거꾸로 모아 세우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각기 수건으로 머리와 다리를 동이게 하시고 또 백지에 시천주를 써서 심을 부 벼 불붙여 드리시고 문장에 구멍을 뚫게하신 뒤에 담뱃대를 거꾸로 메게 하시고 가라사대 행오를 잃으면 군사가 상하리라 하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문으로 나가서 정주로 돌아들어 창구멍에 담뱃대를 대고 입으로 총소리를 내게 하 시며 다시 측간으로 돌아와서 창구멍에 대고 총소리를 내게 하시며 또 허청으로 돌아들어 그와같이 하되 궁을형(弓乙形)을 지어 빨리 달리게 하시니 늙은 사람은 헐덕거리더라 천사 가라사대 이 말세(末世)를 당하여 어찌 전쟁이 없으리오 뒷날 대전쟁이 일어나면 각기 재 조(才操)를 자랑하여 재조가 일등(一等)되는 나라가 상등국(上等國)이 되리라 하시니라 이 공사를 보신 후에 사방에서 천고성(天鼓聲)이 일어나니라 45. 이 뒤에 응종의 집에 가사 식혜 아홉사발을 빚으라 하시고 응종을 태인 신경원의 집에 보내어 새 수저 한 개를 가져오신 뒤에 한 개를 가져오라 하사 식혜를 쏟아 넣으니 꼭 차는 지라 양지(洋紙)와 백지(白紙)와 장지(壯紙)를 각각 준비하여 놓고 가라사대 비인(庇仁) 복 종(覆鐘)이 크다하므로 북 도수를 보노라 북은 채가 있어야 하나니 이 수저가 북채라 행군 (行軍)할 때에 이 수저로 북채를 하여야 녹(祿)이 진진(津津)하여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하 시고 양지와 백지와 장지를 각각 쪼각 쪼각 떼어 쪼각마다 글을 써서 단지에 넣으니 그 종 이가 단지에 차되 식혜는 넘지 아니하더라 단지 입을 잘 봉하여 깨끗한 곳에 묻으니라 46. 이 뒤에 종도 삼십여인을 모아 오주를 수련케 하시니 이러하니라 신천지가가장세 일월일월만사지 신천지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만만사지 시위천주고아정 영세불망만사의 수명성경신 지기금지원위대강 복록성경신 지기금지원위대강 명덕관음팔음팔양 지기금지원위대강 삼계해마대제신위 원진천존관성제군 「新天地家家長世 日月日月萬事知 新天地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侍爲天主顧我情 永世不忘萬事宜 壽命誠敬信 至氣今至願爲大降 福祿誠敬信 至氣今至願爲大降 明德觀音八陰八陽 至氣今至願爲大降 三界解魔大帝神位 願?天尊關聖帝君」 천사 가라사대 동학은 드는 날로부터 녹이 떨어지나니 대저(大抵) 녹이란 것은 곤(坤)에 붙어 있는 것이어늘 동학은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永)이라 하여 하늘에만 편중(偏 重)하는 까닭이요 또 수명(壽命) 복록(福祿)이라 하지만은 수명만 길고 복록이 없으면 죽는 것만 같지 못하거늘 수명을 먼저하고 복록을 뒤로 하는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이제는 복록 을 먼저 하라 하사 소리를 높여 외우게 하시니라 47. 새벽이 됨에 각기 정좌(定座)케 하시고 종이 한조각씩 나누어 주시며 가라사대 후천 (後天) 음양(陰陽)도수를 보려하노니 각기 남이 알지 않게 마음에 있는 대로 점 하나로 아 내 하나씩 표하여 점쳐 드리라 하시거늘 각기 마음대로 점쳐 올리니 응종은 두점이요 경수 는 석점이요 내성은 여덟점이요 경석은 열두점이요 공신은 한점이라(다른사람은 미상함) 천사 가라사대 아홉점은 없으니 일남구녀란 말을 알 수 없도다 팔선녀라는 말이 있으므로 여덟점을 쳤느냐 또 응종과 경수에게 물어 가라사대 노인들이 두 아내를 원하니 어떻게 감 당하려 하느뇨 대하야 가오대 후천이 되면 새 기운이 돌지 아니 하리이까 가라사대 그럴 듯 하도다 경석에게 물어 가라사대 웬 아내를 열둘이나 원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십이제국(十 二帝國)에 하나씩 두어야 만족하겠나이다 가라사대 그럴듯도 하도다 또 공신에게 물어 가 라사대 경석은 열둘이나 원하는데 너는 어찌 하나를 원하느뇨 대하여 가로대 건곤(乾坤)이 있을 따름이오 이곤(二坤)이 있을 수 없사오니 일음일양(一陰一陽)이 원리(原理)인 줄 아 나이다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또 가라사대 공사를 잘 보았으니 특히 성비(盛備)하여 손 님 대접을 잘 하라 하시거늘 공신이 명하신 대로 하니라 48. 공사를 마치시고 경석과 내성은 대흥리로 원일을 신경원의 집으로 형렬과 자현은 구릿골 로 각기 보내신 뒤에 공신과 응종과 경수에게 일러 가라사대 경석이 성경신(誠敬信)이 지 극하므로 달리 써볼까 하였더니 제가 스스로 청하니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로다 원래 동학은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주창(主唱)하였으나 때가 때 아니므로 안으로는 불량하고 겉으로만 꾸며내는 일이 되고 말았나니 후천일을 부르짖었음에 지나지 못한 것이라 마음으로 각기 왕후장상(王侯將相)을 바라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릇 죽은자가 수만명이라 원한(怨 恨)이 창천(漲天)하였으니 그 신명을 해원(解寃) 시키지 아니하면 후천에는 역도(逆度)에 걸려 정사(政事)를 못하게 되리라 그러므로 이제 그 신명들을 해원시키려고 그 두령(頭領) 을 정하려는 중인데 경석이 십이제국을 말하니 이는 자청함이라 그 부친이 동학두목으로 그릇 죽었고 저도 또한 동학 총대(總代)였으니 오늘부터 동학신명들을 전부 그에게 붙여 보냈으니 이 자리에서 왕후장상의 해원이 되리라 하시고 주지(周紙)에 글을 쓰시며 외인의 출입을 금하시니라 또 일러 가라사대 동학신명이 전부 이 자리에서 해원되리니 뒷날 두고 보라 금전(金錢)도 무수히 소비할 것이요 사람 수효도 갑오년보다 훨씬 많게 되리니 이렇게 풀어놓아야 후천에 아무일도 없으리라 49. 또 공신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정음정양 도수니 네가 온전히 잘 이기어 받겠느냐 정심 (正心)으로 잘 수련하라 문왕(文王)의 도수와 이윤(伊尹)의 도수가 있으니 그 도수를 맡으 려면 극히 어려우리라미물(微物) 곤충(昆蟲)이라도 원망(怨望)이 붙으면 천지공사가 아니 니라 50. 이 뒤에 천자신(天子神)과 장상신(將相神)을 모아들여 백의군왕(白依君王) 백의장상 (白依將相)도수를 보실 새 사람 수효를 삼십삼천수(三十三天數)로 채우신 뒤에 일러 가라 사대 만일 순검(巡檢)이나 병정(兵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겁을 내어 도망할 마음이 있는 자는 다 돌아가라 열사람이 있다가 한 사람이 도망하면 아홉사람은 그 해를 입어 죽나니 그러므로 도망할 마음을 두는 자는 미리 돌아가고 마음을 지켜 도망하지 아니할 자는 굳은 다짐을 두라 일을 하는 자는 화지진(火地晉)도 하나니라 모두 대하여 가로대 삼가 마음을 굳게 지켜 변함이 없겠나이다 하여 다짐을 드리니 모두 스물 한사람이라 이날은 섣달 스무 닷샛날이러라 51. 이 공사를 시작하실 때에 각기 새옷을 지어 입게 하시니 천사는 일광단(日光緞) 두루 막과 무문모초(無文毛?) 바지저고리를 지어 입으시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새 옷을 지어 입 었더라 이날 저녁에 경수의 집에서 초저녁부터 불을 끄고 일찍 자라 하사 천사는 아랫방에 서 주무시고 공신과 여러 사람들은 윗방에서 자더니 새벽에 순검이 들어와서 공신을 찾거 늘 공신이 대답하고 나서니 곧 포박하고 이어서 천사와 여러 사람들을 모두 포박하니라 이 때에 돈 약간과 백목(白木) 몇 필(匹)을 방구석에 두었는데 천사 돈과 백목을 인부를 불러 지우라 하사 뒤로 따르게 하시니라 52. 천사 여러 사람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시대는 거짓말하는 자는 없이하는 시대니 꼭 바른 말을 하라 하시고 또 순검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그대들은 상관의 명령을 받고 왔으니 거 짓말을 말고 본대로 말하라 하시니라 일행이 고부장터에 이르니 장꾼들이 서로 말하되 고 부는 장차 쏘가 되리로다 저런 큰 인물들이 잡혀왔으니 어찌 무사하기를 바라리요 하고 서 로 불안히 여기니 대저 이 때는 각처에서 의병이 일어나므로 인심이 소동하여 실로 공포시 대(恐怖時代)를 이루었더라 53. 경무청에 이르니 심문관이 병기(兵器)를 가졌느냐 묻거늘 없다고 대답하니 즉시 여러 사람을 구류간(拘留間)에 가두고 천사를 상투를 풀어서 들보에 매달고 저고리를 벗긴 뒤에 경관 십여명이 늘어서서 회초리로 치며 가로대 관리는 몇 명이나 죽였으며 일본사람은 몇 명이나 죽였느뇨 천사 가라사대 우리를 의병으로 알고 묻는 말이뇨 순검이 가로대 그러하 노라 가라사대 의병을 일으키려면 깊숙한 산중에 모일 것이어늘 어찌 태인읍에서 오리(五 里) 안에 들하나 격(隔)하여 읍사람들이 날마다 왕래하는 번잡한 곳에서 의병을 일으키리 요 또 물어 가라사대 그대들이 묻는 의병이란 것은 무엇을 이름이뇨 가로대 이씨 왕가를 위 하여 일본에 저항하는 것을 이름이로다 가라사대 그러면 그대들이 그릇 알았도다 우리는 그런 일을 아니하노라 가로대 그러면 무슨 일로 모였나뇨 가라사대 이제 혼란(混亂) 복멸 (覆滅)에 임(臨)한 천지를 개조(改造)하여 새 세상을 열고 대비겁(大否劫)에 싸인 사람과 신명을 넓이 건져 각기 안락(安樂)을 누리게 하려는 모임이로다 통역(通譯) 순검 문형로가 놀래어 가로대 감히 그런 대담한 말을 하느료 가라사대 천하사(天下事)에 뜻하는 자 어찌 별로히 있으리요 그대는 도략(韜略)과 자비(慈悲)가 있으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볼 때리오 하시니라 이윽고 천사를 끌러내려 구류간에 가두고 박권임이 공신을 불러내어 구두발로 겨드랑을 차니 곧 기절하여 정신을 잃은지라 문총순이 박권임을 꾸짖어 가로대 죄의 유무 를 결정하지 못하였는데 어찌 그다지 혹독히 하느냐 하고 천사와 공신을 고채로 채워서 구 류간에 넣어 여러사람과 함께 가두니라 54. 그믐날 저녁에 우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는 서양에서 천자신이 넘어옴이니라 또 가라사대 이제 천자신은 넘어 왔으나 너희들이 혈심을 가지지 못하였으 므로 장상신이 응하지 아니하는 도다 하시니라 55. 무신년 설날 눈비가 크게 내리며 우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는 대공사를 처결함이니라 하시더라 이 때에 공신은 구두발에 채인 곳이 크게 결리며 발열(發 熱) 오한(惡寒)하여 심히 위독하거늘 간수가 들어와서 고채를 끌러주고 찬사의 고채도 끌 러 드리는지라 천사 여러사람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만일 공신이 죽으면 우리가 다 죽으 리니 인곽(人槨)을 써서 낫게해야 하리라 하시더니 마침 아침밥이 들어오거늘 천사 밥그릇 마다 공중으로 무슨 글자를 그리신 뒤에 먹고 내보내시며 가라사대 인곽을 써야 하리니 모 두 일어서라 하사 좌우로 일곱 사람씩 위로 두사람 아래로 한사람을 느려세워 널과같이 된 뒤에 공신을 그 가운데 눕히시니라 56. 구류간에 바람을 통하는 작은 구멍이 있고 그 구멍에 종가리 한 개를 두어 오줌을 받아 내는 데 마침 그 종가리에 오줌과 오줌 찌꺼기가 반쯤 괴어 있는지라 천사 종가리를 손에 들으시고 공신을 인곽으로부터 일으켜 세우신 뒤에 천사 먼저 종가리에 있는 오줌 찌꺼기 를 친히 마시시되 얼굴빛이 변하지 아니하시고 나머지를 공신에게 마시라 명하시니 공신이 생각하되 선생은 나를 살리기 위하여 더러움을 생각지 않고 마시시되 조금도 얼굴빛을 변 치 아니하시거늘 내가 어찌 마시지 못하리오 하고 받아 마시니 오장(五臟)이 거꾸로 올라오 는 듯 하나 억지로 참거늘 가라사대 참지말고 올라오는 대로 다 토하라 공신이 비로소 깨닫 고 토하였더니 이 뒤로 땀이 많이 나며 열이 개고 결리는 곳이 나으니라 57. 간수들 중에 형렬과 자현을 아는 자가 있어서 두 사람의 편의(便宜)를 도와주기 위하여 다른 조용한 방으로 옮기니 형렬이 그 간수에게 청하여 천사께서 옮기시게 하니라 천사 형렬과 자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삼인회석(三人會席)에 관장(官長)의 공사(公事)를 처결한 다 하니 우리 세 사람이면 무슨 일을 해결하지 못 하리요 또 자현에게 가만히 일러 가라사 대 비록 십만(十萬) 대중(大衆)이 이러한 화액(禍厄)에 걸렸을지라도 털끝하나 상함이 없이 다 끌러 내리니 안심하라 하시니라 58. 여러날 갈수록 인심이 동요되어 천사를 원망하는 자가 불어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대저 인생이 일사(一死)면 도무사(都無事)라 하나니 죽어도 원망은 말라 또 공신에게 일러 가라사대 일을 하려다가 이루지 못하고 죽을지라도 원통히 알지는 말라 죽을지라도 곱게 죽는 것이 좋으니라 너는 자식이라도 있으니 여한이 없으리라 하시니 이 말씀을 들은 뒤로 여러사람이 더욱 공포하여 서로 이르되 저런 말씀을 내는 것을 이런 화액에 능히 대처할 귄능이 없음을 스스로 말함이라 그러면 우리가 믿었던 그의 권능은 한갓 무용(無用)의 믿 음이오 다만 혹세무민의 사사(邪事)로 우리를 사지(死地)에 함입(陷入) 함에 지나지 못함이 라 하여 몇 사람은 크게 원성을 발하니라 59. 이 뒤로 경관이 여러사람을 취조하여도 아무런 의병의 증거를 얻지 못하고 다만 천사는 신의(神醫)로서 각 사람은 혹 부모나 처자의 병을 낫게 해 주신 은혜를 잊지 못하여 이 절 일(節日)이 임박(臨迫)함에 세찬(歲饌)을 드리러 왔다하며 혹은 공신의 친척으로서 서의차 (?誼次)로 왔을 따름이라 하므로 정월 십일에 옥문(獄門)을 열고 여러사람을 석방하며 설유 (說諭)하여 가로대 이 때는 단체로 모일 때가 아닌 비상시니 이 뒤로 특히 주의하라 하니라 60. 천사의 말씀은 한갓 황탄(荒誕)한 말로 돌리고 구류간에 홀로 남겨두었다가 이월 사일 경칩절에 석방하니 천사께서 그 압수되었던 돈과 백목을 찾아내어 모든 순검과 빈궁한 사 람에게 나누어 주시고 삼일을 유하신 후에 와룡리 황응종의 집으로 가시니 차경석이 따르 니라 61. 이번 화액에 참여된 사람은 김형렬, 김자현, 문공신, 공신의 형 학철, 당질 수암매부 허성희, 김광수, 김공빈, 김참봉, 이화춘, 박장근 등이요 기외 구인의 성명은 미상하니라 이 화액을 지낸 뒤로 김형렬, 김자현 이인은 여전히 천사를 받들고 남은 사람은 전부 해산 되었는데 문공신은 뒤로 수차 내왕이 있다 하니라 허성희는 수금(囚禁)되었을 때에 모든 사람의 불평을 잘 효유(曉諭)하여 진정(鎭靜)하기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하니라 62. 이 뒤에 고부 식주인이 공신의 집에 와서 외상으로 달렸던 주식(酒食)값을 독촉하니 공신 은 천사께서 돈과 백목을 찾아서 외상을 갚아주지 아니하셨음을 크게 불평히 생각하였더 니 얼마 후에 천사 공신의 집에 이르시니 공신이 천사께 불평을 품었던 일을 낱낱이 헤어 아뢰며 불쾌한 어조로 폭담(暴談)을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을 들으니 그렇겠도다 내 가 순창 농바우에서 사흘 동안을 유련(留連)하여 너를 만난뒤에 여러 가지 큰 공사에 참관 (參觀)하였거니와 고부도수를 보려하니 가감(可堪)한 사람이 없으므로 네게 주인을 정하 여 독조사 도수를 붙였노라 진주(眞主) 노름에 독조사라는 것이 있어서 남의 돈을 따보지 못하고 제 돈만 잃어 바닥이 난 뒤에 개평을 뜯어가지고는 새벽녘에 회복하는 수가 있느 니라 고부서도 주식 값을 말한 일이 있었으나 그 돈을 쓰면 독조사가 아니니라 만일 네가 돈이 있어야만 되겠으면 달리 주선이라도 하여주리라 공신이 이윽히 생각하다가 여쭈어 가로대 일이 그와 같을 진대 그만 두사이다 하니라 이 뒤에 천사 구릿골로 가시니라 63. 이 뒤에 공신의 채인 곳이 복발(復發)하여 호정(戶庭) 출입을 못하고 응종을 구릿골로 보내어 천사께 아뢰니 천사 좀 기다리라 하거늘 돌아와서 그대로 전하니 공신이 다시 감 정이 나서 아무 약도 쓰지 않고 두었더니 병세가 점점 위중하여져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지라 응종이 민망히 여겨 구릿골에 와서 천사께 뵈이니 가라사대 공신의 병세가 어떠하더 뇨 대하여 가로대 드러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나이다 가라사대 죽어서야 쓰겠느냐 찹쌀밥 아 홉때를 지억먹으라 하라 응종이 돌아가서 명하신 대로 전하니 그대로 하여 전쾌(全快)하니 라 64. 하루는 천사께서 종도 십여인을 뜰 아래 늘여 세우신 뒤에 고부인과 더불어 마루에 앉 으사 차경석을 명하여 망치를 들리고 찬사와 부인을 치며 동상례(同床禮)를 받게 하시니 부인이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가로대 죽으면 한번 죽을 것이요 두 번 죽지는 못하니라 하 시니 천사께서 크게 칭찬하시고 다시 안내성에게 망치를 들리사 경석을 치며 무엇을 하려 느냐고 물으시니 경석이 역모(逆謀)를 하겠다고 대답하는지라 이에 부인에게 일러 가라사 대 「네 나이는 스물아홉이요 내 나이는 서른여덟이라 내 나이에서 아홉 살을 감하면 내가 너 될 것이요 네 나이에 아홉 살을 더하면 네가 나 될지니 곧 내가 너 되고 네가 나 되는 일 이니라」하시니라 65. 하루는 걸군(乞軍)이 들어와서 굿을 친 뒤에 천사께서 부인으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 시고 친히 장고를 들어메고 노래를 부르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곧 천지 굿이라 나는 천하 일등(一等) 재인(才人)이요 너는 천하 일등(一等) 무당(巫堂)이라 이 당(黨) 저 당 다 버리 고 무당의 집에 가서 빌어야 살리라」하시고 인하여 부인에게 무당도수를 정하시니라 66. 하루는 천사께서 반드시 누우신 뒤에 부인으로 하여금 배 위에 걸터앉아 칼로 배를 겨 누며 「나를 일등으로 정하여 모든 일을 맡겨 주시렵니까」라고 다짐을 받게 하시고 천사 께서 허락하여 가라사대 「대인의 말에는 천지가 쩡쩡 울려 나가나니 오늘의 이 다짐은 털 끝만치도 어김이 없으리라」하시고 이도삼, 임정준, 차경석 세 사람으로 증인을 세우시니 라 67. 하루는 천사께서 이경문을 명하사 천원에서 일등(一等) 교자(轎子)와 일등(一等) 하인 (下人)을 구하여오라하사 교자를 마당에 꾸며놓고 천사께서 부인과 더불어 나란히 앉으사 구릿골로 가자 하시며 길을 재촉하시다가 정지하시니라 68. 이 뒤에 태인 신경원의 집에 이르사 한달동안 머무르실 새 최창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돝 한 마리를 잡아서 계란으로 전야를 부쳐서 대그릇에 담아 깨끗한 곳에 두고 또 내옷 한 벌을 지어두라 장차 쓸 곳이 있노라 창조 대답하고 돌아가서 명하신 대로 하여 두니라 69. 하루는 천사께서 태인 새올에 계시면서 박공우를 보내어 경석을 부르시거늘 경석이 가 뵈이니 천사께서 돈을 주시며 돌아가서 쌀을 팔아 놓으라 하셨더니 경석이 그 돈을 사사 (私事)로 써버린지라 그 뒤에 천사께서 오사 부인에게 물어 가라사대 「쌀을 많이 팔았느냐 」부인이 대하여 가로대「알지 못하나이다」천사 경석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일전(日前) 에 새올서 네게 돈을 주며 쌀을 팔라하였더니 매씨(妹氏)에게 그 말을 고(告)하지 아니하였 느냐」경석이 대하여 가로대 「고하지 아니하였나이다」하거늘 이 뒤로는 천사께서 모든 일을 경석에게 부탁하지 아니하시고 바로 부인과 의논하여 조처(措處)하니라 70. 삼월에 구릿골에 이르사 형렬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태인에 가서 신경원과 최내경을 데 리고 백암리 최창조의 집에 가서 일찍 준비하여 둔 옷 한벌을 세사람이 한가지 씩 나누어 입고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익힌 뒤에 오늘저녁 인적(人跡)이 그치기를 기다려서 그 집 정문밖에 땅을 파고 그 앞에 청수 한 그릇과 화로(火爐)를 놓고 깨끗한 그릇에 호주(胡 酒)와 문어와 돼지고기를 넣고 그 위에 두부로 덮어 그 구덩이 속에 넣고 다시 한 사람은 저 육(?肉) 전야를 들어 청수와 화로를 넘기고 한 사람은 다시 받아서 구덩이 속에 넣은 뒤에 흙으로 덮으라 하여 자세히 일러주고 빨리 돌아오라 형렬이 명을 받들고 태인에 가서 일일 이 지휘한 뒤에 빨리 돌아와 집에 이르니 밤이 깊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소나기가 The 아지며 우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는지라 천사 물어 가라사대 이 때쯤 일을 행하겠느냐 대 하여 가로대 행할 때가 꼭 되었나이다 가라사대 변산(邊山)과 같은 큰 불덩이가 나타나 굴 면 세계가 재가 될지라 그러므로 이제 그 불을 묻었노라 71. 사월에 공신의 집 벽에 정의도(情誼圖)를 그려 붙이시고 구릿골로 돌아오신 뒤에 백 남신(白南信)에게서 돈 천냥을 가져오사 김준상의 집에 방 한간을 수리하고 약방을 차리실 새 공우로 하여금 고부에 가서 장판을 사오라 하사 깔으시며 가라사대 이는 고부 선인포전 (仙人布氈) 기운을 씀이로다 하시고 목수 이경문을 불러 약장(藥藏)과 궤(櫃)를 짜이심에 장광(長廣) 척촌(尺寸)과 짜는 방법을 낱낱이 가르치시고 기한을 정하여 주시며 그 기한을 넘기지 말라 하셨더니 목수가 기한에 마치지 못하거늘 천사 목수로 하여금 재목을 한곳에 모아 놓고 그 앞에 꿇어 앉게 하신 뒤에 기한 넘겼음을 꾸짖으시며 한 봉서(封書)를 주어 불사르시니 문득 번개가 번쩍이는지라 목수가 몸을 떨며 땀을 흘리더라 다시 명하사 속히 짜라 하시니 목수가 손이 떨리는 증수(症杜)가 나서 한달이 넘은 뒤에야 비로소 마치거늘 천사 목수에게 일러 가라사대 약장에 번개가 들어야 하리니 너는 몸을 정히 씻고 의관을 정제하여 청수 한 그릇을 약장 앞에 놓은 뒤에 성심(誠心)으로써 절하라 하심에 목수가 명 하신 대로 하니 문득 맑은 하늘에 번개가 크게 치는지라 약장과 궤를 약방에 들여놓은 뒤에 갑칠을 명하사 날마다 이른 아침에 방을 깨끗이 쓸게 하시며 문을 닫고 사람의 출입을 금 하시고 스무하루를 지낸 뒤에 비로소 방을 쓰실 새 통감(通鑑) 서전(書傳) 주역(周易) 각 한 질(秩)과 철연자(鐵硏子) 삭도(削刀) 등 모든 약방기구를 장만하여 두시고 가라사대 주역 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 하시니라 72. 이 뒤에 전주 용머리 고개에 이르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천지에서 약기운이 평양 으로 내렸으니 내일 평양에 가서 약재를 사오라 공우 대답하고 행장(行裝)을 수습(收拾)하 여 다시 명령이 있기를 기다리더니 이날 밤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평양서 약기 운이 전주로 왔도다 하시고 김병욱을 불러 약 삼백냥 어치를 사오라 하시니라 수일 후에 구 릿골로 돌아오사 밤나무로 약패(藥牌)를 만들어 패면(牌面)에 「광제국(廣濟局)」이라 각 (刻)하여 글자 획(劃)에 경면주사(鏡面朱砂)를 바르신 뒤에 공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이 약패를 원평 길거리에 붙이라 공우 대답하고 원평으로 가려 하거늘 물어 가라사대 이 약패 를 붙일 때에 경관(警官)이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려하느뇨 공우 대하여 가로대 만국의원 (萬國醫院)을 설립하여 죽은 자를 다시 살리며 눈먼자를 보게하며 앉은뱅이를 걷게하며 그 밖에 모든 병을 대소(大小) 물론(勿論)하고 다 낫게 하노라 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 그대로 하라 하시고 약패를 불사르시니라 73. 약장은 아래에 큰 칸을 두고 그 위에 빼닫이 세칸이 가로있고 또 그위에 내려 셋 가로 다섯 합하여 열다섯 빼닫이칸이 있는데 한가운데 칸에 「단주수명(丹朱受命)」이라 쓰시 고 그 속에 목단피(牧丹皮)를 넣고 또 「열풍뇌우불미(烈風雷雨不迷)」라 쓰시고 또 태을 주(太乙呪)를 쓰셨으며 그 윗칸에는 천화분(天花粉) 아랫칸에는 금은화를 각각 넣고 양지 (洋紙)를 오려서 칠성경(七星經)을 외줄로 내려쓰신 뒤에 그 끝에 「우보상최등양명(禹步 相催登陽明)」이라 가로 써서 약장 위로부터 뒤로 넘겨서 내려붙였으며 궤 안에는 「팔문 둔갑(八門遁甲)」이라 쓰시고 그 글자를 눌러서 「설문(舌門)」 두 자를 불 지짐 하신 뒤 에 그 주위에 스물넉점을 붉은 물로 돌려 찍으시니라 전주로부터 약재를 가져올 때에 마침 비가 오거늘 가라사대 이는 약탕수(藥湯水)니라 하시니라 74. 약재는 이상 세가지 이외에 또 스물네가지인데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목과 오매 원지 석창포 독활 강활 창출 형개 방풍 길경 전호 백지 진피 고련근 갈근 목단피 감초 지각 양 강 시호등 이러라 이 때에 응종이 여쭈어 가로대 시속에 약국에 인삼이 빠지지 아니한다 하 는 데 어찌 인삼이 들지 아니하였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삼정(蔘精)은 가는 곳이 있나니라 응종이 가로대 이디로 가나이까 가라사대 형렬에게로 가나니라 75. 약방 벽 위에 「사농공상(士農工商) 음양(陰陽)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守) 이서남이 교통(理西南而交通)」과 그밖에 여러글을 많이 써 붙이시고 백지(白紙)로 배접(背接)한 뒤 에 자현을 명하사 뜻가는대로 밥사발을 대고 배접한 곳에 오려떼니 음(陰)자가 나타나거늘 가라사대 정히 옳도다 음과 양을 말할 때에 음자를 먼저 읽나니 이는 지천태(地天泰)니라 또 가라사대 약장은 곧 안장농(安葬籠)이며 또 신주독(神主寢)이니라 또 가라사대 이 종이 를 뜯을 날이 속히 이르러야 하리라 하시니라 이 뒤에 대흥리에 가사 고부인에게 일러 가라 사대 약장은 곧 네 농(籠)바리가 되리라 하시니라 76. 하루는 약방 후원(後園)에 청죽(靑竹) 십여주를 친히 심으신 뒤에 약방에 갖추어둔 모든 물목(物目)을 기록하여 공우와 광찬을 주시며 가라사대 이 물목기(物目記)를 금산사(金 山寺)에 가지고 가서 그 곳에 봉안(奉安)한 석가 불상을 향하여 마음으로 업어다가 마당 서 편으로 옮겨 세운다는 생각을 하면서 불사르라 하시니 두사람이 금산사에 가서 명하신대로 행하니라 이로부터 몇해 후에 금산사를 중수(重修)할 때에 석가 불전을 마당 서편으로 옮 겨 세우니 미륵전(彌勒殿) 앞이 넓어지니라 7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중천신(中天神)은 후사(後嗣)를 두지 못한 신명이요 황천신(黃天神)은 후사를 둔 신명이라 중천신은 의탁(依託)할 곳이 없으므로 황천신에게 붙어서 물밥을 얻어 먹어왔나니 그러므로 원한을 품었다가 이제 나에게 하소연을 하니 이 로부터는 중천신에게 복을 맡기어 사(私)가 없이 고르게 낳게 하려 하노라 78. 하루는 여러날 동안 글을 쓰신 양지(洋紙)로 크게 권축(卷軸)을 만드신 뒤에 광찬 형렬 갑칠 윤근 경학 원일등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방안에서 문을 닫고 이 글축(軸)을 화로에 불사르되 연기가 방안에 차게하여 다 사른 뒤에 문을 열라 일을 하려면 화지진도 하여야 하나니라 여러사람이 명하신 대로 함에 연기가 방안에 가득차서 숨을 통하기 어려우므로 윤근과 원일은 밖으로 나가고 남은 사람은 다 타기를 기다려서 문을 여니라 79. 하루는 응종이 이르거늘 천사 가라사대 황천신이 이르니 황건역사(黃巾力士)의 숫(數) 대를 불살으리라 하시고 갑칠을 명하사 짚 한뭇을 물추겨 잘라서 숫대를 만들어 화로에 불 사르시니라 80. 하루는 백암리 창조의 집에 계실 새 창조를 명하사 포대를 지어서 벼 서말과 짚재를 섞어 넣은 뒤에 응종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포대를 가지고 네 집에 가서 항아리에 물을 붓고 그 속에 담거두고 날마다 한번씩 둘러 저으며 또 식혜 일곱 사발을 빚어 넣으라 내가 사흘 후에 네 집에 가리라 응종이 명을 받고 돌아가서 포대(布袋)를 물에 담거두고 날마다 한번씩 둘러 저으니 물빛이 잿빛이 되고 하늘도 또한 사흘 동안을 잿빛이 되어 햇빛이 나 지 아니하더라 81. 사흘 후에 응종의 집에 이르사 가라사대 이제 산하대운(山河大運)을 거두어 돌리리라 하시고 이날 밤에 백지로 고깔을 만들어 응종의 머리에 씌우고 포대에 넣었던 벼를 꺼내 어 그 집 사방에 뿌리며 백지 일백이십장과 양지 넉장에 글을 써서 식혜에 버무려서 밤중에 인적이 없을 때를 타서 시궁 흙에 파묻고 고깔 쓴 대로 세수(洗手)하라 하시니 응종이 명 하신 대로 함에 문득 양미간(兩眉間)에 콩알과 같은 사마귀가 생겨나서 손에 거치더라 이튿 날 아침에 벼 뿌리던 곳을 두루 살피니 하나도 남아 있는 것이 없더라 82. 하루는 공우에게 마음으로 속 육임(六任)을 정하라 하시거늘 공우 마음으로 육임을 생 각하여 정할 새 한 사람을 생각하니 문득 불가하다 하시거늘 이에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정하였더니 이날 저녁에 이 여섯 사람을 부르사 하여금 밤중에 등불을 끄고 방안에서 돌아 다니면서 시천주를 읽게 하시니 문득 한 사람이 꺼꾸러지거늘 여러 사람이 놀래어 읽기를 그치니 가라사대 놀래지 말고 계속하여 읽으라 하신지라 다시 계속하여 한 식경을 지낸 뒤 에 읽기를 그치고 불을 밝히니 손병욱이 꺼꾸러져 죽었는지라 가라사대 병욱에게 손병희의 기운을 보았더니 이기시 못한다 하시며 물을 머금어서 얼굴에 뿜으시니 병욱이 경우 정신 을 돌리거늘 불러 가라사대 나를 부르라 하시니 병욱이 목안 소리로 겨우 천사를 부르니 곧 기운이 회복되는지라 이에 일러 가라사대 시천주에 큰 기운이 박혀있도다 또 가라사대 너 를 그대로 두었더면 밭두둑 사이에 엎드려져서 우마(牛馬)에게 밟힌 바가 되었으리라 또 가 라사대 이 뒤에 괴이(怪異)한 병이 온 세계를 엄습(掩襲)하여 몸 돌이킬 틈이 없이 이와같 이 사람을 죽일 때가 있으리니 그 위급한 때에 나를 부르라 하시니라 속 육임을 정할 때에 불가하다고 말씀하던 사람은 수일 후에 죽으니라 83. 오월에 고부 와룡 문공신의 집에 계실 새 김경학이 와 뵈이니 경학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일 일찍 태인 살포정에서 만나자 하시거늘 경학이 집으로 돌아갔다가 이튿날 조반(朝 飯) 후에 살포정에 이르니 그 주막에서 행객(行客) 두사람이 싸우고 있고 천사께서는 큰 길 가 높은 등에 돌아앉으셨거늘 경학이 올라가서 인사를 드리니 천사께서 대답하실 뿐이오 여전히 돌아않으사 노기(怒氣)를 띄고 계신지라 경학은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하여 황공(惶 恐)한 마음으로 모시고 섰을 따름이더니 이윽고 천사께서 싸우던 자들을 향하여 그만두라 고 말씀하시니 그 사람들이 곧 싸움을 그치고 갈려 가는지라 경학이 여쭈어 가로대 어떠한 사람들이 싸웠나이까 가라사대 우리 국운을 위하여 정씨(鄭氏)를 없이 하였음에도 불구하 고 세상에서 정씨의 노래가 끊어지지 아니하니 혹시 이씨(李氏)가 정씨의 화를 받을 염려가 있겠으므로 이제 그 살을 풀기 위하여 이씨 기운을 돋우고 정씨의 기운을 꺾어버리는 공사 를 보았노라 하시니라 84. 