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쟁병기/바다밀리

함수 이야기

21c-park 2007. 11. 9. 14:52

 

함수 이야기

 

 

1. 수선 상의 형상 - 플레어의 크기


이사무 님께서는 주로 측면에서 본 형태 위주로 함수를 구분하셨습니다만, 함수 형태가 능파성이나 항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통 수선 위의 정면 단면 형상입니다. 특히 함수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이 플레어(Flare, 뱃전이 넓게 벌어지는 것)의 크기죠. 물론 측면에서 본 형태와 정면에서 본 형태는 상당한 관련성이 있어서, 충각/직립 함수의 경우 플레어가 없거나 작은 반면, 클리퍼/경사 함수의 경우 플레어가 상당히 커지게 됩니다.

충각/직립 함수의 경우, 측면에서 봤을때의 모습은 다르지만, 정면 단면은 둘 다 갑판에서 선저까지 수직으로 떨어지는 U자 단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충각 함수인 오하이오. 늘어진 밧줄이 함수 단면 형상을 잘 보여줍니다]

물론 충각/직립 함수여도 어느 정도의 플레어를 지닐 수 있습니다만, 보통은 위의 오하이오와 비슷한 형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클리퍼/경사 함수의 경우 V자 단면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자연히 플레어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클리퍼 함수인 메릴랜드. 역시 밧줄의 모습으로 단면형태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플레어의 크기가 함선의 능파/항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플레어가 큰 쪽이 선수 부분이 물에 잠길때 부력이 급격히 증가해서 선수가 그만큼 덜 잠기고, 파도를 측면으로 갈라내어 파도가 갑판 위로 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충각/직립 함수에 비해 클리퍼/경사 함수가 대체로 능파/항양성이 우수한 편입니다.

물론 플레어의 크기만으로 능파/항양성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건현의 크기죠. 샤른호르스트는 능파성을 개선하기 위해 직립 함수에서 플레어를 크게 한 클리퍼 함수로 바꾸어 약간의 효과는 보았지만, 애시당초 건현이 낮은지라 능파성은 여전히 나빴습니다. 마찬가지로 KGV도 건현이 낮아 능파성이 안좋은 편이었지만, 뱅가드는 시어(Sheer)를 높여 건현이 높았고, 대단히 우수한 능파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건현이 높고 플레어가 넓은 경사 함수인 뱅가드. 왼쪽 위의 삽화에서 함수로 갈수록 높아지는 시어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수선 하의 형상 - 충각과 구상 함수

수선 아래부분이 앞으로 튀어나온 충각 함수는 1차대전 당시까지 흔히 보입니다만, 적함에 구멍을 뚫기 위한 전노급 전함의 충각과는 달리, 노급 이후의 충각 함수는(영국은 드레드노트, 미국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이후. 일본은 츠쿠바에서 최초로 충각을 포기하는 동시에 클리퍼 함수로 이행) 충각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돌출된 형태만 답습한 것입니다.

 

 

 

 

 

 

 

 

 

[좌측은 오하이오, 우측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함수. 충각 공격을 위한 형태와 이를 포기한 형태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구상 함수는 직립/경사/클리퍼 함수와는 무관하게, 수선 아래 벌브(Bulb)가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입니다. 즉, 아이오와나 야마토는 클리퍼 함수인 동시에 구상 함수인 것이죠.

 

 

 

 

 

 

 

 

 

 

 

 

 

 

 

 

 

 

 

 

 

 

[인디애나의 진수 장면. 클리퍼 함수인 동시에 구상 함수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영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신전함들은 대부분 구상함수를 채택했습니다. 단지 구상함수는 고속일때는 유리하지만 순항속도에서는 연료 소모를 증가시킨다는 문제가 있어 영국에서는 채택하지 않았다는군요.

3. 아틀란틱 바우
비스마르크나 샤른호르스트의 함수를 '아틀란틱 바우'라고도 합니다만, 이는 클리퍼 함수의 형태에 닻을 갑판 위로 끌어올려 보관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샤른호르스트의 경우 일차로 직립 함수에서 클리퍼 함수로 개장했음에도 현측에 노출된 닻이 파도와 부�히며 물보라를 날려 함에 악영향을 미쳤기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형태지요.

4. 1차대전 당시 독일 함정들의 함수 형상

 

 

 

 

 

 

 

 

 

 

 

 

 

그림 1

1차대전 당시 독일 전함/순양전함들은 좌측의 델플링어와 같은 독특한 형태의 함수 형상을 보여줍니다. 수선부의 형상은 수직 함수인 경우도 있고, 충각 함수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수선 아래에서 후방으로 경사가 져 선저에 이르는 형태이지요.

이 같은 독특한 형태는 당시 독일의 주력함들이 함수 어뢰 발사관을 장비했기 때문입니다.(붉은 원 안이 어뢰 발사관)

침로 유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1898년 완공된 전함 카이저 프리드리히 3세 이후로 이 같은 형태가 독일 주력함의 특징으로 계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