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詩)

바닥-염을열

21c-park 2014. 2. 27. 08:50

 

바닥

                           염을열

 

지하철 신도림역  광장

폐타이어 조각으로 하체를 감싼

오체투지의 사내

 

이 바닥이 그의 일터다

자비를 바라는 손바닥 하늘을 향하고

 무심한 사람들 그를 스쳐 지나간다

 

굴욕의 시선에 그는 익숙해져 있다.

더는 내려갈 수 없는 바닥

바닥을 치고 일어설 용기가 없다.

 

이 바닥이 그에게는 천국이라고

할렐루랴 할렐루랴를 외치고 있다.

 

바닥에 배를 밀고 힘겹게 나아갈 때

바구니에 한 닢 두 닢 떨어지는 동전

그 소리를 먹고 두 팔에 힘이 오른다.

 

                                      -시와창작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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