하루는 태인 살포정에서 경학의 말을 타고 가실새 그 마부 총각이 다른 총각 두사람을 상대하여 서로 머리채를 잡고 발길로 차며 싸우니 천사 문밖에서 노기를 띄고 계신지라 경 학이 뒤쫓아 와서 싸움을 말려서 마부와 다른 총각은 떼어 보냈으나 한 총각은 가지 않고 폭언(暴言)을 연발(連發)하고 있거늘 천사 술 한잔을 주어 보내시니라 그 뒤에 공우가 그 사유(事由)를 물으니 가라사대 이씨와 일본 왕과의 싸움을 부쳤더니 이씨가 패하였다 하시 니라 85. 김경학에게 물어 가라사대 십인적(十人敵)이면 왕이 되겠느냐 경학이 대하여 가로대 적(敵)의 뜻을 모르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일적(一適)이 열 사람이니라 경학이 대하여 가 로대 십인적이면 왕이 되지 못하겠나이다 또 물어 가라사대 백인적이면 어떠하겠느냐 대하 여 가로대 그도 불가하나이다 천인적이면 어떠하냐 그도 불가하나이다 만인적이면 어떠하 냐 그도 불가하나이다 십만인적이면 어떠하냐 경학이 이에 대하여 가로대 십만인 적이면 가하나이다 천사 이에 글을 쓰사 불살으시니라 86. 하루는 유찬명으로 하여금 권지에 이십팔수자(二十八宿字)를 좌로부터 횡서(橫書)한 후에 끊어서 자로 재이니 일척(一尺)이 차거늘 이에 불사르시니라 87. 유월에 대흥리에 계실 새 공우를 명하사 각처에 순회하여 종도들로 하여금 스무하루 동안을 잠자지 말고 새벽에 한시간씩만 자라 하시니라 경석이 여러날 동안 자지 못하여 심 히 피곤하더니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문앞 모시밭가에 이르러 혼도하거늘 천사 가 라사대 천자(天子)를 도모(圖謀)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 하시니라 8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천하에 수기(水氣)가 말랐으니 수기를 돌리리라 하시고 뒷산 피난동 안씨 재실(齋室)에 가사 그 앞 우물을 대가지로 한번 저으시고 가라 사대 음양이 고르지 못하니 재실에 가서 연고를 물어오라 내성이 대답하고 들어가서 물으 니 사흘전에 재직(齋直)이는 죽고 그 아내만 있거늘 돌아와서 아뢴대 가라사대 다시 행랑 (行廊)에 가보라 딴 기운이 고이고 있도다 내성이 행랑에 들어가보니 봇짐장수 남녀 두사람 이 들어있거늘 돌아와서 아뢴대 이에 재실 대청(大廳)에 오르사 여려사람들로 하여금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만수(萬修)를 크게 부르게 하시며 가라사대 이 가운데 수운가사(水雲歌 詞)를 가진 자가 있으니 가져오라 과연 한 사람이 가사를 내어 올리고 물러가거늘 그 책 중 간을 펴 드시고 한 절을 읽으시니 하였으되 「시운(時運) 벌가벌가(伐柯伐柯)여 기측불원 (基則不遠)이라 내 앞에 보는 것을 어길 바 없지마는 이는 도시(都是) 사람이요 부재어근 (不在於近)이라 목전지사(目前之事) 쉽게 알고 심량(深量)없이 하다가서 말래지사(末來之 事) 같잖으면 그 아니 내 한(恨)인가」라 하니라 처음에 가는 소리로 한번 읽으시니 맑은 날에 문득 뇌성(雷聲)이 일어나거늘 다시 크게 읽으시니 뇌성이 대포소리와 같이 일어나서 천지진동하며 또 지진이 일어나서 여러 사람이 정신을 잃고 엎드러지거늘 내성을 명하사 각기 일으키니라 89. 하루는 경석의 집 서쪽 벽에 이십사장(二十四將)과 이십팔장(二十八將)을 써 붙이시고 공우의 왼팔을 잡으시며 소리를 높여 만국대장(萬國大將) 박공우라고 부르시니라 이 뒤로 공우 어디를 심부름 가든지 문밖에 나서면 어디선가 방포성(放砲聲)이 나더라 90. 하루는 태인 새올서 백암리로 가살때에 공우가 모셨더니 문득 관운장(關雲長)의 얼 굴로 변하사 돌아보시며 물어 가라사대 내 얼굴이 관운장의 얼굴과 같으냐 하시니 공우는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알지 못한다고 대답하니 그와같이 세 번을 물으시므 로 이에 대답하여 가로대 관운장과 흡사(恰似)하나이다 하니 그 뒤로는 본 얼굴로 회복하시 고 경학의 집에 이르러 공사를 행하시니라 91. 하루는 구릿골에 계실새 한공숙이 이르거늘 친히 술을 부으사 공숙에게 주시며 가라 사대 내 일을 많이 하였으니 술을 마시라 공숙이 대하여 가로대 선생의 일을 한바가 없나 이다 가라사대 한 일이 있느니라 공숙이 덩둘하여 술을 받아 마시고 한참 앉았다가 여쭈어 가로대 간밤 꿈에는 한 일이 있었나이다 가라사대 꿈에 한 일도 또한 일이니라 여러사람이 공숙에게 그 꿈을 물으니 가로대 선생이 내 집에 이르사 천하 호구(戶口)를 성책(成冊)하 여 오라 하시므로 대답하고 오방신장(五方神將)을 불러서 성책하여 올림에 선생이 받아들 이신 것을 보았노라 하더라 92. 하루는 「천지대팔문(天地大八門) 일월대어명(日月大御命) 금수대도술(禽獸大道術) 인간대적선(人間大積善) 시호시호귀신세계(時乎時乎鬼神世界)」라 써서 공우를 주사 신 경수의 집 벽에 붙이라 하시며 가라사대 경수의 집에 수명소(壽命所)를 정하노니너희들은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장처(長處)만 취(取)하여 호의(好意)를 가질 것이요 혹 단처(短 處)가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는 마음을 두지 말라 하시니라 이때에 공우는 신경수 집에 함께 사는 고로 공우가 시키심이러라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법이란 것은 서울로 부터 비롯하여 만방(萬方)에 펴 내리는 것이므로 서울경(京)자 이름가진 사람의 기운을 써 야 할지라 그러므로 경수의 집에 수명소를 정하노라 하시고 인(因)하여 경학의 집에 대학교 (大學校)를 정하시고「다유곡기횡이입(多有曲岐橫易入) 비무탄로정난심(非無坦路正難尋) 」이라 써서 벽에 붙이라 하시고 경원의 집에 복록소(福祿所)를 정하시니라 93. 하루는 「천하자기신고부운회(天下自己神古阜運回) 천하음양신전주운회(天下陰陽神 全州運回) 천하통정신정읍운회(天下通情神井邑運回) 천하상하신태인운회(天下上下神泰仁 運回) 천하시비신순창운회(天下是非神淳昌運回)」라 써서 불사르시고 또 가라사대 회문산 에 이십사혈(穴)이 있고 변산에 이십사혈이 있어 각기 사람의 몸에 이십사추(椎)를 응하여 큰 기운을 간직하였으니 이제 회문산은 산군(山君) 변산은 해왕(偕往)의 도수로 정하여 천 지공사에 그 기운을 쓰노라 하시니라 94. 하루는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화둔(火遁)을 묻었노니 너의 집에 불을 조심 하라 만일 너의 집에서 불이 나면 화신(火神)이 세력을 얻어 온 세계에 큰 재앙을 끼치리 라 형렬이 놀래어 집안 사람들을 단속하여 종일토록 불을 조심하니라 95. 하루는 내성을 명하사 몽둥이로 마루장을 치며 이제 병독(病毒)에 걸린 인류를 건지 려면 일등박문(一等方文)이 여기 계신데 이등박문(二等方文)이 어찌 머리를 들리오 하여 꾸짖으라 하시니라 이 뒤에 안중근이 할빈에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쏘아 죽이니라 96. 하루는 구릿골에서 밤중에 글을 쓰시며 보경을 명하여 가라사대 동쪽 하늘에 별이 나타 났는가 보라 보경이 밖에 나가서 우러러보고 대하여 가로대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워서 별이 보이지 아니하나이다 천사 문을 열고 동쪽 하늘을 향하여 입으로 한번 부시니 구름이 흩어지고 별이 나타나니라 97. 팔월 열 여드렛날 저녁에 천사께서 말을 타고 대흥리에 오사 곧 안중선, 차윤경을 불러 명하여 가라사대 「이 길로 구릿골로 가서 일등 교자(轎子)와 일등 하인(下人)을 구하야 날 밝기 전에 당하여 오라 내일 부인을 데리고 구릿골로 이사하리라」하시니 두사람이 명 을 받고 곧 떠나니라 이튿날 아침에 천사께서 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네가 구릿골로 가 면 네몸이 부서질 것이요 이곳에 있으면 네 몸이 크리니 이곳에 있는 것이 옳으니라」하시 고 홀로 떠나사 살포정에 이르러 교자를 만나매 드디어 말을 버리고 교자에 바꾸어 타시고 구릿골로 가시니라 98. 구월에 천사 양지 일곱조각에 각가「병자기이발(病自己而發) 장사병쇠왕관대욕생양 태포(葬死病衰王冠帶浴生養胎胞)」라 써서 봉하여 형렬을 주시며 가라사대 전주에 가서 아무아무 일곱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돌아오라 종도들이 그 글 뜻을 묻거늘 가라사대 이제 말하여도 모를 것이오 성편(成編)한 뒤에는 스스로 알게 되리라 형렬이 명을 받고 전주에 이르러 김낙범, 김병욱, 김광찬, 김준찬, 김윤근 다섯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그 밖에 두 사 람을 만나지 못하여 전하지 못하고 돌아오니 천사 기다려서 전하지 아니하였음을 꾸짖으시 니라 99. 시월에 낙범을 명하사 백미 스무말을 약방에 들여두었더니 형렬이 마침 양식이 떨어 져서 갑칠로 하여금 그 쌀에서 반말을 갈라내었더니 천사 알으시고 꾸짖으시니라 100. 시월에 천사께서 구릿골로부터 대흥리에 오시어 종도들과 함께 밖에 나가사 무를 뽑아 나누어 먹으시며 내일 고부인을 구릿골로 데려가실 의논을 하시고 들어오사 부인에게 일 러 가라사대 「내 털토수와 남바우를 네게 쓰고 우리 둘이 걸어갈지라 우리가 그렇게 걸어 서 곳곳을 구경하며 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부러워 하여 말하기를 저 양주(兩主)는 둘 이 똑같아서 천정연분(天定緣分)이로다 하리니 세상사람들은 우리를 구경하고 우리는 세상 사람을 구경하며 슬슬 걸어가는 것이 좋으리라」하시더니 그 이튿날 말씀치 아니하시니라 101. 이달에 고부 와룡리에 이르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혼란한 세상을 바루려면 황극신(皇極神)을 옮겨와야 하리니 황극신은 청국(淸國) 광서제(光緖帝)에게 응기(應氣) 되어 있느니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황극신이 이땅으로 옮겨오게 될 인연은 송우암(宋尤庵) 이 만동묘(萬東廟)를 세움으로부터 시작되었느니라 하시고 종도들을 명하사 밤마다 시천주 (侍天主)를 읽게 하시되 친히 곡조(曲調)를 먹이사 며칠을 지난 뒤에 가라사대 이 소리가 운상(運喪)하는 소리와 같도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운상하는 소리를 어로(御路)라 하나니 어로는 곧 임금의 길이라 이제 황극신의 길을 틔웠노라 하시고 문득 상씨름이 넘어간다고 외치시더니 이때에 청국 광서제가 죽으니라 인하여 세계일가 통일 정권의 공사를 행하실 새 제자들을 앞에 엎드리게 하시고 일러 가라사대 이제 만국제왕(萬國帝王)의 기운을 걷어 버리노라 하시더니 문득 구름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제왕의 장엄(莊嚴)한 거동의 모양을 이루어 허공(虛空)에 벌려 있다가 이윽고 사라지니라 102. 와룡리 신경수의 집에서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너의 살과 나의 살을 떼어서 쓸곳이 있으니 너의 뜻이 어떠하뇨 대하여 가로대 쓸 곳이 있으시면 쓰시옵소서 하였더니 그 뒤 로 떼어 쓰신 일은 없으나 익일(翌日)부터 천사의 용모(容貌)와 공우의 용모가 심히 수척 (瘦瘠)하여 지는지라 공우 여쭈어 가로대 살을 떼어 쓰신다는 말씀만 하시고 행치는 아니 하셨는데 그 뒤로 선생과 저의 용모가 함께 수척하여짐은 무슨 연고이니까 천사 가라사대 살은 이미 떼어 썼느니라 묵은 하늘이 두 사람의 살을 쓰려하거늘 만일 허락하지 아니하면 이는 배은(背恩)이 되는 고로 허락한 것이로다 하시니라 103.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범의 성질이 너무 사나웁다 하므로 내가 그 성질을 알아보려고 일찍 손바래기 뒷산에서 호둔(虎遁)을 하여 보았더니 일체(一切) 인류(人類) 가 개나 도야지와 같이 보이니 범을 그대로 두면 인간에 작해(作害)가 많겠으므로 종자(種 子)만 남겨두고 없이 하여버렸노라 104. 하루는 공사를 보실때에 글을 써서 불사르며 가라사대 이는 천지귀신축문(天地鬼神 祝文)이니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천지귀신축문(天地鬼神祝文) 소원인도(所願人道) 원군 블군 원부불부 원사불사(願君不君 願父不父 願師不師) 유군무신 기군하립(有君無臣 其君何 立) 유부무자 기부하립(有父無子 其父何立) 유사무학 기사하립(有師無學 其師何立) 대대세 세 천지귀신수찰(大大細細 天地鬼神垂察)」 105. 하루는 원일과 덕겸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너희 두 사람이 덕찬의 모방(房)을 치우고 이레 동안을 한 도수로 하여 문밖에 나가지 말고 중국일을 가장 공평하게 재판하라 이 재 판으로 중국일이 결정되리라 두 사람이 명하신 대로 이레동안 전심으로 연구하더니 이레가 지난 뒤에 원일을 불러 불어 가라사대 중국 재판(裁判)을 어떻게 하였느냐 대하야 가로대 청조(淸朝)가 실정(失政)하고 열국(列國)의 침략을 당하여 백성이 의지할 곳이 없사오니 이는 하늘이 주는 기회라 선생의 무상(無上)한 권능으로 이를 평정(平定)하시고 제위(帝 位)에 오르사이다 옛말에 천여불수(天與不受)면 반수기앙(反受基殃)이라 하였나이다 천사 대답치 아니하시고 다시 덕겸에서 물어 가라사대 너는 어떻게 재판하였느냐 덕겸은 이레 동안 연구하여도 요령(要領)을 얻지 못하였더니 묻는 말씀에 문득 생각이 나서 대하여 가로 대 물중지대(物重地大)하기 세계에 짝이없고 예악문물(禮樂文物)이 크게 발달되었던 대명 제국(大明帝國)의 산하(山河)와 인민(人民)이 이적(夷狄)의 칭호(稱號)를 받던 청국(淸國) 에게 정복되었으니 어찌 원한이 맺히지 아니하겠나이까 이제 그 국토와 주권을 회복하게 함이 옳을까 하나이다 천사 무릎을 치시며 칭잔하여 가라사대 네가 재판을 잘 하였도다 이 재판으로 인하여 중국이 회복되게 되리라 하시니 원일이 불평하여 가로대 이제 명나라 백 성의 해원공사로 돌리면 우리나라 일은 어떻게 하려 하시나이까 가라사대 중국 인민이 부 흥(復興)하여야 우리도 이어서 부흥하게 되리라 중국이 오랫동안 조선의 조공(朝貢)을 받 아 왔으니 이 뒤로 스무다섯해 만이면 중국으로부터 보은신(報恩神)이 넘어오리라 106. 하루는 천사 남(南)으로 향하여 누으시며 덕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몸에 파리를 안지 못하게 잘 날리라 하시고 잠들으사 반시간 쯤 지난 뒤에 덕찬이 덕겸을 불러 점심을 먹으 라 하니 덕겸이 천사의 명령이 있음을 말하고 가지 아니하거늘 덕찬이 다시 가로대 잠들어 계시니 관계없다 하므로 인하야 모든 파리를 멀리 쫓고 발을 옮기려 할 새 천사 문득 일어 나 앉으시며 가라사대 네가 밥얻어 먹으려 다니느냐 공사를 보는 중에 그런 법이 없나니 윤 회(輪回)로 돌려먹으라 하시고 그 뒤에 덕겸과 겸상(兼床)하여 잡수신 후 양지에 무수히 태 극(太極)을 그려 놓으시고 또 그 사각(四角)에 다른 글자를 쓰신 후 덕찬에게 동도지(東桃 枝)를 꺽어오라 하사 덕겸에게 일러가라사대 태극을 세는데 열번째에 가서는 동도지를 물 고 세도록 하라 하시므로 그대로하여 다 세이니 사십구개러라 천사 가라사대 맞았다 하시 며 또 가라사대 만일 잘못 세었으면 큰 일이 나느니라 하시며 동도지를 들으시고 큰소리를 지르신 뒤에 그 문축(文軸)을 약방으로 가져다 불사르시니라 그 뒤에 양지에 용(龍)자 한 자를 써서 약방 우물에 넣으라 하사 그대로 하니 그 종이가 우물 속으로 들어가니라 107. 하루는 공우를 명하사 고부에 가서 돈을 주선(周旋)하여오라 하시어 약방을 수리(修理) 하신 뒤에 갑칠을 명하사 활 한 개와 화살 아홉 개를 만들어오라 하시고 공우로 하여금 지 천(紙天)을 쏘아 맞히게 하신 뒤에 가라사대 이제 구천(九天)을 맞혔노라 하시고 또 가라사 대 고부 돈으로 약방을 수리한 것은 선인포전(仙人布氈) 기운을 씀이로다 108. 하루는 호(虎)담요를 펴 놓으시고 가라사대 만물의 영장이 되는 사람이 짐승을 제어 함이 옳거늘 이 짐승은 사람을 잡아먹으니 어찌 변괴(變怪)가 아니리요 그 악기(惡氣)가 눈에 있으니 악기를 제하리라 하시고 붓에 먹을 묻혀 그 눈을 찍으시니라 109. 하루는 약방에서 백지 한권을 가늘게 잘라서 풀을 붙여 이은 뒤에 한 끝은 사립문에 한 끝은 집 앞 감나무에 맞추어 떼어서 한 끝을 약방 문구멍으로 꿰어서 방안에서 말아 감으 시며 원일로 하여금 청솔가지로 불을 때어 부채로 부치게 하시니 집이 크게 흔들리므로 종 도들이 모두 놀래어 문밖으로 뛰어 나가더라 감기를 다하여 측간(厠間) 붓고개에 달아매고 불을 피우라 하시고 경학을 명하여 빗자루로 부치라 하사 측간이 다 타지니 가라사대 종이 가 덜 탔는가 보라 하시거늘 자세히 살피니 과연 한조각이 측간 옆 대밭 댓가지에 걸려서 남아있는지라 그대로 아뢰니 속히 태우라 하시거늘 명하신대로 하니 하늘을 우러러 보시 며 가라사대 속하다 하시거늘 모두 우러러보니 햇머리가 서 다가 한쪽이 터졌더니 그 남은 종이 조각이 탐을 따라 햇머리가 완전히 잇대어 서는지라 가라사대 이는 기차 기운을 돌리 는 일이로다 110. 하루는 창조의 집에 계실 새 짚을 물축여 상투모양으로 맺기도 하고 풀기도 하시며 가라사대 머리를 깎으리니 가위를 가져오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신 뒤 그 짚을 땅에 묻으시니라 111. 최창조의 집에서 종도 수십인을 둘러 앉히시고 각기 글 석자씩을 부르라 하시니 천자 문의 처음부터 부르기 시작하여 덕겸이 일자까지 부르니 가라사대 덕겸은 일본왕도 좋아 보이는 가 보다 하시며 남을 따라 부르지 말고 각기 제 생각대로 부르라 하시니라 그 다음 날 밤에 담배대 진을 쑤셔내시며 덕겸으로 하여금 한번 잡아 놓치지말고 뽑아내어 문밖으 로 내어버리라 하시거늘 명하신 대로 하니 온 마을의 개가 일시에 짖는지라 덕겸이 여쭈어 가로대 어찌 이렇듯 개가 짖나이까 가라사대 대신명(大神明)이 오는 까닭이니라 가로대 무 슨 신명이니까 가라사대 시두 손님이니 천자국(天子國)이라야 이 신명이 들어오느니라 하 시니라 112. 하루는 양지책(洋紙冊)에 글을 무수히 써서 한자씩 떼이사 종도들로 하여금 마음대로 무수히 찢게 하신 뒤에 한조각씩 세어서 불사르시니 모두 삼백여든세조각이라 가라사대 한 조각이 부족하니 자세히 찾으라 하시거늘 두루찾으니 사람 그린 한조각이 요밑에 들어 있는지라 이에 마저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곧 황극수(皇極數)라 당요(唐堯) 때에 나 타났던 수가 이제 다시 나타나도다 하시니라 113. 하루는 등불을 처마에 달고 공사를 행하실 때에 가라사대 오랜만에 어렵게 빠져 나오 도다 하시고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면분수구심생신(面分雖舊心生新) 지원급사속망망 (只願急死速亡亡) 허면허소거래간(虛面虛笑去來間) 불토심정견여의(不吐心情見汝矣) 세월 여유검극중(歲月汝遊劒戟中) 왕겁망재십년호(往劫忘在十年乎) 부지이지지부지(不知而知 知不知) 엄상한설대홍로(嚴霜寒雪大鴻爐)」 114. 동짓달에 구부 와룡리에 이르사 신경수의 집에 머무르시며 벽 위에 글을 써 붙이시니 이러하니라 115. 동짓달 스무 여드렛날 천사 정읍대흥리 차경석의 집에 이르사 포정소(布政所)를 정하 시고 공사를 행하시니 대개 아래와 같으니라 116. 하루는 천사께서 마당에 말(斗)을 엎어놓고 그 위에 요를 깔고 왼손에 칼과 오른손에 망치를 들고 앉으사 부인으로 하여금 땅에 앉게 하신 뒤에 말을 가리키시고 다시 부인으 로 하여금 칼과 망치를 들고 말 위에 앉게 하시고 천사께서 땅에 앉으사 부인에게 말을 가 리키시니라 117. 하루는 천사께서 남(南)을 등지고 북(北)을 향하여 서시고 부인으로 하여금 북을 등 지고 남을 향하여 서게 하신뒤에 그 가운데 술상을 차려놓게 하시고 무수히 글을 써서 술 상 위에 놓으시고 부인과 함께 서로 절하시니라 118. 하루는 양지에 이십사방위자(二十四方位字)를 둘러쓰시고 중앙에 「혈식천추도덕군 자(血食千秋道德君子)」라 쓰신 뒤에 가라사대 천지가 간방(艮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 나 그것은 그릇된 말이요 이십사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졌느니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이 일은 남조선(南朝鮮) 배질이라 혈식천추도덕군자의 신명이 배질을 하고 전명숙이 도사공 (都擄工)이 되었느니라 이제 그 신명들에게 어떻게 하야 만인에게 앙모(仰慕)를 받으며 천 추에 혈식을 끊임없이 받아오게 된 까닭을 물은즉 모두 일심(一心)에 있다고 대답하니 그러 므로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 배를 타지 못하리라 하시고 모든 법을 행하신 뒤에 불사 르시니라 119. 하루는 공사를 행하실 새 글을 쓰시며 가라사대 이것은 체면장(體面章)이니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유세무신십이월칠일(維歲戊申十二月七日) 도술(道術) 감소고우(敢昭告于) 황공복지문안(惶恐伏地問安) 기체후만사불충불효무서신읍축어군어부어사(氣體候萬 死不忠不孝無序身泣祝於君於父於師) 기체후대안천만복망복망(氣體候大安千萬伏望伏望) 120. 하루는 여러 종도들에게 소원을 물으시고 다시 경석에게 물으시니 경석은 열지(裂指) 를 원하거늘 가라사대 너는 병부(兵部)가 마땅하니라 하시니 경석이 불쾌히 여기는지라 천 사 일러 가라사대 직신(直臣)이 아니면 병권을 맡기기 어려우므로 이제 특히 네게 맡기노라 하시니라 121. 섣달 스무날 종도들에게 이십사절후(二十四節候)를 읽히시고 밤중에 경석의 집 앞 버드 나무 밑에 벌려 세우시고 북쪽을 향하여 휘파람을 부시니 문득 방장산으로부터 실구름 한 줄기가 일어나서 사방을 둘러 문턱 모양을 이루거늘 천사 훈계(訓戒)하여 가라사대 곤(?) 이내(以內)는 짐(朕)이 제지(制之)하고 곤(?) 이외(以外)는 장군이 제지하라 하시니라 122. 하루는 종도들에게 명하사 과거의 모든 명장(名將)을 써들이라 하시니 경석이 여쭈어 가로대 창업군주(創業君主)도 명장이 되겠나이까 가라사대 그러하니라 경석이 모든 창업 군주와 명장을 낱낱이 기록하고 맨 끝에 전명숙을 써서 올린데 가라사대 왜 전명숙은 맨 끝 에 썼느냐 경석이 대하여 가로대 왼편으로부터 보시면 전명숙이 첫머리가 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전명숙은 진실로 만고(萬古) 명장이라 백의한사(白衣寒士)로 일 어나서 능히 천하를 움직였느니라 하시니라 123. 하루는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날에는 네가 나의 말을 쫓았거니와 이 공사에는 내가 네 말을 쫓으리니 모든 일을 묻는대로 잘 생각하여 대답하라 하시고 물어 가라사대 서양사람이 발명한 모든 문명이기(文明利器)를 그래로 두어야 옳으냐 거두어버려야 옳으 냐 대하여 가로대 그대로 두는 것이 인간생활에 이로울 듯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 그들의 문명이기가 하늘로 부터 내려온 것이니라 하시고 또 여러 가지를 물으신 뒤 에 공사로써 결정하시니라 124. 하루는 고 부인으로 하여금 춤추게 하시고 친히 장고를 치사 가라사대 이것이 천지굿 이니 너는 천하일등무당(巫堂)이요 나는 천하일등재인(才人)이라 이당(黨) 저당 다 버리고 무당의 집에서 빌어야 살리라 하시고 인하여 무당도수를 붙이시니라 125. 하루는 종이 서른장되는 양지책에 전(前) 열다섯장에는 면(面)마다 「배은망덕만사신 (背恩忘德萬死身) 일양시생(一陽始生)」이라 쓰시고 뒤 열다섯장에는 면마다 「작지부지 성의웅약(作之不止聖醫雄藥) 일음시생(一陰始生)」이라 쓰신 뒤에 경면주사(鏡面朱砂) 가 루와 보시기 한 개를 놓고 광찬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일은 살길과 죽을길을 결정하는 것이 니 잘 생각하여 말하라 광찬이 여쭈어 가로대 선영신(先靈神)을 부인(否認)하거나 박대(薄 待)하는 자는 살 기운을 받기 어려울 것이로소이다 천사 한참 생각하시다가 가라사대 네 말 이 옳도다 하시고 보시기를 종이로 싸서 주사 가루를 묻혀가지고 책장마다 찍어돌리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마패(馬牌)니라 하시니라 126. 하루는 차윤경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녁에 여덟사람을 얻어서 너의 집에 모아놓고 나 에게 알리라 윤경이 명하신대로 여덟사람을 약속하여 집에 모이게 하였더니 문득 아홉사 람이 모이게 된지라 윤경이 천사께 사유를 고하니 가라사대 무방하니 한사람은 나의 시종 으로 쓰리라 하시고 윤경의 집에 이르사 등불을 끄신 뒤에 천사께서 한 사람을 데리고 중앙 에 서시고 여덟사람을 팔방으로 벌려 세우신 뒤에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泰)를 외우게 하시고 방관(傍觀)한 종도 이십여인으로 하여금 각기 정좌(定座)케하여 따라 외우 게 하사 밤이 깊어서 그치게 하신 뒤에 불을 켜시고 그 사람들에게 각가 훈계하신 뒤에 한 편 눈이 먼 차공숙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통제사(統制使)라 연중(年中) 삼백육십일을 맡 았나니 돌아가서 삼백육십인을 구하여오라 이 일은 곧 팔봉(八封)을 맡기는 공사니라 공숙 이 명을 받들고 돌아가서 수일 후에 한사람을 데리고 오거늘 천사께서 그 직업을 물으시니 농사에 전력(專力)하여 다른 출입이 없고 다만 추수후에 한번 시장출입이 있을 따름임을 아뢴데 가라사대 참으로 순민(淳民)이로다 하시고 정좌(定座)하여 잡념을 두지말라 하신 뒤에 윤경에게 밖에 나가 구름이 어느 곳에 있는가 보라 하시니 윤경이 나가 살핀즉 하늘 이 맑고 오직 천사 계신위에 돈잎만한 구름 한점이 떠 있을 뿐이어늘 윤경이 그대로 아뢰니 가라사대 다시 나가서 그 구름이 어디를 향하여 펴이는가 보라 윤경이 다시 나가보니 벌써 구름이 온 하늘을 덮고 북쪽하늘만 조금 터져서 가리우지 못하였는지라 그대로 아뢰니 가 라사대 그 곳이 조금 터졌다고 안될리 없으리라 하시고 두어시간 후에 그 사람을 돌려보내 시니라 127. 하루는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이러하니라 「인생세간하자미요(人生世間何滋味) 왈의 왈식(曰衣曰食)이요 의식연후(衣食然後)에 왈색야(曰色也)라 고(故)로 지어의식색지도(至 於衣食色之道)하여는 각수천지지기야(各受天地之氣也)니 혹세무민자(惑世誣民者)와 기인 취물자(欺人取物者)도 역수천지지기야(亦受天地之氣也)니라」 12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있는 기운 그대로 풀어 버릴 수 밖에 없다하시고 상량공사(上樑公事)를 보실 때 경석에게 백목(白木)을 가져오라하사 공사를 보시다가 백 목이 부족하다 하시고 경석으로 하여금 백목을 더 가져오라하사 이어서 공사를 마치시니라 129. 기유년 설날 경석의 집에서 현무경(玄武經)을 쓰시어 흰병에 물을 담은 뒤에 양지에 글을 써서 권축(卷軸)을 지어 병(甁)입을 막아 놓고 그 앞에 백지를 깔고 백지 위에 현무 경을 놓아 두시니라 천사 화천(化天)하신뒤 에 병마개를 빼어서 펴보니 「길화개길실 흉화 개흉실(吉花開吉實 凶花開凶實)」이라는 글과 병세문(病勢文)도 쓰여 있었는데 병세문은 이러하니라 병유대세 病有大勢 병유소세 病有小勢 대병무약 소병혹유약 연 대병지약 안심안신 소병지약 사물탕팔십첩 大病無藥 小病 或有藥然 大病之藥 安心安身 小病之藥 四物湯八十貼 기 도祈 禱 시천주조화정영세물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 대병출어무도大病出於無道 소병출어무도小病出於無道 득기유도즉 대병 물약자효 소병 물약자효 得其有道則 大病 勿藥自效 小病 勿藥自效 지기금지사월래 예장至氣今至四月來 禮章 의 통醫 統 망기군자무도忘其君者無道 망기부자무도忘其父者無道 망기사자무도忘其師者無道 세무충세무효세무열 시고 천하개병 世無忠世無孝世無烈 是故 天下皆病 병 세 病 勢 유천하지병자 용천하지약 궐병내유 有天下之病者 用天下之藥 厥病乃癒 성부 聖父 성자 원형이정봉천지도술약국 재전주동곡생사판 聖子 元亨利貞奉天地道術藥局 在全州銅谷生死判斷 성신 聖神 대인대의 무병 大仁大義 無病 삼계복마대제신위원진천존관성제군 三界伏魔大帝神位遠鎭天尊關聖帝君 지천하지세자 유천하지생기 知天下之勢者 有天下之生氣 암천하지세자 유천하지사기 暗天下之勢者 有天下之死氣 동유대성인 왈동학 東有大聖人 曰東學 서유대성인 왈서학 도시교민화민 西有大聖人 曰西學 都是敎民化民 공자노지대사구孔子魯之大司寇 맹자선세제량지군孟子善說齊梁之君 근일일본국문신무신병무도통 近日日本國文神武神竝務道統 조선국상계신중계신하계신 무의무탁 불가불문자 계어인 궁상각치우 성인내작 朝鮮國上計神中計神下計神 無依無托 不可不 文字戒於人 宮商角徵羽 聖人乃作 선천하지직 선천하지업 직자의야 업자통야 성지직 성지업 先天下之職 先天下之業 職者醫也 業者統也 聖之職 聖之業 130. 또 종이에 철도선(鐵道線)을 그려놓고 북쪽에 점을 치사 정읍이라 쓰시고 남쪽에 점 치사 사거리라 쓰신 뒤에 그 중앙에 점을 치려다가 그치기를 여러번 하시더니 대흥리를 떠 나실 때에 점을 치시며 가라사대 이 점이 되는 때에는 세상이 끝나게 되리라 하시니라 131. 이튿날 모든 일을 마치시고 사흗날 고사를 지내려 하실새 차문경이 술이 취하여 고샅 에 돌아다니며 경석의 집에서 강모(姜某)가 역모(逆謀)한다고 큰 소리로 외치니 이 말이 천원 병참(兵站)에 들리어 헌병이 출동하려 하는지라 천사 알으시고 고부인과 경석에게 일 러 가라사대 너희는 집을 지키고 나를 대신하여 내일 자정에 문틈을 봉하고 모든 제수(祭 需)를 화로에 구으며 술병은 마개만 빼고 지성으로 심고하라 이것이 곧 고사(告祀)니라 하 시고 떠나시니라 사흩날 새벽에 고부인과 경석이 명하신 대로 행한 뒤에 날이 밝으니 일 헌 병 수십명이 몰려와서 천사를 찾다가 얻지 못하고 돌아가니라 132. 이날 천사 백암리 경학의 집으로 가셨더니 경석이 공우와 윤경을 보내어 무사(無事)히 된 경과(經過)를 아뢰니 가라사대 내가 공사를 마친 뒤에 경석을 시험함이러니 무사히 겪 어내니 다행하도다 하시니라 133. 하루는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대(竹)의 기운이 만물중에 제일 크니 그 기운을 덜어 쓰리라 하시더니 이 해에 대가 크게 망하니라 134. 백암리로부터 구릿골 약방에 이르러 계실 때 여러 종도들을 벌려 앉히시고 「삼국시절 (三國時節)이 수지지어사마소(誰知止於司馬昭)」를 큰 소리로 읽히시니라 135.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일삼오칠구 이사육팔십 성기국 총묘천지신 기지천지신 成器局 塚墓天地神 基址天地神 운 영대사해박 득체 득화 득명 運 靈臺四海泊 得體 得化 得明 136.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도전어야 천개어자 철환천하 허령 道傳於夜 天開於子 轍環天下 虛靈 교봉어신 지벽어축 불신간이족지각 敎奉於晨 地闢於丑 不信看我足知覺 덕포어세 인기어인 복중팔십년신명 德布於世 人起於寅 腹中八十年神明 137.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무내팔자지기금지원위대강 無奈八字至氣今至願爲大降 욕속부달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欲速不達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구년홍수칠년대한천추만세세진 九年洪水 七年大旱 千秋萬歲歲盡 불선유 佛仙儒 일원수 육십삼합위길흉도수 一元數 六十三合爲吉凶度數 십이월이십육일재생신강일순 十二月二十六日再生身姜一淳 138.