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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을 읽다.

*아버지의 손을 읽다. 삶은 아버지 손에서 몸을 키웠다. 때때로 색을 바꾸면 어르고 달래느라 아버지 두 손은 상처투성이다. 입구와 출 구를 변경하며 바람을 일으켜야 했던 가장의 생활. 엇박자 에 맞서 때로는 윽박지르고 구박도 했으리라. 조곤조곤 달 래도 보고 협상 제의도 했을 것이다. 충직한 손으로 과수 원 흙밭에 쓴 고단함을 확인하기 위해 새벽을 가르시던 아 버지. 그래서 흙은 아버지의 왼손과 오른손이 필요했다. 일 찌감치 험난한 삶에 익숙해진 손가락에는 마디마다 고단 한 세월이 새겨졌다. 팔십 평생 가시밭길 같은 생을 헤쳐 오느라 남몰래 눈물도 닦아냈을 것이다. 캄캄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아버지 곁을 지킨 두 손. 너덜너덜한 삶을 깁고 돌아보며 살피고 또 살피느라 지문은 얼마나 많은 결을 지웠을까...

그 섬에 가고 싶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첫사랑처럼 다가오는 섬. 임자도와 처음 만났을 때의 실망감과 감동은 아직도 나를 웃음 짓게 한다. 된장찌개처럼 구수하게 스며드는 섬에 대한 그리움. 찬바람이 불면 맥을 못 추는 뱀처럼 일상이 나른해지면 몸 안에서 출렁이는 파 도 소리를 듣는다. 시퍼런 바다가 파도의 허연 속살을 껴 안고 소녀처럼 뒹구는 꿈을 꾼다. 승진과 함께 남편의 발령지로 따라 나섰던 임자도 바닷 길. 이삿날 그 바다는 낯선 이방인에게 쉽게 길을 내주지 않겠다는 듯 파도가 높았다. 짐을 실은 차가 모래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떡가루같이 고운 모래가 어떻게 저런 힘을 가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오래 다니던 길이 아니 라는 이유로 우리의 첫 만남을 어색하게 했던 바다. 몇 번 을 다시 시도 했지만,자동차는..

이모의 향기

*이모의 향기 상서로운 향기가 가득하다.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집 안 가득 화원처럼 꽃을 가꾸시던 이모가 엄마를통해 꽃을 좋 아하는 내게 보내준 천리향이다. 천리향은 해마다 베란다에서 제일 먼저 꽃과 향기를 선 물한다. 장소가 여의치 않아 몇 번은 실내에 둔 적이 있는 데 한겨울에 꽃을 피워 망령든 꽃이라 부른 적도 있다. 올 해는 정확히 삼월 중순에 집 안 가득 향기로 반겨주니 더 욱 이모 생각이 난다. ​ 천리향이 필 무렵이었다. 이모의 입원 소식을 듣고 병 원을 찾은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이모의 생을 예감했다. 복수가 차고 곡기를 끊은 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고 했 다. 그러다 좋아져서 퇴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모의 간절한 기도가 통한 건 아닐까. 한 가닥 희망을 품었었는 데… . 이모의 재입원..

별난 휴가

*별난 휴가 21산부인과 병실에 입원했다. 병실은 밤늦도록 산모들의 산통이 이어진다. 이른 새벽, 한 생명이 태어나자 산모는 고통을 잊은 채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가족들은 신비로운 생명의 탄생을 보면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보 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의사는 산모에게 잘 견뎌줘 고맙 다 하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한다. 그만큼의 고통을 감내하 고 새 생명을 탄생시킨 엄마는 눈부시다. 새 생명을 안고 기쁨과 환희로 고통은 순식간에 지워진다. 어떤 고통은 기 쁨으로 어떤 고통은 슬픔과 절망이 될 수 있는 증거다. 생 과사의 극적인 갈림이다. 그날은 아침부터 출산을 앞둔 산모처럼 은근히 시작되는 통증이 외출을 막았다. 한기와 고열이 번갈아 가며 변덕을 부렸다. 뭔가 무거운 것이 배를 짓누르는 느낌이..

