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감다
염을열
흰 구름 떠가는 바란 하늘
무더위 쉬고 간 벤치엔 마른 잎 떨어지고
칸나 붉은 향기 2층 창문 두드린다
피었다 시들은 꽃
오늘 본 구름이 어제의 구름이 아니듯
이 세상 모든 것 변화의 연속이다
찰나를 녹화하니
움직임이 엄추는 순간 풍경은 저장되고
기억은 오래 동안 둥굴게 감긴다
테이프에 귀를 대 보내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포근함
감겼던 기억이 눈 앞에 살아난다.
고교시절 무등산 맑은 계곡
그때 바라본 풍경 어디쯤 흘러갔을까
리머컨을 쥔 손이 꿈속에서 자꾸 흔들린다
세월에 물린 테이프
자주 걸리고 끊긴 가슴속 테이프
소리는 어둡고 풍경은 조용해 진다
되감아 본다 느슨하게 풀린 그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