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오주 五呪 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 天文地理 風雲造化 八門遁甲 六丁六甲 智慧勇力 도통천지보은 道通天地報恩 139.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지왈 천지화복지 至曰 天地禍福至 기왈 천지화복지 氣曰 天地禍福氣 금왈 지무망 今曰 至無忘 강왈 천지화복강 降曰 天地禍福降 140.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성사 聖師 의통 경주용담 醫統 慶州龍潭 무극신 대도덕봉천명봉신교대선생전여률령심행 無極神 大道德奉天命奉神敎大先生前如律令審行 선지후각 원형리정포교오십년공부 先知後覺 元亨利貞布敎五十年工夫 141.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천하분운(天下紛運) 자작사당(自作死黨) 이불안성상지심(以不安聖上之心) 이불안 성부지심(以不安聖父之心) 이불안교사지심(以不安敎師之心)」 142.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불지형체(佛之形體) 선지조화(仙之造化) 유지범절(儒之凡節)」 143.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한담서화(閑談敍話)로 가기풍진(可起風塵)이오 한담서화(閑談敍話)로 능소풍진(能 掃風塵)이니라」또「천지종용지사(天下紛亂之事)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고 천지분란 지사(天下從容之事)도 자아유지(自我由之)니라」 144.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불수편애편오왈인(不受偏愛偏惡曰仁) 불수전강전편왈례(不受專强專便曰禮) 불수전 시전비왈의(不受全是全非曰義) 불수자총자명왈지(不受恣聰恣明曰智) 불수남물남욕왈신 (不受濫物濫欲曰信)」 145.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덕무이명 과징비식(德懋耳鳴 過懲鼻息)」「잠심지하도덕존언(潛心之下 道德存焉) 반장지간병법재언(反掌之間 兵法在焉)」 146.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비인정불가근(非人情不可近) 비 정의불가근(非情義不可近) 비의회불가근(非義會不可近) 비회운불가근(非會運不可近) 비 운통불가근(非運通不可近) 비통령불가근(非通靈不可近) 비영태불가근(非靈泰不可近) 비 태통불가근(非泰統不可近)」 147.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정심수신제가치국평전하 (正心修身 齊家治國平天下) 위천하자불고가사(爲天下者不顧家事) 걸악기시야(桀惡其時也) 탕선기시 야(湯善其時也) 천도교걸어악(天道敎桀於惡) 천도교탕어선(天道敎湯於善) 걸지망 탕지흥 재이윤(桀之亡 湯之興 在伊尹)」「속수지지(束手之地) 갈공모계(葛公謀計) 불능선사(不能 善事) 와해지여(瓦解之餘) 한신병서(韓信兵仙) 역무내하(亦無奈何)」 148. 하루는 공사를 보실새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궐유사상포일극(厥有四象抱一極) 구주운조낙서중(九州運祖洛書中) 도리불모금수일(道理不慕禽獸日) 방위기맹초목풍(方位 起萌草木風) 개벽정신흑운월(開闢精神黑雲月) 편만물화백설송(遍萬物華白雪松) 남아숙인 선삼재(男兒孰人善三才) 하산불양만고종(河山不讓萬古鍾)」「원형리정도일월(元亨利貞 道日月) 조인장부통명명(照人臟腑通明明)」 149. 하루는 윤경이 이르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천지에서 현무(玄武)가 쌀을 부르니 네 형의 기운을 써야 할지라 돌아가서 네 형에게 혀와 입술을 움직이지 말고 시천주를 읽되 기거(起居) 동작(動作) 할 때라도 잠시도 쉬지 말고 읽게하라 하시니라 150. 하루는 약방에 가서 종도(從徒) 여덟 사람을 벌려 앉히시고 사물탕(四物湯) 한첩을 지어 그 봉지에 사람을 그리사 두 손으로 드시고 시천주 세 번을 읽으신 뒤에 여러 사람에 게 차례로 돌려서 그와 같이 시키시고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泛彼中流)로다」라고 노래 하시며 가라사대 상륙하였으니 풍파(風波)는 없으리라 하시니라 151. 하루는 약방에서 삼십육만신(三十六萬神)을 쓰시고 운장주(雲長呪)를 쓰사 종도들로 하여금 칠백번씩 외우라 하시며 가라사대 이제 국가(國家)에나 사가(私家)에나 화둔(火遁) 을 묻었는데 날마다 바람이 불다가 그치고 학담으로 넘어가니 사람이 많이 상할까하여 그 리하노라 하시니라 152. 하루는 전주 용머리 고개에 계실새 광찬으로 하여금 방약(方藥) 합편(合編)에 있는 약 이름에 주묵(朱墨)으로 점(點)치라 하사 불사르시니라 153.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청국 일을 볼 터인데 길이 너무 길어서 가기가 어려우므로 청주 만동묘에 가서 천지 신문(神門)을 열고자하나 또한 가기가 불편하니 다 만 음동(音同)을 취하여 청도원에 그 기운을 붙여서 일을 보려하노라 하시고 형렬과 공우를 데리고 청도원으로 가실 때 청도원 고개에 이르사 성황묘(城隍廟)마루에 잠깐 쉬어 앉으셨 다가 다시 일어나시며 가라사대 청국은 아라사 군사에게 맡길 수 밖에 없노라 하시고 김송 환의 집에 이르사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밤에 유찬명의 집에서 유(留)하시면서 대신문(大 神門)을 열고 공사를 보실새 무수한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154. 하루는 약방 마루에 앉으시고 유찬명을 마루 밑에 앉히사 순창오선위기(淳昌五仙圍碁) 와 장성옥녀직금(長城玉女織錦)과 무안호승예불(務安胡僧禮佛)과 태인군신봉조(泰仁群臣 奉詔)를 쓰이시고 또 청주만동묘(淸州萬東廟)를 쓰이사 불사르시니라 이 때에 찬명이 좀 방심(放心)하였더니 천사 가라사대 신명이 먹줄을 잡고 섰는데 어찌 방심하느냐 하시니라 155. 하루는 용머리 고개에 계실새 마당에 촛불을 밝히시고 「천유일월지명(天有日月之明) 지유초목지위(地有草木之爲) 천도재명고(天道在明故) 인행어일월(人行於日月) 지도재위 고(地道在爲故) 인생어초목(人生於草木)」이라는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구름이 가득차고 바람이 급히 불며 비가 내리되 촛불은 꺼지지 아니하니라 천사 찬명을 명하사 서북쪽 하늘 에 별이 나타났는가 보라 하시니 찬명이 우러러 살핌에 다만 구름사이에 별 한 개가 보이거 늘 그대로 아뢰니 다시 동남쪽 하늘을 보라 하시거늘 또 우러러보니 구름이 많이 흩어지고 별이 많이 보이는지라 그대로 아뢰니 가라사대 서북(西北)은 살아날 사람이 적고 동남(東 南)은 살아날 사람이 많으리라 하시니라 15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청국(淸國) 만리(萬里) 창신명(廠神明)이 이르리니 대접하여야 하리라 하시고 술을 사서 종도들로 더불어 마시시니라 157. 하루는 청국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리라 하시고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찜하고 소주를 사서 종도들로 더불어 마시시니라 158. 사월에 전주 용머리 고개 김주보의 집에 계실새 이치복이 이르거늘 가라사대 이런 때에 나이 적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의 절을 받느니라 하시고 치복에게 사배(四拜)를 받 으시니라 천사 가라사대 금년에는 바가 없나니 만일 오늘 비가 오지 아니하면 천지의 동과 혈(冬瓜穴)이 말라 죽을지라 그러므로 서양으로부터 우사를 불러넘겨 비를 주리라 하시고 술상을 부르사 치복에게 술 두잔을 주시고 한 잔은 요강에 부으시니 요강에는 피가 좀 있 더라 159. 다시 양지 석장을 펴놓고 귀마다 「천곡(泉谷)」이라 쓰시거늘 치복이 여쭈어 가로대 어떠한 사람이니이까 가라사대 옛날에 원노릇 가서 절사(節死)한 사람이니라 하시고 치복 과 송환을 명하사 양지를 마주잡아들게 하시고 가라사대 그 모양이 상여(喪輿)에 호방산 (護防傘)과 같도다 하시고 양지를 땅에 놓게 하신 뒤에 갑칠을 명하사 가라사대 밖에 나가 서 하늘에 구름이 있는가 보라 갑칠이 나가보니 서쪽 하늘에 한점의 구름이 있거늘 돌아와 아뢰니 가라사대 구름이 하늘을 덮었는가 보라 하시거늘 다시 나가보니 경각에 구름이 하 늘을 덮었는지라 들어와 아뢰니 양지 중앙에 호승례불(胡僧禮佛) 군신봉조(群臣奉詔) 오선 위기(五仙圍碁) 선녀직금(玉女織錦)이라 쓰시며 치복에게 일러 가라사대 궁을가(宮乙歌)에 「사명당(四明堂)이 갱생(更生)」이란 말을 중 사명당(四溟堂)이란 말로 알아 왔으나 그릇 된 말아요 이 사명당을 이름이라 조화는 불법(佛法)에 있으니 호승예불 기운을 걷어 조화를 쓰고 무병장수는 선술(仙術)에 있으니 오선위기 기운을 걷어 무병장수케 하고 군신봉조는 장상(將相)이 왕명을 받는 것이니 그 기운을 걷어 나라를 태평케 할 것이요 선녀직금은 선 녀가 비단을 짜는 것이니 그 기운을 걷어 창생(蒼生)에게 비단 옷을 입히리니 유월 보름날 신농씨(神農氏) 제사를 지내고 나서 일을 행하리라 올해가 천지의 한문(?門)이라 이제 일 을 하지 못하면 일을 이루지 못하리라 160. 또 양지에 이십칠년이라 쓰시거늘 그 뜻을 물은 대 가라사대 홍성문이 회문산에서 이십 칠년동안 헛공부를 하였다 하니 이로부터 이십칠년동안 헛도수가 있노라 또 양지 한 장을 열 두조각으로 내어 조각마다 글을 쓰신 뒤에 한 조각은 친히 불사르시고 열 한조각은 치 복을 명하여 불사르시니 문득 비가 크게 내려 이 비로 인하여 보리를 잘 먹게 되니라 161. 이 뒤에 치복과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불가지(不可止)는 불(佛)이 가(可)히 그칠 곳이란 말이오 그 곳에서 가활만인(可活萬人)이라고 일러 왔으니 그 기운을 걷어 창 생을 건지리라 하시고 교자를 타고 불가지로 가시며 옛 글 한 수를 외우시니 이러하니라 「 금옥경방시역려(金屋瓊房視逆旅) 석문태벽검위사(石門苔璧儉爲師) 사동초미수능해(絲桐 蕉尾誰能解) 죽관현심자불리(竹管絃心自不離) 포락효성상가리(匏落曉星霜可履) 토장춘류 일상수(土墻春柳日相隨) 혁원옹필유하익(革援瓮畢有何益) 목사 경우의양이(木?耕牛宜 養滯)」 김성국의 집에 이르사 용둔(龍遁)을 하리라 하시고 양지 이십장을 각각 길이로 팔 절 넓이로 사절로 잘라 책을 매시고 보시기에 실로 「米」표와 같이 둘러매어 오색(五色)으 로 그 실올을 물들이시고 보시기 변두리에는 푸른 물을 발라 책장마다 찍어 돌리신 뒤에 그 책장을 다 떼어 풀로 붙여서 연폭(連幅)하여 사절(四折)로 꺾어 접어서 시렁에 걸어 놓으 시니 오색찬란(五色燦爛)한 문채(文彩)가 용형(龍形)과 같더라 이에 그 종이를 걷어서 교자 를 내려 놓았던 자리에 불사르시니라 162. 다시 비에 물을 적셔 그 방벽(房壁)에 인형을 그리고 그 앞에 청수를 놓고 꿇어앉으사 상여(喪輿) 소리를 하시며 가라사대 이마두(利瑪竇)를 초혼(招魂)하여 광주 무등산 상제 봉조(上帝奉詔)에 장사(葬事)하고 최수운을 초혼하여 순창 회문산 오선위기에 장사하노라 하시고 종도들에게 이십사절(二十四節)을 읽히시며 가라사대 그 때도 이 때와 같아서 천지 의 혼란한 시국(時局)을 광정(匡正)하려고 당태종(唐太宗)을 내고 다시 이십사절을 응(應) 하여 이십사장(二十四將)을 내어 천하를 평정(平定)하였나니 너희들도 장차 그들에게 못지 않은 대접을 받으리라 하시니라 163. 이 공사를 마치시고 덕찬을 데리고 싸리재를 넘어 오시다가 고사리 캐는 노구(老?)가 지나감을 보시고 그에게 향하여 중이 동냥을 비노라 하시니 노구 가로대 없나이다 하거늘 천사 다시 비시니 가로대 쌀 두되만 있나이다 하거늘 가라사대 그 중에 한흡만 베풀기를 원하노라 노구 허락하거늘 그 쌀을 받으시며 덕찬에게 일러 가라사대 중은 본래 걸식(乞 食)하는 것이니 이 땅을 불가지(佛可止)라 함이 옳도다 하시니라 164. 청도원 김송환의 집에 이르시니 마침 신경원이 이르는지라 가라사대 네가 올줄 알았 노라 하시고 양지 한 장을 주어 유불선(儒佛仙) 석자를 쓰이신 뒤에 천사 유자 옆에 니구 (尼丘)라 쓰시고 선자 옆에 고현(苦縣)이라 쓰시고 불자 옆에 서역(西域)이라 쓰사 불사르 시고 이 길로 약방에 돌아오사 각처 종도들에게 유월스무날 약방으로 모이라고 통지(通知) 를 띠우시니라 165.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봄으로부터 연사(年事)를 맡 아서 일체(一切) 아표신(餓?神)을 천상(天上)으로 올려 보냈노니 이 뒤로는 굶어죽는 폐단 (弊端)이 없으리라 166.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묵은 하늘이 사람을 죽이는 공사만 보고 있도다 이 뒤에 일용백물(日用百物)이 모두 핍절(乏絶)하여 살아 나갈 수 없게 되리니 이제 뜯어 고 치지 아니치 못하노라 하시고 사흘동안 공사를 보신 뒤에 가라사대 간신히 연명(連命)은 해 나가게 하였으나 장정(壯丁)의 배는 채워주지 못하게 되리니 배고프다는 소리가 구천(九 天)에 사모치리라 16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 공사를 맡고자함이 아니로대 천지신명(天 地神明)이 모여들어 법사(法師)가 아니면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 하므로 괴롭기는 한량 (限量)없으나 어찌 할 수 없이 맡게 되었노라 하시니라 168. 천사 매양 뱃소리를 하시거늘 종도들이 그 뜻을 묻자 조선을 장차 세계상등국(世界 上等國)으로 만들려면 서양 신명을 불러 와야 할지라 이제 배에 실어오는 화물표(貨物標) 를 따라서 넘어오게 되므로 그러하노라 하시니라 169. 하루는 글을 많이 써서 종도들에게 주사 태인 신방죽(神濠) 쇠부리깐에 가서 그 풀무 불에 넣어 사르라 하시거늘 종도들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수일 후에 김갑칠을 명하사 전 주 김병욱에게 가서 세상 소문을 들어오라 하시거늘 갑칠이 병욱에게 가니 때 마침 일본 신 호(神戶)에 큰 화재가 일어나서 피해가 많다 하는지라 갑칠이 돌아와서 그대로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일본은 너무 강렬한 지기(地氣)가 모여 있으므로 그 민족성이 사납고 탐욕이 많 고 침략열(侵略熱)이 강하여 우리나라가 예로부터 그들이 침로(侵鹵)를 받아 편한 날이 적 었나니 그 지기를 뽑아 버려야 우리나라도 장차 편할 것이요 저희들도 또한 뒷날 안전(安 全)을 누리리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 지기를 뽑아버리기 위하여 전날 신방죽 공사를 보았 는데 신방죽과 어음(語音)이 같은 신호에 화재가 일어난 것은 장래에 그 지기가 크게 뽑혀 질 징조니라 하시니라 170. 천사 간혹 수십일씩 굶으사 가라사대 뒷날 박복(薄福)한 중생에게 식록을 붙여줌이 로다 하시고 또 여름에 솜옷을 입으시며 겨울에 홑옷을 입으신 때가 많으사 가라사대 뒷날 빈궁에 빠진 중생으로 하여금 옷을 얻게 함이로다 하시니라 171. 171 하루는 이도삼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람을 해롭게 하는 물건을 낱낱이 헤이라 하 시니 도삼이 범과 사자와 이리로부터 모기와 이와 벼룩과 빈대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세어 아뢰자 천사 가라사대 후천(後天)에는 사람을 해롭게 하는 물건을 모두 없애리라 하시니라 172. 유월 스무 이튿날 약방마당에 자리를 깔고 천사 그 위에 누우사 치복을 명하여 새 자 리를 그 앞에 펴라 하시더니 문득 공자(孔子)를 부르시며 가라사대 소정묘(小正卯)를 죽였 으니 어찌 성인(聖人)이 되며 삼대(三代) 출처(出妻)를 하였으니 어찌 제가(齊家)하였다 하 리요 그대는 이곳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갈지어다 하시고 또 석가모니(釋迦牟尼)를 부르사 가라사대 수음(樹陰)속에 깊이 앉아 남의 자질(子姪)을 유인(誘引)하야 부모의 윤 기(倫氣)와 음양(陰陽)을 끊게하여 인종(人種)을 절멸(絶滅)시키려 하니 그대가 국가를 아 느냐 선령(先靈)을 아느냐 창생(蒼生)을 아느냐 그대는 이곳에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나갈지어다 하시고 또 노자(老子)를 부르사 가라사대 세속에 산모(産母)가 열달이 차면 신 벗고 침실에 들어앉을 때마다 신을 다시 신게 될까하여 사지(死地)에 들어가는 생각이 든 다 하거늘 여든 한해를 어미 뱃속에 있었하하니 그런 불효가 어디있으며 그대가 이단(異端) 팔십권(八十卷)을 지었다하나 세상에서도 본자가 없고 나도 못 보았노라 그대로 이 세상에 서 쓸데없으니 딴 세상으로 나갈지어다 하시니라 173. 천사 천지공사를 마치신 뒤에 「포교오십년공부종필(布敎五十年工夫終畢)」이라 써서 불사르시고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사람이 오십살에 사십구년동안 그름을 깨 달았다 하나니 이제 그 도수를 썼노라내가 천지운로(天地運路)를 뜯어고쳐 물 샐틈없이 도 수를 굳게 짜놓았으니 제 도수에 돌아 닿는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너희들은 삼가 타락(墮 落)치 말고 오직 일심(一心)으로 믿어 나가라 이제 구년동안 보아온 개벽공사의 확증(確證) 을 천지에 질정(質正)하리니 너희들도 참관(參觀)하여 믿음을 굳게 하라 오직 천지는 말이 없으니 뇌성(雷聲)과 지진(地震)으로 표징(表徵)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문득 천둥과 지진이 아울러 크게 일러나더라 174. 공사를 행하실 때에는 식사나 대소변 기타 어떠한 다른 일로도 중지하심이 없이 반 드시 공사를 마치신 뒤에 다른 일을 보시니라 175. 대저 천사께서 구년동안 공사를 행하사 천지운로를 뜯어 고치시고 후천세계 인간생 활의 모든 질서를 결정하시니 세간(世間) 만사 만물에 어느 것이나 천사의 필단(筆端)에 거쳐나가지 아니한 것이 없어 공사(公事) 건수(件數)가 실로 무한하지마는 당시 종도들이 기록하여 둔 것이 없고 수십년 후에 생존한 종도들의 구술(口述)대로 필기(筆記)하여 그 중에서도 의미가 분명치 못한 것은 빼어버리고 의미가 통하는 것만 기록한 것이 이 뿐이라 더구나 갑진을사 양년에 반드시 큰 공사가 많이 있으련만 구술하는 종도들이 모두 잊어버 리고 전하지 못한 것은 큰 유감(遺憾)이라 아니할 수 없노라 제 5 장 제 5 장 개벽(開闢)과 선경(仙境) 1. 천사 가라사대 이제 혼란키 짝이 없는 말대(末代)의 천지를 뜯어고쳐 새 세상을 열고 비 겁에 빠진 인간과 신명을 널리 건져 각기 안정을 누리게 하리니 이것이 곧 천지개벽이라 옛일을 이음도 아니요 세운(世運)에 매여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처음짓는 일이라 비 컨대 부모가 모은 재산이라도 항상 얻어 쓰려면 쓸 때 마다 얼굴을 쳐다 보임과 같이 쓰러 져가는 집에 그대로 살려면 무너질 염려가 있음과 같이 남이 지은 것과 낡은 것을 그대로 쓰려면 불안과 위구(危懼)가 따라드나니 그러므로 세 배포(配布)를 꾸미는 것이 옳으니라 2. 대범(大凡) 판안에 드는 법으로 일을 꾸미려면 세상에 들켜서 저해(沮害)를 받나니 그러 므로 판밖의 남 모르는 법으로 일을 꾸미는 것이 완전하니라 3. 크고 작은 일을 물론하고 신도(神道)로써 다스리면 현묘불측(玄妙不測)한 공을 걷우나니 이것이 무위이화(無爲以化)라 이제 신도를 골라잡아 모든 일을 도의(道義)에 맞추어서 무 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리니 제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새기틀이 열리리라 지난 임진난리 에 정란(靖亂)의 책임을 최풍헌(崔風憲)이 맡았으면 사흘 일에 지나지 못하고 진묵(震默)이 맡았으면 석달이 넘지않고 송구봉(宋龜峰)이 맡았으면 여덟달에 끌렀으리라 하니 이는 선 도와 불도와 유도의 법술(法術)이 서로 다름을 이름이라 옛적에는 판이 작고 일이 간단하여 한가지만 따로 쓸지라도 능히 난국(亂局)을 바로 잡을 수 있었거니와 이제는 판이 넓고 일 이 복잡하므로 모든 법을 합하여 쓰지 않고는 능히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리라 4. 선천에는 상극지리(相克之理)가 인간사물(人間事物)을 맡았으므로 모든 인사가 도의에 어그러져서 원한이 맺히고 쌓여 삼계(三界)에 넘침에 마침내 살기(殺氣)가 터져나와 세상 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나니 그러므로 이제 천지도수를 뜯어고치며 신도를 바로잡아 만고의 원을 풀고 상생의 도로써 선경을 열고 조화정부를 세워 하염없는 다스림과 말없는 가르침으로 백성을 화(化)하며 세상을 고치리라무릇 머리를 들면 조리(條理)가 펴짐과 같 이 인륜 기록의 시초이며 원(寃)의 역사의 처음인 당요의 아들 단주의 깊은 원을 풀면 그 뒤에 수천년동안 쌓여 내려 온 모든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리라 대저 당요(唐堯)가 단주 (丹朱)를 불초히 여겨 두 딸을 우순(虞舜)에게 보내고 드리어 천하를 전하니 단주는 깊이 원을 품어 그 분울(憤鬱)한 기운의 충동으로 마침내 우순이 창오에 죽고 두 왕비가 소상에 빠진 참혹한 일을 이루었나니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깊이 박히고 시대의 추이를 따라 모든 원이 덧붙어서 더욱 발달하여 드디어 천지에 가득차서 세상을 폭파함에 이르렀나니 그러 므로 단주 해원을 첫 머리로 하고 모든 천하를 건지려는 큰 뜻을 품고 시세가 이롭지 못하 므로 인하여 구족(九族)을 멸하는 참화(慘禍)를 당하여 의탁 할 곳이 없이 한을 머금고 천 고(千古)에 떠도는 만고역신(萬古逆神)을 그 다음으로 하여 각기 원통과 억울(抑鬱)을 풀어 혹은 행위를 바로살펴 곡해(曲解)를 바루며 혹은 의탁(依託)을 붙여 영원히 안정을 얻게 함이 곧 선경을 건설하는 첫 걸음 이니라 5. 원래 역신은 곧 시대(時代)와 기회(機會)가 지은 바라 그 회포(懷抱)를 이루지 못하여 원한이 하늘에 넘치거늘 세상 사람들은 사리를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을 미워하여 비할 데 없는 악평(惡評)으로써 일용상어(日用常語)에 모든 죄악의 머리로 일컬으니 역신들은 그 것을 크게 싫어 하는지라 그러므로 이제 모든 역신을 만물가운데 시비(是非)없는 성수(星 宿)로 붙여 보내리라하늘도 명천(明天)과 노천(老天)의 시비가 잇고 땅도 후척(厚瘠)의 시 비가 있고 날도 수한(水旱)의 시비가 있고 때도 한서(寒暑)의 시비가 있으되 오직 성수는 시비가 없느리라 6. 대개 예로부터 각 지방을 할거(割據)한 모든 족속(族屬)들의 분란(紛亂) 쟁투(爭鬪)는 각 지방신(地方神)과 지운(地運)이 서로 통일되지 못함으로 인함이라 그러므로 이제 각 지방 신과 지운을 통일케 함이 인류(人類) 화평(和平)의 원동력(原動力)이 되느니라 7. 전주 모악산(母嶽山)은 순창 회문산(回文山)과 서로 마주서서 부모산(父母山)이 되었 으니 지운을 통일하려면 부모산으로 비롯 할지라 이제 모악산으로 주장(主張)을 삼고 회문 산을 응기(應氣)시켜서 산하(山河)의 기령(氣靈)을 통일할지니라 또 수운(水雲)의 글에 「 산하대운(山河大運)이 진귀차도(盡歸此道)」라 하고 궁을가(宮乙歌)에 「사명당(四明堂)이 갱생(更生)하니 승평시대(昇平時代) 불원(不遠)이라」 하였음과 같이 사명당을 응기하여 오선위기로 시비를 끄르며 호승예불로 앉은 판이 되며 군신봉조로 임금을 내이며 선녀직 금으로 비단옷을 입히리니 이로써 밑자리를 정하여 산하대운을 돌려 발음케 하리라 8. 또 모든 족속들은 각기 색다른 생활경험으로 인하여 유전(遺傳)된 특수한 사상(思想)으로 각기 문화를 지어내어 그 마주치는 기회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큰 시비를 이루나니 그러므 로 각 족속의 모든 문화의 진액을 뽑아 모아 후천문명의 기초를 정할지니라 9. 선도와 불도와 유도와 서도(西道)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근원이 되었나니 이제 최수운 은 선도의 종장이 되고 진묵은 불도의 종장이 되고 주회암(朱晦庵)은 유도의 종장이 되고 이마두는 서도의 종장이 되어 각기 그 진액(津液)을 걷우며 모든 도통신과 문명신을 거느 려 각 족속들 사이에 나타난 여러갈래 문화의 정수(精髓)를 뽑아 모아 통일케 하느니라 10. 이제 하늘도 뜯어 고치고 땅도 뜯어 고쳐 물샐틈 없이 도수를 짜 놓았으니 제 한도(限度) 에 돌아 닿는 대로 새기틀이 열리리라 또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의 뱃속에 나들게 하여 그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리니 이는 비록 말뚝이라도 기운을 붙이면 쓰임이 되는 연고라 오직 어리석고 가난하고 천하고 약한 것을 편히 하여 마음과 입과 뜻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죄 를 조심하고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부하고 귀하고 지혜롭고 강권(强權)을 가진 자는 모든 척에 걸려서 콩나물 뽑히듯 하리니 묵은 기운이 채워있는 곳에 큰 운수를 감당키 어려운 까닭이라 부자의 집 마루와 방과 곳집에는 살기와 재앙이 가득히 채워 있느니라 11.선천에는 위무(威武)로써 보배를 삼아 복과 영화를 이 길에서 구하였나니 이것이 상극 (相剋)의 유전(遺傳)이라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쓸 것이 없으면 버린 바 되고 비록 천한 것 이라도 쓸곳이 있으면 취한 바 되느니 이제 서양에서 건너온 무기의 폭위(暴威)에는 짝이 틀려서 겨루어 낼 것이 없으리니 전쟁은 장차 끝을 막으리라 그러므로 모든 무술과 병법을 멀리하고 비록 비열한 것이라도 의통(醫統)을 알아두라사람을 많이 살리면 보은(報恩)줄 이 찾아들어 영원한 복을 얻으리라 12. 서양사람 이마두가 동양에 와서 천국(天國)을 건설하려고 여러 가지 계획을 내었으나 쉽게 모든 적폐(積弊)를 고치고 이상(理想)을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 하고 다만 하늘과 땅의 경계(境界)를 틔워 예로부터 각기 지경(地境)을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들로 하여금 서로 거침없이 넘나들게 하고 그 죽은 뒤에 동양의 문명신(文明 神)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돌아가서 다시 천국을 건설하려 하였으니 이로부터 지하신(地下 神)이 천상에 올라가 모든 기묘한 법을 받아내려 사람에게 알음 귀(耳)를 열어주어 세상의 모든 학술과 정묘한 기계를 발명케하여 천국의 모형(模型)을 본 떴으니 이것이 현대의 문 명이라 그러나 이 문명은 다만 물질과 사리(事理)에 정통(精通)하였을 뿐이요 도리어 인류 의 교만과 잔포(殘暴)를 길러내어 천지를 흔들며 자연을 정복하려는 기세로써 모든 죄악을 꺼림없이 범행하니 신도의 권위가 떨어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천도(天道)와 인사(人事)가 도수를 어기는 지라 이에 이마두는 모든 신성(神聖)과 불타(佛陀)와 보살(菩薩)들로 더불 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劫厄)을 구천(九天)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천서역대법국천계 탑(西天西域大法國天階塔)에 내려와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에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 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彌勒金像)에 임(臨)하여 삼십년을 지내면서 최수운(崔水 雲)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대도(大道)를 세우게 하였더니 수운이 능히 유교 의 테밖에 벗어나 진법을 들춰내어 신도(神道)와 인문(人文)의 푯대를 지으며 대도의 참빛 을 열지 못하므로 드디어 갑자년에 천명과 신교를 걷우고 신미년에 스스로 세상에 내려왔 노라 13. 진묵이 천상에 올라가서 온갖 묘법(妙法)을 배워내려 좋은 세상을 꾸미려 하다가 김봉 곡에게 참혹히 죽은 뒤에 원을 품고 동양도통신을 거느리고 서양에 건너가서 문화계발에 역사(役事)하였나니 이제 그를 해원(解寃)시켜 고국으로 돌려와서 선경건설에 역사하게 하리라 14. 이 때는 천지성공(天地成功)시대라 서신(西神)이 명을 맡아서 만유(萬有)를 지배(支配) 하여 믓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른바 개벽이라 만물이 가을바람에 혹 말라서 떨어지 기도 하고 혹 성숙하기도 함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맺어 그 수가 길이 창성(昌盛)할 것이요 거짓된 자는 말러 떨어져 길이 멸망할지라 그러므로 혹 신위(神威)를 떨쳐 불의를 숙청하며 혹 인애(仁愛)를 베풀어 외로운 사람을 돕나니 삶을 구하는 자와 복을 구하는 자 는 힘쓸지어다 15. 원래 인간에서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큰 병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이제 모든 일을 풀어놓아 각기 자유행동에 맡기어 먼저 난법(亂法)을 지은 뒤에 진법(眞 法)을 내이리니 오직 모든 일에 마음을 바르게 하라거짓은 모든 죄의 근본이오 진실은 만 복의 근원이라 이제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에게 임감(臨監)하여 마음에 먹줄을 잡혀 사정 (邪正)을 감정(勘定)하여 번개불에 달리리니 마음을 바르게 못하고 거짓을 행하는 자는 기 운이 돌 때에 쓸개가 터지고 뼈마디가 튀어나리라운수는 좋건만은 목 넘기기가 어려우리 라 16. 후천에는 천하가 한 집안이 되어 위무(威武)와 형벌을 쓰지 아니하고 조화로써 중생을 다스려 화(化)할지니 벼슬아치는 직품(職品)을 따라 화권(化權)이 열리므로 분의(分義)에 넘는 폐단(弊端)이없고 백성은 원통과 한과 상극과 사나움과 탐심(貪心)과 음탕과 노염과 모든 번뇌가 그치므로 성음(聲音) 소모(笑貌)에 화기(和氣)가 무르녹고 동정(動靜) 어묵 (語默)이 도덕에 합하며 쇠병(衰病)사장(死葬)을 면(免)하여 불로불사(不老不死)하며 빈부 의 차별이 철폐되고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이 요구하는 대로 빼다짓간에 나타나며 모든 일 은 자유욕구에 응하여 신명이 수종(隨從)들며 운거(雲車)를 타고 공중을 날아 먼데와 험한 데를 다니며 하늘이 나직하여 오르내림을 뜻대로 하며 지혜가 밝아서 과거 미래 현재 시방 (十方) 세계의 모든 일을 통달하며 수화풍(水火風) 삼재(三災)가 없어지고 상서(祥瑞)가 무 르녹아 청화명려(淸和明麗)한 낙원으로 화하리라 17. 