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세계

[미래의 극초고층 빌딩] 45년 뒤엔 4000m 빌딩 짓는다

21c-park 2007. 11. 28. 11:17

콘크리트·철강 성능 강화한 신소재 개발…
360도 회전, 1000년 내구성 가진 첨단건물 나와

21세기 초에 500~800m의 높이 경쟁을 하고 있는 초고층 빌딩은 세기 중반이 되면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 초고층 건축물이야말로 첨단 공학기술을 총집합하여 건립하게 되므로 공학기술의 발달속도가 그 높이를 실현하게 될 것이며 21세기 중반이 되면 4000m 규모의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극초고층’이라 부르는 이러한 구조물은 더이상 하나의 건축물이 아닌 인구 50만~100만명이 거주하는 거대한 입체수직도시가 되는 것이다.


◆ 미래수직도시 전망과 하이퍼 빌딩

현재의 공학기술로 500~800m 높이의 건축물을 짓고 있는데 2015년에는 101000m, 2025년에는 2000m, 2050년에는 4000m의 건축물을 짓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00m가 넘는 극초고층 수직도시에 대한 구상은 벌써 10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세워져 왔다.

극초고층 건물은 건축물이 개별건물로서 도시의 일부로 인식되는 한계를 넘어서 인구 10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수직도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도시의 수직적인 신공간 개념의 적용은 하이퍼 빌딩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약 65억명으로 간주되는데 의학기술과 사회복지 환경의 발전으로 인구는 더욱 증가일로에 있으며 특히 현대의 도시는 늘어나는 거주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미래의 공간을 위하여 건축가 파울로 솔레리나 일본의 도시기반공단 같은 도시공간 연구자들은 하이퍼 빌딩이란 신개념의 건축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도시의 저층·저밀도 분산에 따른 전통적인 수평배치는 건축물과 자연환경 공존이 실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평으로 광범위하게 배치된 건축물에 의해 오히려 자연의 생태계가 침식되고 건축물간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증가해 에너지가 과도하게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직공간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수평 거주공간을 수직 거주공간으로 변환하는 것을 추구하며, 지상공간의 확보를 통해 자연을 보호하는 친환경적 공간 창조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의 평면도시의 다양한 공간이 수직으로 집적된 입체도시 공간으로 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 미래 극초고층 빌딩 건립기술

극초고층 건축물은 기술적으로 기존의 50~100층 규모의 건설기술과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극초고층 빌딩의 건설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공법과 신소재 및 빌딩 운영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즉 건설용 자재는 초극강, 초극내력을 지닌 초경량 불연자재여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콘크리트와 철강 재료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신소재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며 더 뛰어난 소재의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또 현재 엘리베이터 기술은 200층 규모의 수직 운송이 가능한 단계이나 극초고층 빌딩에서는 건물 내부의 간선도로 시스템이 설치되어야 하고, 자기부상 캡슐형 이동장치와 같은 수직 및 수평 이동을 위한 신개념의 운송수단이 적용될 것이다. 또한 수만~수십만 명의 인구를 수용해야 하는 데 따른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기 위한 자연에너지 활용 및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과 수자원의 재활용 시설, 쓰레기 운송 처리 시스템, 화재나 테러에 대비한 재난 방재 시스템 등이 단일 건물 내에서 구축되어야 한다.

중국 상하이시는 21세기 중국의 국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2050년에 인구 3000만명 시대를 대비하여 ‘바이오닉 타워’라는 이름의 1100m가 넘는 극초고층 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피오즈 등의 건축가가 제안한 바이오닉 타워는 주거공간과 함께 사무실, 백화점, 병원, 학교, 공원 등의 시설을 모두 수용하며 25층 단위의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수직으로 12개 쌓아올려 300층에 달한다. 강한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건물 기초에는 호수 등으로 이루어진 지진 흡수지역을 설치하고 태풍 등 강풍에 대해 최상층의 진동 범위를 2.5m 이내로 조절하는 구조시스템을 채용하였다.

또한 건물 내부 화재시 재해 확산 방지를 위해 바닥을 방화구조로 하는 등 재해에 대한 대책도 고려했다. 일본에서는 1994년부터 건설성 및 90개 이상의 관련업체가 참여하여 높이 1000m, 연면적 약 300만평(1000ha), 수명 1000년 이상인 수직형도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시작되었다.

극초고층 빌딩의 기본 구성은 3개의 공간을 단계별로 연결시키는 구조를 갖는다. 첫 단계 구성인 인체의 뼈대에 해당하는 구체는 1000년의 내구성을 지닌 복합기능 타워 등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로는 공간을 분할하는 구조물을 구체에 부착하고, 이 공간 분할 구조물 속에 세 번째 구성에 해당하는 내부빌딩을 설치한다.


극초고층 건물의 건설은 3개 혹은 그 이상의 유닛(건물 단위)이 조합될 때 완공되는데 대체적으로 하나의 유닛을 완성하는 데 3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유닛이 완성되면 이를 하나의 타워로 사용하고 이와 동시에 타워를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확장시킨다. 교통수단으로 이용될 나사형 통로는 산악용 열차와 같은 방법으로 빌딩 내부를 연결하게 된다.

이밖에도 360도 회전하는 초고층 빌딩을 세워서 각 실마다 정해진 방향에서 일조량과 전망이 정해져 있는 기존 건축물과 달리 일조권과 조망권을 공평하게 해줄 수 있는 기술도 실현될 예정이다.

또 초고층 빌딩에서는 바람의 세기와 실내외 기압 차로 인해서 자연환기를 도입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이중외피(二重外皮)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연환기에 의한 난방 에너지 절감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장래에는 공기를 투과시킬 수 있는 유리의 채용과 일사량이 많은 빌딩 외피에 대해서 태양의 이동과 빛의 세기에 따라서 투명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유리를 사용하여 1000m 이상 고도의 강한 바람과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될 것이다.

공사기간도 매우 빠른 속도로 단축되고 있다. 500여m인 타이베이금융센터101 빌딩이 3년10개월에 지어졌으며 이보다 더 높은 버즈 두바이는 3년11개월의 공사기간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1990년대 초반에 비해 2배 이상 단축되고 있다.


◆ 환경친화적인 도시 개발의 중요성

친환경 극초고층 빌딩의 건립에는 수평적 도시개발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인류공생을 위한 환경친화적 도시의 구축이 가능하고 길어야 100년을 내다보는 기존 건축물보다 3~10배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기간을 고려한다면 훨씬 경제적인 대안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초기비용은 많이 들지만 유지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환경에 기여한다는 점과 비슷한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국토에 인구집중과 그로 인한 도시환경의 악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의 국가 및 도시에서는 이러한 당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친환경적인 초고층 수직도시화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초고층 건립 경쟁에서 선두에 설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초고층 건립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한 제도의 정비가 절실히 필요하다.

또 새로운 건설기술과 건설 신소재의 개발 및 자연친화적인 쾌적한 실내 환경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의 최첨단에 서야만 한다. 그동안 100~200층 건설에 5억~10억달러가 소요되고 있는데 1000m 이상 극초고층 빌딩은 100억달러에서 수백억달러 이상의 건설비용이 들어가는 부가가치 창출과 기술 파급효과가 매우 큰 시장이다. 첨단 공학기술의 발달로 이루어지는 초고층 빌딩 건립기술이야말로 무병장수와 우주개발의 시대를 여는 첨단 과학기술과 함께 국가적·국민적 차원에서 성원과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 우리가 살아갈 삶의 공간을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식해야 한다.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한국초고층건축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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