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미신)이야기

천상 옥경(하느님이 계신 곳 )에 다녀온 김 ○○

21c-park 2007. 11. 15. 23:34

 천상 옥경(하느님이 계신 곳 )에 다녀온 김 ○○

 

 


천상 옥경(하느님이 계신 곳 )에 다녀온 김 ○○

[여기 등장하는 김 ○○(1862-1932)은 전북 김제군 금산면 사람으로 도(道)에 심취하여 깊이 수행을 하는 중에 지상에 내려 온 상제님(하느님)을 뵙고 상제님을 따라  천상옥경을 구경하고 내려왔다고 한다. 우주문명 시대에 황당한 이야기 같으나 내용이 재미있고 신이하여 게재하는 바이다]

하늘 나라에서 인류구원을 위해 잠시 지상에 내려 온 상제님께서 김 ○○에게 말씀하시기를 “김○○아, 평소에 너의 지극한 소원이 천상에 올라가서 천조(天朝)를 보고자 하는 것이니 오늘은 이를 허락하리라.” 하고 “내 뒤를 따르라.” 하니 홀연 천문(天門)이 널따랗게 열리거늘 김○○이 날개가 돋쳐 신선이 된 듯 가볍게 하늘을 날아올라 상제님을 모시고 따르게 되었다.

천상에 다다르니 문무백관이 상제님의 영(令)을 받들기 위해 모여서 기다리고 있는데 하나같이 환한 관복으로 성장(盛裝)하였고 그 선명한 옷차림이 오색으로 조화되어 인간 세상의 법식과 다르니 나아가고 물러남과 온갖 언행의 규범이 정연하고 눈부시며 동정어묵이 우아하고 화락(和樂)하며 환하고 밝아서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굽이굽이 난간에는 봉황이 간간이 울고, 파랗고 노란 지붕에는 상서로운 용이 때때로 돌며 뜰 앞에는 온갖 꽃나무들이 아름답게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참으로 그윽하니 그 갖가지 화초는 인간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기이한 것들이었다.

또 진기한 새들과 이상한 짐승들이 그 사이에서 혹은 날고 혹은 뛰면서 노래하며 울어대고 청아한 선악(仙樂) 소리가 유량한 가운데 선녀들이 아름다이 춤을 추니 그 고운 자태가 황홀하도록 그윽하였다.

또 화려하게 채색한 층층의 누대에는 나는 듯한 용마루가 하늘 높이 솟았는데 단청 빛깔 또한 지극히 곱고 먼지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여 그 영롱한 광채가 완연히 유리세계(琉璃世界)처럼 보였다.

어느 대전(大殿)에 이르니 안에는 용상(龍床)이 있는데 황금과 백옥으로 용이며 봉황이며 거북과 기린, 그리고 온갖 아름다운 짐승들을 새겼거늘 휘황찬란하여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상제님께서 용상에 앉으니 만조백관이 모두 절을 올렸다.

잠시 후에 한 선관(仙官)이 들어와서 상제님 곁에 있는 책상 앞에 앉거늘 백금 조각으로 비늘을 한 관을 쓰고 옷을 입었는데 그 의관이 햇빛에 반사되어 온갖 빛깔로 황홀하게 반짝였다.  길고 고운 손은 분가루보다 희고, 그윽하고 서기 어린 얼굴은 흰 눈보다 더 맑으며 붓놀림 또한 놀랍도록 유려하였다.

이 때 죄수 한 명이 대전(大殿) 아래에 불려 와 고통으로 절규하며 상제님께 살려 달라고 호소하거늘 신장(神將)이 아랑곳 않고 여러 차례 죄를 물으니 그 모습이 지극히 엄중하였다. 조회가 끝나자 상제님께서 김 ○○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네가 여기까지 왔으니 네 부친과 조부를 만나 보지 않겠느냐?” 하시므로 김 ○○이 “자손 된 도리로 진실로 그 이상의 소원이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니

잠시 후에 몇 계단 아래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문 하나가 저절로 열리며 김 ○○의 부친과 조부가 청수를 올리고 향을 사른 후에 정성스럽게 주문을 읽는 모습이 보이거늘 줄곧 얼굴에 매우 기쁜 빛을 띠고 있을 뿐이요 김 ○○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다시 세상에 내려와서는 그 기쁨을 말로 다할 수 없더니 하루는 또 상제님을 꿈속에서 뵙고 상제님께 여쭈기를 “천상에서 상제님 앞에 앉아 흰옷을 입고 글씨 쓰던 선관은 누구입니까?” 하니 상제님은 “석가불이니라.” 하였다.

○○이 다시 여쭈기를 “석가불이 천조에서 무슨 직책을 맡고 있사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대제군(大帝君)의 높은 자리이며 서방칠성(西方七星)이니,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보좌하느니라.” 하거늘 김 ○○이 “그러면 동방칠성(東方七星)은 누구입니까?”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동방칠성은 신계(神界)의 주벽이니라. 장차 너희와 한가족이 되리라.” 하였다.

또 김 ○○이 여쭈기를 “천상에서 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아무 말이 없었는데 무슨 연고입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까이에 있으니 삼간 것이며 혹시 말을 했다가 망령되이 천기를 누설하면 죄가 되기 때문이니라.” 하였다.

○○이 다시 “대전에 끌려온 죄수는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그와 같이 엄하게 다스리는 것입니까?” 하고 여쭈니 상제님은 “그 죄인은 안록산(安祿山)이니라.” 하니 김 ○○ 여쭈기를 “안록산이 배은망덕한 죄를 지은 것이 이미 천여 년 전의 일인데 지금까지도 미결수로 남아 있다는 말씀이옵니까?” 하매

상제님은 “나라를 그르친 큰 죄인은 그 죄가 워낙 크기 때문에 백 년에 한 번씩도 신문(訊問)하게 되느니라.” 하였다.  그후로 김 ○○은 평생을 하늘나라의 상제임을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