후천에는 계급이 많지 아니하나 두 계급이 있으리라 그러나 식록은 고르리니 만일 급이 낮고 먹기까지 고르지 못하면 원통치 아니하랴 18. 앞으로 오는 좋은 세상에는 불때지 않고 밥을 지어 먹으며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농사 지으며 도인(道人)의 집마다 등대(燈臺) 한 개씩 세우는 데 온 동학(洞壑)이 크게 밝아 햇 빛과 같으리니 이제 전등은 그 표본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니라 또 기차도 화통없이 몇 만리 를 삽시간(散時間)에 통행케 되며 또 문고리와 옷걸이도 황금으로 만들며 신도 금당혜(金 唐鞋)를 신으리라 또 곡식종자도 한번 심어서 베어들인 뒤에 해마다 그 뿌리에 움을 길러서 걷워들이는 것이 생기리니 이제와 같이 심고 걷우기에 큰 힘이 들지 아니하며 또 아무리 박전(薄田)이라도 옥토(沃土)가 되게 하리니 이는 땅을 석자세치를 태운 까닭이니라 19. 치우(蚩尤)가 작란(作亂)하여 큰 안개를 지으므로 황제가 지남거(指南車)로써 정(定) 하였나니 작란하는 자도 조화요 정란(靖亂)하는 자도 조화라최수운은 동세를 맡았고 나는 정세(靖世)를 맡았나니 전명숙의 동(動)은 곧 천하의 난(亂)을 동케 하였느니라 20. 동학 신도들이 안심가(安心歌)를 잘못 해석하여 난을 지었느리라 일본사람이 삼백년 동안 돈 모으는 공부와 총 쏘는 공부와 모든 부강지술(富强之術)을 배워 왔나니 너희들은 무엇을 배웠느뇨 일심으로 석달을 못 배웠고 삼년을 못 배웠나니 무엇으로 저희들을 대항 하리요 저희들을 하나 죽이면 너희들은 백이나 죽으리니 그런 생각은 하지말라 이제 최수 운을 일본명부(冥府) 전명숙을 조선명부 김일부를 청국명부로 정하여 각기 일을 맡어 일령 지하(一令之下)에 하룻 저녁으로 대세를 돌려 잡으리라 21. 용력술(勇力術)을 배우지 말라 기차와 윤선으로 백만근을 운반하리라 축지술(縮地術)을 배우지 말라 운거(雲車)를 타고 바람을 어거하여 만리길을 경각(頃刻)에 대이리라 22. 조선사람은 정(鄭)씨만 찾나니 아무것도 배운 것 없이 정씨만 찾아서 무엇하리요 한갖 분잡(紛雜)케만 될 뿐이라 그러므로 정씨와 조(趙)씨와 범(范)씨를 다 없이 하였노라 시속 에 그른일 하는 자를 방정(方鄭)맞다 이르고 옳은 일 하는 자를 내정(來鄭)이 있다 이르느 니라 23. 이제 일본 사람이 조선에 와서 천고역신(千古逆神)을 거느려 역사를 시키느니라 이조 개국한 후로 벼슬하는 자들이 모두 정씨를 사모하였나니 이는 곧 두 마음이라 남의 신하로 써 두 마음을 두면 곧 적신(賊神)이니 그러므로 모든 역신들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들도 두 마음을 품었거니 어찌 역신을 그다지 학대하나뇨 하니 이로 인하여 저들이 일본사람을 대하면 죄지은 자와 같이 두려워서 벌벌 떠느니라 24. 어떤 사람이 여쭈어 가로대 조선지말(朝鮮之末)에 이란이 있으리라 하오니 그러하오 리까 가라사대 손병희가 영웅이라 장차 난리를 꾸미리니 그 일을 이름이니 손병희가 선진 주(先眞主)라 박절(薄切)하게 성돌 밑에서 턱을 고이고 앉아서 거의(擧義) 하므로 성사(成 事)치 못하리라 25. 현하 대세를 오선 위기의 기령으로 돌리노니 두 신선은 판을 대하고 두 신선은 각기 훈수 하고 한 신선은 주인이라 주인은 어느 편도 훈수할 수 없어 수수방관하고 다만 공궤(供饋) 만 하였나니 연사(年事)에 큰 흠이 없어 공궤지절(供饋之節)만 빠지지 아니하면 주인의 책 임은 다할지라 만일 바둑을 마치고 판이 헤치면 판과 바둑은 주인에게 돌리리니 옛날 한고 조는 마상(馬上)에서 득천하(得天下) 하였다 하나 우리나라는 좌상(座上)에서 득천하 하리 라 26. 장차 일청(日淸)천쟁이 두 번 나리니 첫 번에는 청국이 패하고 말것이요 두 번째 일어 나는 싸움이 십년을 가리니 그 끝에 일본은 쫓겨 들어가고 호병(胡兵)이 들어오리라 그러 나 한강 이남은 범치 못하리니 그때에 질병이 맹습(猛襲)하는 까닭이요미국은 한 손가락을 퉁기지 아니하여도 쉬이 들어가리라 이 말씀을 마치신 뒤에 「동래(東來) 울산(蔚山)이 흐 느적 흐느적 사국강산(四國江山)이 콩튀듯한다」라고 노래 부르시니라 27. 중국은 동서양의 오고 가는 발길에 채여서 망하게 되리라 28. 현하(現下) 대세(大勢)가 씨름판과 같으니 애기판과 총각(總角)판이 지난뒤에 상씨름 으로 판을 마치리라 29. 현하 대세가 가구판 노름과 같으니 같은 끗수에 말수(末手)가 먹느니라 30. 동양은 불로 치고 서양은 물로 치리라 세상을 불로 칠 때에는 산도 붉어지고 들도 붉어 져서 자식이 지중하지만 손목잡아 끌어 낼 겨를이 없으리라 31. 김병선에게 글 한 장을 써주시니 이러하니라 일입유배 해자난분 日入酉配 亥子難分 일출인묘진 사부지 日出寅卯辰 事不知 일정사오미 개명 日正巳午未 開明 일중위시교역퇴 제출진 日中爲市交易退 帝出震 32. 동서양 싸움을 붙여 기운 판을 바로 잡으려 하나 워낙 짝이 틀려 겨루기 어려우므로 병(病)으로써 판을 고르게 되느니라 33.바둑도 한 수만 높으면 이기나니 남 모르는 공부를 하여두라 이제 비록 장량(張良) 제갈 (諸葛)이 두룸으로 날지라도 어느틈에 끼인지 모르리라 선천개벽(先天開闢) 이후로 수한 도병(水旱刀兵)의 겁재(劫災)가 서로 번갈아서 그 칠 새 없이 세상을 진탕(殄蕩)하였으나 아직 병겁(病劫)은 크게 없었나니 이 뒤에는 병겁이 온 세상을 엄습(掩襲)하여 인류를 전 멸케 하되 살아날 방법을 얻지 못 하리니 모든 기사(奇事) 묘법(妙法)을 다 버리고 의통을 알아두라내가 천지공사를 맡아 봄으로부터 이 땅에 모든 큰 겁재를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 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醫統)을 전하여 주리니 멀리 있는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 기지 말고 순전(純全)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두라 몸 돌이킬 겨를이 없이 홍수(洪水) 밀리 듯 하리라 34. 이 뒤에 괴병(怪病)이 돌 때에는 자다가도 죽고 먹다가도 죽고 왕래(往來)하다가도 죽어 묶어낼 자가 없어 쇠스랑으로 찍어 내되 신 돌려신을 정신을 차리지 못하리라 35. 시속(時俗)에 부녀자들이 비위만 거슬리면 급살(急殺)맞아 죽으라 이르나니 이는 급살 병을 이름이라 하루밤 하루 낮에 불면불휴(不眠不休)하고 짚신 세 켤레씩 떨어치며 죽음을 밟고 넘어 병자(病者)를 건지리니 이렇듯 급박(急迫)할 때에 나를 믿으라 하여 안 믿을 자 가 있으리오 시장(市場)이나 집회(集會) 중에 갈지라도 저 사람들이 나를 믿으면 살고 잘 되련만 하는 생각을 두면 그 사람들은 몰라도 덕(德)은 너희들에게 있으리라 36. 대저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편할지라 오는 일을 아는 자는 창생의 일을 생각할 때에 비통(悲痛)을 이기지 못하리로다 이제 천하창생이 진멸지경(殄滅之境)에 박도(迫到) 하였는데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이끝에만 몰두하니 어찌 애석치 아니하리요 37. 하루는 벽을 향하여 돌아누으셨더니 문득 크게 슬퍼하시며 가라사대 전 인류가 진멸지경 에 이르렀는데 아무리 하여도 전부 다 건져 살리기는 어려우니 어찌 원통하지 아니 하리오 하시고 느끼어 울으시니라 38. 이 세상에 조선과 같이 신명(神明) 대접(待接)을 잘하는 곳이 없으므로 신명들이 그 은혜 를 갚기 위하여 각기 소원을 따라 꺼릴 것 없이 공궤(供饋)하리니 도인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천하사만 생각하게 되리라 39.내가 출세 할 때에는 하루 저녁에 주루보각(珠樓寶閣) 삼십육만간(三十六萬間)을 지어 각기 닦은 공력(功力)에 따라서 앉을 자리에 들어 앉혀 옷과 밥을 신명들이 받들게 하리 니 만일 못 앉을 자리에 앉는 자가 있으면 신명들이 그 목을 끌어 내치리라 40. 하루는 우뢰와 번개를 크게 일으키시며 가라사대 뒷날 출세할 때에는 어찌 이러할 뿐 이리요 천지진동하고 뇌성벽력이 크게 일어나리니 잘 못 닦은 자는 앉을 자리로 갈 때에 따라오지 못하고 엎어지리라 부디 마음을 부지런히 닦고 나의 생각을 많이 하라 하시니라 41. 하루는 원평을 지나시며 가라사대 시속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이르나니 이 앞뜰에 큰 윤선(輪船)이 떴다가 길 위로 올라 오지는 못하고 가마귀 날며 배는 떨어진다는 말이 니라 42. 하루는 용암리 앞을 지나시며 가라사대 지금은 이곳에서 원평이 건너다 보이나 뒷날 건너다 보이지 아니 할 때가 있을 것이요 또 다시 건너다 보일 때가 있으리니 다시 건너다 보이게 되면 세상일이 가까이 온 줄 알지어다 하시니라 43. 나의 말은 약이라 말로써 죄에 걸린 자를 끄르기도 하나니 이는 나의 말이 곧 약인 까닭 이니라 충언(忠言)이 역이(逆耳)나 이어행(利於行)이라 하나니 나의 말을 잘 믿을지어다 44. 공부하는 자들이 방위(方位)가 바뀐다고 이르니 내가 천지를 돌려 놓았음을 세상이 어찌 알리요 ◎ 어느 날 종도들에게 세상에서는 人倫이 크고 제일 중요하다 하나 인륜보다도 天倫이 더 크다. 천륜을 더 넓게 하면 비로소 우주가 한 집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此項丁永奎著天地開闢經에서) ◎ 어느 날 종도들에게 「내가 우주를 主宰한다고 하면, 너도 역시 우주를 主宰하느니.」 또 ,말씀하시기를 「내 宸襟이 편안하기를 바라면 우선 너의 부모의 마음을 안심시키고, 너를 공경하기를 바라면 우선 너의 형제를 공경하라.」(同前) ◎ 어느 가을밤에 종도들에게 날아다니는 곤충도 그 몸에서 빛을 내는 것이다. 너희들도 이처럼 一心을 極해라. 이 일심이 없으면 너도 없고 역시 나도 없는 것이라고 하셨다. ◎ 어느 날 공사 후에 다음의 글을 쓰셨다. 器虛則受物 心虛則受道 ◎ 器는 하늘에 있으면 물건을 받을 수가 있고, 마음은 청정하면 道를 받을 수 있다. 또, 신앙은 이성과 합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리하면 迷信이 된다고 말씀하셨다.(同前) ◎ 큰 德을 베푼 후 베풀었다는 느낌을 마음에 품어서는 안 된다. 단지 스스로 克復하는 것만이 天下에 뛰어난 것이다.(同前) ◎ 기유 년 경석에게 地上에 殿堂을 건립하지 말고 너의 마음에 건립하라. 또, 번잡하고 거짓스러운 예의는 반드시 세상을 腐敗시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同前) 제 6 장 제 6 장 법언(法言) 1. 천사 가라사대 선천에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에는 하늘과 땅을 일체(一體)로 받들음이 옳으니라 2.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남 잘 되는 것을 부러워 말고 남은 복이 많으니 남은 복을 구 하라 호한신천(呼寒信天)이 유불사(猶不死)니라 3. 춘무인(春無仁)이면 추무의(秋無義)라 농가에서 추수한 뒤에 곡식종자를 가려두는 것은 오직 토지를 믿는 연고니 이것이 곧 신로(信路)니라 4. 어떤 사람이 연사(年事)를 물으니 가라사대 칠산바다에 조기잡이도 먹을 사람을 정하여 놓고 잡히나니 농사도 또한 그와 같아서 먹을 사람을 정하고 될지니 그러므로 굶어죽지는 아니하리라 5. 이 때는 해원(解寃)시대라 사람도 이름없는 사람이 기세(氣勢)를 얻고 땅고 이름없는 땅에 길운(吉運)이 돌아오느니라 6. 양반을 찾는 것은 그 선령(先靈)의 뼈를 오려내는 것 같아서 망하는 기운이 이르나니 그러 므로 양반의 기습을 속히 빼고 천인(賤人)을 우대하여야 속히 좋은 시대가 이르리라 7. 경석이 모든 행동에 위엄을 내며 양반의 기습(氣習)을 본뜨거늘 가라사대 대인의 공부를 닦는 자는 항상 공근(恭謹)하고 온화한 기운을 기를지니 이 뒤로는 그런 기습을 빼어버리 라 망하는 기운이 따라 드느니라 8. 사람이 몸 가짐과 처사(處事)와 언습(言習)을 제 본성대로 할 것이요 억지로 꾸며서 점 잔과 교식(巧飾)을 내는 것은 사(邪)된 일이니라 9. 보화(寶貨)라는 글자에 낭패(狼狽)라는 패(貝)자가 붙어 있느니라 10. 돈이란 것은 순환지리(循環之理)로 생겨 쓰는 것이요 구하여 쓸 것은 못되느니 백년 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盡)이라 하느니라 11. 선천에는 돈에 눈이 어두워서 불의한 사람을 따랐거니와 이 뒤로는 그 눈을 틔워서 선한 사람을 따르게 하리라 12. 선천 영웅(英雄)시대에는 죄로써 먹고 살았으나 후천 성인(聖人)시대에는 선으로써 먹고 살리니 죄로써 먹고 사는 것이 장구(長久)하랴 선으로써 먹고사는 것이 장구하랴 이 제 후천중생으로 하여금 선으로써 먹고 살 도수를 짜 놓았노라 13. 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복이 이르나니 남의 것을 탐내는 자는 도적의 기운이 따라들어 복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14. 부귀한 자는 빈천함을 즐기지 아니하며 강한 자는 잔약(孱弱)함을 즐기지 아니하며 지혜로운 자는 어리석음을 즐기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그들을 멀리하고 오직 빈천 하고 병들고 어리석은 자를 가까이 하노니 그들이 곧 내 사람이니라 15.부귀한 자는 자만(自滿) 자족(自足)하여 그 명리(名利)를 증대(增大)하기에 몰두(沒頭) 하여 딴 생각이 나지 아니하니 어는 겨를에 나에게 생각이 미치리요 오직 빈궁(貧窮)한 자 라야 제 신세를 제가 생각하여 도성덕립(道成德立)을 하루바삐 기다리며 운수(運數)조일 때마다 나를 생각하리니 그들이 내사람이니라 16. 안내성에게 일러 가라사대 불의로써 남의 자제(子弟)를 유인치 말며 남의 보배를 탐내지 말며 남과 서로 싸우지 말며 도한(屠漢)과 무당(巫堂)에게 천(賤)하게 대우하지 말라 17. 마음 지키기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 18. 경위(經緯)는 천하가 같으니라 19. 풍역취이식(風亦吹而息)하나니 남의 박해(迫害)에 굽히지 말라 만사동정(萬事動靜)이 각기 때가 있나니라 20.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네 뱃속에 경위가 많은 연고라 여인도 경위가 많아야 아해를 많이 낳느니라 21. 한고조(漢高祖)는 소하(蕭何)의 덕으로 천하를 얻었으나 너희들은 베풀 것이 없으니 오직 언덕(言德)을 잘 가지라남의 말을 좋게 하면 그에게 덕이 되어 잘되고 그 남은 덕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몸에 이르고 남의 말을 나쁘게 하면 그에게 해가 되어 망치고 그 남은 해가 밀려서 점점 큰 재앙이 되어 내 몸에 이르나니라 22. 외식(外飾)을 버리고 음덕(陰德)을 힘쓰라 덕은 음덕이 크니라 23. 유찬명에게 일러 가라사대 훼동도자(毁東道者)는 무동거지로(無東去之路)하고 훼서 도자(毁西道者)는 무서거지로(無西去之路)니라 24. 도적질하는 자도 나누어 먹는 것이 덕이 되어 혹 살아 있는 자가 있나니라 25.뱀도 인표(人票)를 맞어야 용이 되느니 남의 말을 좋게 하면 덕이 되느니라 26. 인망(人望)을 얻어야 신망(神望)에 오르느니라 27.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일을 하여주느니라 28. 식불언(食不言)이라 하였으니 남의 먹는 일을 말하지 말며 침불언(寢不言)이라 하였 으니 남의 누행(陋行)을 말 하지 말라 29. 우리일은 남 잘 되게 하는 공부니 남이 잘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우리 일은 되느 니라 전명숙이 거사 할 때에 상놈을 양반 만들어 주려는 마음을 두었으므로 죽어서 잘 되 어 조선 명부(冥府)가 되었느니라 30. 너희들은 손에 살릴 생(生)자를 쥐고다니니 득의지추(得意之秋)가 아니냐 삼천(三遷) 이라야 일이 이루어 지느니라 31. 시속에 길성소조(吉星所照)를 찾으나 길성소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요 덕을 잘 닦고 사람 대우하는 데 길성이 비치나니 이 일이 곧 피난(避難)하는 길이니라 32. 시속에 어린 학동들에게 통감(通鑑)을 가르치나니 이는 첫 공부를 시비(是非)로써 넣는 것이라 어찌 마땅하리요 33. 전쟁사(戰爭史)를 읽지말라 전승자(戰勝者)의 신은 춤을 추되 전패자(戰敗者)의 신은 이를 가나니 도가(道家)에서는 글 읽는 소리에 신(神)이 응(應)하는 까닭이니라 34.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망하는 세간살이는 애체(愛滯)없이 버리고 새 배포(配布)를 꾸미라 만일 아껴서 놓지 않고 붙들고 있으면 몸까지 따라 망하느니라 35. 시속에 화복(禍福)이라 이르나니 이는 복보다 화가 먼저 이름을 말함이라 이르는 화를 견디어 잘 받아야 복이 이어서 이르느니라 36. 선천에 안락(安樂)을 누리는 자는 후천에 복을 받지 못하리니 고생을 복으로 알고 잘 받으라 만일 당하는 고생을 이기지 못하여 애통해 하는 자는 오는 복을 물리치는 것이니라 37. 나는 해마(解魔)로 위주(爲主)하는 고로 나를 따르는 자는 모든 복마(伏魔)가 발동(發動) 하나니 복마의 발동을 잘 받아 이겨야 복이 이어서 이르느니라 38. 상말에 무척 잘 산다 이르나니 척이 없어야 잘 산다는 말이라 남에게 원억(?抑)을 짓지 말라 척이 되어 갚느니라 또 남을 미워하지 말라 그의 신명이 먼저 알고 척이 되어 갚느니 라 39. 이웃 사람이 정붙여 주는 음식이 맛없어 먹고 병들지라도 사색(辭色)을 내지 말라 오는 정이 꺽여서 다시 척이 되느니라 40.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마음으로 반겨하며 잘 대우하면 그 사람은 모를지라도 신명은 알아서 어디를 가든지 대우를 잘 받게 되느니라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잊지말고 반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라 또 가라사대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 반지은(半飯之恩)도 필보하라 하노라 41. 남이 힘들여 말할 때에 설혹 그릇된 점이 있을지라도 일에 낭패만 없으면 반박(反駁) 하지 말라 그도 또한 척이 되느니라 42. 이제 모든 선령신들이 발동하여 그 선자(善子) 선손(善孫)을 척신의 손에서 빼앗아 내어 새운수의 길로 인도하려고 분주히 서두느니라 43. 대군을 거느리고 적진을 쳐 파함이 영화롭고 장쾌하다 할지라도 인명을 잔멸(殘滅)하는 일이므로 악(惡)척이 되어 앞을 막느니라 44. 파리 죽은 귀신이라도 원망이 붙으면 천지공사가 아니니라 45. 한 사람의 원한이 능히 천지기운을 막히게 하느니라 46. 예로부터 처녀나 과부의 사생아(私生兒)와 그밖의 모든 불의아(不義兒)의 압사신(壓死 神)과 질사신(窒死神)이 철천(徹天)의 원(寃)을 맺어 탄환과 폭약으로 화하여 세상을 진멸 케 하느니라 47. 다른 사람이 만일 나를 치면 그의 손을 만져 위로 할지니라 48. 원수를 풀어 은인과 같이 사랑하면 덕이 되어 복을 이루느니라 49. 악(惡)을 악으로 갚으면 피로 피를 씻기와 같으니라 50. 나를 모르는 자가 나를 헐뜯나니 내가 헐므로써 갚으면 나는 더욱 어리석은 자가 되느니라 51. 남의 비소(鼻笑)를 비수(匕首)로 알며 남의 조소(嘲笑)를 조수(潮水)로 알라 대장이 비수 를 얻어야 적진을 헤치며 용이 조수를 얻어야 천문(天門)에 오르느니라 52. 형렬이 여쭈어 가로대 세상사람이 선생을 광인(狂人)으로 여기나이다 가라사대 전일 (前日)에 거짓말로 행세 할 때에는 신인(神人)이라 부르더니 이제 참말을 하는 때에는 도 리어 광인으로 아는도다 광인은 입경(入經)도 못하고 건사(健事)도 못하느니 후일에 광인 이라고 부르는 자가 광인이란 말을 듣는 자에게 절할 날이 있으리라 53. 어떤 사람이 천사를 모심으로부터 남이 비소하는 것을 괴로워 하거늘 가라사대 남의 비소를 잘 받아 쌓으면 내어쓸 때에 비수 내어 쓰듯 하리라 54.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시대를 지내려면 남에게 폭(幅)을 잡히지 아니하여야 하리니 너는 광(狂)이 되지 못하니 농판으로 행세하라 55. 어떤 사람이 남의 일을 비방하거늘 일러 가라사대 각기 제 노릇을 제가 하는데 어찌 남의 시비를 말 하느뇨 56. 허물이 있거든 다 풀어버리라 만일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신명을 그리치나니라 57. 이 때는 신명시대라 삼가 죄를 짓지말라 새 기운이 돌때에 신명들이 불칼을 휘두르며 죄지은 것을 내어놓으라 할 때에는 정신을 놓으리라 58. 경석이 옛 허물을 생각하여 근심하거늘 가라사대 일찍이 내 앞에 낱낱이 생각하여 풀 어버리라 하였나니 어찌 이제까지 남겨 두었느뇨 이 뒤로는 다시 생각하지 말라 59. 창생(蒼生)이 큰 죄를 지은 자는 천벌을 받고 작은 죄를 지은자는 신벌(神罰) 혹은 인벌 (人罰)을 받느니라 60. 유부녀(有夫女)를 범하는 것은 천지의 근원(根源)을 떼는 것과 같아서 워낙 죄가 크므로 내가 간여(干與)하지 아니하노라 61. 죄는 남의 천륜(天倫)을 끊는 것보다 더 큰 죄가 없느니라 최익현이 고종(高宗) 부자 (父子)의 천륜을 해(害)하였으므로 죽어서 죄가 되어 나에게 하소연하는 것을 볼지어다 62. 죄중에 노름죄가 크나니 다른 죄는 홀로 짓는 것이로되 노름죄는 남까지 끌고들어 짓는 까닭이요 또 서로 속이지 않고는 목적을 달하지 못하는 연고니라 63. 수운가사에 「난법난도(亂法亂道) 하는 사람 날 볼 낯이 무엇인가」라 하였나니 부디 죄를 짓지 말라 64. 안으로는 불량하고 겉으로만 꾸며대면 누가 능히 분별하리요 65. 오장(五臟)이 바르지 못한 자는 수숫대 꼬이듯 하여 죽고 거짓말 하는 자는 쓸개가 터 져서 죽으리라 66. 일신수습(一身收拾)이 중천금(重千金)이니 경각안위(頃刻安危)가 재처심(在處心)이니라 67. 나는 생장렴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노니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68. 예로부터 생이지지(生而知之)를 말하나 이는 그릇된 말이라 천지의 조화로도 풍우(風雨) 를 지으려면 무한한 공부(工夫)를 들이나니 공부 않고 아는 법은 없느니라 정북창(鄭北 窓)같은 재조(才操)로도 입산(入山) 삼일(三日)에 시지천하사(始知天下事)라 하였느니라 69.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느니라 70. 신보(神報)가 인보(人報)만 같지 못하느니라 71. 모든 일을 알기만 하고 변통(變通)을 못하면 모르는 것만 같지 못하나니 될 일을 못되게 하고 못될 일을 되게 하여야 하느니라손빈의 재조는 방연으로 하여금 모지마릉(暮至馬 陵)하게 함에 있고 제갈량의 재조는 조조로 하여금 화용도에서 만나게 함에 있었느니라 72. 글도 않고 일도 않는 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벗어난 자니 쓸데가 없느니라 73. 안다는 자는 죽으리니 아는 것도 모르는 체 하여 어리석은 자와 같이하라남이야 어떻게 알든지 실지(實地)만 있으면 좋으리라길가에 좋은 꽃을 심어두면 아해도 꺽고 어른도 꺽 느니라 74. 가장 두려운 것은 박람박식(博覽博識)이니라 75.마음은 성인(聖人)의 바탕으로 닦고 일은 영웅의 도략(韜略)을 취하라 76. 예로부터 상통천문(上通天文)과 하찰지리(下察地理)는 있었으나 중통인의(中通人義)는 없었나니 내가 비로소 인의를 통하였노라 위징은 밤이면 상제를 섬기고 낮이면 당태종을 도왔다하나 나는 사람의 마음을 빼었다 찔렀다 하노라 77. 도를 잘 닦는 자는 그 정혼(精魂)이 굳게 뭉쳐서 죽어서 천상에 올라 영원히 흩어지지 아니하나 도를 닦지 않는 자는 정혼이 흩어져서 연기(煙氣)와 같이 사라지느니라 78. 모든 일을 있는 말로 지으면 천지가 부수려 하여도 못 부술 것이요 없는 말로 꾸미면 부서질 때에 여지(餘地)가 없느니라 79. 나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 하리니 들을 때에 익히 들어두어 내어 쓸 때에 서슴지 말고 내어쓰라 80. 대인의 말은 구천(九天)에 사무치나니 나의 말도 그와 같아서 늘지도 줄지도 않고 부절 (符節)과 같이 합하느니라 81. 말을 듣고 실행치 아니하면 바위에 물주기와 같으니라 82. 어떤 사람이 도술을 가르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지금 가르쳐 주어도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흘러 바위에 물주기와 같으리니 쓸 때에 열어주리라 하시니라 83. 술수(術數)는 삼국시대에 나서 해원하지 못하고 이제야 비로소 해원하게 되느니라 84. 수운 가사에 「발동(發動)말고 수도(修道)하소 때 있으면 다시오리」라 하였나니 알아두라 85. 상말에 맥(脈) 떨어지면 죽는다 이르나니 연맥(連脈)을 잘 바루라 86. 나를 믿고 마음을 정직히 하면 하늘도 오히려 떠느니라 87. 모든 일에 마음을 바로 하여 정리(正理)대로 행하여야 큰 일을 이루나니 만일 사곡(邪曲) 한 마음을 끼어두면 사신(邪神)이 들어 일을 망치고 믿음이 없이 일에 처하면 농신(弄神) 이 들어 일을 번롱(飜弄)하며 탐심(貪心)을 두는 자는 적신(賊神)이 들어 일을 더럽히느니 라 88. 앉을 자리를 탐내어 당치않은 자리에 앉으면 신명들이 등을 쳐서 물리치나니 자리탐을 내지 말고 덕 닦기를 힘쓰며 마음을 잘 가지면 신명들이 자리를 정하여 서로 받들어 앉히 느니라 89. 운수는 가까워 오고 도는 멀어가리니 작심불휴(作心不休)하여 목넘기를 잘하라 90. 수운시(水雲詩)에 「도기장존사불입(道氣長存邪不入)」이라 하였으나 나는 「진심견 수복선래(眞心堅守福先來)」라 하노라 91. 수운 가사에「제 소위(所爲) 추리(推理)한다고 생각나니 그 뿐이라」하였나니 너희들이 이 곳을 떠나지 아니함은 의혹이 더하는 연고라 이곳이 곧 선방(仙房)이니라 92. 이제 모든 일에 성공이 없는 것은 일심(一心)가진 자가 없는 연고라 만일 일심만 가지면 못 될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던지 일심 못함을 한할 것이오 못되리라는 생각은 품지 말라 93. 천지 안에 있는 말은 하나도 헛된 말이 없느니라 94. 최익현이 순창에서 잡히거늘 가라사대 일심의 힘이 크니라 같은 탄환 속에서 정시해는 죽었으되 최익현이 살았으니 이는 일심의 힘으로 인하여 탄환이 범하지 못함이라 일심을 가진 자는 한 손가락을 퉁겨 만리 밖에 있는 군함을 깨뜨리느니라 95. 인간의 복록을 내가 맡았으나 태워 줄 곳이 없음을 한하노니 이는 일심가진 자가 적은 연고라 만일 일심자리만 나타나면 유루(遺漏)없이 베풀어주리라 96. 세상에서 수명(壽命) 복록(福祿)이라 하여 복록보다 수명을 중히 여기나 복록이 적고 수명긴 것보다 욕된 자가 없나니 그러므로 나는 수명보다 복록을 중히 하노니 녹(祿)이 떨어지면 죽느니라 97. 내가 서촉(西蜀)에 있어도 일심하는 자에게는 찾으리라 98. 너희들이 이제는 이렇듯 친숙하되 뒷날에는 눈을 바로 뜨지 못 하리니 마음을 바루고 닦기를 잘 하라 수운가사에 「많고 많은 저사람에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한 가」라 함과같이 탄식(嘆息)줄이 나오리라 99. 천지간(天地間)에 찬 것이 신(神)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 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100. 신은 사람 먹는 데 따라서 흠향(歆享)이 되느니라 101.사람들끼리 싸우면 천상에서 선령신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나니 천상 싸움이 끝난 뒤에 인간 싸움이 귀정(歸正)되느니라 102. 너희들은 항상 평화를 주장하라 너희들끼리 서로 싸우면 밖에서는 난리가 일어나리라 103. 풍신(風身)좋고 재조있는 자를 보고 기운을 잃어 생각하되 저런 사람이 일을 이룰 것 이오 나와같이 졸(拙)한 자가 어찌 큰 일을 감당하리요 하여 낙심(落心)하는 소리를 내면 이는 스스로 일을 깨뜨리는 것이니 아무일도 못이룰 것이요 아무리 잘되려 하여도 못 될지 라 그러므로 그를 호위(護衛)한 신명들이 의구심을 내어 저런 나약한 자에게 붙어 있다가 우리 일까지 그르치리라 하여 서로 이끌고 떠나느니라 104. 이제 천하사에 뜻하는 자 어려움을 헤치고 괴로움을 무릅쓰고 정성과 힘을 다하여 뜻을 이루려 하다가 설혹 성공치 못하더라도 죽어서 천상에 올라가면 예로부터 몸을 던져 천하사에 종사하다가 시세가 이롭지 못하여 성공치 못하고 죽어서 잘된 신명들이 서로 반 겨 맞아 상좌에 앉히고 고생 많이 하였다하여 극진히 위로하며 여러 가지 진귀한 것으로 즐 겁게 하여 천사의 모든 영화를 누리게 하리니 무슨 한이 있으리요 105. 아무리 큰 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아니하면 허사가 될 것이오 경미하게 보이는 일이 라도 도수에만 맞으면 마침내 크게 이루게 되느니라 106. 선천에는 모사(某事)는 재인(在人)하고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 하였으나 이제는 모사는 재천하고 성사는 재인이니라 107. 일꾼된 자 씨름판을 본 받을지니 씨름판에 뜻하는 자는 판 밖에 있어서 보양물(補養 物)을 많이 먹고 기운을 잘 길러 끝 판을 꼲으고 있느니라 108. 위천하자(爲天下者) 불고가사(不顧家事)니 제갈량이 성공치 못한 것은 유상팔백주(有 桑八百株)로 인(因)함이니라 109. 일꾼된 자 강유(剛柔)를 겸비하여 한편이라도 기울지 아니 하여야 할지니 천지의 대덕 (大德)이라도 춘생추살(春生秋殺)의 은위(恩威)로써 이루느니라 110. 생유어사(生由於死)하고 사유어생(死由於生)하나니 나를 믿는 자는 먼저 망(亡)하고 들어서야 하느니라 111.일에 뜻하는 자는 넘어오는 간(肝)을 잘 삭혀 넘겨야 하느니라 112. 현세에는 아는 자가 없나니 상(象)도 보이지 말고 점(占)도 치지 말지어다 113. 경석이 논에 나리는 새떼를 굳이 쫓거늘 가라사대 한떼 새의 배채움을 용납지 못하니 어찌 천하 사람의 배 채워 주기를 뜻하리요 114. 사람을 쓸 때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나니 진평은 야출동문(夜出東門) 여자이천인(女子 二千人)하였나니라 115. 한신(韓信)이 한고조(漢高祖)의 추식식지(推食食之)와 탈의의지(脫衣衣之)한 은혜를 감격하여 괴철의 말을 듣지 아니 하였나니 한신이 한고조를 저버린 것이 아니요 한고조가 한신을 저버렸느니라 116. 세상 사람이 전명숙(全明淑)의 힘을 많이 입었나니 한몫에 팔십냥하는 세금을 사십냥 으로 감하게 한 자는 전명숙이라 언론(言論)이라도 그의 이름을 해하지 말라 117. 병욱에게 일러 가라사대 남은 어떻게 생각하던지 너는 전명숙의 이름을 해하지 말라 너의 영귀(榮貴)에는 전명숙의 힘이 많으리라 118. 이마두가 이십사절(二十四節)을 마련하여 인민이 그 덕을 입어 왔으나 이 뒤로는 분각 (分刻)이 나리니 분각은 우리가 쓰리라 119. 천존(天尊)과 지존(地尊)보다 인존(人尊)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니라 120. 나의 일은 남 죽을 때에 살자는 일이요 남 사는 때에는 영화와 복록을 누리자는 일이니라 121. 너희들은 아무리 죽고자 하여도 못 죽을 것이요 내가 놓아 주어야 죽으리라 122. 믿는 자를 가려 손을 꼽는데 만일 배신하는 행위가 있어 꼽혔던 손이 펴지는 때에는 살아나지 못하리라 123. 