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

짬밥이야기

21c-park 2007. 6. 27. 09:24

짬밥이야기

  먹는 것 가지고 차별하지 맙시다 !  
일전에 자이툰부대 소식을 들으니 취사병들의 휴식을 위하여 전투식량으로 식사를 하는 날이 있다고 하더군요.  소수의 인원으로 부대를 이끌어 가다 보니 서로를 위하는 우리군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만....충분한 지원인력이 투입되어 돌아가면서 휴식도 할 수 있고 외지에서 고생하는 모든 병사들에게 질 좋은 식사 공급도 이루어 졌으면 하고 바랍니다.
 

* 사진출처 조선일보 유용원기자 홈피 bemil.chosun.com

군대시절 추억중 먹는 것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대부분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많으실 겁니다.  아버님 세대로부터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항상 배가 고파 고생하셨다는 무용담 (?) 을 많이 들었고 저희때만 해도 입대전 구경도 못해봤던 양배추 김치와 쌀보다 보리가 훨씬 많은 묵은 냄새의 짬밥이 기억납니다. 

요즘은 부식이 상당히 좋고 쌀밥만 나온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고 앞으로 식단에 냉면과 스파게티가 추가 된다고 하니 격세지감 (?) 을 느낌니다.  하지만 세계제일의 군수지원 체계를 가지고 있는 미군들의 식사장면을 보니 아직도 개선하여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 됩니다.  그러고 보니 군시절 이야기를 하면 카투사 KATUSA 로 군복무 하였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부러워 하였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런데 위 사진을 보다보니 미군도 야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도 같습니다.  하기야 총알이 날라다니고 포탄이 작열하는 전투중에 먹는 시간이라도 짬을 낼 수 있다면 행운이겠죠. 

최근 신문 보도를 보니 해병XX부대에서 간부식당을 폐지하고 일반병 식당과 통합운영을 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참 좋은 현상이고 앞으로 전군에서 시도 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 됩니다.  군대에서 계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먹는것도 계급으로 나누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 군인들은 이렇게 먹는다 !  
이번에는 짬과 관련하여 군시절 제가 충격적으로 (?) 겪었던 에피소드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때는 80 년대 중반 대한민국 최강이라고 august 가 생각하는 A 사단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제대 말년 한가로움에 몸부림치며 재미있는 것을 찾아 사단 사령부나 본부대의 이곳저곳을 해메던 중 신병교육대에서 듣게 되었던 빅 뉴스가 있었습니다.
 

 뭐시라 여대생들이 온다고 ~

某대학 여대생들이 병영체험 입소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교대 전체가 거의 흥분의 도가니탕이었다는...더구나 august 사촌여동생이 이 학교를 다니고 있던 관계로 일종의 공작을 꾸몃습니다.  여대생들과 제 말을 잘듣던 쫄다구들을 연결하여 주기로... 

 짬장 흥분하다...

* azaphoto.net 에서 귀한 사진 빌려 왔습니다.

그 이후 쫄다구들로 부터 받았던 대우는 한마디로 4성 장군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특히, 짬장은 온갖 특식과 후식을 제공하기 바빴고 ( 그때 살 많이 쪘다는 )  이런 내용을 알게된 일부 음흉한 총각 장교들도 august 에게 친한 척들을 많이 하였다는....

 드디어 역사적인 입소식후 눈이 뒤집힌 푸른군복의 늑대들로부터 곧바로 청탁이 들어 왔습니다" august 님 저기 앞에서 두번째 좌측에서 세번째 처자요 "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그중 august 에게 충성을 아끼지 않던 짬장이 청탁을 하더군요...제가 말했습니다.  " 가장 맛있게 차려서 네가 찍은 여자에게 직접 갖다 받쳐봐..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한다 "  

점심시간 때 짬장은 제가 시키는대로 정성스럽게 식판을 꾸며서 한 여대생에게 직접 받치더군요.  보리는 골라낸 순쌀밥에 살코기만 가득한 꽁치튀김, 양념이 듬북듬북 발라진 양배추 김치 등등...이거이 august 도 먹어보지 못한 최상급 이었습니다.

식사도중 여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짬장이랑 저 여대생을 한번 연결하여 주라고...충실한 여동생..가서 뭐라고 그 여대생과 이야기 하더니..저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여동생     오빠 ! 제가 그러는데...
august    왜 ?...싫다고 하던 ?...

여동생     아니 그것이 아니라...
august    그러면 좋다고 하던 ?...

여동생     아니 그것이 아니라...
august    그럼...뭐냐고...아 ! 답답하네...

여동생     제가 그러는데...이거이 사람이 먹는 식사 맞냐고 하더라고...도저히 못 먹겠데...
august    허~~거~~덕~~

 

 그래~ 군인은 이렇게 먹는다 !