무조건 써

*무조건 써 나는 ‘키우다’라는 동사를 좋아한다. 삶은 간단하지 않아 가끔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온전하 지 않은 날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야 할 때가 종종 찾아온다. 떨칠 수 없는 고통의 유효기간 이 길어질 때 ‘키우다’에 기대어 견디기도 한다. 예기치 않은 복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때마다 감 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슬픔이나 아픔은 때때로 모든 생활을 지배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해 아찔한 감정은 엉망이 되어버려 한참을 어 루만져야 할 때도 있다. 감정의 흐름을 잠시 천천히 하며 마음길을 따라 흘러갈 때 글을 쓴다. 가끔 슬픔과 마주할 때 길목을 벗어나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던져 놓는다. 마음껏 슬퍼..

책을 내며 ㅡ "안녕, 낮선 사람"

I 책을 내며 I 갈대는 푸르른 기쁨의 시절을 모르고 새싹으로 솟아오 르면서 바로 풍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곤충을 부르지 않고 봄꽃처럼 사람을 유혹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의 일상 또 한 자랑스럽거나 빛나지 않고 넘치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바람과 더불어 피고 지는 갈대처럼 내 글쓰기도 수시로 불어닥친 바람에 리듬을 놓친 적이 많다. 삶의 길목에서 만 난작은 생의 조각들,아무리 뒤엎고 다듬어도 부족하기만 해 섣불리 내놓겠다는 마음이 서지 않았다. 빗장을 걸고 있 는 망설임을 달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다. 삶이란 이름으로 끼어든 오르막과 내리막을 풍화시켜 나만의 색을 입혀 보았다. 그래서 결핍의 구멍을 메우느라 애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 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고 앞으로도 열..

시속 2만8000㎞로 날아와 쾅! '우주 쓰레기'에 사상 첫 벌금 물린 미국

미 케이블 방송사에 2억 원 부과 "21년 전 쏘아 올린 위성 방치" 1㎝ 이상 위성 잔해만 70만 개 "우주서 활성 위성과 충돌 위험" 미국의 한 케이블TV 방송국이 "우주에 쓰레기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한국 돈 2억 원가량의 벌금을 물게 됐다. 쓰레기의 정체는 약 21년 전 이 방송국이 쏘아 올린 위성으로, 미국 정부가 '우주 쓰레기' 단속에 나서 벌금까지 물린 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위성·케이블 방송사인 '디시네트워크'에 15만 달러(약 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회사가 우주에 발사한 구형 위성을 장기간 방치하고 현재 사용 중인 위성들과 충분히 격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문제의 위성은 디시네트..

과학의세계 2023.10.04

잠잘때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자

ㅇ💊 발바닥에 파스 붙이고자면 나타나는 9가지 신기한 효과 👣ㅇ 보통 허리에 통증이 오면 허리에 붙이고 어깨결림이나 팔다리가 쑤시면 그 부위에 우리는 파스를 붙입니다. 근육통, 타박상, 관절염에 쉽고 간편하게 사용하는 것이 '파스'인데요 신기하게도 이 파스를 발바닥에 붙이면 의외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특히 발바닥에는 몸의 여러 기관과 연계되어 혈자리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구역이 온몸의 축소판처럼 모여 있다고 하는데요. 발바닥의 특정지역을 자극하면 그 자극이 전기와도 같은 신호가 되어서 뇌를 경유해서 각각 대응하는 인체 각 부위에 전해져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랍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힘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누구라도 스스로 간단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파스는 찬 느낌이 나는 것..

카테고리 없음 2023.07.24

와이로의 뜻

❤️ 와이로(蛙利鷺) ❤️ 와이로가 일본말인줄 알았는데.... 고려시대 의종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夜行)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僥倖)히 민가(民家)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酒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 임금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런데 그 집(이규보)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했다.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唯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 "도대체 개구리가 뭘까..?"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지식(智識)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막에 들려 국밥을 한 그릇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 집(..