너희들이 신(信)을 주어야 나의 신을 받으리라 124.이 시대는 원시반본하는 시대라 혈통줄이 바로 잡히는 때니 환부역조(換父易祖)하는 자와 환골(換骨)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 125. 옛적에 신성(神聖)이 입극(立極)함에 성웅(聖雄)이 겸비(兼備)하여 정치(政治)와 교화 (敎化)를 통제관장(統制管掌)하였으나 중고(中古) 이래로 성과 웅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 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分派)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였나니 이제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 126. 이제는 천지 도수가 정리되어 각 신명의 자리가 잡히는 때라 일본사람이 효(孝)줄을 띄고 조선에 건너 와서 임진난에 각 오지(奧地)에 들어가서 죽은 저의 선령신들을 찾아가 려 하므로 의병들이 일어나서 그 일을 이루어주려고 각(各) 깊숙한 곳까지 이끌고 들어가느 니라 127. 세상에서 우순을 대효(大孝)라 이르나 그 부친 고수(?嫂)의 이름을 벗기지 못하였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 128. 우리 공부는 물 한 그릇이라도 연고없이 남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공부니 비록 부자 형제간이라도 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129. 이제 서양사람에게 재조를 배워 다시 그들을 대항하는 것은 배은망덕줄에 범하므로 판 밖에서 남의 의뢰(依賴)없이 남 모르는 법으로 일을 꾸미노라일본사람이 미국과 싸우는 것은 배사율(背師律)에 범하는 것이므로 참혹히 망하리라 130.내가 보는 일이 일국(一國)일에 그칠진데 어렵지 않지마는 천하사인 고로 이렇듯 더 디노라 131. 이제 동양(東洋) 형세(形勢)가 위급함이 누란(累卵)과 같아서 내가 붙잡지 아니하면 영원히 서양으로 넘어가리라 132. 조선은 원래 일본을 지도하는 선생국(先生國)이었나니 배은 망덕은 신도(神道)에서 허락지 아니하므로 저희들에게 일시(一時)의 영유(領有)는 될지언정 영원히 영유하지는 못하리라 시속에 중국을 대국(大國)이라 이르나 조선이 오랫동안 중국을 섬긴 것이 은혜가 되어 소중화(小中華)가 장차 대중화(大中華)로 뒤집혀 대국의 칭호가 조선으로 옮기게 되 리니 그런 언습을 버릴지니라 133. 수운가사에 「인물(人物)보고 가사(家舍)보고 모몰염치추존(冒沒廉恥推尊)말라」고 하였으며 또 그 시에 「선불처변명불수(善不處卞名不秀)」라 하였나니 알아두라 134. 이 때는 해원시대라몇 천년동안 깊이깊이 갇혀 있어 남자의 완롱(玩弄)거리와 사역 (使役)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 하지 못하리라 135. 예전에는 억음존양(抑陰尊陽)이 되면서도 항언(恒言)에 음양이라 하여 양보다 음을 먼저 이르니 어찌 기이한 일이 아니리오 이 뒤에는 음양 그대로 사실을 바로 꾸미리라 136. 수운가사에 새기운이 갊어있으니 말은 소장(蘇張)의 구변이 있고 글은 이두(李杜)의 문장이 있고 앎은 강절(康節)의 지식이 있나니 다 내 비결이니라 137. 어떤 사람이 생식(生食)과 벽곡(抗穀)의 편리(便利)함을 말하니 천사 놀래어 가라사대 천하사는 살고 죽는 두 길에 그치나니 우리의 쉴새 없이 서두는 일은 하루에 밥 세때 벌이 로 먹고 살려는 일이라 이제 먹지 않기를 꾀하는 자 무슨 영위(營爲)가 있으리요 138. 최내경의 아들이 가난하여 헌병 보조원에 들어 생계를 얻고저 하여 천사께 아뢰니 가라 사대 총 끝이나 칼 끝이나 덕을 붙이면 관계없으리라 139. 김병욱이 차력약(借力藥)을 먹고자하여 아뢰니 가라사대 네가 약먹고 차력하야 태전 (砧錢)짐을 지겠느냐 길품을 팔겠느냐 난리를 치겠느냐 사약(死藥)이니라 140. 천(天)이 이기예(以技藝)로 여서인(與西人)하여 이복성인지역(以福聖人之役)하고 천 (天)이 이조화(以造化)로 여오도(與吾道)하여 이제서인지악(以制西人之惡)이니라 141. 삼생(三生)의 인연이 있어야 나를 쫓으리라 142. 선령의 음덕(蔭德)으로 나를 믿게 되나니 음덕이 있는 자는 들어왔다가 나가려하면 신명들이 등을 쳐들이며 이곳을 벗어나면 죽으리라 이르고 음덕이 없는 자는 설혹 들어 왔 을지라도 이마를 쳐내치며 이곳이 너는 못 있을 곳이라 이르느니라 143. 대학(大學)에 물유본말(物有本末)하고 사유종시(事有終始)하니 지소선후(知所先後)면 즉근도의(則近道矣)라하였으며 또 기소후자(其所厚者)에 박(薄)하고 소박자(所薄者)에 후(厚)하리 미지유야(未之有也)라 하였으니 인도(人道)의 규범이니라 144. 사지당왕(事之當旺)이 재어천지(在於天地)요 필부재인(必不在人)이라 연(然)이나 무인(無人)이면 무천지고(無天地故)로 천지생인(天地生人)하여 용인(用人)하나니 이인생 (以人生)으로 불참어천지용인지시(不參於天地用人之時)면 하가왈인생호(何可曰人生乎)아 145. 수운 가사에 「원처(遠處)에 일이 있어 가게되면 이(利)가 되고 아니가면 해가 된다」 라 하였으며 또 「네가 무슨 복력(福力)으로 불로자득(不勞自得)하단말가」라 하였나니 알아두라 146. 수운가사에 「운수(運數)는 가까워 오고 조같(기회)은 잠시(暫時)로다」라 하였나니 도에 뜻하는 자의 거울이니라 147. 광찬이 천지개벽의 더딤을 불평하여 매양 좌석(座席)을 분요(紛擾)케 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모든 일이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 마음을 평안케하여 유치(幼稚)를 면(免) 하라 사지종용(事之從容)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고 사지분란(事之紛亂)도 자아유지라자 방지종용(子房之從容)과 공명지정대(孔明之正大)를 본받어 유치를 면하라 148. 현대에 허다한 주의(主義)로 허다한 단체가 모임은 추성(秋成) 후(後)에 오곡을 걷우어 결속(結束)함과 같으니라 149. 혹 말하되 증산은 진실로 폭(幅)을 잡기가 어렵다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사람이 마땅히 폭잡기가 어려워야 할지니 남일 폭을 잡히면 범속(凡俗)에 지나지 못하느니 라 150. 남이 트집을 잡아 싸우려 할지라도 마음을 누켜서 지는 것이 상등(上等) 사람이라 복이 되는 것이요 분(忿)을 참지 못하고 어울려 싸우는 자는 하등(下等) 사람이라 신명의 도움 을 받지 못하나나니 어찌 잘 되기를 바라리요 151. 믿기를 활 다리듯 하라 활다리는 법이 너무 성급히 다리면 꺽어지나니 진득히 다려야 하느니라 152. 죄가 없어도 있는 듯이 잠시라도 방심하지 말고 조심하라 153. 어떤 대신이 대명(大命)을 받아 그 첫 공사에 장안(長安)에 있는 청루(靑樓)의 물정 (物情)을 물었나니 이것이 옳은 공사니라 154. 무물(無物)이면 불성(不成)이니 마음을 알아 두려면 돈을 불러 보아야 하느니라 ◎ 어느 날 공사를 행하신 후, 땅 속에 깊게 이장되어 있는 제물이 본래 너나 나의 소유가 아니기에 어찌 이것을 다투어 뺏으려고 하냐고 하셨다.(此項 丁永圭 著 天地開闢經에서) ◎ 어느 날 종도들에게 悠久한 예부터 조선에서 朝貢을 받아온 罪로 중국은 일단 남는 곳 없이 망할 것이라고 하셨다.(同前) 제 7 장 제 7 장 교범(敎範) 1. 천사 경학의 집에 대학교(大學校)를 정하시고 가라사대 학교는 이 학교가 크리라 이제는 해원시대라 천한 사람에게서부터 교를 전하리니 무당 여섯명을 불러오라 경학이 명을 받 고 무당을 불러오니 명하사 관건(冠巾)을 벗기고 각 사람의 앞에 청수를 놓이시고 그 청수 를 향하여 네 번씩 절을 시키신 뒤에 시천주(侍天呪) 세 번을 읽으시며 각기 따라 읽게 하 시고 주소와 성명을 물으시되 세상이 다 아는 이름이냐고 물으신 뒤에 청수를 마시라하사 가라사대 이것이 곧 복록이니라 하시니라 2. 하루는 경학의 집에서 백지를 사지 오리 듯 하야 두 기장으로 벽에 붙이시고 물을 머금어 품으시니 빗방울이 떨어지는지라 이에 청수 한 동이를 길러 오라 하사 한 그릇을 떠마시 다가 남겨서 다시 동이에 부으시고 여러 사람에게 그 동이 물을 한 그릇씩 먹이시니라 3. 구릿골에 계실 때 종도 아홉 사람을 벌려 앉히시고 일러 가라사대 이제 교운(敎運)을 전 하리라 하시고 갑칠을 명하사 푸른대 한 개를 뜻대로 잘라오라 하사 그 마디수를 헤이니 열한마디어늘 또 명하사 한마디를 끊으시며 가라사대 이 한마디는 두목이라 왕래와 순회 를 마음대로 할 것이요 남은 아홉마디는 교받는 자의 수효와 맞는 도다 하늘에 별이 몇 개 나 나타났는가 보라 갑칠이 밖에 나가서 우러러 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는데 다만 하 늘 복판이 열려서 별 아홉 개가 나타났거늘 그대로 아뢰니 가라사대 이는 교받는 자의 수효 를 응함이니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교운의 개시(開始)가 초장봉기지세(楚將蜂起之世)를 이 루리라 하시니라 4. 정미년 겨울에 고부 와룡리에 계실 때 종도들에게 오주(五呪)를 가르쳐 주시며 가라사대 이글은 천지의 진액(津液)이니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시천지가가장세 일월일월 만사지 시천지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복록성경신 수명성경신 지기금지원위대강 명덕관음팔음팔양 지기금지원위대강 삼계해마 대제신위 원진천존관성제군 時天地家家長世 日月日月 萬事知 侍天地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福祿誠敬信 壽命誠敬信 至氣今至願爲大降 明德觀音八陰八陽 至氣今至願爲大降 三界解魔大帝神位 願?天尊關聖帝君 5. 경석의 집에 계실 새 양지 온장에 사람을 그려서 벽에 붙이시고 제사 절차와 같이 설위 (設位)하신 뒤에 종도들을 명하사 그곳을 향하여 반천무지식(攀天憮地式)으로 사배(四拜) 를 하고 마음으로 소원을 고하라 하시며 천사 친히 사람 그려 붙인 곳에 서시더니 식(式)을 마침에 물어 가라사대 누구에게 심고하였느냐 대하여 가로대 선생께 소원을 고하였나이다 천사 웃어 가라사대 내가 산제사를 받았노니 이 뒤에까지 미치리라 사배를 받았으니 내가 한번 절하리라 하시고 단배(單拜)로 절하시며 또 가라사대 자리는 띠자리가 정한 것이니라 하시니라 6. 기유년 봄에 종도들에게 운장주를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이 대차력주(大借力呪)니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천하영웅관운장 의막처 근청천지팔위제장 육정육갑육병육을 소솔제장 일별병영사귀 엄엄급급여율령사바하 天下英雄關雲長 依幕處 謹請天地八位諸將 六丁六甲六丙六乙 所率諸將 一別屛營邪鬼 口奄口奄口急口急如律令娑婆訶 7. 하루는 종도들을 둘러 앉히시고 오주를 써서 한 사람에게 주어 읽히시고 만명(萬名)에게 전하라 하사 다짐을 받은신 뒤에그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그와같이 다른사람에게 전하여 연차로 돌려서 서로 전하여 주게 하시니라 8. 하루는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최수운의 시천주는 포교 오십년 공부가 들어 있고 김경흔(충청도 비인 사람)은 오십년 공부로 태을주를 얻었나니 같은 오십년 공부에 어느 주문을 취함이 옳으냐 광찬이 대하여 가로대 선생의 처분대로 하사이다 가라사대 시천주 는 이미 행세 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하시고 읽어주시니 이러하니라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하 口牛口多口牛口多 太乙天上元君 口牛弼口多耶都來 口牛弼喊弼 娑婆言可 9. 전주에서 김석을 입교(入敎)시킬 때 광찬과 형렬을 좌우에 세우시고 청수를 그 앞에 놓고 두 사람으로 하여금 태을주를 중이 염불 하듯이 스물한번을 읽게 하신 뒤에 석으로 하여금 읽게 하시니라 10. 하루는 유찬명과 김자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각기 십만명에게 포교하라 하시니 찬명은 대답하고 자현은 대답지 아니하거늘 재촉하사 대답을 받으신 뒤에 일러 가라사대 평천하 (平天下)는 내가 하리니 치천하(治天下)는 너희들이 하라 오십년 공부니라 11. 태인 숫구지 전쾌문이 공우에게 와서 말하여 가로대 시천주를 읽었더니 하루는 한 노인 이 와서 아뢰니 천사 글 한 장을 써서 쾌문에게 주신지라 쾌문이 집에 돌아와서 펴보니 곧 태을주라 이에 하룻 저녁을 읽으니 온 마을 남녀노소가 다 따라 읽는 지라 이튿날 쾌문이 와서 사실을 아뢰니 가라사대 숫구지는 곧 수(數) 꾸지라 장래(將來) 일을 수놓아 보았노 라 아직 시기가 이르니 그 기운을 걷으리라 하시고 약방벽에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 數)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이라 쓰시고 문 밖 반석 위에 물형(物形)을 그리고 점을 치신 뒤에 종이에 태을주와 김경흔을 써서 붙이시고 일어나서 절하시며 가라사대 내가 김 경흔에게서 받았노라 하시고 칼 한 개와 붓한 자루와 먹 한 개와 부채 한 개를 반석 위에 벌 려 놓으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뜻 가는대로 들라하시니 찬명은 칼을 들고 혈렬은 부채를 들 고 자현은 먹을 들고 한공숙은 붓을 드는지라 이에 종들을 약방 에 구석에 갈라 앉히시고 천사 방 한가운데 서서 「이칠륙 구오일 사삼팔」을 한번 외우신 뒤에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지화(紙貨)와 같이 끊어서 벼룻 집 속에 채워 넣은 뒤에 한 사람으로 하여 금 한 조각을 집어내어 등우(鄧禹)를 부르고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하며 그 종이조각을 받은 사람도 또 등우를 부르고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하며 다른 사람도 그와 같이 받은 뒤에 청국 (淸國) 지면(知面)이라 읽고 다시 전과 같이 햐여 마성(馬成)을 부른 뒤에 일본지면이라 읽 고 또 그와 같이 하여 오한(吳漢)을 부른 뒤에 조선지면이라 읽어서 이십팔장(二十八將)과 이십사장(二十四將)을 다 맡기기까지 종이조각을 집으니 그 종이조각 수효가 맞는지라 쾌 문이 집에 돌아갔다가 수일 후에 다시 와서 그 뒤로는 마을에서 태을주를 읽지 아니한다고 아뢰니라 태을주를 쓰라고 말씀 하시기는 화천(化天)하실 무렵이었는데 태을주를 문 위에 붙이면 신병(神兵)이 지나다가 도가(道家)라 하여 침범하지 아니하고 물러 가리라 하시니 라 12.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태을주와 운장주를 내가 시험하였노니 너희들은 많이 읽으라 일찍 김병욱의 화는 태을주로 풀었고 장효순의 난은 운장주로 끌렀노라 태을주는 역률(逆律)을 범하였을지라도 옥문(獄門)이 스스로 열리고 운장주는 살인죄에 걸렸을지라 도 옥문이 스스로 열리느니라 하시니라 13. 하루는 교운을 보리라 하시고 세수물을 대하사 종도들에게 눈을 감고 보라 하시거늘 모두 명하신 대로 하여 보니 문득 큰 바다에 뱀의 머리와 용의 꼬리가 구비치는지라 그대 로 아뢰니 가라사대 나의 형체(形體)가 사두용미(蛇頭龍尾)니라 하시니라 14. 매양 공사를 보실 때 글이나 물형(物形)을 써서 불사르시므로 그 물형은 뜻을 알 수 없고 다만 그 글이나 기록하려 하되 천사 금지하시며 가라사대 문명(文明)은 뒷날에 나리 라 하시므로 문명의 기록은 없고 다한 몇 절을 전하여 온 것은 그 때에 종도들이 한번 보아 서 기록된 것이니라 15. 공우 여쭈어 가로대 동학에 강필(降筆)로 부를 그려서 병자를 먹이면 낫는 자도 있고 죽는 자도 있어 일치하지 못하니 무슨 연고니이까 가라사대 부를 먹이면 비위(脾胃)를 상 하게 하여 해가 될지언정 이롭지 못할 것이오 혹 차효를 보았다는 자는 본시 나을 사람이니 라 강(降)에 허강(虛降)과 진강(眞降)이 있는데 진인(眞人)은 허강이 없느니라 도통시킨 뒤 에 강을 내려 주리니 진강을 받은 자는 병자를 만져도 낫고 건너다 보기만 하여도 낫고 말 만 하여도 낫느니라 16. 공사를 행하실 때나 어느 곳에 자리를 정하고 머무르실 때에는 반드시 종도들에게 정심 (正心)하라 명하시고 혹 방심하는 자가 있으면 마음을 보는 듯이 일깨우시며 혹 주무실 때 를 타서 방심하는 자가 있을지라도 문득 보시는 듯이 마음을 걷우라고 명하시니라 1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부안 신명을 불러도 응하지 아니 하므로 부득 이하여 그 지방까지 가본즉 신원일이 공부할 때에 그 지방신들이 호위하여 떠나지 못한 까 닭이라 이 일을 볼진대 공부를 어찌 등한(等閒)히 알겠느냐 하시니라 1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는잠 적게 자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하늘 으뜸 가는 임금이니 오만년동안 동리동리(洞里洞里) 각 학교에서 외우리라 19. 처음으로 종사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평생에 지은 허물을 낱낱이 생각하여 마음으로 사 하여 주시기를 빌라 하시되 만일 잊고 생각지 못한 일이 있으면 낱낱이 개두(開頭)하여 깨 닫게 하시며 또 반드시 그 몸을 위하여 척신과 모든 병고를 맑혀주시니라 2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이러 가라사대 옛사람이 삼년동안 공부하고 집에 돌아갈 때 길에서 사람을 대하면 그 성명이 알아지므로 낱낱이 말하였더니 집에 돌아간 뒤에는 지각(知覺) 이 막히어 어두워졌다 하니라 21. 형렬이 양식이 떨어져서 손 오는 것을 괴롭게 여기거늘 가라사대 개문납객(開門納客)에 기수기연(其數其然)이라 하나니 사람이 와야 하느니라 22. 기유년 정월 열 나흗날 밤에 덕두리 최덕겸의 집에 계실 때 새올이라 써서 불사르시고 이튿날 덕겸을 명하사 새올 최창조에게 가서 전도(傳道)하라 하시니 덕겸이 그 방법을 물 은 대 가라사대 창조의 집 조용한 방을 치우고 청수 한동이를 길러다 놓고 수도자들을 모아 놓고 수저 마흔아홉개를 종이 앞에 놓고 시천주를 일곱 번 읽은 뒤에 수저를 모아잡아 쇠 소리를 내며 닭 울기까지 행하라 만일 닭 울기 전에 잠든 자는 죽으리라 덕겸이 명을 받고 창조의 집에 가서 명하신대로 낱낱이 행하니라 보름날 천사 원일을 데리고 백암리로 부터 새올에 이르사 원일에게 명하사 백암리에서 가져온 당성냥과 주지(周紙)를 덕겸에게 전하 시니 주지는 태을주를 쓴것과 또 천문지리(天文地理) 풍운조화(風雲造化) 팔문둔갑(八門遁 甲) 육정육갑(六丁六甲) 지혜용력(智慧勇力)이라 쓴것이러라 창조를 명하사 밖에 나가서 살피라 하시니 창조가 나갔다가 들어와서 아뢰되 태인 순검이 선생을 체포하려고 백암리 로 나갔다는 말이 있더이다 천사 일어나시며 창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도 피하라 또 덕겸 에게 일러 가라사대 일분 동안 일이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고 참조에게 돈 두냥을 가 져오라 하사 새올 이공삼에게 간직하라 하시고 통머릿골로 향하여 비틀걸음으로 가시며 가 라사대 도망하려면 이렇게 걸어야 하리라 하시고 이 길로 구릿골로 가시니라 ◎ 金首婦는 십칠세가 되어 처음으로 首婦로 임명되었는데 그 때 天師는 首婦 방에서 공사를 행하시면서 金首婦에게 이 공사만 너의 眞經을 사용한다. 이 공사는 천지가 사람을 낳고 사람을 쓰는 공사이다. 또, 公事文에 金 夫人의 經血로 「甘結」이라 쓰시고 佛. 仙. 儒 글자 위에 각각 血点을 찍고 공사가 끝난 후, 소중히 보관하라고 건네셨다. 거기에 다음과 같이 써있었다. 「 基礎棟梁 天地人神 有菓文. 文理接續 血脈貫通. 治天下之大經大法 皆載此書. 文理時異 治以道同. 文則天文 文有色 色有氣 氣有靈 氣靈不昧以. 具求誼而應萬事. 事之當旺 在於天地 不必在人而 天地生人用人. 天地之用 胞胎養生 浴帶冠旺 衰病死葬. 元亨利貞 奉天地道街. 敬授人時 佛之形體 仙之造化 儒之凡節 天文 陰陽 政事 受天地之虛無 仙之胞胎 受天地之寂滅 佛之養生 受天地之以詔 儒之浴帶 冠旺 兜率 虛無 寂滅 以詔」 (此項 大聖經集에서) ◎ 사유 년 유월 김형렬을 불러 櫃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시고, 소중히 보관하여 후일 전할 사람에게 전하라고 하셨다. 형렬이 받은 서류는 「中和集, 遺書類, 玉漏曲, 治家書, 印章壓, 周易, 書傳, 通鑑, 玉山眞帖」 등이고, 이 서류들은 지금 사방으로 분산되어 전해져 있다.(同前) ◎ 어느 날 안내성에게 글을 적은 종이 몇 장을 건네시며, 후일 眞法이 나타났을 때 쓸 것이다. 분실하지 않도록 잘 보관하라고 명하셨다. 그 文件의 내용은 「誠, 禮, 信」 세 자를 한지에 ▩字▩로 크게 써서 그림으로 한 것과 다른 몇 종류의 遺書 등과 그것들은 내성이 天師가 돌아가신 후 공개하여 그림은 그 때 사진으로 찍어 그 사진이 전해져 왔다.(同前) ◎ 天師가 객망리에서 종숙에게 실山은 선인의 煉丹穴이 있으므로 앞으로 천하 祿持士들이 모일 장소이니 仙藥을 끓이는 데도 四物 약재가 필요하다. 즉, 가마솥과 용화동 용담수와 죽산 박달목, 거기에 금산사 火氣를 더해 그것의 진액을 모아 정성을 다해 달여 仙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물탕 팔십 첩은 큰 병의 약이라고 하셨다. (同前) ◎ 어느 날 천사는 누이 손들 부인에게 封書 하나를 건네면서 후일 을미년 생이 찾아올 테니 이것을 전하라고 하셨다. (同前) ◎ 天師에게는 아드님과 따님 각각 한 명이 있었는데 용모가 수려하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덕안이 그 자제를 귀여워하고 좋은 아이라고 칭찬하자, 그것을 들으신 天師가 너무 애정을 갖지 마라. 아이의 갈 길을 잘 모른다. 라고 말하셨다. 과연 아드님은 사 세에 요절하고 따님은 십삼 세에 요절했다. (此項 丁永圭 著 천지개벽경에서) ◎ 天師가 종도들에게 항상 말씀하시기를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자손만 특별하게 부귀하기를 바라는데 사실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하셨다. 또, 우리가 하는 일은 천하 蒼生이 모두 함께 부귀해지고 번영하게 하는 것이므로 너희들은 私慾을 버리기에 힘쓰고 公을 위한 일을 우선 생각하라. 내 일을 우선 하고 公의 일을 뒤로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신경 쓰고 천하를 공평하게 할 생각을 가지면, 신명의 감화를 받아 일이 성공할 것이라고 하셨다.(同前) ◎ 어느 날 종도들을 데리고 泰任 살포정을 지나실 때, 들판 한가운데에 큰 소 두 마리가 뿔을 맞대고 싸우고 있었다. 天師가 소 옆으로 가셔서 갑자기 두 마리 소뿔을 움켜쥐신 후 소귀에 무슨 말을 하셨다. 그리고 소뿔을 놓으시자 두 마리 소가 싸움을 멈추고 각각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 버렸다. ◎ 어느 날 天師가 구릿골 약방 툇마루에서 남쪽을 향해 앉으시고 오른손을 올려 왼쪽 무릎을 치시고 왼쪽 손을 올려 오른쪽 무릎을 치시자, 왼쪽 손을 올릴 때는 제비산 봉우리에서 번개가 치고 水流開封 밑에서 落雷가 생기고, 오른손을 올릴 때는 수류개봉 봉우리에서 번개가 치고 제비산 밑에 落雷했다. 이처럼 무수한 낙뢰를 써서 무릎을 치실 때마다 罪燒 罪燒 라고 하시고 무릎을 치시는데 天師가 일제히 震駭해 산악이 붕괴할 정도였다. 종도들은 혼이 나간 듯 망연자실했다. 天師는 잠시 이렇게 하셨는데 무릎치기를 그만두자 雷鳴霹靂도 그치고 주위가 정숙하게 됐다. 종도들이 정신을 수습하고 서로 말없이 망연해 있었는데 이윽고 그 중 한 사람이 다른 종도들에게 말하기를 참으로 좋은 기회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항상 妖術에 속아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선생이 하신 일이 요술인지 어떤지 확인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같이 있던 종도들이 실로 좋은 생각이라고 결론 짓고, 각각 두 조로 나뉘어 한 조는 수류개봉 밑에 가서 보고 다른 한 조는 제비산 밑에 가서 보니 실로 벽력이 闢降하고 수목이 타서 쓰러져 있어 그 무서운 참상을 말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同前) ◎ 어느 날 종도들과 고부 객망리에 이르러 어느 집에 들어가셨는데 종도들도 수행했다. 방안에 들어가셔서 짚신을 짜고 있는 노인 옆에 서서 물끄러미 노인의 모습을 보시고 계시다가 아무 말도 없이 나오셔서 종도들과 돌아오셨다. 그 때 계사윤이 오두막에서 짚신을 짜고 있던 노인이 누구이며 왜 들르셨는지 여쭙자, 그 분은 나의 부친이라고 하시므로 계사유는 놀라 이처럼 곤궁하신 것을 지금까지 몰랐다고 하며, 갑자기 지금 온 길을 되돌아가 쌀 한 말을 사서 드리고 오니 그 일을 아시고 쓸 데 없는 일을 했다고 말씀하셨다. 그 분은 나의 부친이나 범한 죄가 있으므로 짚신을 짜는 것에 의해 그 죄를 갚고 있는데 오늘 너로 인해 그 일을 삼 년 더 하게 됐다고 말씀하셨다. (同前) ◎ 태인 읍에 사는 아전 한 사람이 재산을 모아 사치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天師가 태이인을 지날 때, 그 자의 집에 들러 쉬어 가시게 되는 적이 있었다. 그 아전은 항상 교만하고 언행이 불손했는데 天師는 개의하지 않으셨다. 어느 날 태인을 지날 때 그 아전 집에 들러 쉬었을 때도 이전처럼 예의 없이 불손한 태도로 天師를 접대하자 그 때, 天師가 大人에게 말을 건방지게 하면 벽력을 맞을 것이라고 하시니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晴天에서 뇌성이 진동하고 아전을 향해 번개가 연속 降射하므로 아전은 失色하여 天師의 등뒤로 숨으면서 목숨을 구걸했다. 그런데 天師는 놀란 듯이 물러나시면서 악인의 옆에 있어 보통 사람까지 벼락을 맡는다고 하시며 자리를 옮기시자, 번개가 한층 심하게 降射하며 뇌성이 진동하여 아전은 죽은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天師가 손을 올리시며 정지를 명하셨고 뇌성 벽력은 즉시 멈추었는데 그 후 교만했던 아전이 지극 공손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同前) ◎ 어느 날 종도들과 함께 원평 주막에 가셔서 미리 준비시켜둔 보신탕과 술을 드시고 나서 종도들에게 너희들은 즉시 구미산에 오르라고 하셨다. 天師는 柳門距里를 우회하시고 나서 구미산에 오르시고 종도들에게 지금 몇 시나 되었냐고 물으셨다. 어느 자가 정오라고 대답하였고, 그 때 갑자기 김자현이 원평을 내려다보고 놀라서 말하기를 원평 시장에서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싸우고 있습니다 라고 외치니 모든 종도들이 시장 쪽을 내려보았고, 그 때 시장에서는 왕래하는 상인들이 서로 머리를 부딪치고 있고 가게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기둥이나 벽에 자신의 머리를 치고 있는 이상한 상태였다. 종도들이 놀라 왜 모두 저런 모습을 하느냐고 묻자, 혹은 同日 同時에 천하 사람들을 그들처럼 斗爭 하도록 만드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너희들도 주의를 잘 하여 내 度數는 밖에서 안으로, 參人 하는 도수이니 천하 대세를 잘 審察하여 오늘 이 일을 잊지 말도록 당부하셨다. (同前) ◎ 어느 사람이 종도로 넣어 주시기를 원하자, 너는 집으로 돌아가 오늘부터 출입을 금하고 짚신만 짜서 그것을 팔아 생활하라고 하셨다. 그자가 돌아가서 말씀하신 대로 실행했는데 그 사람은 젊었을 때, 옆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부인에게 욕정을 느껴 그 남편을 동학 의병이라고 官府에 밀고하여 그 남편을 처형시킨 후 그 부인과 동거했는데 그 자가 天師를 따르기를 청한 것이었다. 天師는 그자를 돌려보내고 말씀하시기를 짚신형은 옥중의 죄인이 차는 錮滯라고 하시며, 김경학에게 그가 범한 죄를 이처럼 풀지 않으면 영원히 풀 길이 없으므로 그렇게 했다고 하셨다. 그 후, 그는 세상 출입을 금한 채 짚신 짜기를 계속하여 생애를 마쳤다고 한다. (同前) ◎ 기유년 神農氏 公事를 행할 때, 태고에 炎帝 신농씨는 입으로 백 가지의 풀잎 맛을 보고 약을 써 병을 치유했는데 너희들은 입으로 呪를 통해 蒼生을 구출하라고 하시며, 소가 풀을 먹을 때 입으로 되새김질해 먹으므로 ▩▩(훔치) 소리이고, 이게 천지 부모를 부르는 소리이다. 송아지가 어미 소를 부르는 것과 같고, 이것이 즉 天神을 부르는 소리이다. 落盤四有維가 仁義禮智이고 이 네 개의 乳房을 잘 빨아야 살수가 있다며, 천지 만물이 天神을 버리면 命은 떠나므로 太乙을 떠나서 어찌 살기를 바라겠는가. 太乙呪는 즉, 약이다. 이 약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셨다. (同前) ◎ 종도들에게 주문을 암송시킬 때는 항상 음절을 조절해서 읊으라고 하시며, 주문을 통독할 때 音律이 조화롭지 않으면, 신명이 불쾌하게 생각하므로 반드시 음절을 잘 조절해서 읊으라고 하셨다. (同前) ◎ 어느 날 김 경학에게 앞으로 너는 태을주로 사람을 많이 구제할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 天師가 승천한 , 종도들이 뿔뿔이 흩어져 모두 어떻게 할 지 모르고 방황하고 있었는데 경학은 훌륭한 선생을 구해 사방 팔방으로 다니다 경술년 이월에 집으로 돌아가니, 자신의 노모가 急病을 얻어 사망해 가족들은 장례를 준비하기 위해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경학은 갑자기 참을 수 없는 비애로 대성통곡하면서 만고에 비할 수 없는 大神人을 따르고 있어 노모의 임종도 못 보고 도대체 어찌하면 좋겠냐고 하였다. 별생각 없이 천사에게 기도하며 제자의 禍厄을 풀어달라고 기도하며 태을주를 읊자, 죽은 노모가 움찔거리며 움직이고 살아 돌아왔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이전에 天師가 태을주로 세상 사람을 많이 구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 자신에게 神▩의 능력을 주신 거라고 생각하니 자신이 생겨 그 후 遠近의 병자를 탐방하고, 단지 태을주 만으로 병을 고치니 세상에서는 神▩가 나왔다고 칭했다. (同前) ◎ 안필성이 옛날 동학 혁명군에 수행하여 청주까지 출전했는데,동학군이 패배하여 사경의 위기에 처해 형렬과 함께 방황하고 있었을 때, 다행히도 天師의 구출을 받아 전주까지 무사히 온 후 天師와 형렬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와 패망한 동학에서 손을 씻고 기독교를 따랐다. 그래서 기독교 신자로서 예수를 篤信할 때, 天師가 항상 말씀하시기를 네가 신봉하는 예수를 버리고 나를 隨從하라. 