* azaphoto.net 에서 귀한 사진 빌려 왔습니다.

그래~ 그거이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라 군인이 먹는거다...이 내용을 알게된 짬장은 주방계를 떠났다는 전설이...

 이 이야기도 벌써 20 여년이 넘은 오래전 추억이 되었군요.  그런데 이 글을 오래전에 Bemil 에 올렸더니 요즘도 병영체험오는 젊은 사람들이 제대로 식사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모부대의 경우 여고생들이 밥을 먹지않아 부대장이 인솔하여 부대밖으로 나가 식당에서 밥을 사먹였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분도 있더군요.

  그렇다면 사회발전 수준에 못 미칠 만큼 급식의 질이 개선되지 못하였다는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은 차츰 나아지리라 개인적으로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니들이 못먹는 밥 먹으면서 나라 지켰는데..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때나 지금이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동년배 남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로만 남녀평등 운운하며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일부 이기적인 못된 페미니스트들이 많다는 점이 못내 섭섭합니다.  혹시, 여성분이 이글을 읽었으면 널리 홍보하십시요...군인 가슴에 못밖는 이야기는 삼가하자고.

 먹어야 이긴다 !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3대 요건이 衣食住 임은 모두 알고 계시리라 생각 됩니다.  그 중 어느 것이 제일 필요 할까요 ?  저는 당연히 食 이라고 생각합니다.  軍이라 해서 절대 예외라고는 할 수 없겠죠.  아무리 좋은 방한복을 입고 극지정복에 나선 용감한 탐험대라고 하여도 항온동물인 사람이 체온을 유지 할 수 있는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 쉬운말로 먹을 것이 떨어진다면 ) 탐사를 포기하고 조난신고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먹을 것이 풍부하더라도 총탄이 다 떨어졌으면 이미 패전한 전쟁이지만 먹지않고 병사들보고 싸우라고 한다면 과연 3 일이 넘는 시점부터 전투력을 발휘 할 수 있을까요 ?  여담이지만 자칭 시민 또는 환경을 사칭하는 단체의 사람들은 그 이상도 가능하리라 추측합니다만...쩝 -.-  ( 혹시 특수공작원 출신들...? ) 이런 관계로 고금이래 먹는 것을 포함한 군수지원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 나폴레옹 군대의 비참한 퇴각 ]

 무적의 나폴레옹 군대가 모스크바를 점령하였지만 초토화 작전을 펼쳤던 러시아에게 결국 무릎을 꿇고 후퇴하였던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군수지원 씨스템의 붕괴 때문이었습니다.  광활한 러시아 대지의 한겨울 혹한도 무서웠지만 먹을 것이 없어 군화를 씹으면서 후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식량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스스로 패전의 나락으로 빠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 스탈린그라드 패전 독일군 ]

 독소전 당시 스탈린그라드에서 포위되어 항복한 독일6군 병사가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  ( 전략 ) 어머니 창피한 이야기지만 너무 배가 고픕니다. 먹을 것을 보내 주세요 ( 중략 ) 어머니 저는 살아서 돌아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후략 ) "  미친 히틀러의 후퇴금지 명령과 또라이 괴링의 군수지원 허풍 (필요량의 20 % 정도만 지원) 때문에 30 만여 독일군중 항복 당시 10 만여명만 살아남고 전쟁후 집으로 살아서 돌아온 병사가 6 천여명 밖에 되지 않았죠.  나머지요 ? 포로 수용소에서 차례 차례 죽어갔다는...ㅜㅜ 

[ 장진에 고립된 해병대를 격려하러 날아온 맥아더 총사령관 ] 

반면 미국 해병1사단의 장진호전투는 Smith 사단장을 비롯한 부대원들의 강철같은 신념과  맥아더 총사령관이 고립지역을 직접 순시 할 만큼 확실한 군수지원이 있었던 관계로 비록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그들을 포위하였던 중공군들에게 엄청난 출혈을 강요시키고 철수에 성공합니다. august 개인적으로는 이전투는 전술적으로는 미국의 필사적 후퇴였지만, 전략적으로는 중공군의 재편에 많은 시간을 요하게 만들만큼 엄청난 타격을 입혔던 승리라고 평가합니다.    
 먹는 것을 예로들어서 설명 하였지만 전시나 평시에 전면에 나서지 않고도 티 (?) 나지 않게 힘쓰는 군수지원부대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지원이 잘 될 경우는 아무도 관심도 가지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만 하다가 막상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욕이란 욕은 다 먹는 부대이죠. 
 

 그런데 군대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군수지원부대처럼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예를 들어 환경미화원분들 같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여 주시는 분들이 많죠.  비록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를 묵묵히 이끌어 나가시는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