그러면 너의 후손들은 자자손손 번영을 향유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예수를 신봉하면, 너는 百壽를 누릴 것이나 너의 후예들은 榮華에서 멀어지고, 손자에 이르러서는 참혹한 일이 겹칠 것이라고 하셨다. 안필성은 생전에 손자 셋이 모두 비명에 가고 가문에는 참화가 끊이지 않으므로 필성은 탄식하며, 자신이 선생의 말씀을 듣지 않아서 오늘 家患의 원인이 됐으니, 누구를 원망하겠냐는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한다. (同前) ◎ 어느 날 天師가 김 광찬을 데리고 임피에 가셔서 며칠간 머무르셨는데 어느 노인이 와서 죽음에 임박한 자식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天師가 들으시며 너의 자식은 본래 命이 짧아 어찌 할 수가 없다고 하시니, 노인이 울면서 자신이 대신 죽겠으니 자식이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고 우니, 天師는 불쌍히 여겨 광찬에게 병자를 무리해서라도 끌어내어 함열 숭림사를 방문하여 老丈胡僧에게 再拜하고 「弔門하겠습니다.」 라고 하고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말고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다. 광찬이 노인을 데리고 병자의 집에 가서 天師가 말씀하신 대로 실행하고 숭림사를 찾아갔다 돌아오니, 아들의 병이 쾌유하고, 그 후 전하는 바에 의하면 弔門을 받은 胡僧은 그 때 열반하셨다고 한다. (同前) ◎ 어느 날 너희들이 가난하거나 병약하거나 하여 신음할 때, 一心을 갖고 자신의 구제를 구하면, 나는 너희들의 옆을 떠나지 않고 그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하셨다. (同前) ◎ 어느 날 종도들에게 저 배는 물이 없으면 나갈 수 없는데 그 물이 배 안에 들어오면 배는 반드시 침몰한다고 하시며, 항상 이처럼 이치를 잊지 않도록 경계시키셨다. (同前) ◎ 차경석에게 네가 영원한 생을 바라면 영원한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너희 영혼 만이라도 영원한 생을 유지하고, 영원한 사업과 함께 영원히 계속 살 것이라고 하셨다. (同前) ◎ 어느 날 공사를 행하시며 종도들에게 사람들을 지도하는 자가 일의 顚末을 알면서 잘못된 지도를 하여 죄를 범하면 그 자는 天道에서 벗어난 자이고, 이와 같은 자의 죄는 그 죄가 배나 크다고 말씀하셨다. (同前) ◎ 어느 날 종도들에게 세상 모든 일에 정성을 담은 선행을 할 때에도 치우치는 일없이 그 일을 집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악행에 가깝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同前) ◎ 어느 날 너희들에게 허물이 있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참회하는 것이 도리이다. 거울에 티가 있으면 바로 닦을 것이다. 또, 의복을 더럽혀 세탁하여 입는다고 해도 처음부터 더럽지 않은 것과 똑같지는 않다고 말씀하셨다. (同前) ◎ 어느 날 공사를 행하려고 할 때, 종도들에게 엄하게 명하시기를 너희들이 負債가 있으면 너희들이 스스로 그것을 갚는 것처럼 만일 죄가 있으면, 그것은 자신이 속죄해야 한다. 나에게 그 죄를 속죄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너희들의 뜻을 채울 효과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同前) ◎ 天師가 이십대 무렵의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行狀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고부 본가에서 진주 강씨 종문에 전해져 온 晋州君 敎旨에 찍혀 있는 옥새 도장 부분만을 잘라 내어 금속 식기에 넣고 엽전과 함께 넣은 후, 빨간 보자기에 싸서 목에 매고 양손으로 식기를 쥐어 상하로 뒤집으면서 흔드니 엽전 소리가 짤랑짤랑 마치 종소리 같았다. 이런 소리를 내며 심하게 흔들며 「道通紐이 나온다. 道通紐이 나온다.」 라고 하시며 眞法呪를 암송하고, 객망리에서 도득곡을 지나 샘물 건너편을 돌고 실山을 晝夜 없이 왕래하였다. 이처럼 몇 년간 같은 일을 반복하셨는데 이 때 십 여 리 부근의 산천이 메아리 쳐서 그 근처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고 밤에는 일찍 문을 닫아 외출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同前) ◎ 天師가 삼십 세가 되신 병자년부터 다음 해 유월 초까지 고부 객망리 실산에 오르셨을 때, 샘물 건너편에서 머리를 흩뜨리고 산에 올라 어느 때는 심하게 통곡하시므로 그 울음소리가 산천을 흔들고 산이 우는지 天師가 곡하는지 판별하기 어려워 근처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항상 무서워했다고 한다. 또, 산을 내려오셔서 유덕안의 집에서 콩 한 줌을 얻어 냉수로 콩을 드시고, 다시 산에 올라 수행에 힘쓰셨다고 전해진다. (同前) ◎ 오랫동안 실산에 계실 때, 고부 遠近에 그 소식이 전해져 甑山이 수련할 때 초능력을 湧出해 둔갑도 한다는 소문이 점차 官府에 까지 전해졌다. 官府에서는 빨리 天師를 체포하려고 巡檢들을 보냈는데 그 때는 갑오년 동학 봉기가 있던 後라 官府에서 詮索 , 嚴重이 극에 달해 巡檢들은 혈안이 되어 天師를 체포하려고 했다. 허나 天師쪽은 그 움직임을 먼저 아시고 예를 들면, 巡檢이 오는 길가에서 삿갓을 쓰고 앉아 계시니 순검들은 눈치를 채지 못하고 그 앞을 지나간다든지 어느 날은 안개를 짙게 만들어 가까운 거리도 판별할 수 없게 하여 그 옆을 지나는 巡檢들이 모르고 지나가 버렸다고 전해진다. (同前) ◎ 신축년 고부 실산에 오르셔서 삼십칠 일간 滯在 하셨는데 어느 날 비가 심하게 퍼부으므로 정 부인이 점심을 가져가야 하는데 어찌 하면 좋을까 하다 별 수 없이 밥을 넣은 도시락을 머리에 이고 처마 밑을 지금이라도 나가려고 하니까 갑자기 몸이 떠올라 홀연 실산 수련장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또, 天師가 계신 천막에 들어가려고 하자 그 순간 천막 앞에서 도시락을 받는 사람을 보니 天師이셨다. 그래서 잠시 정신을 수습하고 보니까 부인의 의복은 조금도 젖어있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同前) 제 8 장 제 8 장 치병(治病) 外 1. 임인년에 천사 병고치는 법을 전주 우묵실 이경오에게 처음으로 베푸시니라 경오는 대원 사 주지 박금곡과 친분이 있으므로 병세가 위독함을 금곡에게 말하여 의사를 구하여 주기 를 청하니 금곡이 천사의 선성하심을 알므로 그 일을 아뢰어 신방을 베풀어 주시시기를 간 룹하는지라 천사 경오를 가 보시니 그 병 증세가 왼발 무명지가 아프고 쓰시며 오후로부터 새벽까지 다리가 부어올라 다리 전부가 큰 기둥과 같이 되었다가 아침부터는 부기(浮氣)가 내려 정오에는 원상을 회복하여 이렇게 삼사년 동안을 않음에 촌보를 옮기지 못하고 앉은 뱅이가 되어 있더라 천사 가라사대 이 병이 진실로 괴이하도다 모든 일이 적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헤아리나니 내가 이 병으로써 본을 삼아 천하의 병을 다스리기를 시험하리라 하시 고 손으로 만저 내리신 뒤에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씻으라 하셨더니 경오가 명하신 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2. 경오의 어린 아해가 배앓이가 있어서 여러날 동안 대소변을 통치 못하고 생명이 위독한 지라 경오가 어린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한대 천사 어린 아해를 앞에 누이시고 손으로 배를 만저 나리시니 곧 소변을 통하는지라 그릇에 소변을 받어 두었다가 내어본즉 그릇 바닥에 무슨 가루가 갈아 앉았거늘 가라사대 이것은 사탕가루라 어린 아해가 사탕을 많이 먹으면 항문이 막히고 이러한 병이 나기 쉬우니 주의하라 하시니라 3. 계묘년 삼월에 전부에 머무르실새 장효순의 딸이 어려서부터 횟배를 앓아 해마다 달포씩 세네번 고생하더니 이 해에는 연하여 두어달을 앓음에 생명이 위태하게 된지라 효순이 그 일을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그 사위를 부르사 부부끼리 벽을 끼어서 서로 등을 맞추어 서라 하시니 그 사위가 명하신 대로 함에 아내의 병은 낫고 그 사위가 병을 옮겨서 앓거늘 천사 손으로 만져서 낫게 하시니라 4. 김윤근이 묵은 치질로 수십년 동안 앓어 오다가 이 해에는 더욱 심하여 기동을 못하고 누웠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아침마다 시천주를 일곱번씩 외우라 하셨더니 윤근이 그대 로 하여 곧 나으니라 5. 고부 이도삼이 간질이 있어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하시고 누워서 자지 못하게 하였더니 밥먹은 뒤에는 배가 아프고 대변에 담이 섞여 나오다가 열나흘만에 나으니라 6. 갑진 구월 열나흗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니 개가 심히 짖고 나오더라 이 때에 보경이 병들어 누워서 크게 위독하므로 천사께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웃으시며 가라 사대 주인의 병은 이미 저 개에게 옮겼으니 근심을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보경의 병은 곧 낫 고 그 개는 병들어서 사흘만에 죽으니라 7. 섣달에 구릿골에 이르시니 김갑진이 여러해된 문둥병으로 열굴과 손발에 부종(浮腫)이 나고 눈썹 털이 다 빠졌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와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갑진 으로 하여금 정문 밖에서 방을 향하여 서게 하시고 형렬 외 두어사람으로 하여금 대학경(大 學經) 일장장하(一章章下)를 읽히신 뒤에 돌려 보내시니 이로부터 갑진의 병이 곧 나으니 라 8.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 하는 전순일이 장병(長病)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한번 뵈 입기를 원하거늘 천사 한공숙을 데리고 그 집에 가사 순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 있는 곳 에 술 한상을 차려오라 하시고 또 일러 가라사대 의원이 떠나니 병인은 문밖에 나와 전별 (餞別)하라 하시니 순일이 강작(强作)하여 사람을 붙들고 일어나서 문밖에 나와서 전송함 에 병이 곧 낳으니라 그뒤에 순일이 술상을 차려오지 아니하거늘 가라사대 그 사람이 구미 (口味)를 회복하지 못하여 신고(辛苦)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순일이 구미가 돌지아니하여 두어달을 신고하니라 9. 순일의 이웃에서 술장사 하는 김사명의 아들 성옥이 열 일곱 살 되었는데 어느날 급증 (急症)에 걸려서 죽거늘 반일이 넘도록 살리려고 백방으로 주선(周旋)하여도 회생할 여망 이 없는 지라 천사 웃으시며 죽은 아해를 무릎 위에 올려 눕히시고 배를 만져 내리시며 허 공을 향하여 미수(眉未)시켜 우암(尤庵) 부르라고 큰 소리로 외치신 뒤에 침을 흘려서 죽은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항문으로 시추물을 쏟으며 큰 소리를 치고 살아나 거늘 이에 미음을 쑤어서 먹이시고 걸려서 돌아가게 하시니라 10. 구릿골 김창여가 여러해 된 적체(積滯)로 음식을 먹지 못하여 심히 고통하거늘 천사 불쌍 히 여기사 평상 위에 눕히신 뒤에 배를 어루만지시며 형렬을 명하사 「조래천하팔자곡(調 來天下八字曲) 누류인간삼원우(淚流人間三月雨) 규화세침능보곤(葵花細沈能補袞) 평수부 종빈읍결(萍水浮踵頻泣唎) 일년월명임술추(一年月明壬戌秋) 만리운미태을궁(萬里雲迷太 乙宮) 청음교무이색소(淸音蛟舞二客簫) 왕겁오비삼국진(往劫烏飛三國塵)」이라는 글을 외 워 주었더니 그 뒤로 창여의 체증(滯症)이 곧 나으니라 11. 전주 용머리 고개 김모가 앉은뱅이로서 교자를 타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천사 그 사람을 앞에 앉히시고 담뱃대를 들어 올리시며 가라사대 이 담뱃대를 따라서 차차 일어 서라 하시니 그 사람이 천천히 들어 올리시는 담뱃대를 따라 무릎과 다리를 점점 펴며 일어 서거늘 이에 형렬을 명하사 「예고신(曳鼓神) 예팽신(曳彭神) 석란신(石蘭神) 동서남북중 앙신장(東西南北中央神將) 조화조화운오명령훔(造化造化云 吾命令口牛)」이라는 글을 외 운 뒤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당에서 빨리 달리게 하시고 광찬을 명하사 회초리로 다리를 때려 빨리 걷게 하시고 교자를 버리고 도보로 돌려 보내실 때 사금(謝金) 설흔냥을 받아서 큰 길가 주막에 나가 오고 가는 행인을 불러서 술을 사 주시며 가라사대 다리를 펴주니 고 맙도다 하시니라 12. 금구 수류면 구밀안 최운익의 아들이 병들어서 사경에 이르렀으므로 운익이 와서 살려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병자의 얼굴이 심히 못나서 일생에 한을 품었으므로 그 영혼 이 이제 청국 번양에 있어서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어찌할 수 없노라 운익이 그 아들의 얼굴 을 보는 듯이 알아 말씀하심을 신기하게 여기며 살지 못하리라는 말씀에 더욱 슬퍼하여 굳 이 약을 청하는지라 전사 사물탕 한첩을 지으사 약(藥)포지에 구월음(九月飮)이라 써서 주 시니 운익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들이 벌써 죽었더라 운익이 돌아간 뒤에 종 도들이 구월 음의 뜻을 물은 대 가라사대 「구월(九月)에 장시황어여산하(葬始皇於驪山下) 」라 하였으니 살지 못할 뜻을 표시함이로다 만일 굳이 약을 청하여 얻지 못하면 한을 품을 것이므로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약을 주었노라 하시니라 13. 구릿골 박순여의 모친이 나이 육십여세에 병들어 매우 위독하여 회춘될 희망이 없으 므로 초상 칠 제구를 준비하고 장사에 쓸 술까지 빚어 넣었더니 천사 들으시고 순여의 집 에 가사 순여로 하여금 장에 가서 초종(初終)에 쓰는 모든 물건에 대하여 쓰이지 않게 하여 달라는 심고를 성의껏 하고 돌아오라 하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이신 뒤에 그 병실 정문 밖 뜰 밑에서 열두 걸음을 걸으사 땅을 장방형(長方形)으로 파고 그 약을 부으시며 가라사대 병이 이미 장기(葬期)에 이르었으니 약을 땅에 써야 되리라 하시고 돌아오시니 병인은 이 로부터 회생하니라 이 때에 순여가 장으로부터 돌아오거늘 천사 물어 가라사대 장에서 누 구에게 심고하였느뇨 순여 대하여 가로대 선생께 심고하였나이다 천사 웃으시고 그 빚어넣 었던 술을 가져오라 하시어 이웃 사람들을 불러서 나누어 먹이시니라 14. 병오년 삼월에 서울 황교 김영선의 집에 머무르실 새 이웃에 있는 오의관이 삼년 전부터 폐병에 걸려서 이미 위기에 이르렀더니 영선에게서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와 뵈인 뒤에 고쳐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것을 그대의 침실에 갊어두라 오의관이 그대로 하였더니 그날 밤부터 잘 자고 모든 다른 증세도 다 낳아 완쾌하니라 15. 오의관의 아내가 젊어서부터 청맹관이가 되어 보지 못하더니 남편의 병이 낳았음을 듣고 눈을 뜨게 하여주시기를 애걸하는지라 천사 그 봉사의 침실 정문 앞에 이르사 양산 (洋傘)대로 땅을 그어 돌리신 뒤에 소금을 좀 먹이시고 해 쪼이는 곳에서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다려서 땅을 파고 부으시니 그 눈이 별안간 환하게 밝아지니라 오의관의 부처는 크 게 감사하여 지성으로 천사를 공양하며 일행의 경비를 부담하니라 16. 이 때 광찬이 어느 곳에 부탁하여 천사의 의복 한벌을 지어 왔는 데 천사 그 정묘한 침선 (針線)을 칭찬하시니 광찬이 여쭈어 가로대 이 옷을 지은 여자가 범절(凡節)은 극가(極佳) 하나 앉은뱅이라 불상하여이다 가라사대 내가 한번 가보리라 하시고 광찬을 앞세우시고 두 어번 가 보셨더니 별로 치료법을 베풀지 아니하셨으나 저절로 굳은 다리가 펴지고 힘을 얻 어 자유로 행보하게 되니라 17. 구릿골 근처에 사는 김도일이 천사께 심히 거만하더니 배앓이를 얻어서 여러날 동안 고통하거늘 천사 도일을 가보시고 손으로 가슴에서부터 배꼽 위에까지 만져 내리시고 돌 아오셨더니 그 뒤로는 배꼽 위에는 아픈 증이 없어지고 배꼽 밑으로는 아픈 증이 전과 같은 지라 도일이 사람을 보내어 천사께 다시 만져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도일을 불러오사 방 한 가운데 눕히시고 문 밖에서 거니르시다가 들어오시며 문득 도일을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앞에 누웠느뇨 하시고 종도들을 명하사 이르켜 쫓아내시니 도일이 크게 성내어 돌아갔더니 그때부터 병이 곧 낫거늘 도일이 비로소 그 꾸지람이 약이었음을 깨달으니라 종도들이 꾸지람으로 병을 고치시는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그 병은 회충(蛔蟲)의 작란 (作亂)이라 내가 한번 만짐에 회충이 배꼽 밑으로 내려가서 감히 일어서지 못하는데 만일 다시 만지면 회충은 녹아서 죽되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할지라 그러므로 병인의 분노를 일 으켜 회충이 그 기운을 타고 올라 와서 본처로 돌아와 안정을 얻게 한 것이니 이것이 의술 이니라 하시니라 18. 도일이 병이 나은 뒤에 요통이 다시 풀리지 아니하여 지팡이를 짚고 와 뵈이니 천사 가라 사대 병 나은 뒤에도 오히려 지팡이를 짚고 다님은 웬일이뇨 도일이 대하여 가로대 요통이 곧 나으니라 다시 도일을 명하여 가라사대 서쪽 하늘에 붉은 구름이 떠 있는가 보라 하시 니 도일이 나가보고 아뢰어 가로대 붉은 구름이 떠 있나이다 가라사대 금산을 얻기가 어렵 도다 하시니라 19. 형렬이 다리가 아파서 오한 두통하며 음식을 전폐하고 크게 앓거늘 천사 육십사괘(六 十四卦)를 암송하라 명하시니 형렬이 그대로 함에 곧 오한이 물러가며 두통이 그치고 다리 도 낫거늘 크게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팔괘 가운데 오행 이치가 있고 약 은 오행기운을 응함이 연고니라 하시더라 20. 서울 가셨을 때에 갑칠이 설사로 괴로워 하다가 막힌 뒤에 수십일이 되도록 뒤를 통치 못하야 고민하더니 영선의 아우가 순검으로 있을 때에 김병욱을 잡으러 갔었던 일을 말하 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군도(軍刀)는 어데있느뇨 가로대 집에 있나이다 곧 명하여 가져오라 하사 영선의 침방 벽에 붙여 세우시고 갑칠로 하여금 홀로 자라 하시며 가라사대 오늘 저 녁에는 담배 한갑을 다 피우라 내일 새벽에는 대변이 통하리라 갑칠이 홀로 자다가 새벽이 됨에 문득 군도가 스스로 꺼꾸러지며 소리를 내거늘 갑칠이 잠결에 심히 놀랬더니 곧 대변 이 통하니라 21. 오월에 광찬을 데리고 임피 읍내 이봉현에게 가시니 이 때에 봉현은 습종(濕腫)이 크게 발하여 행보를 못하고 있더니 광찬이 전에없이 동맵싯 바람으로 보퉁이를 걸매고 다른 동 맵시한 사람과 동행하여 오는지라 봉현이 광찬을 반가히 맞아들여 술을 내어 대접하나 평 소에 구마(俱馬)하고 점잖게 다니는 몸으로 이같이 변장하고 온 것을 이상히 여겼으며 또 동행한 사람은 광찬보다 연하인 듯 함에도 불구하고 예외로 존경함을 이상하게 생각하였 더니 그 손님이 곧 천사라 술을 대함에 천사 봉현에게 술을 권하시거늘 봉현은 병을 빙자하 여 받지 아니 하니 천사 가라사대 그 병을 낳게 하여주리니 염려말고 받으라 하시고 광찬도 또한 병 염려말고 받으라고 권하므로 봉현이 드디어 대작하였더니 술을 마신 뒤에 봉현을 명하사 다리를 냉수에 씻으라 하시니 봉현이 명하신 대로 함에 곧 나으니라 22. 봉현의 이웃사람 강화운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러 죽기만 기다리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그 노부(老父)가 문앞에 와서 엎드려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 천사 불쌍 히 여기사 화운을 가보시니 몸이 크게 부어 다리는 기둥 같고 배는 산과 같거늘 천사 가라 사대 부골(富骨)로 생겼다 하시고 손가락으로 부은 배를 짚어 누르시니 한자 깊이나 들어가 더라 이에 사물탕 네첩을 지어다가 두첩은 시렁에 얹어 두고 두첩은 문 밖에 뿌리신 뒤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봉현의 집으로 돌아오셨더니 이튼날 화운의 부친이 와서 기뻐하며 가로대 병이 크게 효차가 있아오니 한번 더 보아주사이다 하거늘 다시 가보시니 부기가 거 의 내렸더라 이에 미역국에 쌀밥을 말아 먹이라 하시고 돌라오셨다가 이튿날 다시 가사 시 렁에 얹었던 사물탕 두 첩을 문밖에 뿌리시고 활석 한 냥중(兩重)을 방 가운데 뿌리며 가라 사대 이렇게 앉아서만 지낼 것이 아니라 걸어 보아야 하리라 하시고 억지로 걷게 하셨더니 이로부터 완쾌하여 이렛만에 천사께서 군둔리로 떠나실 때에 보퉁이를 걸메고 따라가서 사금 삽십냥을 올리니 천사 받지 아니 하시거늘 굳이 올리니 이에 받으사 내왕(來往) 행인 을 불러 술을 먹이시니라 23. 또 그 이웃 사람이 아내가 폐병이 중기에 들었으므로 천사께 와서 살려주시기를 애걸 하니 천사 그 집에 가사 청홍(靑紅) 염색(染色)을 물에 풀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손으로 젓 게 하시니 그 손에 청홍염이 들었더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손을 씻지 말고 염색이 저절 로 지게 들지어다 그 염색이 질 때에 네 아내의 병이 낳으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러하니라 24. 또 이웃사람 이명택이 안질로 고통하더니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명택 으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하시고 백지에 글을 써서 심을 빚어 눈에 대이시니 눈물이 흐르 고 곧 낫는지라 천사 동천(東天)을 가르키시며 우러러보라 하시거늘 모두 보니 백주(白晝) 에 밝은 별이 나타났더라 25. 봉현의 집에서 여러날 동안 머므르시다가 떠나실 새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집에 생폐(生弊)가 많이 되었으나 갚을 것이 없으니 너의 병쇠한 노모를 건강케 하여 세상 떠 날 때까지 무병케 하여 주리라 하시고 푸른 대 한 개를 가져 오라 하사 천사의 발에 맞추어 끊으신 뒤에 종이에 글을 써서 그 대를 감아서 정문 앞에 가로 놓고 모래로 끄트머리를 덮 은 후에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밤에 보이는 것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그 날 밤에 그 곳으로부터 서기(瑞氣)가 일어나서 하늘에 뻗쳐 달빛과 같더라 이로부터 봉현의 노모가 강 건하여 팔십이 넘도록 병 없이 지내니라 26. 김낙범의 아들 석이 폐병으로 사경에 이르었다 하거늘 천사 덕찬을 데리고 낙범의 집에 가사 석을 사랑으로 업어 내다가 엎드려 놓고 발로 석의 허리를 밟으시며 어디가 아프냐 하시고 손으로 붙들어 일으켜 걸려서 들여보내시고 닭 한 마리를 삶아 먹으라 하셨더니 이 로부터 완쾌하니라 27. 치병 하실 때에는 흔히 병자로 하여금 그 가슴과 뱃속을 들여다 보라 하시므로 들여다 보면 속이 훤하게 보이는데 경락(經絡)과 장부(臟腑)를 낱낱이 가르쳐 주시며 이곳은 어데 이고 이곳은 어디인데 어느 장부에서 병이 났다 하사 다 알게 하시고 또 누릿누릿하게 장부 에 끼어있는 것이 담(痰)이라 하시니라 28. 정미년 봄에 전주 이서면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계실 때 그 면 황새물 문치도가 천사께 와 뵈이려 할 때 오는 길에 이성동 송대유에게 들려서 함께 오려하였더니 대유는 마침 일 이 있어서 같이 오지 못하고 그 종제를 딸려보내며 가로대 내 종제가 폐병으로 고통한 지 여러해라 이제 위기에 이르었으니 강선생께 말씀을 잘 하여 좋은 약을 얻어줌을 바라노라 하며 돈 이원을 그 종제에게 주며 가로대 이것이 약소하나 가지고 가서 술이나 한잔 공양 하라 그리고 갚을 때에 이자는 없이하라 병자가 돈을 받았다가 갚으라는 말을 듣고 일원을 돌려주며 가로대 일원이면 넉넉하외다 하고 치도를 따라서 와뵈이니라 치도가 천사께 그 의 병세를 아뢰고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인색(吝嗇)한 자는 병을 고치지 못하느니 라 치도가 대하여 가로대 이 사람이 본래 가난하여 인색할 거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주는 것을 받아가지고 오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인색이 아니리요 병이란 것은 제 믿음과 정성으 로 낫느니라 치도는 이 말씀을 듣고 신성하심에 놀래고 병자는 부끄러워하여 돌아가니라 치도가 돈 일원을 내어 성국에게 부탁하여 약간 주효(酒肴)를 준비하여 올린대 천사 어디 서 난 것임을 물으시니 성국이 치도가 올렸음을 아뢰거늘 가라사대 그 돈이 오늘 저녁에 많 이 불어날 것이어늘 부질없이 소비하는도다 하시니 대저 그 돈은 그날 저녁에 노름 밑천을 할려고 하였던 것이라 치도가 더욱 놀래어 천신(天神)이 강세(降世)하신줄로 믿으니라 치 도가 물러감을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병자는 오늘 저녁부터 보리밥을 먹게하라 치도가 돌 아와서 일렀더니 과연 보리밥을 먹음에 미구에 낳으니라 29. 용암리 물방앗집 김사유의 협실에 사는 정태문이 천사와 함께 여러날 동안 한방에서 지낼 새 이때 토질(土疾)로 신고하여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허락만 하시고 고쳐주지 아니하시더니 하루는 태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병을 고치려 하느냐 대하야 가로대 고 소원(固所願)이로소이다 가라사대 내가 모레는 정읍으로 가리니 이제 치료하여 주리라 하 시고 글을 써 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네 침방의 벼개 위에 두고 자라 그리하야 내일 아침 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면 개가 방문을 향하고 앞발을 모두고 혈담을 토하리니 곧 네 병을 개에게 옮겨서 낫게함이라 그러나 그 개도 죽지는 아니하리라 태문이 명하신대로 하였더 니 과연 말씀하신 바와 같은지라 이에 천사를 모시고 술집에 가서 술을 올릴 새 천사 가라 사대 만일 술을 먹고 술 값을 천연(遷延)하면 먹지 아니함 만 같지 못하니 잘 생각하여 하 라 태문이 가로대 내일 틀림없이 갚으려 하나이다 하고 일곱냥어치를 먹었더라 이튿날 천 사 정읍으로 떠나신 뒤에 태문이 술 값을 천천히 주려고 생각하였더니 문득 복통이 나서 고 통하다가 술값을 갚지 아니하려는 까닭인가 하여 나으면 곧 갚으리라고결심하니 복통이 곧 낫는지라 이에 술값을 곧 갚으니라 30. 형렬의 종제 준상의 아내가 좌우 발바닥에 종창이 나서 모든 약에 효험을 보지 못하고 마침내 사경에 이르렀거늘 준상이 사방으로 의원을 찾아 의논하니 어떤 의원이 말하되 그 종처가 곧 용천혈(龍泉穴)이라 다스리기 어려우나 만일 정성을 다하여 고치려 할진대 돈 백냥이 들어야 하리라 하는지라 준상이 돌아 와서 탄식하여 가로대 집이 가난하여 돈 백냥 을 판출(辦出)하기 어려우니 집을 팔 수 밖에 없다 하더니 천사 이 말을 들으시고 준상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반드시 집을 팔아야 병치료를 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집을 파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할진대 집문서를 써오라 내가 그 의원을 대 신하여 고쳐주리라 준상이 곧 문서를 써 올리니 천사 받아서 불사르시고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서 그 종처를 만져 낫게 하신 뒤에 그 집은 준상으로 하여금 전과 같이 살게 하시고 다 만 머릿방 한간만 수리하여 약방을 차리시니라 31. 구릿골 박순여가 반신불수증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사람을 보내어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자현에게 물어 가라사대 순여의 병을 고쳐줌이 옳으냐 그대로 두어 죽게함 이 옳으냐 네가 마음을 풀어야 하리라 자현이 이상히 여겨 가로대 살려주심이 옳으니이다 가라사대 순여가 네게 불평을 끼칠 일이 많으니 너와 함께 가서 다스리리라 하시고 자현을 데리고 순여의 집에 이르사 휘파람을 한번 불으시고 병든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끓인 물 한 그릇을 먹이셨더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대저 자현이 사교(社交) 관계로 인하야 순여에 게 불평을 품었었는 데 천사 그 일이 척이 되어 있음을 알으시고 물으심이니라 32. 구릿골 이재헌의 아내가 병들어서 수년동안 앓음에 수척하여 뼈만 남았거늘 재헌이 천사 께 와 뵈옵고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그 병은 병자가 평소에 남에게 욕설을 많이 하여 그 보응으로 난 것이니 날마다 회개하면 병이 저절로 나으리라 재헌이 명하신대로 그 아내를 효유(曉諭)하여 날마다 허물을 뉘우치게 하였더니 그 뒤로 곧 나으니라 33. 용암리 앞 주막에 지나실 재 그 주모가 연주나력으로 여러햇 동안 신고하다가 천사께 고쳐주시기를 애걸하거늘 천사 글을 써서 그 집 개에게 던지시니 개는 곧 엎어져 죽고 주 부(酒婦)의 병은 곧 나으니라 34. 공우의 아내가 겨울에 물을 긷다가 빙판에 엎어져서 허리와 다리를 중상하여 기동하지 못하고 누웠거늘 공우 크게 걱정하여 청수를 떠놓고 멀리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아내의 상처를 낫게하여 주시기를 지성으로 빌었더니 그 아내의 상처가 곧나아 일어나니라 그 뒤 에 공우가 천사께 와 뵈오니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내환(內患)으로 얼마나 염려하였느냐 하시더라 35. 무신년에 경석의 작은 집이 손가락 끝을 바늘에 찔린 것이 독이 나서 점점 팔이 저리 다가 마침내 반신불수가 되었거늘 천사 육십간지(六十干支)를 쓰시고 한 간지씩 읽으심을 따라서 상하였던 손가락 끝으로 힘껏 짚으라 하신 뒤에 다시 명하사 술잔을 들고 거닐 게 하시니 이로부터 혈기가 돌아 곧 나으니라 36. 하루는 형렬의 딸이 병들어 앓는다는 말을 들으시고 문 밖에 나가서 휘파람을 세 번 부신 뒤에 만수를 세 번 부르시니 밝은 하늘에 문득 지미같은 것이 가득 끼어 지척을 분별 키 어려운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런 것이 있어서 사람을 많이 병들게 한다하시고 공중을 향 하여 입으로 한번 부시니 그 지미같은 것이 입 바람에 몰려 올라 푸른 하늘을 통하고 문득 바람이 일어나서 헤쳐버리니 하늘이 다시 맑아지더라 이로부터 형렬의 딸은 병이 나으니 라 37. 대흥리 거사막 장성원의 어린 아해가 병들어서 낮이면 낫고 밤이면 신열(身熱)과 기침 으로 잠을 자지 못하며 두어달 동안 고통하거늘 성원이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이 증수(症杜)는 곧 서양으로부터 멀리 온 비별(飛鱉)이니 산으로 옮기면 금수도 또한 생명이요 바다로 옮기면 어별(魚鼈)도 또한 생명이니 전선(電線)에 붙여서 사 방으로 흩어가게 하리라 하시고 성원을 명하사 철사 두어자를 구하여 아해의 머리 위에 두 었다가 전선대 밑에 버리라 하시니 성원이 그대로 하여 곧 나으리라 38. 경학의 아들 용주가 스물 여덟살인 데 폐병으로 여러해 동안 앓아서 사경에 이른지라 경학이 천사께 아뢰면 곧 나았다가 오래되면 다시 복발하여 여전히 앓음으로 온 집안이 걱 정으로 지내더니 하루는 밤중에 천사 이르사 용주의 침실로 향하시니 이때에 용주는 사경 에 이르러 혼수중에 있더라 천사 문 밖에서 꾸짖어 가라사대 아비가 오는 데 일어나 맞지 아니하느냐 하시니 용주 문득 정신을 차리거늘 경학이 붙들어 일으키려 하니 천사 금지하 시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명하신지라 용주 억지로 몸을 떨며 일어나거늘 문밖으로 내세워서 한참동안 다름질을 시키시고 밥을 가져다 먹이라 하시니 용주의 모친이 밥짓는 중임을 아 뢴대 가라사대 이제야 짓는 밥을 기다릴 수 없으니 용주의 저녁밥 담아둔 것을 가져오라 경학이 그 밥은 식어서 싸늘하여졌음을 아뢰니 관계치 아니하니 가져오라 하사 용주에게 먹으라 하시니 용주가 그 밥을 삼분의이나 먹는지라 가라사대 다름질도 하고 밥도 많이 먹 으니 아픈 사람이 아니로다 하시니라 이튿날 정읍으로 가시니 이로부터 용주의 병이 완쾌 하니라 그 뒤에 천사 약방에 이르사 경학에게 일러 가라사대 용주가 수를 모르니 수를 가르 쳐야 할지라 속히 보내라 하시니 경학이 돌아가서 용주를 약방으로 보내니라 이때에 당국 에서 엽전을 모아 없애려하거늘 천사 엽전 일흔냥을 약방에 갈머두시며 가라사대 아직 다 없애는 것이 불가하나 하시더니 용주가 이른 뒤에 엽전 두푼으로 수를 두시다가 가라사대 이 방에 있는 엽전이 도합 백두냥 두푼이어야 하리니 여러 사람에게 있는 것까지 다 찾아 내어서 헤어보라 종도들이 각기 가진 돈을 털어내어 약방에 갈머둔 돈까지 합하여 계산하 니 백두냥밖에 되지 않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맞지 아니하면 못쓰리니 잘 찾아 보라 이에 각 사람의 주머니를 더듬으니 형렬의 수부쌈지에 총전 한푼이 있고 약방궤 속에 또 한푼이 있 더라「이뒤에 엽전은 전국이 다 쓰지 않게 되었으나 원평부근 만은 수십년 후 경오 신미까 지 쓰게 되었더라」 39. 이 뒤에 경학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천사 알으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여서 땅에 붓고 달 빛을 우러러보라 하시니 경학이 그대로 하여 나으니라 40. 경학이 내환이 있어서 독삼탕(獨蔘湯)을 많이 쓰다가 천사께 약의 가부를 물거늘 가라 사대 인삼은 내가 모르는 약이로다 하시니라 41. 하루는 용머리 고개에 계실새 김낙범이 천포창을 앓으면서 모시더니 천사 문득 진노 하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앞에서 그렇게 태만하뇨 하시니 낙범이 다만 머리를 숙여 한편으로는 황송하게 생각하고 한편으로 이상히 여기다가 집으로 돌아서 허물을 생 각하되 깨닫지 못하고 황송히 지내더니 그 뒤로 천포창이 곧 낫거늘 비로소 천사의 진노하 심과 꾸짖으심이 곧 약임을 깨달으시니라 42. 수류면 회평 사는 십팔구세 된 소년 광부가 큰 돌에 상하여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떨 어져 마침내 그대로 굳어서 다리가 오그라져 굴신(屈伸)을 못하므로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 기를 애걸하거늘 가라사대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가 흐르느니라 하시 며 몸을 뛰어서 골절(骨節)과 혈맥(血脈)을 충동(衝動)하라 하시니 그 소년이 몸을 솟아 한 번 뜀에 오그라졌던 다리가 곧 펴져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게 되니라 43. 구릿골 이정삼이 발찌가 나서 크게 고통하거늘 천사 보시고 광찬을 명하사 백호(白虎) 를 쳐주시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44.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하는 평양집의 아들이 다섯 살 되었는 데 앉은뱅이가 되어서 일 어나지 못하므로 천사께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내일 아침에 쇠고기 와 참기름을 좀 먹이고 안고 오라 하시니 평양집이 가난하므로 쇠고기는 사 먹이지 못하고 참기름만 먹인 뒤에 안고 와서 그 일을 아뢰니 천사 누으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신지라 평 양집이 심히 미안하여 아해를 때리며 가로대 병신이 되어거든 차라리 죽으라 하니 아해가 울며 문득 다리를 펴고 일어나서 피하여 달아나거늘 평양집이 그 광경을 보고 심히 기뻐하 며 천사께 감사하되 천사께서는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니라 45. 황응종이 천사를 뵈이려고 새올 최창조의 집에 이르니 마침 곡성이 들리거늘 응종이 들어가서 아니하고 창조를 불러 내어 그 사연을 말하니 창조가 들어가서 천사께 아뢴 뒤 에 나와서 일러 가로대 선생이 이제 내 집에 계시나 지금 보시는 일이 있으니 좀 지체하라 하므로 응종이 그 앞 주막에 나가서 기다리려 하였더니 곧 부르시거늘 들어가서 천사께 뵈 이니 천사 창조의 일곱 살 된 아들을 무릎 위에 안으셨는데 곧 숨이 끊어진 송장이러라 대 저 창조의 아들이 그 전날 급증에 걸려서 죽었으므로 창조가 천사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죽 은 아해를 살려주기를 애걸하니 천사 이 때에 방장 창조의 집에 오사 죽은 아해를 살리려 하심이러라 천사 손으로 아해의 배를 만지시고 숟갈로 냉수를 떠서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왼다리를 움직이거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 앞에 누워 있느냐 하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 일어나거늘 천사 모든 사람에게 사담(私 談)을 금하시며 가라사대 이 아해가 머나먼 천리길을 갔다 왔으니 고요히 있어야 할지라 안 방으로 옮겨 눕히고 미음을 쑤어 먹이라 하셨더니 이튿날 그 아해가 사랑에 나오거늘 그 입 에 참기름을 바르시고 밥을 먹이시니라 46. 고부 벌매면 교동 손병욱이 지성으로 천사를 믿으나 그 아내가 불쾌히 생각하여 항상 병욱의 믿음을 방해하되 공우에게는 심히 후대하더니 그 뒤에 병이 들어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에 이르렀거늘 공우가 듣고 불쌍히 여겨 천사께 아뢰어 고쳐주려고 생각하였더니 하루는 정읍으로부터 천사를 모시고 와룡리 네거리에 이르렀는 데 이 곳에서 북으로 가면 회룡리 신경수의 집에 이르고 서북으로 가면 교동 황응종의 집 에 이르는지라 천사 네거리 한복판에 서시며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어디로 가는 것이 마 땅하냐 공우 대하여 가로대 응종의 집으로 가사이다 천사 허락지 아니하시고 이윽히 서셨 다가 다시 물으시거늘 공우 또 응종의 집으로 가시기를 청하고 이렇게 세 번 물으심에 한결 같이 대답하니 부득이하사 응종의 집으로 가셨다가 곧 공우를 데리고 병욱의 집에 이르사 안방에 들어 앉으시며 병욱에게 물어 가라사대 돈 서돈이 있느냐 대하여 가로대 있나이다 하고 헤여서 올리니 공우를 명하사 갊으게 하시고 또 가라사대 두냥이 있느냐 가로대 있나 이다 하며 헤여올리니 또 공우로 하여금 갊으게 하신 뒤에 병욱의 아내를 불러 앞에 앉히시 고 꾸짖어 가라사대 왜 그리하였느냐 하며 이렇게 세 번 말씀하신 뒤에 머리를 한쪽으로 돌 리시며 혼자 말씀으로 다른 죽을 사람에게 가라 하시니라 병욱이 천사께 공양할 술을 준비 하려 하거늘 가라사대 나 먹을 술은 있으니 준비하지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병욱의 장모가 천 사께서 오셨음을 알고 술과 안주를 가져오니라 술을 마시신 뒤에 등종의 집으로 가사 잠을 자지 아니하시고 새벽에 떠나사 구릿골로 향하실새 길에서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나 이가 잘 되려고 하는데 아내가 방해하니 제 연분이 아니라 신명들이 없이하려 하는 것을 구 하여 주었노라 이제 병은 나았으나 이 뒤로 잉태는 못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잉태 하지 못하니라 47. 부친이 병들어서 위독하거늘 응종이 병보를 아뢰려고 구릿골에 이르러 천사 계신 곳을 물으니 전주 능소(陵所)에 계신다 하거늘 다시 그곳으로 떠나가니 구릿골에서 칠십리러라 능소에 이르러 천사께 뵈옵고 병보를 아뢰니 천사 술을 주신뒤에 돈 십원을 주시며 가라사 대 날은 이미 늦었으나 불쾌한 마음을 품지말고 곧 돌아가다가 청도원 김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내일 아침에 구릿골 갑칠에게 가서 내 모시두루마기 한벌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 부친 을 입히고 이 돈으로 자양물(滋養物)을 사서 잘 공양하라 응종이 날은 이미 저물었으나 감 히 명을 어기지 못하고 능소를 떠났더니 길 걸은지 한 시간이 못 되었는데 뜻밖에 길가에 비(碑)가 보이거늘 자세히 살피니 곧 청도원이라 응종이 놀래어 생각하되 능소에서 여기가 육십리인데 한 시간도 못 되어서 이르게 됨은 반드시 선생의 권능에 밀려옴이로다 하니라 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이튿날 아침에 구릿골에 들려 두루마기를 가지고 손바래기에 이르 러 부친께 두루마기를 입히니 병이 곧 낫는지라 이에 장양물을 사서 공양하니 원기도 곧 회 복되니라 48. 김보경의 모(母)가 병이 위독하여 사경에 이르었더니 마침 천사께서 이르시거늘 보경이 울며 사유를 아뢰니 가라사대 사람이 죽으면 그 방 네 구석에 글을 써 붙이는 풍속이 있느 니라 하시고 종이 네 조각에 각기 사람인자를 쓰시고 그 아래 김보경이라 써서 보경에게 주 사 병실 네구석에 붙이라 하시고 다시 보경을 부르시더니 문득 소리를 높이사 정신차리라 하시니 보경이 어찌 할줄 모르고 섰는지라 천사 병실에 다녀 오라 하시거늘 보경이 병실에 들어가니 그 모가 회생하였더라 49. 하루는 종도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시다가 한주막에 드시니 그 주인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었거늘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병을 치료하여 주라 하시며 「대학지도(大 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신민(在新民)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을 읽히시니 금시에 아래로 물이 흘러 내리고 부기가 빠지는지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너희들의 재조가 묘 하도다 하시고 떠나시니라 종도들이 대학수장(大學首章)한절로 병을 치료한 이유를 물으니 가라사대 재신민이라 하였으니 새사람이 되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50. 김준찬의 모가 견비통으로 여러햇 동안 앓아 와서 팔을 굴신하지 못하더니 하루는 형 덕찬이 천사를 모시고 이르거늘 준찬의 소실의 집 침실을 치우고 천사를 모셨더니 천사 가라사대 네 모친이 견비통으로 고통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나이다 또 혼자 말씀하 시되 밖 인심은 좋으나 안 인심은 좋지 못하도다 하시거늘 준찬이 이상히 여겨 안에 들어가 살피니 그 소실이 제 침실 치운 것을 불평히 생각하야 노기를 띠고 있는지라 준찬이 잘 달 래어 어루만지니 이튿날부터 그 모의 견비통이 저절로 나아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니 이로 부터 준찬은 크게 감복하여 천사를 따르리라 51. 응종의 아들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응종이 청수를 떠놓고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발원 하니 그 병이 곧 낫는지라 이튿날 구리골에 와서 천사께 뵈이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어제 구름을 타고 내려다 본즉 네가 손을 부비고 있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시거늘 응종이 그 일을 아뢰니 천사 웃으시니라 52. 준찬의 아들이 병들어 사경에 이르거늘 준찬이 구릿골에 와서 천사께 아뢰니 천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므로 준찬이 초조하여 곧 돌아가기를 아뢰니 천사 만류하사 밤을 지내고 가라 하시므로 명을 어기지 못하여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이튿날 아침에 떠나서 집에 돌아 가니 병든 아들이 나아서 쾌활하게 노는지라 그 병세가 나은 때를 물으니 곧 천사께 병세를 아뢰던 시간이더라 53. 김준상의 아내가 흉복통이 있어서 해마다 두서너번씩 앓아서 형용이 초최할 뿐 아니라 살림을 거두지 못하여 항상 집안이 어지럽거늘 준상이 천사께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 니 천사 불쌍히 여기사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지어 주시며 장롱속에 깊이 갊어두라 하시거 늘 준상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그 뒤로는 그 증수(症杜)가 다시 일어나지 아니하니라 54. 대흥리 신재인의 아들이 흉복통으로 사경에 이른지라 신재인이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 하거늘 가라사대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오라 재인이 명하신대로 하려 하였더니 문득 다시 가라사대 미구(未久)에 돝고기 석점이 이르리니 돝을 잡지말라 하시더니 이윽고 차윤 경이 제사 지낸 집에 가서 술상을 가져오니 과연 술상에 돝고기 석점이 있는지라 드디어 재 인에게 주사 그 아들을 먹이게 하시니 흉복통이 곧 나으니라 55. 동짓달에 고부인이 안질(眼疾)을 앓으시거늘 윤경이 구릿골에 가서 천사께 고하였더니 스무이렛날 밤에 천사께서 종도들을 데리고 오사 저녁밥을 수저를 돌려 함께 먹으시며 종 도들을 명하사 「경주용담(慶州龍潭) 대도덕(大道德) 봉천명(奉天命) 봉신교(奉神敎) 대선 생전(大先生前) 여율령(如律令) 심행(審行) 선지후각(先知後覺) 원형이정(元亨利貞) 포교 (布敎) 오십년공부(五十年工夫)」를 읽게 하시고 천사께서 부인을 팔에 안아 재우시더니 날이 장차 밝으려 할 때에 부인이 잠을 깨어 눈을 뜨니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많이 흘러 내 리고 인하여 안질이 낫는지라 수일동안 부인의 안력을 검사하실 새 기(旗) 수십개를 세우고 그 아래 한사람씩 세우신 뒤에 사람이 이름을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또 깃발에 글자를 써놓고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밤에는 등불을 향하여 불 모양을 물어 분명히 알게 하시 더니 하루는 천사께서 입으신 색저고리를 부인에게 입히시고 밖으로 나가서 집을 돌아 뒷 문으로 들어 오라 하시고 막 들어올 때에 미리 엎어두었던 양푼을 들라 하시거늘 부인이 들 어보니 그 밑에 머리털 한 개가 있는지라 그 털을 들고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이제는 염려 없다 하시니라 56. 하루는 고부인의 모친이 단독(丹毒)을 앓는다는 기별을 듣고 근친(覲親)하려 하다가 천사께서 좀 기다려서 함께 가자 하시므로 마음으로 기뻐하여 기다리시더니 얼마 아니되 어서 모친이 들어와서 아랫방에 앉거늘 천사 가라사대 「왕대 뿌리에 왕대나고 시누대 뿌 리에 시누대 나나니 딸이 잘되도록 축수(祝手)하시라」고 부탁하시더니 이로부터 단독이 곧나으리라 57. 하루는 원일의 집에 이르사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내종(內腫)으로 죽게 되었으 므로 살리려 왔노라 원일이 놀래여 가로대 아무 병도 없나이다 가라사대 그렇지 아니하니 국수를 사서 잘 말아오라 원일이 명하신 대로하여 국수를 말아오니 한 그릇을 먹이시고 가 라사대 속이 어떠하냐 가로대 별로 다른 일이 없나이다 다시 한 그릇을 먹이시고 또 물으시 니 가로대 속이 쓰리나이다 가라사대 대변을 보고 살펴보라 원일이 나가서 대변을 보니 대 변이 전부 고름이러라 58. 이도삼의 딸이 병들어 죽거늘 그 모친이 울며 가로대 선생이 계시면 이 아해를 살릴 터 인데 지금 어디계신지 알 수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리요 하더니 저물음에 천사 이르사 가 라사대 이 아해가 죽지 아니하였으니 울지 말라 울면 살리지 못하리라 하시고 도삼을 명하 사 달속에 무엇이 있는가 보라 하시니 도삼이 달을 우러러 보고 대하여 가로대 달가운데 어 린 아해가 있나이다 가라사대 네 딸이 살았으니 이름을 월례(月禮)라하라 하시더니 그 딸이 과연 다시 살아나니라 59. 병을 아뢰는 자가 있으면 세 손가락으로 담뱃대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고 혹 방바 닥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며 또 병자와의 관계를 물으사 일가나 척분(戚分)이 되지 안 는다 하면 그 부형과의 관계를 물으사 또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는 때에는 어찌 무관계한 사 람이 왔느냐 하시며 곧 물리쳐 보내시나 그 병은 낫게 하시니라 60. 종도들 중에 무슨 병고가 있어서 아뢰는 자가 있으면 그 증세의 어떠함을 물으신 뒤에는 아무 법을 베프심이 없어도 나으며 만일 위경(危境)에 이른 사람이면 그 증수를 가름하여 앓으시면 곧 나았나니 가령 배 앓는 사람이면 문득 배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시고 머리 앓는 사람이면 머리 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실 따름이니라 그러므로 하루는 형렬이 여쭈어 가로 대 병을 낫게 하여 주시며 아해를 낳게하여 주시고도 아무말씀을 아니하시니 그 공을 알아 줄 사람이 없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병만 낫고 아해만 나으면 가할지니 공을 알게 할 필요 가 있으리요 공덕을 남에게 알게 하려는 것은 소인의 일이니라 하시니라 ◎ 어느 날 용두고개 주막에서 김덕찬, 김준상 등 몇 명 종도를 데리고 공사를 행하실 때, 불량배들이 모여들어 윷놀이 도박을 시작했는데 그것은 天師의 일행을 꼬여 돈을 우려먹기 위한 것이었다. 天師는 그들이 願을 들어주는 것도 解▩ 이라고 하시며, 오 십 냥을 걸고 같이 시작 하셨는데 잠깐 사이에 그들의 노름 돈 팔십 냥을 모두 취하셨다. 그러나 天師는 개평으로 오 푼을 두실 뿐 남은 칠 십 구 냥 오 푼을 모두에게 돌려주시고, 이런 노름 행위는 의롭지 못하니 각각 집으로 돌아가 확실한 직업을 갖고 안정한 생활을 하라고 하셨다. 그들은 모두 감복하여 돌아갔다. 그 후 종도들이 노름에서 딴 방법을 묻자, 그것은 패를 던지는 방법을 바꾸지 않고 一心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나라의 상황은 실업자가 늘고, 도박을 생활 생계로 하는 자가 속출하고 있으니 국법을 엄하게 하면 그들은 굶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 食祿을 붙여준 것이라고 하셨다. (此項 大聖經集에서) ◎ 어느 날 구릿골 약방에서 신원일이 震默大師는 북두칠성을 칠일간 숨겼다고 전해지는데 정말이냐고 묻자, 내가 해 본다고 하시니 그 날부터 삼 개월간 북두칠성을 숨기셨다. 그 후, 지금 세상에는 천문학자가 많다고 하는데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는 사실을 발표한 자는 없다고 하셨다. (同前) ◎ 찬명의 地主 金 某는 마을 富豪였는데 그 아들이 정신병 환자였다. 그는 찬명에게 선생에게 부탁하여 아들의 병을 고쳐 주시기를 懇願 했다. 찬명이 天師에게 말씀 드리자, 天師는 그것을 승낙 하셨다. 김 지주가 마을 유지 몇 명과 초대해 술자리를 만들어 함께 天師도 초대했는데 그 자리에서 어느 사람이 선생은 神人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그 증거를 보여주시겠는지 간청했다. 天師는 웃으시며 소문의 여부는 모르겠으나 座興을 돋우기 위해 하신 다며, 담뱃대를 드시어 낚싯대처럼 조금 살짝 공중으로 잡아당기자, 눈앞에 도미 한 마리가 튀어 나왔다. 座中이 올려보자 확실히 진짜 도미였다. 모두 그 도미를 회를 쳐서 맛있게 먹고, 酒宴을 끝내고 나니 天師는 김 지주에게 아들을 불러오라고 하여 의심스럽게 들어오는 아들에게,「거기에 서라」고 명하시자, 병자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天師는 종이에 「消滅陰害符」 라고 쓰시고 다른 符도 그려 김 지주에게 건네고, 이 符를 병자의 베개 안에 넣어 두면 서서히 나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과연 그 후 병자의 정신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同前) ◎ 어느 날 종도들에게 각각 자신의 이를 청결하게 하도록 명하시고, 공사를 행하시려고 하셨는데 그 때 말씀하시기를, 神明들을 너희 몸으로 들어오게 하여 병이 있는 뼈와 병이 있는 오장에서 질환을 꺼내는 데는 언제나 입안을 깨끗이 하여 두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것은 神明들이 사람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니 입안의 치석을 깨끗이 해 두지 않으면 신명들이 입 냄새를 싫어해 그 출입을 지체하게 되니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此項 丁永奎 著 天地開闢經에서) 제 9 장 제 9 장 화천 (化天) 1. 무신년에 천사 여러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내가 비록 죽을지라도 너희들이 마음을 변 치 않고 믿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어찌 변할 리가 있사오리까 천사 글 한귀를 외워 주시니 이러하나니라 「무어별시정약월(無語別時情若月) 유기래처신통조(有期來處信通潮)」 2. 고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없으면 여덟가지 병으로 어떻게 고통하리오 그 중에 단독(丹毒)이 크리니 이제 그 독기를 제하리라 하시고 그 손등에 침을 바르시니라 3. 또 고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없으면 그 크나큰 세 살림을 어떻게 홀로 맡아서 처 리하리요 하시니 고부인은 천사께서 어느 외처(外處)에 출입하겠다는 말씀으로 알았더라 4. 동짓달에 광찬이 개벽을 속히 붙이지 아니 하심에 불평을 품어 항상 좌석을 시끄럽게 하며 가로대 내가 집안 일을 돌보지 아니하고 여러해 동안 선생을 따르기는 하루바삐 새세 상을 보자는 일이어늘 이렇게 시일만 천연(遷延)함에 집에 돌아가서 처자권속을 대할 낯이 없으니 차라리 스스로 생명을 끊음만 같지 못하다 하거늘 천사 일깨워 가라사대 개벽이란 것은 때와 기회가 있나니 마음을 눅혀 어린 짓을 버리라 사지종용(事之從容)도 자아유지 (自我由之)하고 사지분란(事之紛亂)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나니 자방(子房)의 종용(從容) 과 공명(孔明)의 정대(正大)를 본받으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죽는 일은 장차 내게 보라 하 시니라 5. 기유년 이월에 자현을 데리고 김제 내주성 정남기의 집에 가사 일러 가라사대 이 길이 나의 마지막 길이니 처족(妻族)들을 낱낱이 찾으리라 하시며 등불을 들리시고 밤새도록 여 러집을 찾으신 뒤에 이튿날 새벽에 수각리 임상옥의 집에 가사 공사를 보시고 만경 삼거리 에 이르사 쉬시며 가라사대 오늘 오후에 흰 무지개가 해를 꿰이리니 내가 잊어 버리더라도 네가 잘 살펴보라 하시더니 과연 오후에 백홍(白虹)이 관일(貫日)하니라 6. 삼월에 자현에게 물어 가라사대 학질(?疾)로도 사람이 상하느냐 자현이 대하야 가로대 학질이 세즉차(次)에는 거적을 가지고 달려든다 하오니 이 말이 상한다는 말일 것이 외다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하리라 하시고 전주로 가셨더니 그 뒤에 자현의 여든살 된 조모가 문 득 학질을 앓아 세즉되는 날 죽거늘 천사 돌아와서 가라사대 학질로 상한다함이 옳도다 하 시고 만들어 놓은 널 안에 누우시며 가라사대 내몸에 맞는다 하시더니 그 뒤에 자현을 불러 일러 가라사대 널 한벌을 만들어야 하겠으니 박춘경의 집에서 파는 관재 중에서 잘 맞을 것으로 가져오라 내가 장차 죽으리라 자현이 가로대 선생이시여 어찌 이런 상서롭지 못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 하는도다 하시니라 7.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의 얼굴을 잘 익혀두라 후일에 내가 출세 할 때에는 눈이 부시어 보기 어려우리라 또 가라사대 예로부터 신선이란 말을 전설로만 들어왔고 본 사람이 없었으나 오직 너희들은 신선을 보리라 8. 또 가라사대 사람의 죽음길이 먼 것이 아니라 문턱 밖이 곧 저승이니 나는 죽고 살기를 뜻대로 하노라 9. 또 가라사대 내가 금산사로 들어가서 불양답(佛養沓)이나 차지하리라 10.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세상이 너무 악하여 몸 둘곳이 없으므로 장차 깊이 숨으려 하노니 어디가 합당하리요 원일이 대하야 가로대 변산(邊山) 속에 은벽(隱僻)한 곳이 많으니 그곳으로 가사이다 한데 천사 대답치 아니하시니라 11. 또 가라사대 내가 금산사로 들어가리니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로 오라 12. 유월에 원일이 여쭈어 가로대 천하는 어느 때 정하려 하시나이까 가라사대 이제 천하를 도모하려 떠나리니 일을 다 본 뒤에 돌아오리라 13. 응종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없을 때에 네가 나를 보지 못하야 애통하며 이곳에 내왕 하는 거동이 내 눈에 선연하게 보이노니 내가 네 등 뒤에 있어도 너는 보지 못할 것이요 내 가 찾아야 서로 만나리라 14.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몸을 피하려 하노니 너희들이 능히 찾겠느냐 모두 대하야 가로대 찾겠나이다 가라사대 너희들은 나를 찾지 못할 것이오 내가 너희들을 찾아 야 만나보게 되리라 15. 상말에 이제보니 수원(水原) 나그네라 하나니 누구인지 모르고 대하다가 다시 보니 낯이 익고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니 낯을 잘 익혀두라 16. 또 가라사대 내가 장차 열 석자로 오리라 17. 유월 초 열흘께 모든 종도들에게 유월 스므날 구릿골 약방으로 모이라고 통지를 발하 시니라 18. 스므날 여러 종도들이 구릿골에 모이니 천사 앞에 한줄로 꿀려 앉히시고 물어 가라사대 너희들이 나를 믿느냐 모두 대하여 가로대 믿나이다 가라사대 죽어도 믿겠느냐 모두 대하 야 가로대 죽어도 믿겠나이다 또 가라사대 한 사람만 있어도 나의 일은 성립되리라 하시니 대개 종도들은 천하사를 도모(圖謀)하는 데 위지(危地)에 들어가서 죽게 될지라도 믿겠느 냐는 뜻으로 알었더라 19. 천사 천지공사를 마치셨음을 종도들에게 성명(聲明)하시니 경학이 여쭈어 가로대 공사 를 마치셨으면 나서시기를 바라나이다 가라사대 사람들이 없으므로 나서지 못하노라 경학 이 가로대 내가 비록 무능하오나 몸이 달토록 두사람의 일을 대행하려 하나이다 가라사대 그렇게 되지 못하느니라 경학이 가로대 그러면 우리는 모두 쓸데없는 사람이 오니 선생을 따른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이까 하고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로대 우리는 다 복없는 사람 이니 함께 손잡고 물러감이 옳도다 하고 일어서서 문 밖으로 나가니 천사 드디어 누으사 여 러 가지 병을 번갈어 앓으시며 가라사대 내가 이러한 모든 병을 대속하여 세계 창생으로 하 여금 영원한 강령을 걷게하리라 하시더라 이렇게 모든 병을 두어시간씩 번갈어 앓으시되 매양 한가지 증수를 앓으신 뒤에는 문득 일어나 앉으사 약을 알았다 하시고 거울을 들어 얼 굴을 이윽히 보시면 그 수척하고 열기가 떠올랐던 기상(氣象)이 씻은 듯이 곧 원기를 회복 하시니 그 증수는 대략 운기(運氣) 상한(傷寒) 황달(黃疸) 내종(內腫) 호열자(虎列刺) 등속 (等屬)이러라 다시 가라사대 세상에 있는 모든 병을 다 대속하였으나 오직 괴병(怪病)은 그 대로 남겨두고 너희들에게 의통(醫統)을 전하리라 하시니라 20. 이 때에 돈 사십원을 궤속에 넣어 두시고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하시니라 21. 이 때에 갑칠에게 장령(將令)을 붙여 서양으로부터 우사(雨師)를 넘겨오신 뒤에 유찬명 이 여쭈어 가로대 이러한 묘한 법을 세상 사람이 다 알지 못하니 원컨데 세상사람으로 하 여금 널리 알게 하소서 천사 가라사대 너는 내가 길게 살기를 바라는 도다 하시고 옛 글을 외워 주시니 이러하니라 「치아곡문모하지(稚兒哭問母何之) 위도청산채채지(爲道靑山採 菜遲) 일락서산인불견(日落西山人不見) 갱장하설답제아(更將何說答啼兒)」또 남원 양봉래 (楊蓬萊)의 자만시(自挽詩)를 외워주시니 이러하니라「시중이백주중령(詩中李白酒中伶) 일거청산진적요(一去靑山盡寂寥) 우거강남양진사(又去江南楊進士) 자고방초우소소(??芳 草雨蕭蕭)」 22. 스무 하룻 날 저녁에 송환으로 하여금 자현을 부르사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느냐 자현이 대하여 가로대 내가 만일 믿음이 부족할진대 고부화란(古阜禍亂)끝에 곧 배반하였 을 것이외다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내가 이제 일이 있어서 장차 어디로 떠나려 하 노니 돌아오도록 잘 믿고 있으라 만일 내 그늘을 벗어나면 죽으리라 자현이 청하여 가로대 내가 모시고 따라가려 하나이다 가라사대 너는 갈 곳이 못 되느니라 23. 스무이튿날 형렬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느냐 대하여 가로대 믿나이다 가라 사대 성인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옛적에 자사(子思)는 성인이라 위후 (衛侯)에게 말하되 「약차불이(若此不已)면 국무유의(國無遺矣)」라하였으나 위후가 그 말 을 쓰지 아니하였으므로 위국(衛國)이 참혹히 망하였나니 나의 말도 또한 땅에 떨어지지 아 니할지니 오직 너는 나의 말을 믿으라 또 가라사대 믿는 자가 한 사람만 있어도 나의 일은 되리니 너는 알아서 할지어다 24. 또 형렬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내 사무(事務)를 대신 보겠느냐 형렬이 대하여 가로대 재질(才質)이 둔(鈍)하고 배운 바 없사오니 어찌 능히 감당하리이까 가라사대 미유(未有) 학양자(學養子) 이후(以後)에 가자야(嫁者也)라우순(虞舜)이 역산(歷山)에 밭갈고 뇌택 (雷澤)에 고기잡고 하빈(河濱)에 질점할 때에 선기옥형(璿璣玉衡)을 알지 못하였나니 당국 (當局)하면 아느니라 25.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모든 일에 삼가 무한유사지불명(無恨有司之不明)하라 마속 (馬謖)은 공명의 친구로되 처사를 잘못하였으므로 휘루참지(揮淚斬之)하였느니라 26. 이달 초 열흘께부터 음식을 폐하고 소주(燒酒)만 마시시다가 스무 이튿날 형렬을 명하사 보리밥을 지어오라 하시니 곧 지어 올거늘 천사 보시고 가져다두라 하시더니 반나절을 지 낸 뒤에 명하사 다시 가져오니 밥이 쉬었거늘 가라사대 이는 절록(絶祿)이니라 하시니라 27. 스무사흗날 오전에 여러 제자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때가 바쁜지라 너희들중에 임술(壬戌)생으로서 누이나 딸이 있거든 수부(首婦)로 내 세우라 하시니 형렬이 대하여 가 로대 수부는 저의 딸로 들여 세우겠나이다 가라사대 세수 시키고 빨은 옷은 가라입혀서 데 려오라 하시니 형렬이 명하신대로 하여 그 딸을 약방으로 데려오거늘 천사 제자들로 하여 금 약장을 방 한가운데로 옮겨 놓게 하신 뒤에 형렬의 딸을 명하사 약장 주위를 세 번 돌 게 하신 뒤에 그 옆에 서게 하시고 경석을 명하사「대시태조(大時太祖) 출세(出世) 제왕(帝王) 장상(將相) 방백(方伯) 수령(守令) 창생점고(蒼生點考) 후비소(后妃所)」라는 글을 쓰게 하시니 경석이 받아씀에 후비소(后妃所)를 후비소(后?所)라 썼거늘 가라사대 잘 못썼다 하 사 불사르시고 다시 쓰게 하사 약장에 붙이게 하신 뒤에 가라사대 이것이 예식이니 너희들 이 증인이되라 하시고 형렬의 딸을 돌려 보내신 다음에 경석으로 하여금 그 글을 거두어 불 사르시니라 28. 이날 오후에 약방 마루 위에 누우셨다가 다시 뜰에 누시고 또 사립문 밖에 누셨다가 형렬 에게 업혀서 형렬의 집에 가서 누셨다가 다시 약방으로 돌아오사 이렇게 네댓번 왕복하시 니 형렬이 심히 피곤하거늘 경석이 가름하여 두어번을 왕복한 뒤에 또 다섯사람을 시켜 사 지와 머리를 각기 붙들어 떠 메이고 약방으로 가서 누우사 가라사대 죽고 살기는 쉬우니 몸 에 있는 정기(精氣)를 흩으면 죽고 모으면 사느니라 하시며 경석으로 하여금 「전라북도 (全羅北道) 고부군(古阜郡) 우덕면(優德面) 객망리(客望里) 강일순서신사명(姜一淳西神司 命)」이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29. 이날 밤에 공우를 침실로 불러들여 일러 가라사대 네 입술에 곤륜산을 달라 무진(戊辰) 동지(冬至)에 기두(起頭)하며 묻는 자가 있으리니 의통인패(醫統印牌) 한벌을 전하라 좋 고 나머지가 너희들의 차지가 되리라 30. 스무 나흗날 신축 아침에 형렬을 명하사 밀수 한 그릇을 가져오라 하사 마시시고 사시 (巳時)에 모든 종도들은 문 밖으로 물러가고 경석이 들어오거늘 흘겨 보시며 가라사대 정 가 정가(鄭哥 鄭哥) 글도 무식하고 똑똑지도 못한 것이 무슨 정가냐 하시고 곧 화천(化天) 하시니 단군기원 사천이백사십이년 이조(李朝)순종 융희삼년 서력기원 일천구백구년 팔월 구일이라 수(壽)는 삼십구세러라 31. 여러 종도들이 천사의 시체를 방안에 모시고 문을 닫고 나와서 탄식하여 가로대 허망한 일이로다 대인의 죽음이 어찌 이렇게 아무 이상이 없이 잠자는 것과 같으리오 하니 문득 비가 뿌리며 우뢰가 크게 일어나고 번개가 번쩍이더라 32. 이날 손바래기 본댁에 부고하여 천사의 부친을 모셔오고 궤안에 장치(藏置)한 돈으로 치상(治喪)해서 구릿골앞 큰 골 장탯날 기슭에 외빈(外殯)하니라 ◎ 이날 밤 공우를 침실로 불러 말씀하시기를 네 입술로 곤륜산의 무게를 재어 보라. 戊辰 冬至 일찍 찾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統印牌 두 묶음을 만들어 그 중 하나를 그에게 주어라. 他所의 자가 善해 진 후, 그 나머지가 너희 몫이 될 것이라고 하시며, 공우에게 ▩統印牌 만드는 법을 상세히 가르치셨다. ▩統印牌 내용은 「太乙呪」「一淳」「時憲」「無事泰平」「公又神將」 判이 각각 새겨져 있었다. 한 묶음은 공우가 보관하여 후세에 전해졌다 (後半 大聖經集에서) ◎ 이십 사일 辛丑 아침, 형렬에게 명해 密液 한 잔을 갖고 오게 하여 드셨다. 巳時에 모든 종도를 문 밖으로 나가게 하자 경석이 들어 홨다. 天師가 흘겨보시며, 鄭哥 鄭哥 글자도 모르고 영리하지도 않은 자가 무슨 鄭哥냐고 하시고 금새 숨을 거두셨다. 檀君紀元二四二年 朝鮮朝 純宗 隆熙三年 西曆 一九○九年八月九日이며 향년 三十九歲이셨다. 후일「信章公事圖」가 세상에 나왔는데 그 지도는 이미 天師 昇天地로서 스스로「長信宮」이라 기록하셔 후세에 전하도록 하셨다.(同前) ◎ 많은 종도들이 天師의 遺體를 방안에 안치하고 입구를 막고 나와서 탄식하며, 허무하다, 大人의 죽음이 어찌 아무런 이상도 없이 자고 있는 것 같은 것인가 라고 하자, 그 때 돌연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고 사방에서 번개가 치며, 天上에 청명한 瑞氣가 가득 찼다. ◎ 그 날 손바래기 本家에 訃告를 전하고 天師의 부친을 불러 櫃에 넣어 둔 돈으로 장례를 치르고, 遺體는 형렬의 집 뒤 큰 감나무 옆에 外殯을 설치하고 안치했는데,반년 후 마을 뒷산 솔개봉 기슭 장태날에 移葬했다. ◎ 天師가 승천하신 날 정오 안내성이 멀리서 구릿골에 도착했다. 天師가 部落 입구에 서서 내성을 기다리고 계시니 인사를 드리자 너를 여기서 오래 기다렸다. 내가 일이 있어 나갔다 올 테니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며, 홀연 모습을 감추시므로 내성이 이상히 여겨 서둘러 형렬 집으로 가니 天師가 돌아가신 것을 알고 크게 놀라 통곡하면서 어할 바를 몰랐다.(此項大聖經集에서) ◎ 天師 승천 삼년 후, 辛亥 年 구월 십 팔일 밤 高夫人이 呪를 읊던 중, 대흥리에서 구릿골까지 빛줄기 안에 길이 열려 구릿골 뒷산 草殯에 비추니 이상하게 여기자 다음 날 밤 돌연히 天師가 나타나셔서 내가 죽었는데 묘에는 안 오냐고 하셨다. 부인은 뭔가 불길한 일을 말씀하시는지 묻자, 나는 정말로 죽었다. 묘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시고, 高夫人의 손을 잡고 이별가 한 곡을 부르신 후, 밖으로 나가 홀연히 보이지 않으셨다. 다음 날 이른 아침 高夫人은 길 떠날 준비를 하고 서둘러 구릿골로 향했다. 소문을 들은 경석과 윤칠 형제는 바로 뒤를 쫓아갔다.(同前) ◎ 원평에 도착 해 윤칠에게 술, 과일을 준비시키고 장태날에 도착하여 草殯을 둘러보니 경석이 다른 사람 것이라고 두려워 중지하고 물러서기를 권하는데 高夫人은 듣지 않고 윤칠에게 명해 草殯을 파고 관 뚜껑을 열게 하자, 天師의 모습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이 때 형렬이 와서 함께 참관했다. 高夫人은 준비해 온 眞珠玉을 입에 넣고 속옷을 가슴에 걸친 후「玉皇上帝」라고 쓴 銘旗로 遺體를 덮고, 天蓋를 원 상태로 덮으며 가져 간 酒果를 바치고 삼가 拜禮한 후, 草殯을 봉하고 형렬의 집으로 가셨다. 이 때, 高夫人과 형렬의 차녀인 김 부인 즉 兩 首婦가 처음으로 대면했다.(同前) ◎ 형렬의 차녀 안동 김씨는 갑진년에 십칠 세로 首婦로 임명되어 이십이세까지 육년 간 天師를 모셔 왔는데 天師 승천 후는 청상 과부가 되어 삼년 상복을 입었다. 喪을 마친 후, 우연히 어떤 홀아비와 재혼이 결정되어 결혼식을 올렸는데 식장에서 신부가 먼저 퇴장한 후, 신랑이 식장에서 갑자기 기절하여 신랑을 本家로 보낸 김 부인은 혼자 별거하게 되었다. 이것은 天師가 박공우에게「後天五萬年公事」최초의 公事를 청상과부 재혼이라고 정하신 일이 金首婦로 하여 이것을 실행시키신 것이었다. 金首婦 일이 있고 이윽고 지금까지 국법으로 금지되어 왔던 과부의 재혼이 허락되어 과부 재혼법 철폐와 함께 모든 과부들은 자유의지에 따라 재혼할 수 있게 되었다.(同前) ◎ 金夫人 재혼 후, 高夫人은 구릿골 김형렬의 집을 방문하여 金首婦와 함께 이틀을 지냈다. 후일 경석이 대흥리로 이사하기 위해 약방의 모든 器物을 정리하고 벽지도 벗겨 書物도 꺼내니 형렬의 차녀인 金首婦가 갑자기 사망하여 경석이 이십 원을 내어 장례를 치렀는데 이것은 藥簞▩와 櫃를 꺼낼 때 金首婦가 죽었으므로, 金夫人의 安葬籠(棺의 별칭)이었다. 또, 藥簞▩는 방에 준비한 致物(사계절 마다 가정에서 하는 제사) 供物臺로 하고 位牌▩으로도 했다. 그와 같은 일은 모두 天師가 미리 公事에 따라 정하신 대로 藥簞▩가 「安葬籠」으로 되어 「籠바리」도 되고 「位牌▩」으로도 되어 다시 약방 벽지를 벗기는 날이 빨리 와야 한다고 하시곤 했는데 實地로 示現시키신 것이다.(同前) ◎ 기유년 음력 유월에 天師가 안칠성 집에 가셔서 필성에게 내가 오늘 네게 부탁이 있어서 찾아 왔다. 실은,구릿골 위 紙所 (구릿골에서 청도리를 지나 왕래하는 곳에 紙所가 있다)에서 某日 내가 죽을 것이다. 죽기 전에 紙所 방에서 삼일간 싸우는 소리와 호령하는 소리와 질책하는 소리, 신음하는 소리 등 여러 이상한 소리가 날 것이다. 그런 여러 소리가 그치고 조용해지면 문을 열어라. 다른 사람이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열 수 없는데 그대라면 열 수 있을 것이다. 문을 열 때 내 이름을 세 번 부르며 필성이 왔다고 고하면 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나를 너의 손으로 葬事지내 달라고 하시며, 너와는 오십년 뒤에 재회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안필성은 의뢰를 받은 당일이 되자, 반신반의하면서 젊은이들을 데리고 구릿골 紙所로 가보니 과연 말씀하신 대로 묘하고 이상한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므로, 멀리서 잠시 기다렸는데 이윽고 조용해져서 힘센 젊은이들에게 문을 열게 하자 문이 열리지 않았다. 거기서 필성이 문 앞에 가 天師의 이름을 세 번 부르고 필성이 왔다고 고하고 문을 여니 문이 쉽게 열렸다. 필성이 紙所 방에 들어 가 보니, 과연 天師가 자고 있는 것처럼 橫臥해 계셨는데 육체는 이미 歸幽해 계셔서 말씀하신 대로 필성 자신이 장례를 치르고 정하신 묘지에 묻고 귀가했다. 며칠 후, 세상 소문이 필성 귀에 들어 가 구릿골 약방에서 天師가 승천하셔서 장날 장례를 치뤘다고 하니 필성이 놀라 내가 분명히 天師의 遺體를 장사했는데 天師 한 사람이 두 곳에서 승천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이 葬事한 天師의 墓로 가 안을 파 보니 天師의 遺體는 없고 빈 墓였다. 이 날이 승천하신 지 칠 일 째였다고 전해진다. (此項 丁永奎 著 天地開闢經에서) ◎ 天師가 구릿골 약방에서 승천하시고 모두 遺體를 葬事한 후, 종도들은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는데 할 수 없이 몇 명은 탄식하며 집을 돌아가는 도중에 원평에서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대들의 선생이 장승백 주막에서 술을 드시고 계시는 것을 봤는데 빨리 가서 보라고 하니,종도들이 이상히 여겨 장승백을 뛰어가 주막 주모에게 묻자, 그런 일은 없었다고 대답했다. 어떤 종도는 주막에서 술을 드시고 있었다 는 소리가 귀에 맴돌아 안타까운 심정으로 기다리다가 며칠 후 구릿골 장날이 되어 아무도 모르게 사람 눈을 피해 해가 질 무렵 天師의 草殯을 파헤쳐 보니 棺속이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草殯에서 靑紅 瑞氣가 天上을 향해 直射線을 이루고, 삼 개월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고 전한다.(同前) ◎ 그 후, 금구에 살고 있는 안필성의 친구가 필성을 찾아와 전날 天師가 오셔서 술을 대접하자 술을 드시면서 환담도 하시고 놀다 가셨다고 전하며, 다른 사람도 天師가 찾아 오셨다고 필성에게 말하니 필성은 이 일을 사람들과 그의 자손들에게 두고두고 전했다(同前) ◎ 그 후, 어느 종도가 전주에 일이 있어 그곳에 가자, 거기에서 친구를 만나 얘기를 하던 중 天師가 별세하셨다는 얘기를 하니 그 친구는 거짓말이라고 하며, 내가 지금 용두 고개에서 甑山선생을 막 뵈었다고 했다. 그리고 甑山선생이 용두 고개 주막에서 술을 드시고 있는 것을 막 보고 왔는데 별세하셨다니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다.(同前) ◎ 天師가 승천하시고 나서 반 년 정도 지났을 즈음, 전주 僧岩寺에 오셔서 崔 居士와 잠시 담소하시며 돌아가실 때, 居士가 접대를 소홀히 한 것을 사죄하고 한 번 더 들러 주실 것을 청하며, 某日이 佛供하는 날이니 그 날 꼭 오시라고 기일을 정해 초대했다. 돌아가신 후 바로 종도 김병욱에게 그 사실을 전하니 병욱은 김형렬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고 형렬은 차경석과 김경학에게 통지하여 모두 어느 장소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만난 사람들은 서로 의논하여 새 옷 한 벌을 만들고, 그 날 전주 승암사로 가서 최 居士와 함께 종일 기다렸는데 天師는 오시지 않았다. 날이 서산으로 질 무렵 모두 어쩔 수 없이 절에서 내려왔다고 전한다.(同前) ◎ 高▩ 사람 金 才人이 天師를 뵐 때는 항상 지성을 다해 모셨는데 기유년 봄 경상도로 가서 어떤 일로 죄를 지어 대구 감옥에 갇혀 삼년 形을 마치고 신해년 여름에 출옥했다. 獄에서 나오니 막연하여 탄식하고 있었는데 문득 머리를 들어보니 눈앞에 天師가 계시므로 놀라면서도 기뻐 울자, 天師는 위로하시면서 마음을 바로 하면 앞으로의 일은 걱정 할 필요가 없다 고 하셨다. 그리고 수행을 명하시니 따라 가자, 의복을 사서 갈아 입히시고 주린 배를 채워 주시며 여비까지 주시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다. 재인은 그 길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한달쯤 쉰 후, 天師를 찾아와 답례를 하려고 대흥리로 찾아 왔는데 이미 승천하신 지 몇 년이나 지났다고 들었다. 재인은 그런 당치도 않은 일이 어디 있느냐고 믿지 않았다. 그리고 말하기를 뵙고 은혜를 입은 것을 감사드려야 하니 天師가 계신 곳을 꼭 가르쳐 달라고 몇 번이나 간청했다고 전한다.(同前) ◎ 天師가 승천하신 후, 박공우는 항상 허무하여 견딜 수 없이 애통해 했는데 이년 후 신해년 봄 전주로 가서 시장에서 일을 볼 때, 시장 사람들 틈에서 무심히 여기저기를 바쁘게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등뒤에서 공우야 하고 부르며 어깨를 툭하고 치니 돌아보자 天師이셨다. 너무 갑작스런 기쁨으로 옷소매를 잡고 울자, 어찌 울기만 하느냐며 따라오라고 하시고 공우를 데리고 주막에 가서 술을 주셨는데 공우는 술을 받았으나 눈물이 흘러 마실 수가 없어 정말로 한스럽습니다. 어찌 저희들을 이렇게 슬프게 하시냐고 말씀드리자, 天師가 자, 마셔라 술은 안 마시고 왜 그렇게 말이 많으냐고 하시며 빨리 술을 마시라고 잔을 권하시더니 마침내 일어 나셔서 공우도 따라 일어나 뒤를 따르자, 너는 네 일을 보아라 하고 말씀하시니 공우는 일은 없습니다. 시장 일 같은 것은 내버려두고 따라 가겠다고 말씀드리자, 내가 심히 바쁘니 너와 같이 갈 수가 없다고 하시며, 시장 사람들 사이로 이쪽 저쪽 다니시니, 공우는 군중을 피해 따라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보이시지 않게 되어 버렸다. 공우는 시장 구석구석까지 찾아 다녔지만 힘이 빠져 돌아 왔다. 그리고 선생은 우리 눈에서 숨어 버리신 것 뿐 정말로 별세하신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유월 이십사일을 隱遁의 날이라고 전했다.(同前) ◎ 天師가 승천하신 후, 차경석은 매일 탄식하며 자신의 장래를 앞으로 어찌할 지 생각했는데 어느 날 발길 닿는 대로 笠岩山 정상에 올라 혼자 앉아 생각하기를 萬古에 없는 大神人이라도 逝去하시는데 우리 같은 樵路의 인생은 어찌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애통해 하는가 생각하니 자연 슬퍼져 하늘을 보고 통곡하자, 등뒤에서 경석아 라고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天師가 서 계셨다. 빨리 일어나 拜禮하니, 나는 죽지 않았으니 너무 애통해 하지 말라며 빨리 下山하여 모든 일을 처리하라고 하셨다. 후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홀연히 사라지셨다고 전한다.(同前)
巡典經原典 序 大巡典經原典 序 큰 밝음(大明)은 빛 없음(無光)이고, 큰 음파(大音)는 소리없음(無聲)이나니 오직 빛없는 빛( 無光之光)이라야 능히 삼원(三元: 三界 - 천상과 지하, 인간세계)을 뚫어 빍히( 通亮)고, 소리없는 소리(無 聲之聲)라야 능히 天地를 뒤흔들며 神人은 공이 없고(無功), 지덕(至德: 최고의 덕)은 이름이 없나니 (無名) 오직 공없는 공(無功之功)이라야 능히 宇宙를 고쳐 발우(宰正)고, 이름없는 이름(無名之名) 이라야 능히 만가지 조화(萬化)를 골라 다스린(調理)다. 甑山先生께서 三界에 대순(大巡: 모든 곳을 둘러보심)하고, 모든 선천(先天)의 잘못된 기틀(誤機)을 없애시고(革除) 우주(宇宙)를 다듬질(砧杆)하여 後天의 도수(度數: 시간표)를 재정(裁正: 바르게 짬))하시고, 신명공사(神明公事: 영혼들의 뜻을 이루게 함)를 행하여 만고(萬古)의 원(寃: 원통함)을 풀으시고 불을 묻어 (火埋: 스트레스 또는 성화, 원자폭탄 등을 없앰) 극(克: 상극, 이겨냄)을 제거하고 상생(相生)의 道를 들어내 밝히(闡明)사 이로써 조화선경( 造化仙境)의 기초(元基)를 닦아 정(定)하시되 天下는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니 三界에 大巡(모든곳을 비추어 봄)하는 빛(光)은 바로 빛없는 빛( 無光之光)이오 우주(宇宙)를 다듬질(砧杆)하는 소리는 곧 소리 없는 소리(無聲之聲)이므로 세상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함은 天下(이 세상)의 보고 들음(視聽: 잘못된 교육)에 빠진 까닭이며, 만고해원(萬古解冤)의 공(功)은 바로 공 없는 공(無功之功)이오 상생대도(相生大道)의 이름(名)은 곧 이름 없는 이름(無名之名)이므로 천하(天下: 이 세상)의 말이나 생각(言思)과 연결되지 않은 까닭(너무 높아 보이지 않고 너무 커서 들리지 않음)이니 보고 들음(視聽)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말과 생각(言思)에 맡겨지지 않았던 것이, 오로지 先生의 신성(神聖)하신 공화(功化: 공덕과 조화)의 상징(象徵)이라 이에 보고 들음(視聽)의 빠진 곳(잘못된 교육)에서 만의 하나(萬一) 보고 들음(視聽)을 구(바른 길을 찾음)하며, 말과 생각의 끊어진 자리(思言의 間隙: 잘못된 생각)에서 만의 하나(萬一) 말과 생각(思言)을 추구(바른 생각을 함)하여 일심대중(一心大衆: 한마음으로 진리를 구하는 구도자들)의 귀의방향(歸依方向: 진리세계에 들어가는 바른 길)을 틔워 인도(啓導)하며 조화선경(造化仙境)의 공작지침(工作指針: 선경세계를 건설하는 지침서)을 제공(提供)하려 함이 본 대순전경(大巡典經)을 지은(著述) 까닭이니라. 아-(鳴呼), 전경(大巡典經) 짓기를 어찌 쉽게 이르리오. 폭 잡을 수 없는 (파악하기 어려운) 대순의세(大巡醫世: 잘못된 세상을 보시고 새롭게 뜯어고쳐 바르게 만듦)의 理想을 오직 보고들음과(視聽) 말과생각(思言)의 테밖(圈外)에서 천견박식(淺見薄識:짧은 견문과 적은 지식)으로 그 참법(眞諦)과 깊은 뜻(妙義)을 들쳐내 밝히기(闡明)에 거의 다 말하기 (그 모두를 기술하기)어려우며 또한 수 십 년이 지난 지금(數十年後) 수십년전(數十年前: 증산선생의 살아계셨을 당시)의 일을 밝혀 말하기(講明)가 더욱 어려울지라 그러나 성명(性命: 성은 본체자리 명은 현상계- 진리)을 공부함에 털끝만한 빛을 붙잠으면 큰 영광(大光明)이 따라 열리며 과학(科學)을 연구함에 기본이법(基本理法: 기초원리)을 뚫어내면 모든 문제가 따라 물리나니 삼원중리(三元衆理: 천지인 삼계의 모든 이치)와 은현만상(隱顯萬象: 은밀히 드러난 만가지 상징)이 모두 정연(整然)한 질서(秩序)의 체계(體係)를 떠나지 못한 까닭이라 이에 先生의 순유(巡遊: 돌아다니심)하시던 지대(地帶)를 답사(踏査)하고, 친자 종도(親炙從徒: 친척, 친지와 따르던 제자 )들을 찾아 先生의 생존 때 지면(知面: 알고 지낸)이 있던 산 노인(山老)과 들사람(野夫緣者)을 찾아서 모든 법언성적(法言聖蹟: 말씀과 행적)을 수집(收輯)하기에 전력(全力: 온 힘)을 들인 바 육년(六年)의 공력(功力)을 쌓아 이제야 비로소 성편(成編: 책을 만들어)을 보게 되었노니 구년(九年: 천지공사를 9년에 걸쳐 행하심)동안 행하신 공사(公事)와 일대교훈(一代敎訓)에 대하여는 실로 항하(恒河)의 모래알에 지나지 못하고, 대순의세(大巡醫世)의 이상(理想)의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정리 열거 하는데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이 책을 통하여 빛없는 데서 팃빛(耿芒: 조그만 빛)을 얻고, 소리없는 데서 가는 진동(微振)을 맞춰 올리며(譜符: 느끼며), 공없는 데서 조화자취(造化跡)를 추구하며 이름 없는 데서 숨은 법을 발적(發摘:적발-밝혀냄)하는 데는 그 기준표점(基準標点: 기준점)을 지을 수 있을 것을 확실히 믿는 바이다. 구분장(九分章: 9장)에 간략하고 자세함이 같지 아니하니(생략된 부분도 있고 자세한 곳도 있어) 기행이적(奇行異蹟: 기이하고 범상치 않은 행적)과 치병(治病: 병을 치료해줌)은 수집(蒐輯)된 재료(材料)가 극히 많으나 명확한 의미가 없는 것은 삭제했으며 천지공사(天地公事)는 그 재료(材料)를 충분히 수집할 방법이 없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수집(蒐輯)된 재료 중에도 그 뜻이 분명치 못한 것이 적지 아니함은 유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9장(九分章)이 서로 맥락(脈絡)이 관련되었으니 그 내용들을 서로 대조해 깊이 연구하면 뜻의 경개(梗槪: 대략 맞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아니할 줄 믿노라. 기사(己巳: 1929年) 3월(三月) 기망(旣望日)에 후학(后學) 이상호(李祥昊)는 근서(謹序: 삼가 서문을 지음)하노라. 大巡典經原典 贊 선천백대(先天百代: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는 천도(天道)의 편중시대 (偏重時代)라. 공상(空想)의 환몽 (幻夢)으로 허령내세(虛靈來世) 추구(追求) 괴롭더니, 대공사(大公事: 천지공사)를 행하신 후 후천운(後天運)이 열리며 천지대도 (天地大道) 밝았도다. 현실(現實)을 긍정(肯定)하사 영육(靈肉)으로 병진(並進) 하시니 현실복록 (現實福祿) 무량(無量)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지운비색시대(地運否塞時代)라. 계역(界域: 경계)의 획한(劃限: 한계를 그어) 으로 도비종족(都鄙種族: 어리석은 자들)의 차별 공극(孔劇: 매우 번거로움)터니 대공사 (大公事)가 행한 뒤에 후천운 (後天運) 이 열리며 대지기운(大地氣運)이 돌았도다. 산하(山河)의 종령(鍾靈)을 뽑아 모아 통일 (統一)하시니 사해일가(四海 一家: 인류) 동락(同樂: 함께 즐거워함) 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신계혼란시대(神界混亂時代)라. 음신(淫神)의 도량(跳梁: 날뜀)으로 위구불안(危懼不安: 위급함과 불안함)이 더하고 세태험란(世態險亂)터니 대공사(大公事)가 행한 뒤에 후천운(後天運)이 열리며 조화정부( 造化政府) 열렸도다. 이로써 신명(神明)을 통제(統制)하사 도수(度數)를 획정(劃定)하시니 무위이화(無爲以化) 절로 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중리착종시대(衆理錯綜時代: 모든 이치가 바뀌어진 시대)라. 유리(謬理: 이치의 오류)의 남장(濫張: 넘치고 확장됨)에 의해 인류이성(人類理性)의 현혹(眩惑)이 심했는데, 大公事를 행하신 후 후천운(後天運)이 열리며 귀일진법(歸一眞法: 하나로 통일되는 참 진리) 나왔도다. 만고진액통수(萬古津液統收: 인류문화의 진액을 뽑아모아) 하사 집중리이대성(集衆理以大成: 모든 이치를 뽑아 크게 이룸) 하시니 인세문운광명(人世文運光明: 세상의 문명이 빛남) 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병겁도탕시대(病却滔蕩時代: 병이 넘쳐나는 시대)라. 쇠약(衰弱)의 유전(遺傳)으로 사회고황(社會豪骨: 뿌리속 깊이)에 병원(病源)이 깊었더니 대공사(大公事)가 행한 뒤에 후천운(後天運)이 열리며 만국의원 (萬國醫院) 열렸도다. 의통(醫統)을 전수(傳授)하사 세계를 의치(醫治)하시니 불로불사강녕(不老不死康寧: 늙지 않고 병들지 않아 강녕함) 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원만건곤시대(寃滿乾坤時代: 원한이 가득찬 시대)라. 척신(원한 맺힌 신명)의 횡행(橫行)으로 인세복록(人世福祿)의 불균자심 (不均滋甚 : 불균형이 더욱 지나침)터니 대공사(大公事)가 행한 뒤에 후천운 (後天運)이 열리며 해원일월(解寃日月) 밟았도다. 역신(逆神)을 조화(調和) 하사 세계를 준리(準理: 이치에 맞게 기준을 세움)하시니, 사회정면평성 (社會正面平成: 사회가 공평하게 이루어짐)하리로다. 선천백대(先天百代)는 상극사배시대(相克司配時代: 상극의 이치에 의해 흘러가는 시대)라. 여기(癘氣:창질, 염병의 기운)의 충격(衝擊)으로 투쟁살벌(鬪爭殺伐)의 재앙(災殃)이 참혹(慘酷)터니 대공사(大公事)가 행한 뒤에 후천운( 後天運)이 열리며 상생혜택(相生惠澤) 흘렸도다. 화괴(火塊: 인류에 재앙을 미치는 큰 불, 원자폭탄을 뜻한듯함)를 매장(埋藏)하사 검극(劍戟: 예리한 무기)을 수속(收束: 거두어 묶어둠)하시니 화평연월유구(和平煙月悠久: 평화로운 시대가 끊이지 않음)하리라. 대공사(大公事)를 마치신 후 대신문(大神門)을 닫으시고 천지에 질정(質正: 선포?)하사 우주의 화기(化氣)를 굳게 정하시니 도수(度數) 돌아닿는 대로 새기틀이 열릴지라. 천지(天地)가 대성공(大成功)하여 정상(禎祥: 행복함)이 무르녹는 조화선경(造化仙境)이 열리리로다. 대공사(大公事)를 마치신 후 남조선(南朝鮮) 배 돛을 달고 혈식군자(血食君子) 배질시켜 고해(苦海)에 두둥실 띄우시니 범피중류(泛彼中流: 넓은 물 한가운데) 저 앞길에 풍랑(風浪)도 없을지라. 일심대중(一心大衆) 실어다가 행복이 무르녹는 조화선경(造化仙境)이 되리로다. 대공사(大公事)를 마치신 후 인문공정(人文公庭) 열으시고 화민정세(化民靖世)를 명하사 신명(神明)시켜 공작감시(工作監視)하니 천지(天地) 녹사(祿士) 모여들어 불일성지(不日成之: 머지 않아 이루어 냄) 쉬울지라. 이처럼 적충일심(赤衷一心) 근면(勤勉)으로 만복길상(萬福吉祥) 무르녹는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세우리로다. 어황천사(於皇天師)는 대순(大巡)의 신(神)이시니 새 생명의 빛이시며 조화선경(造化仙境)의 왕(王)이시라 왕고불성갈앙(往古佛聖渴仰)이상(理想)의 표극(表極)이며, 억조원대(億兆願戴)의 주(主)이시니 일월(日月)로 동거(同居) 하사 홍대무변(弘大無邊)하신 화권신력(化權神力)으로 새 사회를 재성(宰成) 하옵소서. 천하의 大金山 기슭, 용화도장(龍華道場) 넓은 터(基地) 장엄한 법탑(法榻)을 전설(奠設)할 적에 봉우리마다 모두 꽃이 피고 구석까지 승지강산(勝地江山)이라 양춘삼월호시절(陽春三月好時節)에 열석자(13字 )의 굳은 기약(期約) 화원(花園)둘러 인성(人城)속에 영광의 선안(仙顔)비치이사 중생(衆生)의 갈앙(渴仰) 풀어 주옵소서. 기사(己巳) 삼월(三月) 기망(旣望日)에 대순전경(大巡典經) 成編되어 장엄한 의식(儀式)으로 발행치성(發行致誠) 엄숙(嚴肅)하다. 차생어수천재지하 이욕강명어수천재지전 역이난의(且生於數千載之下 而欲講明於數千載之前 亦已難矣: 수 천년이 지난 후 수 천년 전의 일을 밝히려하니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한 소리로 제자근찬(弟子謹纂)하고보니 대신문(大神門)의 비약(秘약)이요 천지공사(天地公事)의 종건(終件)이라. 어황천사(於皇天師)의 대순이상(大巡理想) 오직 전경(大巡典經) 너 뿐이니 새 생명의 양식(糧食)되며 조화선경(造化仙境)의 지침(指針)되어 일월동거천사(日月同居天師) 모시어 이수무강(爾壽無彊: 수명을 무한히)할지어다. 기사(己巳: 1929年) 삼월(三月) 기망(旣望日)에 후학(後學) 이정립(李正立)은 근찬(謹贊)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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